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제재의 기능 부재




많은 사람들이 말한다.

게임은 잘 만들었는데 유저들이 망친다고..

많은 사람들이 여과없이 이 말을 받아들이는 데 그 이유는 빈번히 그리고 모든 구간에서 만나는 트롤, 비매너
유저들에 기인하다.

내가 이 게임에 피곤함을 느끼는 이유가 바로 저들(타 유저들)이니.

하지만 너무 단순하게 보지말고 근본을 따지면 이건 유저들 잘못이 아니다.


이 게임의 근본적 문제는 바로 개발사인 블리자드의 오버워치 개발/운영팀에 있다.


현재 오버워치는 말 그대로 아비규환, 무질서 속에 내팽겨진 상태인 데 현실에서도 원래 사람이 3~4명 모이면
그중 븅딱이 1명씩은 꼭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들이 현실에서 븅딱짓을 안 하는 이유는 패널티가 있기 때문인 데 바로 사회적인 시선과 법적인 제재가
두려운 까닭이다.

전자는 뭐 그딴 거 아무래도 상관없다는 사람이라도 후자는 매우 귀찮고 물질적인 손해도 발생하며
그외 잡다한 패널티가 부과될 수도 있다는 두려움과 경각심을 심어준다.


오버워치가 작금의 비매너 문제가 폭발하는 건 바로 이 제재의 부실함에 있다.

온라인 게임 상이니 익명성으로 인해 사회적 시선은 이미 던져둔 상태니 결국 제재로서 비매너 유저들을
다스려야하는 데 그게 전혀 기능하지 못 한 것이 문제란 거다.


블리자드가 유저 제재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은 과거 핵이 범람하여 게임 운영 자체가 파탄에 이렀을 때
한 번 뿐이었으며 그 뒤 나타난 트롤링 유저들, 욕설 유저들은 거의 제재를 가하지 않았다.


하긴 했을 것이다. 지금도 며칠마다 한 번씩 인게임 비매너 플레이 유저 수십 수백명씩 처벌했다고 공지는
띄우니까.

근데 사람들이 그게 무섭다 그러던가?
당장 여기 커뮤니티에서도 유명무실함을 토로하며 자학하기까지 하는 게 일상인데.


『 질서를 지키지 않아도 된다. 』 라는 것은 적지 않은 사람들에게 달콤한 말이다.

조금만 이기심을 가지면 내가 원하는 것을 취할 수 있는 것이고 처음이 힘들지 반복해서 내성을
쌓게 되면 그 뒤론 무감각해진다.

눈 앞에 덩그러니 열쇠가 있는데 괜히 나 스스로에게 불편한 족쇄를 찰 필요가 없지 않은 가.


사실상 오버워치 운영팀은 마치 제3세계 카르텔/경찰들마냥 자기 꼴릴 때 보여주기식으로 제재를 할 뿐
유저 제재에 있어 아무것도 안 하는 지경이기에 게임이 현재에 이른 것이다.

조금만 더 관리 인력을 늘려 비매너 유저들에게 지속적인 패널티와 처벌을 주었으면 자연스레 그들은
걸러지거나 조심성을 갖고 게임을 플레이 했을 것인데 말이다.


인게임 채팅이건 보이스건 비속어가 범람하고 배틀태그(닉네임)까지 보기 추한 것들로 장식되고
비매너 플레이라고 신고해도 신고 기준을 복잡, 모호하게 짜서 유저들에게 혼란을 야기하게 만들고 방치한 것은
블리자드지 유저들 잘못이 아니다. 




2. 콘텐츠와 밸런싱의 기능 부재



콘텐츠란 무엇인 가? 바로 유저들이 '놀거리'다. 

오버워치 개발팀은 이 부분에 있어서도 거의 낙제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고 있다.

콘텐츠는 유저들을 끌어들이고 붙잡는 기능을 한다.


가령 롤을 예시로 하자면 롤은 거진 매일 매일 소환사의 협곡에서 투닥거리지만 큰 패치마다
맵의 요소를 바꾸기도 하고 그것보다 빠른 쿨타임으로 새로운 챔피언 캐릭터를 추가하여 유저들의
흥미를 자극한다.

하지만 오버워치는 이 기능이 매우 매우 부실하다.

게임을 서비스한 지 1년 하고도 반이 지났지만 무슨 변화가 있는 가

맵은 몇 가지 늘어났으나 유저들을 불러오는 큰 관심거리가 아니다.
차라리 기존맵인 하나무라나 볼스카야같이 유저들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맵들을 다시 구성하는 것이
나을지도 모른다. 이 맵들은 꾸준히 좀 조정해주면 좋겠다는 말들이 나오는 데 개발진이 몇 차례 수정한
맵은 '아이헨발데' 맵 하나 뿐이다.

새로운 아케이드들은 많이 생겼다.

가장 큰 변화는 역시 데스매치 도입과 인게임 영웅 밸런스를 유저들 임의로 조작할 수 있는 등이다.
이는 라이트 유저들에게 분명 큰 장점이지만 게임을 본격적으로 즐기려는 유저들에겐 그저 어쩌다 한번
먹으면 좋은 요깃 거리에 불과하다.

결국 메인 디쉬는 영웅과 대전(빠른대전,경쟁전)에 있다.
 

