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여름 대만에서는 글로벌 ICT 전시회 컴퓨텍스가 개최된다. 컴퓨텍스의 특징은 하드웨어에 중점을 둔 행사라는 점이다. 해당 기간에 맞춰 각 제조사의 다양한 하드웨어가 새롭게 공개된다. 또한 자사의 기술력을 뽐낼 수 있는 강력한 ‘한 방’ 위주로 선보이는 편이다.


그렇다면 올 해 진행된 컴퓨텍스 2018에서 CPU 업계는 어땠을까? 인텔, AMD가 주목한 것은 멀티칩이었다. 인텔은 컴퓨텍스 2018 기간에 맞춰 28코어 CPU를 선보였다. 이는 자사 최고의 HEDT(하이엔드 데스크톱) CPU인 코어 i9-7980XE의 18코어보다 무려 10코어가 더 많고, 인텔 제온 스케일러블 골드 6152의 22코어보다도 6코어가 더 많았다. 해당 CPU는 훗날 제온 W-3175X라는 이름을 얻게 된다.


 
 
 

그런데 정말 주목할 만한 건 인텔의 28코어 CPU가 등장한 후 바로 다음 날 공개됐다. 바로 AMD의 행사장에서다. AMD는 더 웨스턴 타이베이 지하 3층의 용 리 홀에서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뭔가 새로운 것을 기대했던 기자들은 예상을 뛰어넘는 CPU를 만나게 됐다. 2세대 라이젠 스레드리퍼다. 

라이젠 스레드리퍼는 2017년 컴퓨텍스에서 공개된 HEDT CPU다. 당시 공개됐던 제품은 라이젠 스레드리퍼 1950X(16코어 32스레드), 라이젠 스레드리퍼 1920X(12코어 24스레드)다. 경쟁 상대로 놓고 보면 라이젠 스레드리퍼 1950X는 코어 i9-7900X(10코어 20스레드), 라이젠 스레드리퍼 1920X는 코어 i7-7820X(8코어 16스레드)를 상대했다.


 
 
 

즉 라이젠 스레드리퍼는 비슷한 가격대의 CPU보다 우월한 코어 수를 갖춤으로서 HEDT CPU 시장에서 상당한 인기를 얻은 것이 특징이었다. 단 앞서 언급했던 코어 i9-7980XE(18코어 36스레드) 등이 있어 최고 CPU의 자리는 가져올 수 없었다.


그런데 2세대 라이젠 스레드리퍼는 이와 달랐다. 발표회장에서 2세대 라이젠 스레드리퍼 2990WX가 공개됐을 때, 전광판에는 놀랍게도 32코어 64스레드로 표기됐다. 이는 인텔이 공개했던 28코어 48스레드 CPU보다도 4코어가 더 많다. 현존 HEDT CPU 중 코어 수가 가장 많은 셈이다. 발표회장은 순식간에 함성으로 가득 찼다. AMD가 HEDT CPU의 왕좌를 가져오는 순간이었다.


 
 
▲ 32코어 64스레드임이 공개되는 순간 행사장은 박수 소리로 가득 찼다


12nm Zen+ 아키텍처가 적용된 2세대 라이젠 스레드리퍼

1세대 AMD 라이젠 스레드리퍼에는 AMD Zen 마이크로아키텍처가 탑재됐다. 최대 4GHz 클럭 속도, 8코어 CCX, 대규모 4+16MB 캐시 등이 특징이었다. 이를 바탕으로 2세대 AMD 라이젠 스레드리퍼에는 Zen+ 마이크로아키텍처가 탑재됐다.


Zen+의 특징으로는 1세대였던 Zen 대비 1차 캐시 레이턴시(지연시간) 8%, 2차 캐시 레이턴시 9%, 3차 캐시 레이턴시 15%가 줄어들었다는 것. 즉 성능이 개선됐다. 또한 글로벌파운드리 사의 12nm 공정이 적용됐다. 덕분에 성능이 좀 더 높아졌다. 2세대 라이젠 스레드리퍼는 전작 동급 모델 대비 200MHz 이상 클럭 속도가 늘었다. 프로세서에 따라 최대 4.4GHz(라이젠 스레드리퍼 2950X)에 달한다.

