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핀트, 19렙 궁성이다.

모험가가 되기 위해 수련을 쌓고 있는데 최근 발견된 테오보모스의 새로운 지역이 나의 호기심을 강하게 자극하고 있다. 듣기로는 강력한 몬스터가 득실 되는 위험 지역이라니 나의 모험심이 더 끓어오른다.

그 지역은 만렙들도 죽어 나간다는 위험천만한 지역이라 19렙 궁성에게는 감히 꿈도 못 꿀 장소였지만 결국 나의 모험심을 막기엔 부족했다.

모험과 꿈이 없으면 그 것은 이미 죽은 것과 같다는 궁성 스승님의 말을 떠올리며 무작정 미지의 세계로, 작지만 힘찬 걸음을 시작했다.



▶ 미지로의 첫 걸음 (열사의 불모지)

빈 양피지에 지도를 그려 나가는 것이 모험의 증거이다. 비록 그림 솜씨는 부족하지만 나의 자취를 남기기에는 충분하리라.



[ 여기까지는 전에 와 본 장소군… 이제부터 모험의 시작인가! ]



관문을 넘어 새벽에 처음 쌓인 눈에 첫 발자국을 찍는 기분으로 불모지에 들어섰다. 불모지를 접한 첫 느낌은 황량한 황무지였다. 귓가를 스치는 마른 바람 속에 은은한 북소리가 들려왔다.





처음 접한 고 레벨 몬스터는 나에겐 앞으로의 험난한 여정을 예고하는 첫 관문인 셈.

과연 들키지 않고 지나갈 수 있을까 걱정하였지만 몬스터의 시력이 상당히 나쁘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 지역 몬스터 시력은 8미터가 한계였던 것이다.

나의 정확한 거리 감각 앞에 몬스터는 한낱 장님에 불과한 것을 알고 문득 신이 나서 춤을 추어보았다. 하지만 건방짐은 화를 부를 뿐… 갑자기 뒤에서 달려드는 몬스터에 놀라 죽을 고비를 넘기게 되었다. 큰 교훈을 얻은 셈이다.






▶ 처음 맞이하는 휴식 (결계탑 마을)

뼈저린 교훈을 상기하며 몬스터들을 유유히 피해 탐험을 계속하다 슬슬 지쳐 갈 무렵 마을을 찾게 되어 다행이다. 비행 이동사를 본 순간 약해 지는 마음을 추스렸다.



[ 여기까지 왔는데 다시 돌아갈 순 없겠지…… ]




▶ 고렙의 도움을 기다리는 슈고 (디르모어 통로)



새벽같이 길을 재촉하여 주신의 안식처를 지나 기다란 협곡에 도착하였다.

통로 중앙에는 커다란 석벽이 길을 방해하고 있었는데 가진 것이 활뿐이라 한참을 걸려서 벽을 허물었는데…… 왠 슈고 한 마리가 쓰러져 있는 것이 아닌가?

몸을 흔들며 말을 건네니 슈고가 하는 말이 나를 슬프게 하였다.

“이봐 쪼렙은 퀘스트가 없으니 그냥 가라구~ 냥~!”



▶ 불타는 땅 (프레기온의 화염)

매정한 슈고 시체(?)를 뒤로한 채 걷기를 몇 시간…

갑자기 땅이 뜨거워져서 주위를 둘러보니 불길이 이글대는 타버린 대지가 눈에 들어왔다. 이곳이 바로 용신 프레기온의 화염 공격으로 아직도 불타는 땅이로구나.





멀리 보이는 용머리 모양의 구조물 속에 둥근 구슬이 꼭 용이 머금은 여의주 같이 보였다. 이 곳에서는 주변에는 환경의 영향 때문인지 다른 곳에서는 보기 힘든 광물들이 눈에 띄었다.



[ 진작에 채광연습 좀 해놓을 걸... ]




▶ 두번째 휴식 (자마노크 여관)

다시 어둠이 찾아 올 무렵 2번째 마을에 도착하게 되었다.

이 마을에는 번듯한 여관에 주점까지 있었다. 경비병들이 사납게 생겨서 신경이 쓰이기는 했지만 한잔 술로 피로를 달래며 모처럼만에 기분 좋게 잠을 청했다.





▶ 늪과 산맥 (칼리돈 촌락)

여독을 말끔히 씻어내고 새벽같이 길을 나섰다.


