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치지 말고 돌려줘!", "그거 내거란 말이야.."
예컨대 어떤 사람이든 처음 이 키보드를 접하게 되면 이런 말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된다. 필자도 처음엔 그랬다. 멀리서 봤을 때 "와 진짜 컴팩트한 사이즈에 디자인도 예쁜 게 딱 내 스타일인데?"라는 말이 나오며, 심지어 가까이서 봐도 괜찮았다. 작은 상판 위 오목조목 줄 서 있는 키캡들, 연결해보니 짱짱한 LED까지.

물론 모두 확인하기 전이다. 한국인들의 좌측 상단부터 훑어보는 특성상 처음에는 보지 못했지만 끝까지 다 보니 웬걸, 방향키가 없네. 당연히 숫자패드 위 기능키나 우측 넘버패드는 요즘 나오는 텐키리스부터 미니 배열 키보드를 찾아보면 빼고 나오는 경우가 수두룩해서 크게 놀라운 일도 아니었는데. 방향키가 없는 건 아직 포커 배열을 사용해보지 않은 필자 기준 신선한 충격이었다.

▲ 이렇게 보니까 체감이 확 된다

안 좋다, 싫다라는 반응보다는 '이런 게 세상에 존재했다니' 정도. 그리고 불안감도 급습했다. 평소에 풀배열 혹은 텐키리스 정도만 사용했던 내가 이 포커 배열의 키보드에 적응할 수 있을까에 대한 불안감. 이런 부분들이 단점이라는 것은 절대 아니다. 적응만 잘 한다면 더 간편하게 사용할 수도 있고 컴팩트한 사이즈로 책상에 차지하는 공간도 더 넓게 사용할 수 있어 수요층도 꽤 있고 인기도 많은 편.

간혹 마니아층에서만 사용하는 키보드 아니냐고 물어보는 경우가 있는데, 꼭 마니아가 아니더라도 예쁜 외관과 컴팩트한 사이즈로 사랑받고 있으며 특히 FPS 게임을 주로 하는 게이머들에게 인기가 많아 수요도 적지 않은 편이다. 이번 스틸시리즈에서도 이런 60% 배열의 초소형 게이밍 키보드를 내놓았는데, 바로 스틸시리즈 APEX PRO MINI 무선. 직접 사용해보고 사진으로 확인해보자.



▲ 스틸시리즈 Apex Pro Mini 무선 사양




'60%' 초소형 폼팩터


위 사진만 봐도 알겠지만, 기존 풀배열 에이펙스 프로 키보드에서 60% 작아졌다고 보면 된다. 추가로 옴니 포인트 2.0(Omni Point 2.0) 스위치가 적용되었으며 이는 근래 출시하는 표준 기계식 스위치와 비교해보면 11배 빠른 반응속도, 10배 빠른 동작 인식을 보여주며 내구성의 경우 2배 더 높다.

작으면 뭐가 좋을까. 단순하게 생각해보면 쉽다. 일단 데스크톱 세팅할 때 공간을 더 넓게 사용할 수 있다. 이외에도 FPS 게임을 하는 유저들의 경우 마우스를 사용할 때 다른 게이머들에 비해 활동 반경이 큰 편인데 마우스를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을 더 크게 확보하여 용이하다.


▲ 가까이서 찍었는데 이렇게 작다니, 박스 외형


▲ 박스 후면에는 키보드의 가장 큰 포인트인 옴니 포인트 스위치와 그에 대한 설명이 적혀있다


▲ 프로 수상러답게 박스에도 수상 내역이 적혀있는 모습




▲ 한 번 열어보자


▲ 귀엽게 들어가 있는 스틸시리즈 APEX PRO MINI 무선 본체




▲ 가까이서 찍었는데 이 정도라고?




▲ 박스 내부에는 USB-C타입 케이블과 무선 리시버 그리고 매뉴얼이 동봉되어 있다


▲ 무선 리시버


▲ C타입 케이블


▲ 그리고 박스 내부를 자세히 보면, 키캡 리무버도 함께 들어있다


▲ 이것마저 귀엽다니


▲ 방향키 돌려줘..


▲ 라고 하기엔 너무 자연스러워서 없어도 괜찮겠는데? 라는 생각이 든다






▲ PBT 이중사출 키캡을 적용했다


▲ 그래도 있을 건 다(?)있다




▲ 손이 작은 기자에게도 한 손으로 들어올 정도로 작고 가볍다


▲ 블루투스와 리시버를 설정할 수 있는 레버 그리고 C타입 연결 포트






▲ 하단.. 하단을 보자!


