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 vs 블루 제대로 붙어보자


낸드 플래시 메모리의 가격이 끝 모를 내림세를 보이면서 관련 제품들의 가격 역시 덩달아 하락하는 추세이다. 제조사들은 울상을 지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가격이 비싸서 그동안 구매를 망설여왔던 소비자로선 즐거운 비명을 지를 수밖에 없다. 이러한 흐름 덕분에 PC를 구매하거나 업그레이드를 시도하는 사용자도 많아졌고 관련 용어나 부품 간 차이에 대해 궁금해하는 사용자도 늘어났다. 이 과정에서 컴퓨터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이제 대부분 SSD의 존재를 알게 되었고 HDD와 비교하면 체감 성능향상이 크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접근성이 쉽게 가격이 내려갔음에도 불구하고 혹자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바꾸기도 귀찮고 빨라지면 얼마나 빨라지겠어?”


6년 만에 다시 블로그를 관리하고 약 한 달이 넘는 시간을 Western Digital WD Blue 3D SSD와 Black 3D M.2 2280, 하드 디스크에 대해 집중적으로 다루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댓글이나 쪽지, 메일을 통해 문의하는 분들이 예상보다 많았고 리뷰를 통해 도움이 되었다는 내용의 메시지도 종종 받을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리뷰에 반영하거나 검색어 유입 키워드를 통해 무엇을 궁금해하는지 어느 정도 유추해 볼 수 있었는데 이번 리뷰에선 그동안 데이터 비교 차트에서 간간이 이름을 올렸던 HDD, 하드 디스크에 대해 집중적으로 비교해 볼 예정이다.


생각의 차이 달라진 성능


1950년대 최초로 개발된 Hard Disk Drive. 줄여서 Hard Disk 또는 HDD, 하드라고 불리는 보조 기억장치는 모터에 의해 플래터의 회전하고 헤드가 데이터를 읽어서 컨트롤러에 데이터를 보내 처리하는 구조로 동작한다. 자기 기록 방식으로 헤드가 사망하지 않는 한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지만, 데이터를 읽고 쓸 때마다 5400/7200rpm, 1분에 90/120바퀴를 회전하기 때문에 높은 발열량과 소음은 늘 해결해야 할 골칫거리였다. 하지만 CPU와 메인보드, 그래픽 카드와 메모리의 성능이 눈부신 발전을 속도를 보여주고 있는 것에 반해 물리적 구동 방식에 이 기기는 언제나 시스템의 병목현상을 일으키는 주범이었다. 그래서 등장한 Solid State Drive, SSD 또는 스스디라고 불리는 보조 기억장치의 등장은 비약적인 체감 성능향상을 가져왔다. 전기적 신호를 주고받아 데이터를 처리하기 때문에 빠른 속도는 기본, 소형화가 가능해졌고 발열이 낮아졌으며 소음은 제로가 됐다. 물론, 이러한 설명은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가 있으니 좀 더 쉽게 풀어보자.


카세트로 내가 듣고 싶은 곡을 감상하려면 FF와 REW버튼으로 테이프를 감아줘야 하고 이때마다 모터는 회전하고 열과 소음을 발생한다. 모터가 빠르게 회전할수록 노래를 빨리 찾을 수 있지만, 그 한계는 정해져 있다. 반면 MP3플레이어나 스마트폰으로 원하는 곡을 목록에서 찾아 플레이버튼을 누르기만 하면 된다. 플래시 메모리와 소프트웨어가 성장할수록 기능은 안정화 되고 속도는 더욱 빨라질 수 있다. 비유가 적절했을지 모르겠지만 어느 정도 차이를 이해했으리라 믿고 테스트를 통해 차이를 확인해 보자.


WD BLUE 3D NAND 250GB 기준 무게는 약 1/16 수준이고 부피는 약 1/4 정도로 차이를 보인다. 이처럼 부피가 작아지고 무게가 가벼워졌기 때문에 노트북이나 넷북, 일체형 PC구성이 쉬워지고 발열량, 소음, 진동 또한 줄어들게 되었다. 또한, 정밀한 부품으로 구성된 HDD에 반해 SSD는 충격에서도 강한 모습을 보인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모든 부분에서 WD BLUE 3D NAND 250GB가 앞서고 있는 것은 아니다. 같은 2TB 용량을 기준으로 블루 SSD의 경우 최저가 439,980원, 블루 HDD의 경우 66,020원이면 구매할 수 있다. 1GB 기준으로 비교하면 블루 SSD는 207원, 블루 HDD의 경우 31원으로 약 7배 가까운 가격 차이를 보인다. 아마도 이러한 가격 차이 때문에 아직은 대용량 데이터 저장용으로 HDD를 선호하고 있다고 봐도 좋다.