칼리돈 촌락은 높은 산맥에 자리 잡고 있어서 숨이 차오른다. 차라리 저지대에 자리잡은 “디르모어 계곡”을 통과하는 것이 나을뻔 했으려나?

좁은 통로를 순찰하는 칼리돈 부족 몬스터들의 시선이 곱지 않았지만 나는 거리낌없이 달려나갔다. 그것을 도망이라고 부른다고 해도 할말은 없지만… 모험가는 싸우지 않고 이기는 법도 익숙해 져야 한다.



▶ 절대절명의 위기 (마를라 동굴)

칼리돈 촌락에서 과감히 번지하여 디르모어 계곡 쪽으로 이동하던 중 거대한 폭포와 마주쳤다. 마치 무언가를 숨기고 있는 듯한 모습이었다.





과연 모험가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폭포수 줄기 안쪽에는 동굴이 자리 잡고 있었기에 서슴지 않고 동굴 속으로 들어갔지만…

나를 기다린 것은 온통 은신을 감지하는 몬스터였다. 통로도 좁은데다 은신마저 무용지물이 되니 나의 장대한 모험은 여기서 끝이란 말인가!!





바로 그때 동굴 앞에 일단의 무리들이 등장했다. 척 보기에도 범상치 않은 분위기에 나의 운명을 한번 걸어보기로 했다!

“님들… 저 좀 데려가주세요 ㅜㅜ”





그들은 이런 몬스터와의 전투를 수없이 이겨 낸 베테랑들로 보였다. 서로 다른 이들이 만나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 주는 것.

“그래 바로 이런 것이 모험의 묘미이지~”

(하지만 그들은 나의 존재를 별로 신경 쓰지 않는 듯 했다…)



▶ 슈고 종족의 수수께끼 (아낭케 해안)

동굴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길고 험난했다. 기나긴 싸움…, 아니 쫄래쫄래 따라간 끝에 마침내 하늘을 다시 볼 수 있게 되었다.

그렇게 해서 도착한 곳은 슈고 종족의 발굴캠프 “아낭케 발굴터” 이 슈고들은 저 위험한 동굴을 어떻게 지나온 것일까?

몬스터에게 키나라도 뿌린 것일까?

어쩌면 나 혼자 반대로 온 것일까?? (-_-;)






▶ 신비한 푸른사막 (바브엘마데브 해협)

해안과 해협이라는 명칭과는 다르게 물은 찾아 볼 수가 없었지만 오래 전의 바다를 기억이라도 하듯이 푸른빛을 뿜어내는 사막의 밤 풍경은 신비롭게까지 느껴 진다.





바다를 간직한 사막이 내쉬는 한숨은 여기저기서 분수처럼 솟아오르고 있었다. 지나던 중 무심코 올라섰다가 중력붕괴를 경험해 버렸다.





사막 한가운데 덩그러니 남아 있는 침몰선의 모습은 신비롭다 못해 기괴하게 보였다. 잔해 속에서 끔찍한 모습의 선원들이 어슬렁거리고 있어서 감히 다가갈 수가 없었다.

모험가 체면에 보물 선일지도 모르는 배를 그냥 넘기다니…하지만 이 모험을 완료하기 위해서 보물 탐사는 잠시 뒤로 미뤄 두기로 했다.






▶ 여행의 종착역



정신 없이 걷다 보니 어느새 처음 시작점으로 돌아오고 있었다.

불모지로 들어서는 입구에서 그 동안 그려 두었던 지도를 꺼내어 보니 몇 군데 빼먹기도 하고, 다소 틀린 내용도 눈에 띈다. 하지만 여행을 완수 했다는 사실만으로 가슴 뿌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나의 생애 첫 모험일지는 여기서 이렇게 끝이 나지만 이 일지를 발견할 당신은 지금 미지의 세계로 첫 발을 시작하는 중일지도 모르겠다. 언제고 나의 능력이 더 성장하면 더 확실하게 이곳을 탐험해 봐야겠다. 일단 보물선(?)부터 가야겠지...

당신의 발길이 머무는 곳마다 모험의 정신이 가득하기를 기원하며 누군가의 모험이 새로 시작될 이곳에 일지를 떨구어 둔다.


ps. 돈만 아는 슈고는 믿을 수 없다! (쪼렙이라고 무시하다니…)




iNVEN Pint (pint@inv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