프리시전 부스트2와 XFR2가 적용됐다

2세대 라이젠 프로세서를 언급할 때 빼놓을 수 없는 특징이 프리시전 부스트2 다. 해당 기능은 메인보드 전원부와 CPU 상황에 맞춰 부스트 클럭 그 이상의 최대 클럭을 끌어내는 기능이다. 프로세서가 발열과 소음이 낮다고 판단하면 모든 응용 프로그램에서 정확히 25MHz 단계로 클럭 속도를 높일 수 있다.


기존 프리시전 부스트의 경우 멀티 코어에 환경에는 제대로 적용되지 못했다. 즉 적은 수의 코어만이 프리시전 부스트로 동작했다. 프리시전 부스트2는 이 점이 개선돼 멀티 코어에도 적용된다. 4코어 부스트나 올 코어 부스트를 선택해 사용할 수 있는 것. 덕분에 조금이나마 시스템 성능을 높일 수 있다.


또한 XFR2(Extended Frequency Range 2)가 적용된다. 해당 기능은 쾌적한 쿨링 환경(커다란 히트싱크, 공기 흐름이 원활한 케이스, 에어컨이 켜진 방)과 같은 조건이 갖춰졌을 때 라이젠 프로세서의 클럭을 더 높게 끌어올리는 기술이다.


 
 
 

강력한 후발주자 라이젠 스레드리퍼 2970WX/2920X

2세대 라이젠 스레드리퍼 중 가장 성능이 뛰어난 제품은 앞서 언급한 라이젠 스레드리퍼 2990WX다. 무려 32코어 64스레드로 동작한다. 이와 함께 등장한 제품이 라이젠 스레드리퍼 2950X며 이는 16코어 32스레드로 동작한다. 1세대 라이젠 스레드리퍼 1950X와 코어, 스레드 수는 같지만 클럭 속도가 크게 늘어난 것이 특징이다. 

이번에 소개할 라이젠 스레드리퍼 2970WX, 2920X는 네이밍에서 알 수 있듯 각각 라이젠 스레드리퍼 2990WX, 2950X의 하위 모델이다. 라이젠 스레드리퍼 2970WX는 24코어 48스레드, 라이젠 스레드리퍼 2920X는 12코어 24스레드로 동작한다.


  
▲ 라이젠 스레드리퍼 WX 시리즈의 구조


각 CPU의 구조는 어떨까? 라이젠 스레드리퍼 2970WX는 총 4개의 제플린 다이가 탑재됐다. 제플린 다이는 4개의 코어로 동작하는 CCX 두 개로 구성된다. 즉 제플린 다이 하나에 8개의 코어가 탑재된 셈이며 이게 4개니 원래대로는 32코어가 되어야 한다. 그런데 라이젠 스레드리퍼 2970WX는 2개의 CCX가 비활성화됐다. 즉 8+4+8+4 구성으로 동작한다고 보면 된다. 32코어에서 8코어가 빠지니 24코어가 되는 셈이다. 

  
▲ 24코어 48스레드의 라이젠 스레드리퍼 2970WX


라이젠 스레드리퍼 2920X는 이해하기 더 쉽다. 제플린 다이 중 2개가 비활성화됐고, 남은 제플린 다이 2개 중에서도 1개의 CCX가 비활성화됐다. 즉 8+4 구성이다. 16코어에서 4코어가 빠진다고 보면 된다.


  
▲ 라이젠 스레드리퍼 X 시리즈의 구조
  
▲ 12코어 24스레드의 라이젠 스레드리퍼 2920X


각 CPU의 용도는 어떨까

2세대 라이젠 스레드리퍼는 WX 시리즈와 X 시리즈로 나뉜다. WX 시리즈는 코어 수가 많아 3D 렌더링, 미디어 인코딩, 시네마 마스터링 용도에 적합하다. X 시리즈는 1세대 라이젠 스레드리퍼의 동일 코어를 갖춘 모델보다 더 나아진 기본 클럭과 부스트 클럭을 갖췄다. 즉 하드코어 게이밍에 적합하다. 게임 방송에도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 라이젠 스레드리퍼 2970WX/2920X


테스트에 앞서 각 CPU의 성능을 알아보자. 라이젠 스레드리퍼 2970WX는 24코어 48스레드에 코어 클럭 3GHz, 부스트 클럭 4.2GHz로 동작한다. PCIe Gen3 레인은 64며 L3 캐시는 64MB다. 쿼드 채널 메모리를 지원하며 최대 지원 메모리 속도가 2933MHz다. 전작 2666MHz보다 향상됐다. TDP는 250W다. 가격은 1,660,000원이다.