테스트 시스템은 위와 같다. 윈도우 10 클린 설치 후 기본 드라이버만 설치한 상태에서 각각의 테스트를 진행하였으며 방법, 횟수, 기타 테스트 결과에 영향을 줄 만한 조건을 최대한 배제했다.

파티션 설정 후 파일 복사부터 재부팅 시간 전까지의 시간을 측정한 결과이다. 2분 이상 차이가 벌어진 모습으로 생각보다 설치 시간에서 제법 차이를 보였다. 물론, 이는 SSD와 HDD의 성능을 구분 짓는 절댓값이 아니며 같은 환경에서 발생하는 성능 차이를 비교하는 과정에 의미를 두고 있다.


부팅 로고가 화면에 출력되고 윈도우 진입이 될 때까지 시간을 측정했으며 반복 측정 후 평균값을 계산한 결과 약 1분의 시간 차이가 발생함을 확인 할 수 있었다. 1분이란 시간 차이가 크게 와닿지 않을 수 있겠지만 모니터 앞에서 멍하게 앉아 기다리는 1분이란 시간은 절대 짧지 않다.

대중적으로 가장 널리 알려진 CrystalDiskMark 6.0.2 x64버전으로 테스트한 결과이다. 어느 쪽이 블루 SSD이고 블루 HDD라고 말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성능 차이를 확인 할 수 있다. 해당 결과로 유추해 볼 때 파일의 크기가 작아지고 개수가 늘어날수록 성능 차이는 좀 더 벌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란 걸 알 수 있다.


여기서 잠깐, 비교 테스트와 별개로 한 가지 짚고 넘어갈 부분이 있어 설명하고자 한다. ‘왜 제가 테스트한 결과는 이프리타님이 테스트한 결과와 다르죠?’란 문의를 몇 차례 받은 적이 있는데 이는 PC의 성능 차이 때문에 일정 부분 다른 결과가 발생 할 수 있고 CrystalDiskMark 버전의 달라 발생할 수 있음을 밝힌다. 실제 프로그램 공식 홈페이지에 접속해 보면 위와 같은 이미지를 확인 할 수 있다.


벤치마크 결과를 그래프로 변환해 놓고 보면 그 차이는 더욱 크게 와닿는다. 물론, 위의 결과 만큼의 성능 차이가 발생한다면 대부분 사람은 CPU나 메모리, 그래픽 카드 구매에 돈을 지출하는 것처럼 대용량 고성능 SSD에 아낌없는 투자를 했을 것이다. 테스트 프로그램이 보여주는 결과와 체감성능에는 복합적으로 고려해야 할 요소가 많다.


Anvil’s Storage Utilities 1.1.0은 CrystalDiskMark 대비 다양한 결과를 확인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각각의 수치를 점수로 환산해 표시해준다. Resp. time을 제외한 모든 수치는 높을수록 좋다.

최종 점수만을 비교한 그래프이다. CrystalDiskMark 테스트 결과와 비슷한 느낌에 차이를 확인 할 수 있었으며 테스트 시간도 더 오래 걸렸다.


ATOO Disk Benchmark 4.00.0f2로 테스트한 결과이다. 기존의 테스트 프로그램과 다르게 좀 더 세분화된 수치를 확인 할 수 있다. 언뜻 보기엔 그래프가 비슷해 보이지만 단위와 수치는 확연히 다른 모습.


HD Tune Pro 5.70을 활용한 성능 테스트. 과거 보조기억장치로 하드 디스크가 메인 드라이브로 사용되었을 때는 활발하게 다뤄졌던 벤치마크 툴이지만 최근 SSD가 메인 드라이브로 활용되고 있는 만큼 CrystalDiskMark 보다 활용빈도가 상대적으로 낮아지고 있다. 최소 속도, 최대 속도, 평균 속도, 접근 시간에서 SSD의 성능을 가늠해 볼 수 있다. 또한, 같은 환경에서 평균 온도 차이가 7℃ 가까이 벌어지는 것을 확인 할 수 있었는데 발열에 민감한 사용자라만 주목할만한 부분이다.

