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항오 게임자체는 잘못만든 게임은 아닙니다. 가챠라는 모바일게임의 필수적이라고 생각한 부분을 없앤 시도는 높게 평가할 만한 부분입니다. 버그야 초기에 다들 있는 문제니 이걸로 게임자체를 평가할 부분은 아니고요. 이 게임의 총괄PD인 이득규의 다른 전작도 출시당시에는 그럭저럭 괜찮았습니다. 운영에서 말아먹었죠. 즉, 운영에 문제가 있다는 소립니다.

문제는 총괄PD 이득규의 아집이 만들어낸 운영에 있습니다. 패키지 게임과 달리 온라인 게임은 게임을 하는 유저 못지 않게 게임을 운영하는 제작진과 운영진의 영향도 크게 작용합니다. 유저들은 게임을 하면서 불편한 부분이나 잘못된 부분을 말하고 제작진과 운영진은 이를 수용하여 보다 게임을 더 좋은 방향으로 완성도를 높여가면서 좋은 게임을 만들어나가게 됩니다.

지금은 욕을 먹는 과거의 유산처럼 되어버렸으나 블리자드사의 월드오브워크래프트(통칭 와우)의 초기 운영이 딱 위에 말씀드린 이상적인 운영방식이었습니다. 블리자드의 운영진은 유저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고, 그들의 피드백을 적극 수용했으며, 자신들이 생각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 유저들이 채워나갈 수 있도록 UI관련 API를 공개하기 까지 했습니다. 그래서 유저들이 만든 좋은 UI가 있으면 다음 패치나 확장팩에 아예 정규UI로 편입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런데 지금 이득규는 자신이 게임을 설계하며 머리속으로 생각한 게임공략만이 옳은 방식이고 유저들이 연구하여 내놓은 방식을 모조리 부정하려고 하는데 문제가 있습니다. 제작진과 운영진도 사람입니다. 실수도 있고 생각지 못한 부분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면 자신들의 실수를 인정하고 생각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 받아들이면 됩니다. 그러나 이득규는 이를 오히려 부정하고 무력화하는데만 주력합니다.

득규의 머리속에는 자신이 생각한 방식이 아닌 유저들이 만들어낸 방식의 공략법은 자신의 패배라고 생각하는 그런 심리가 작용하는 듯 싶습니다. 하지만 위에서 말했듯이 온라인 게임은 유저와 운영진의 대결이 아닙니다. 운영진이 깔아놓은 판에서 유저들이 이야기를 써내려 가는 협업입니다. TRPG 식으로 말하면 운영진은 게임마스터이며 유저들은 각각의 캐릭터가 되는 것입니다.

제발 이득규PD가 유저들을 이겨먹겠다는 발상을 버리고 유저들의 공략과 방식을 존중하는 운영을 하길 바랍니다. 그렇지 않으면 이득규의 다른 전작처럼 그럭저럭 괜찮게 만들고 운영을 잘못해서 망한 전철을 또다시 밟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