  
▲ 쿼드 채널로 동작한다


라이젠 스레드리퍼 2920X는 12코어 24스레드에 코어 클럭 3.5GHz, 부스트 클럭 4.3GHz로 동작한다. PCIe Gen3 레인은 64며 L3 캐시는 64MB다. 쿼드 채널 메모리를 지원하며 최대 지원 메모리 속도가 2933MHz다. TDP는 250W다. 가격은 810,000원이다.


 
 
▲ 라이젠 마스터 메뉴를 보면 다이나믹 로컬 메뉴를 확인할 수 있다


라이젠 마스터 메뉴를 보면 다이나믹 로컬 메뉴를 확인할 수 있다. 해당 모드는 응용 프로그램 실행 시 로컬 메모리가 통합된 코어에 우선적으로 접근하도록 지원한다. 시스템에서 가장 무거운 작업 처리에 필요한 스레드를 로컬 메모리가 통합된 코어에 우선적으로 접근하도록 자동으로 연결하는 것. 이를 통해 응용 프로그램 및 특정 워크로드 실행 시 로컬 직접 연결 방식으로 2개의 CPU 다이를 연결해 최상의 성능을 발휘한다.


 
 
▲ CPU 박스 내부에는 메인보드 CPU 슬롯을 열 수 있는
드라이버와 수냉 쿨러 장착용 가이드가 동봉된다
 
 
▲ 장착 방법도 평범한 CPU와는 다르다. 슬라이드 가이드에
프로세서를 밀어넣고 닫아 준 뒤 드라이버로 조여 주면 된다


 제품 코어스레드기본 클럭부스트 클럭PCIe 레인TDPL3 캐시
스레드리퍼 2990WX32  643 GHz4.2 GHz64 250 64MB 
스레드리퍼 2970WX24 483 GHz4.2 GHz 64 25064MB 
스레드리퍼 2950X16 323.5 GHz4.4 GHz 64180 32MB
스레드리퍼 2920X12 243.5 GHz 4.3 GHz6418032MB

직접 확인해 보자


<시스템 사양>
CPU - AMD 라이젠 스레드리퍼 2970WX, 2920X
메인보드 - MSI MEG X399 크리에이션
메모리 - 마이크론 Ballistix DDR4 16G PC4-21300 CL16 텍티컬 트레이서 RGB (8Gx4) 
파워서플라이 - 850W 브론즈
쿨링팬 - AMD WRAITH RIPPER
운영체제 - 윈도우 10 프로 64비트


이번 테스트에서는 수냉 쿨러가 아니라 공냉 쿨러인 ‘WRAITH RIPPER’를 통해 간단하게 테스트를 진행했다. 라이젠 마스터를 통해 별도의 오버클럭이나 설정은 진행되지 않았다. 순정 상태 그대로 측정이 진행됐다. 참고로 메모리 속도는 2666MHz로 진행됐다.

 
 
▲ 그야말로 하이엔드 데스크톱에 적합한 구성이다
 
 
▲ TDP 250W를 감당할 수 있는 거대한 공냉 쿨러다


CPU-Z

시스템의 주요 장치의 정보를 표기하는 프로그램이다. 프로세서 이름, 코드명, 실시간 클럭, 캐시 레벨, 메인보드 칩셋, 메모리 유형과 클럭 및 크기, 메모리 타이밍 및 모듈 사양 등을 알 수 있다. CPU에 한해 간단한 벤치마크 테스트도 제공된다. 이를 통해 라이젠 스레드리퍼 2970WX, 2920X의 성능을 확인해 봤다.