하지만 영웅의 증가폭과 밸런싱에 있어 개발,운영팀이 뭘 하는 지 당최 모르겠다.
1년 반이 넘는 세월동안 추가한 영웅이 한 줌밖에 안 되는 상태다.

심지어 그 중에 비주류 중의 비주류인 수비계 영웅은 1개도 추가되지 않았으며 아예 오리사같이
초창부터 기존 영웅들의 특색을 버무린 하이브리드 계열 영웅까지 일찌감치 집어넣었다.

이는 블리자드 콘텐츠 개발팀이 정말 힘을 안 쓰고 있다는 빼박요소다. 


또 기존 영웅들의 세부적인 밸런싱 부분은 유저들마다 입장차가 있지만 손 놓고 있었다는 지적도 피할 수 없다.


당장 APEX 2시즌 후반 ~ 4시즌 끝에 이르기까지 유저들에게 지루함과 피로감을 안긴 돌진 메타를 보라.
APEX는 거진 반년가량 매치 텀이 긴 리그다.

즉 못 해도 1년 가량 게임 밸런스를 들었다 놓고 지금도 큰 영향을 끼치는 메타인데,

이 메타를 유지하는 핵심축 중 하나였던 디바 메트릭스 너프에 엄청난 시간이 걸렸다.

'보조기술' 하나로 FPS 게임이라면서 총 쏘는 히트스캔 영웅들 다수를 거렁뱅이로 만들었는데
그거 소모량 좀 조정하는 데 그만한 시간이 걸리는 게 말이 되는 가?


이는 결과적으로 신규 유저는 흥미거리가 없어 오지 않게 되고 기존 유저들도 피로감이 누적되는 것으로
이어진다.

새 영웅은 가뭄에 콩 나듯 하고 메타에 영향을 너무 끼치는 영웅들은 직간접적으로 조정을 가해야
되는 데, 다행이라면 전자는 몰라도 후자는 최근 블리자드가 조금이나마 눈치를 본다는 것이다.

디바 방어 매트릭스 너프를 시작으로 정크랫의 버프나 메르시의 변경등이 대표적이다.
이는 결과적으로 히트스캔 영웅들의 숨통을 풀어주고 현 돌진 메타에서 너무 큰 비중을 차지하는
트레이서의 간접 너프를 가져왔으니.



그리고 대전 시스템에 있어서는 그나마 중간은 가지만 1번과 상관관계를 갖는 픽과 보상 부분에 있어서는
크게 엇갈린다.

옵치 개발진이 나름대로 대전에 있어서는 시즌이 바뀔 때마다 어느정도 변화를 모색하긴 했다.
대표적으로 거점과 화물 호위전이다.

상대보다 많은 거점 게이지를 채우면 이기는 식으로 거점 점령전은 무승부를 상당히 줄이는 데
기여했고 화물 호위전 또한 비슷한 식으로 바꾼 점등은 칭찬받을 부분이다.

하지만 경쟁전을 하고 얻는 보상은 전혀 없다해도 될 것이다.
모아온 경쟁전 포인트로 황금 무기를 언락할 수 있도록 했지만 그 외에는 아무 짝에도 쓸모가 없다.

사람마다 취향을 저격하는 영웅이 1~2개 있을텐데 걔들 황금무기 언락하고나서
어지간한 하위 구간 + 라이트 유저가 아닌 이상 서비스한 지 지금까지 적지않은 경쟁전 포인트가
쌓였을텐 데 좀처럼 쓸 곳이 없다(...)

롤 같은 경우 일정 수준 이상의 랭크에 특별한 스킨을 주고 하는 데 황금무기는 그런 제약도 없으며
영웅 추가도 하도 적다보니 호감가는 영웅 1~2개 빼면 걍 어디 한적한 데 쌓아두는 부가요소가 된 상황..

그리고 빠른 대전은 몰라도 경쟁전은 아직까지 픽 시스템에 변화를 주지 않고 있다.
최근들어 롤과 같이 선픽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으나 일장일단이 있지만 이는 확실히
괜찮은 방안이다. 꼭 롤의 그것을 모방하지 않더라도 대기업인 블리자드에 기똥찬 머릴 가진 인재는
다수 있을테니 새로운 픽 시스템을 고안해낼 수도 있을테고.

그런데 픽 부분에 있어서는 게임 론칭하고 지금까지 거진 아무런 변화를 주지 않음으로 1번에서 주구장창
쓴 트롤 유저들의 비매너 플레이에 일조하고 있다..



만약 이 사태를 쭈욱 관망하게 된다면 현재 PC방 점유율도 10% 이하로 떨어졌는 데 그보다 더 낮은
수렁에 빠져도 이상할 게 없다고 본다.

개인적으로 블리자드 측은 이 같은 사태를 방조한 핵심 인력들을 물갈이 하거나 (특히 제프 카플란)
기존 개발/운영진대로 간다면 대규모의 인력을 쏟아 부어 유저들의 불만을 줄여나가야 한다.


곧 다가올 2018년 오버워치의 위상은 어떻게 될 지 궁굼하다.

더욱 그들만의 리그가 될 것인지, 아니면 다시금 갓겜에 지위에 오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