▲ 키보드 하단에는 2단으로 높이 조절 가능한 지지대가 있다


▲ 미끄럼 방지 패드도 부착되어 있다




▲ 높이는 입맛에 따라 1단, 2단으로 변경해주면 된다








▲ 작지만 든든한 하우징


▲ 스위치가 궁금해서 키캡도 직접 빼봤다


▲ 역시 이중사출 PBT는 실망시키지 않았다


▲ 마감도 우수한 편




▲ LED도 한 번 느껴볼래?






옴론 아니고 옴니? 'OMNIPOINT 2.0' 스위치

▲ OMNIPOINT(옴니 포인트) 2.0 스위치

키보드 몇 번 사봤던 사람들이라면 성능 확인해보며 스위치도 자주 마주쳤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중에서도 더블클릭 이슈가 잦은 옴론 스위치가 대표적으로 많이 보이는데, 스틸시리즈에 적용된 스위치는 이 옴론 스위치가 아니라 바로 옴니 포인트 2.0 스위치다.

스틸시리즈 에이펙스 키보드 시리즈를 사용해봤다면 다들 알고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번 스위치는 이전 에이펙스 키보드 시리즈와 달리 2.0으로 버전 업그레이드되어 성능이 한층 더 올라갔다. 일단 옴니 포인트 스위치는 깊고 구분감도 확실한 스위치다.

▲ 입력 지점도 조절 가능한 옴니 포인트 2.0 스위치

▲ 0.2mm~3.8mm로 입력 지점을 설정할 수 있다

입력 지점의 경우 다른 키보드의 경우 조절할 수 있는 기능이 포함된 경우는 잘 보이지 않는데, 이 옴니 포인트 스위치는 0.2mm~3.8mm 사이로 입맛에 따라 입력 지점을 설정할 수 있다. 만약 가장 작은 0.2mm로 설정할 경우 응답속도가 0.54ms까지 올라가, 세계에서 가장 빠른 키보드 응답속도로 볼 수 있다.

추가로, 이번 업그레이드를 통해 듀얼 액션 키프레스 기능도 제공하여 두 가지 동작을 같이 실행할 수 있다. 쉽게 얘기하자면 대부분의 게임에서 사용하는 W(앞으로 가기)키를 누를 때 힘을 적게 주면 걸을 수 있으며, 이보다 더 힘을 주게되면 달린다는 것이다.




스틸시리즈 전용 SW, 'SteelSeries GG'


▲ 무선 리시버만 장착해도 바로 소프트웨어 스틸시리즈 GG의 설치 화면이 나온다


▲ 스틸시리즈 GG 홈


▲ 직접 자신의 순간을 공유할 수 있는 모먼트 탭


▲ 사실 여기가 가장 중요하다


▲ 키 바인딩을 통해 자신의 입맛대로 설정할 수 있으며


▲ 동작 탭에서는 사진에 보이듯, 각각의 키마다 입력 지점을 변경할 수 있다


▲ 듀얼 바인딩 탭


▲ 듀얼 액션 키프레스, 키마다 세세하게 입력 지점을 설정하여 입맛대로 사용할 수 있다


▲ 메타 바인딩 탭




외관은 귀엽지만, 성능은 그렇지 않다

▲ 기존 사무실에 있던 스틸시리즈 키보드와 비교해봤다 크기 차이 실화?

사용해보고 느낀 것은 외관은 귀엽지만, 성능은 그렇지 않다는 것. 표준 기계식 키보드에 채택된 스위치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높은 반응속도와 동작인식 그리고 작지만 튼튼한 하우징까지. 성능뿐만 아니라 내구성까지 잡아주고 사용 공간도 널널하니 사용하는 데 불편함도 없고 쾌적했다.

만약 풀배열 키보드를 졸업하고 더 작은 크기를 원하여 텐키리스 키보드로 넘어온 유저라면 한 번쯤 생각해봐도 괜찮지 않을까. 당연히 본인의 선택이지만. 더 작은 크기로 넓은 공간을 활용하고 싶은 욕구가 샘솟는다면 사용해봐도 문제없을 정도로 성능이나 크기 면에서는 만족스러울 것이다.

물론 사용하고 적응하는데까지 시간이 꽤 걸릴 듯 싶지만, 요즘 털끝 하나 움직이기 싫고 두뇌 한 번 굴리기 귀찮은 필자도 사용하다 보니 금방 적응됐다. 개인차가 있겠지만, 한 번쯤 도전해볼 만하고 만약 적응하게 된다면 더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며 작은 크기 덕에 공간 활용에도 용이할 것으로 생각된다.


이현수 기자
원문 링크: https://www.inven.co.kr/webzine/news/?news=273905&site=steelseri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