  
 라이젠 스레드리퍼 2970WX. 24코어 48스레드며 TDP는 250W다
  
▲ 라이젠 스레드리퍼 2920X. 12코어 24스레드며 TDP는 180W다
  
▲ 라이젠 스레드리퍼 2970WX의 CPU-Z 벤치마크 결과.
코어 i9-7980XE(18코어 36스레드)를 압도했다
  
▲ 라이젠 스레드리퍼 2920X의 CPU-Z 벤치마크 결과.
코어 i7-7900X(10코어 20스레드)를 압도했다


7-Zip 

오픈소스 압축 프로그램이며 CPU의 성능을 확인할 수 있는 벤치마크가 내장됐다. 18.05 버전으로 테스트됐다. 벤치마크 후 ‘전체 평가’의 평가 점수를 통해 CPU의 성능을 파악할 수 있다.


  
▲ 라이젠 스레드리퍼 2970WX. 전체 평가 106101MIPS로 측정된다.
참고로 7-Zip 18.01 버전 기준으로 코어 i9-7980XE가 대략 전체 평가
76900MIPS 정도로 측정된다
 
 
▲ 라이젠 스레드리퍼 2920X. 전체 평가 84551MIPS로 측정된다


HWMonitor

HWMonitor는 PC 시스템의 주요 상태(전압, 온도, 팬 속도)를 알 수 있는 하드웨어 모니터링 프로그램이다. 시네벤치 R15 테스트를 구동하며 공냉 쿨링 상태에서의 온도를 확인했다.


  
▲ 라이젠 스레드리퍼 2970WX의 온도. 시네벤치 구동 시 68도로 측정됐다.
TDP 250W인 것을 감안하면 공냉 쿨러로는 굉장히 잘 버티는 셈이다
  
▲ 라이젠 스레드리퍼 2920X. 전체 평가 84551MIPS로 측정된다


시네벤치 R15

시네벤치는 컴퓨터의 성능을 측정하는 실제적인 크로스 플랫폼 테스트 프로그램이다. MAXON의 3D 콘텐츠 생성용 애니메이션 소프트웨어인 Cinema 4D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또한 시네벤치 자체 기준에 맞춰 점수를 표기한다.


 
 
▲ 라이젠 스레드리퍼 2970WX는 멀티 스레드 4339cb, 싱글 스레드 168cb로
측정됐다. 코어 수에 비례하는 멋진 결과다. 참고로 게이밍 데스크톱 CPU로
가장 뛰어난 편인 코어 i9-9900K(8코어 16스레드)는 1964cb 정도로 측정
 
 
▲ 라이젠 스레드리퍼 2920X는 멀티 스레드 2549cb, 싱글 스레드 171cb로
 정됐다. 이 또한 데스크톱 게이밍 CPU보다는 높은 결과다. 참고로 싱글 코어 점수는
라이젠 스레드리퍼 2970WX보다 더 높게 측정


게임 테스트

 
 
▲ 라이젠 스레드리퍼 2970WX 섀도 오브 더 툼 레이더 테스트 결과. 평균 FPS 83으로 측정
 
 
▲ 라이젠 스레드리퍼 2920WX 섀도 오브 더 툼 레이더 테스트 결과.
평균 FPS 95로 측정됐다. 라이젠 스레드리퍼 2970WX보다 더 높은 결과
 
 
 
 
 
▲ 라이젠 스레드리퍼 2970WX 3DMark 벤치마크 테스트. 타임 스파이의 CPU 스코어는
7,063점, 파이어 스트라이크의 피직스 스코어는 22,961점으로 측정
 
 
 
 
 
▲ 라이젠 스레드리퍼 2920X 3DMark 벤치마크 테스트. 타임 스파이의 CPU 스코어는
9,641점, 파이어 스트라이크의 피직스 스코어는 25,073점으로 측정


용도에 맞춰 선택하자

라이젠 스레드리퍼 2970WX, 2920X의 성능을 확인해 봤다. 렌더링 등의 멀티 코어를 활용하는 작업 시에는 라이젠 스레드리퍼 2970WX가 더 나았다. 반대로 게임 시에는 상대적으로 클럭이 높은 라이젠 스레드리퍼 2920X가 더 나았다. 즉 WX, X 라인업은 맡은 역할이 확실히 다르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성능 외에도 주목할 만한 점은 가격이다. 확실히 비슷한 코어를 지원하는 경쟁사 제품군보다 저렴하다. 즉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고성능 HEDT 시스템을 마련할 계획이라면 2세대 라이젠 스레드리퍼 제품군이 아주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출처 :  http://www.newstap.co.kr/news/articleView.html?idxno=80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