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D(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가 대중화 된 지도 제법 시간이 지났다. HDD(하드 디스크 드라이브)를 압도하는 빠른 속도를 지원해 수시로 데이터가 오고 가는 PC의 성능을 한차원 끌어올린 1등 공신이며, 근래에는 수십 GB(기가바이트) 이상인 대용량 게임도 흔하여 게이밍 PC에도 SSD는 필수 요소나 다름 없다.

꾸준한 기술 발전으로 인해 현재는 1TB(테라바이트)인 SSD도 일반 소비자가 충분히 구매할 수 있는 가격대에 안착하였는데 게임 외에 대용량 미디어 파일을 저장하거나 기존 데이터를 백업하기 위해서는 더 큰 용량이 필요해 HDD를 병행 사용하는 것이 보통이다.

한편 그렇게 SSD와 HDD를 함께 쓰는 경우 사용자는 스토리지 별로 소프트웨어 설치 및 데이터 관리를 직접 해야 하는데 어렵지는 않지만 의외로 성가신 일이다. 그냥 SSD만 여러 개 사용한다면 좋겠지만 비용 부담을 생각하면 역시 HDD를 포기할 수 없다.

 

그런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SSD를 HDD의 캐시로 쓰는 캐싱 기술이 존재한다. 자주 쓰는 데이터는 SSD에 상주시키고 그렇지 않은 데이터는 HDD에 두어서 전체 스토리지를 한층 더 유동적으로 운용하는 것이 기본 원리이다.

지난 5월에는 AMD가 새로운 HDD 캐싱 기술 'AMD StoreMI(이하 스토어미)'를 선보였는데 기존 캐싱 기술보다 사용법이 간편해서 주목을 받았다. 처음에는 2세대 라이젠을 지원하는 X470 칩셋 메인보드에서만 사용 가능해서 접근성이 부족했지만 최근 지원 대상에 메인스트림 칩셋 B450도 추가 되어서 이제는 더 많은 사람들이 사용 가능한 상황이다.

이번 기사에서는 웨스턴디지털(이하 WD)의 'WD BLACK(이하 블랙) 3D NVMe SSD 1TB'와 'WD 블랙 HDD 6TB', 그리고 AMD 스토어미를 사용하여 게이밍 PC에서 중요한 스토리지 효율을 얼마나 향상시킬 수 있는지 살펴보겠다. 

 

SSD와 HDD 유동성 높이는 AMD 스토어미



SSD와 HDD를 따로 구분하지 않고 통합하여 편리하게 쓸 수 있는 AMD 스토어미

AMD 스토어미는 아직 역사가 짧은 HDD 캐싱 기술이지만 여러모로 유용하다. 기존 HDD 캐싱 기술인 인텔 SRT(Smart Response Technology)와 옵테인 메모리(Optane Memory)는 캐시 용량을 각각 64GB 및 32GB까지만 지원하는데 스토어미는 최대 256GB까지 지원해 훨씬 큰 용량을 활용할 수 있다.

또한 바이오스에서 SATA 모드를 RAID로 바꿀 필요 없이 기본 설정인 AHCI에서 쓸 수 있으며 시스템 메모리 2GB를 추가 캐시로 설정 가능하므로 상황에 따라 SSD만 쓰는 기존 HDD 캐싱 기술보다 높은 성능을 낼 수 있다.

SSD 용량 부족에 시달리는 사용자가 HDD와 조합해 스토어미를 구성하면 자주 쓰는 데이터는 SSD와 메모리에 상주 시켜서 빠른 속도와 대용량을 동시에 체감할 수 있고, 대용량 SSD 사용자는 256GB까지 스토어미를 구성해 HDD 성능을 높이고 나머지 용량은 그대로 사용하여 일석이조(一石二鳥)를 노릴 수 있다. 

스토어미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관련 기사(라이젠 PC의 HDD 성능을 스마트하게, AMD 스토어미(StoreMI) 기술이란?)를 참고하기 바란다.

 

SSD, HDD, 스토어미 성능 테스트 

게이밍 PC에서 스토어미가 효과적인지 알아보기 위해 상황 별로 스토리지 성능을 비교해보겠다. 스토어미는 AMD 라이젠 7 2700 프로세서와 ASUS PRIME B450M-A 메인보드, BALLISTIX DDR4-3000MHz 메모리 32GB로 구성한 시스템에서 WD 블랙 3D NVMe SSD 1TB와 블랙 HDD 6TB, 그리고 시스템 메모리 2GB를 추가 캐시로 설정해 구성하였다.

 

우선 SSD와 HDD의 개별 성능을 크리스탈 디스크마크로 측정해보았다.

