일단 제목 어그로는 미안해.

옵치 베타 때부터 롤에서 옵치로 갈아탔지만 옵치 인벤은 거의 안하다가 시험기간 버프로 옵치인벤에 오게 되었는데
지나가다 보니 옵치 경쟁전 매칭 시스템에 대한 불만이 다들 많은 것 같더라고. 그리고 그 불만에 대한 대안을 매칭 시스템의 개편을 생각하고 있고, 또 몇몇 유저들이 내놓은 방안이 롤처럼 포지션별로 매칭을 하자는 거였어. 화제글부터 해서 토론장의 글까지 해서 봤을 때 많은 유저들이 이에 대해서 공감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고 말이야.

그런데 난 크게 2가지 이유로 이 포지션별 매칭에 대해서 반대하고 싶어.

본격적으로 이유를 설명하기 전에 난 4000+의 500렙대 계정 하나, 2500~3000 근처의 계정 2개를 가지고 있어. 이 말을 쓰면서부터 댓글로 부계 양학한다고 욕할게 눈에 선하긴 한데, 난 본계는 힐러유저라서 딜러 하면 저점수야.. ㅠ

 먼저 '오버워치의 조합' 이라고 생각하면 정말 수도 없이 많은 조합이 생각나네. 라인과 자리야, 로드호그를 사용하는 3/1/2 조합부터, 겐지 트레이서 솔져를 사용하는 3딜조합. 그리고 요즘 가장 무난한 픽인 윈디겐트까지, 그리고 아직까지 경쟁전에서는 보기 힘든 3힐조합도 있지.

 만약 포지션을 정한다면, 딜/탱/지원 으로 나눠야 할텐데 벌써 4가지 경우가 나왔지? 3/1/2, 1/3/2, 2/2/2, 2/1/3. 그런데 지금 나온 이 조합 뿐 아니라 앞으로 패치가 되면서, 연구가 진행되면 또 어떤 조합이 나올지 몰라.
2/2/2로 매칭을 하던, 3/1/2로 매칭을 하던, 포지션별로 매칭을 한다는 것 자체가 오버워치의 재미 중 하나인 조합의 다양성을 붕괴시키는거지. 게다가 이런 간단한 조합으로 분류하기 힘든 영웅들도 있지. 예를 들면 솜브라 같은 경우. 상위 구간에서는 당연하게도 힐러로 쳐주겠지만, 하위구간에서는 솜브라가 힐킷을 해킹해 놓는다고 해서 힐킷을 먹으러 와주지 않기 때문에 EMP를 채우려면 오히려 딜러에 가까운 포지션을 잡게 되더라고.
 물론 이 다양한 조합 중에서도 딜/탱/지원에 무조건 한명씩은 들어가기 때문에 딜/탱/지원을 선택해서 한 팀에 딜탱지원가가 한명씩은 들어가게 하자는 의견은 나도 인상깊게 봤어. 그런데 그 팀의 유일한 탱이 자리야만 할줄 아는 사람이라면 어떡하지? 자리야 1탱은 그냥 탱커가 없는거나 마찬가지인데 말이야. 만약 그 팀의 유일한 지원가가 시메 원챔이라면? 상상만 해도 토나오지. 난 이런 점들 때문에 포지션별 매칭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생각해.

 그리고 두번째 이유. 앞서 말했듯이, 난 원래 힐러 유저야. 그런데 시즌2까지만 하더라도, 난 혼모노 루시우 유저였고, 다른 힐러는 잘 하지 못했지. 그래서 나의 모1은 루시우 였지만 모23은 탱커였던걸로 기억해. 그리고 나 뿐만 아니라, 나의 많은 지인들도 모1 탱커 + 모23 힐러 라든지, 모1 딜러 + 모23 탱커 라든지 아주 다양한 경우가 존재해. 옵치 인벤 유저들도 이런 경우가 많을거라고 생각하는데 이런 경우 조합상의 이유로 혹은 영웅폭이 겹쳐서 모1을 못하게 되는 경우. 어떻게 해야하지? 모1 때문에 특정 포지션으로 지원했는데, 그 영웅을 못하게 되는 경우 말이야. 만약 포지션별 매칭을 하게 되면, 이런 사람들은 바로 정치를 당하겠지. 탱커 포지션 지원해놓고 탱커를 하나밖에 못하냐! 이런식으로 말이야.

 이런 이유들로 난 포지션별 매칭 시스템은 가능하지도, 옳지도 않다고 생각해. 물론, 지금 매칭시스템이 좋다는 것은 아니야. 단순히 현재 경쟁전 시즌 모스트 1 영웅이 안겹치도록만 매칭하는 것 정도는 충분히 쉽게 구현 가능하고, 이 정도만 해도 지금의 문제가 상당히 해결 될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

흰딱의 긴 글 읽어줘서 고맙고, 모두 즐거운 한 주 보내길 바라.


요약 :
1. 옵치 조합의 극심한 다양성 + 모123의 포지션이 다른 사람들 때문에 포지션별 매칭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2. 모스트 1 영웅이 겹치지 않는 정도는 패치할 수 있지않냐. 일해라 블쟈
3. 즐거운 한주 보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