지금까지 몇 가지 벤치마크 테스트를 통해 블루 SSD와 블루 HDD의 성능을 확인해 봤다. 과연 실사용 환경에서도 비슷한 모습을 보여줄지 몇 가지 추가 테스트를 통해 알아보도록 하자.


온라인 게임 TOP 10 중에 접근성이 쉬운3가지 게임을 선택했다. 2019년 1월 30일 기준 최신 버전으로 업데이트하였으며 각각 폴더의 용량과 파일 개수는 이미지에 표시한 바와 일치한다.


용량이 큰 폴더가 시간도 더 오래 걸린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 게임 폴더 내에는 다양 크의 파일이 존재하며 이는 각기 다른 속도로 움직인다. 즉, 전체 용량보다는 파일의 개수와 용량에 영향을 받는다는 말이다. 평균 약 1~2분 정도 차이를 확인할 수 있었다.


작지 않은 차이지만 벤치마크 프로그램에서 느꼈던 압도적인 차이와는 다소 다른 느낌에 결과이다. 물론, 수치상으로 드러나지 않을 빠릿빠릿함은 벤치마크 환경에서나 파일 복사 환경에서나 SSD에서만 체감할 수 있다.


반디집 6.20 버전을 활용한 압축, 풀기 결과이다. 크게는 4분, 작게는 30초 정도의 차이를 확인할 수 있었다. 해당 테스트는 벤치마크 프로그램 테스트와 달리 SSD뿐만 아니라 CPU와 메인보드, 메모리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같은 SSD와 HDD를 사용하였더라도 결과가 다를 수 있다.


일반 사용자가 동일한 시스템에서 HDD에서 SSD로 메인 드라이브를 업그레이드할 경우를 고려해 보조 기억장치를 제외한 같은 PC에서 어느 정도의 성능 차이가 발생하는지를 확인해 봤다. 모든 경우의 수를 고려해 테스트가 이뤄지진 않았지만 적어도 HDD를 메인 드라이브로 사용하고 있는 사용자라면 SSD로 업그레이드를 고려해 볼 만한 내용의 결과가 아닐까 싶다.


당신의 시간은 무엇보다도 소중하다


결말을 알고 감상하는 영화는 재미없고 스코어를 알고 보는 스포츠 중계는 박진감이 떨어진다. 아마 이 글을 읽고 있을 대부분의 유저들이 이미 SSD의 성능을 직간접적으로 체험하고 있으므로 이번 글은 다소 뻔하게 보였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본 리뷰는 단순히 성능 비교를 다루기보단 원리와 구조를 설명하면서 왜 차이가 발생하는지, 벤치마크 프로그램과 실사용 환경에서 얼마나 차이가 발생하는지를 전달하는데, 그 목적이 있었다.


아마도 처음부터 SSD를 메인 드라이브로 사용 중인 유저라면 하드 디스크와 얼마나 성능 차이가 발생하는지 체감하지 못한 채 사용하고 있을 확률이 높다. 대부분 HDD가 있더라도 조립 대행업체나 PC를 조립할 수 있는 사용자라면 당연히 운영체제는 SSD에 설치했을 것이고 하드 디스크는 데이터 백업이나 저장용으로 사용되고 있으므로 실질적인 속도 차이를 체감할 기회가 적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다양한 커뮤니티, 리뷰를 통해 SSD의 빠름을 찬양하는 글은 많지만, 실질적으로 얼마나 왜 빠른지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는 글은 손에 꼽을 정도로 적은 것을 확인하고 같은 회사의 블루 라인업을 가지고 이야기를 풀어봤다.


혹자는 각 테스트 별 시간 격차가 미미하므로 결과를 평가절하하며 무시해도 되겠다고 받아들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PC 사용 시간이 긴 사용자가 적게는 하루, 한 달, 길게는 일 년까지 손실되는 시간이 누적된다고 가정했을 때 과연 당신은 이 차이를 무시할 수 있을까? 2019년 1월 30일 최저가 기준. 블루 SSD 56,000원. 블루 HDD 2TB 66,02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