WD 블랙 3D NVMe SSD는 WD가 자체 개발한 최신 컨트롤러와 3D 낸드플래시, SSD 아키텍처를 도입해 속도와 안정성을 극대화한 것이 특징인데 테스트 결과 역시 괄목한 만한 수준이다. 순차 읽기 속도 3,490MB/s, 순차 쓰기 속도 2,855MB/s를 기록해 SATA SSD보다 5~7배 높은 성능이었고 WD 블랙 HDD 6TB와 큰 차이를 보여주었다.

 

그 다음으로 WD 블랙 3D NVMe SSD 1TB와 블랙 HDD 6TB를 스토어미로 구성한 드라이브를 크리스탈 디스크마크로 성능을 측정하였는데 결과는 위와 같이 나왔다. 순차 읽기 및 쓰기 성능이 SSD 단일 테스트 시와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높아졌으며 4KB 데이터 읽기 및 쓰기 성능 역시 큰 폭으로 향상 되었다.

 

 

검은 사막 로딩 테스트: WD 블랙 3D NVMe SSD 1TB

 

배틀그라운드 로딩 테스트: WD 블랙 3D NVMe SSD 1TB

이어서 실제 체감 성능이라고 할 수 있는 게임 로딩 시간을 살펴보겠다. 테스트는 온라인 게임 '검은 사막'과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이하 배틀그라운드)' 접속 시 소요 되는 로딩 시간을 측정하는 방식으로 진행하였다.

첫 번째로 WD 블랙 3D NVMe SSD 1TB에 두 게임을 설치하여 테스트하였다. 검은 사막은 '입장' 버튼을 클릭한 뒤 게임 화면이 나타날 때까지 12초 걸렸고 배틀그라운드는 온라인으로 접속할 게임을 찾은 뒤 캐릭터가 나타날 때까지 18초 걸렸다. 따라서 잠시만 기다리면 게임 준비 완료 상태가 되었다.

또한 게임에 따라서는 중간 중간 로딩 과정이 필요한데 WD 블랙 3D NVMe SSD 1TB를 사용하면 그 로딩 시간 역시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미세한 시간 차이에도 민감한 하드코어 게이머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기에 적합하다. 

 

 

검은 사막 로딩 테스트: WD 블랙 HDD 6TB

 

배틀그라운드 로딩 테스트: WD 블랙 HDD 6TB

두 번째는 WD 블랙 HDD 6TB이다. 역시 데이터 전송 속도 때문에 SSD와 비교하면 차이가 크게 벌어졌다. 검은 사막은 40초, 배틀그라운드는 34초 소요 되어서 SSD보다 2~3배 가량 더 기다려야 게임 접속이 가능하였다.

특히 배틀그라운드처럼 한번 즐기는 시간이 짧고 다시 접속하는 횟수가 많은 게임이라면 게이머가 기다려야 하는 시간이 상당히 늘어나므로 스토리지의 속도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검은 사막 로딩 테스트: AMD 스토어미

배틀그라운드 로딩 테스트: AMD 스토어미

마지막으로 스토어미로 구성한 드라이브에 게임을 설치하고 로딩 시간을 측정해보았다. 검은 사막은 11초, 배틀그라운드는 19초 걸려서 SSD에 게임을 설치했을 때와 거의 동일한 수준이었다.

분명히 WD 블랙 HDD 6TB처럼 대용량인데 게임 로딩 속도는 SSD와 같은 수준을 체감할 수 있어서 직접 테스트한 것이 아니었다면 HDD가 아닌 줄만 알았을 것이다.

따라서 스토어미를 사용하면 HDD의 넉넉한 용량을 활용하면서 SSD의 쾌적한 속도도 이용할 수 있으므로 게이밍 PC에서 성능과 편의성을 동시에 추구하고 싶은 이들에게 적합하다.

 

게이밍 PC 스토리지 스토어미로 효율 향상

과거에는 게이밍 PC의 성능을 좌우하는 요소로 CPU와 그래픽카드, 메모리를 거론하는 것이 보통이었지만 근래에는 스토리지도 포함 된다. HDD에서 SSD로, 그리고 SSD는 새로운 인터페이스를 채택한 SSD로 발전하는 과정에서 성능을 체감한 이들은 스토리지의 중요함을 인정할 것이다.

그러나 HDD가 제공하는 이점은 여전히 커서 성능을 중시하는 하이엔드 게이밍 PC라도 SSD와 병행 사용해야 훨씬 경제적으로 구성할 수 있다. 두 가지를 함께 사용하면서 생기는 번거로움은 스토어미 같은 캐싱 기술로 극복할 수 있으며 사용자는 전반적 효율이 증대한 스토리지를 편리하게 이용 가능하다.

게이밍 PC는 만만치 않은 비용과 노력을 들여야 완성할 수 있다. 그렇다면 한층 더 편리하고 쾌적하게 사용하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人之常情)인데 속도가 빠른 SSD와 대용량 HDD를 융합해주는 스토어미가 그 방법 중 하나라는 점을 참고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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