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벤의 대문에 "리니지 12주년" 기념 인터뷰 기사가 올라와 있습니다. 아래의 글은 인터뷰 기사를 읽고 당혹감을 숨실 수 없어 내뱉는 푸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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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당한 일입니다. <직접 리니지를 만들고 있다는 사람들>이 바라보는 리니지와 <유저들>이 바라보는 리니지에 대한 관점이 서로간에 이처럼 다를 줄이야. 하도 황당해서 그냥 지나칠 수가 없겠습니다. 물론 이런 글을 올려봐야 쓸데없는 짓이고 저들이 변할 리가 없다는 거 모르는 바 아니지만...
아, 이런...

 

먼저 장은성 기자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직접 리니지를 만들고 있다는 사람들>의 인터뷰 기사를 아주 자세하게 올려 주셔서 말입니다. 왜 이렇게 리니지가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갔으며 초심을 잃고 있는 지 비로서 알게 되었습니다. 글이 매우 길어질 것 같습니다.
 

1, 사냥터 통제문제...

 

먼저 사냥터 독점부터 이야기를 시작하려 합니다. 거대 혈맹들의 사냥터 독점, 통제 문제는 유저들이 리니지에 혐오감을 느끼며 발길을 끊는 가장 큰 원인 중 하나였습니다. 그런데도 게임사에선 계속 나몰라라 했었음은 주지의 사실입니다. 아니 오히려 통제를 더욱 부추켰다고 봐야 합니다. 자세하게 알아 봅시다.

 

사냥터 독점에는 세가지가 있습니다.

 

첫째, 개인이 독점하는 일명 자리잡기입니다. 리니지에선 거의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물론 과거 개미던전이나 하이네 사냥터에서 법사나 요정이 펫의 경계사냥 방식으로 자리잡는 경우가 있었으나 유저들의 강력한 반발로 (게임사에서 바로잡아)사라졌었습니다. 리니지는 몹이 랜덤으로 리젠됩니다. 정확하게 말해 유저가 존재하는 화면 내에선 몹이 리젠되지 않습니다. 몹을 잡으려면 끊임없이 이동해야 합니다. 몹의 랜덤리젠은 리니지의 위대성을 이야기할 때 절대로 빼놓아선 안될 특성 중 하나입니다.


리니지 유저들이 무려 십여 년이 넘도록 칼질, 활질, 마법질..., 이 단순 반복 행위를 질려하지 않는 이유, 지금도 그 재미를 만끽하고 있는 이유는 <몹이 랜덤리젠>되기 때문입니다. 만약 자리잡기를 게임사에서 용인했거나, 더 나아가 (리니지2나 뮤처럼) 부추켰거나 했었다면 리니지의 운명은 달라졌을 지도 모릅니다. 더욱이 아이온이나 와우처럼 고정된 자리에서 리젠되는 몹을 사냥하는(특히 인스턴스 던전) 게임이었다면 더 말해 무엇하겠습니까?

 

둘째, 한 파티원들 수명이 독점하는 일명 자리잡기입니다. 이 경우도 거의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물론 아주 없지는 않았습니다. 화룡의 둥지 사냥터 구석 구석에서 화살로 바닥에 금을 긋고는 자리를 독점하는 파티들의 경우입니다. 하지만, 극히 예외에 해당할 뿐이지 이런 식의 사냥법이 리니지의 대세는 아니었습니다.

 

사냥터를 독점하는 세 가지 형태 중 먼저 두 가지를 살펴보았습니다. 개인이 독점하는 자리잡기와 파티별로 독점하는 작업장. 그러나 이런 독점 행태는 일시적 현상이었을 뿐, 리니지의 위대성를 훼손시키지는 못했습니다. 진짜 문제는 나머지 세번째 형태인 혈맹 단위로 사냥터 전체를 독점하는 일명 <통제>였습니다.

 

셋째, 혈맹 단위로 사냥터를 독점하는 일명 사냥터 통제

 

아이온이나 와우등 종족간(혹은 진영간)의 전투, 전쟁 게임은 사냥터 통제를 종족 단위로 합니다. 승리한 종족이 패배한 종족의 사냥터 진입을 통제하지요. 반면에 리니지는 혈맹 단위의 전투, 전쟁 게임이기에 사냥터 통제도 혈맹 단위로 하게 됩니다. 이말인 즉슨 리니지에서의 거대 혈맹이 사냥터를 통제하는 행위는 자연스러운 것이며 당연한 일이라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대체 무엇이 문제인 것일까요? 문제는 통제의 고착화였습니다.

 

리니지 유저 90% 이상이 통제를 반대합니다. 통제가 없는 리니지를 꿈꿉니다. 이게 정상인 겁니까? 정상대로라면 "우리 혈맹도 힘을 키워서 통제 혈맹을 몰아내고 그 자리를 우리가 차지하자."가 되어야 합니다. 혹은 "누구도 통제를 획책하는 일이 없도록 저들과 맞서 싸우자."가 되었어야 합니다. 그러나 어떻습니까? 일반 유저들이 작업장 사무실(프로 유저들)을 무슨 수로 당해냅니까? 일전에 인벤 토론게시판에 이 문제로 저는 다음과 같은 취지의 글을 올린 적이 있습니다. 2005년도였나? 리니지인벤 게시판에 올렸던 주장이었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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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역사이래 권력을 쥔자들은 항상 부패했다.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민중을 착취하고, 억압하고 핍박해왔다. 그리고 민중은 항상 그 강자들의 잘못된 권력을 목숨을 건 피의 혁명으로 타파해 왔었다. 하지만, 민중의 피의 대가로 등장한 새 권력자도 결국엔 이전의 권력들처럼 마찬가지로 부패하곤 했다. 그러면 민중은 머리끈을 질끈 동여 매곤 또다시 저항을 시작하고...

 

리니지라는 게임이 위대한 이유는 절망과 희망이 뒤섞여 돌고 돌아왔던 인류의 그 정치 역정을 게임안에 사실적으로 녹여 넣었다는 점이다. 혈맹시스템과 공성전시스템이 존재했기에 가능했었던 거다. 그런데 이게 죽어가기 시작한다. 게임사에서 공성전의 매리트를 확 줄여 버렸기 때문이다. 무슨 말인고 하니, 성을 차지하는 것이 더이상 권력이 아니게 된 거라는 말이다. 그런 이유로 강자들은 다른식으로 권력을 쫓게 된다. 사냥터 독점, 통제...

 

(공성전을 다시 활성화하면서 동시에 사냥터 통제의 고착화를 해결할 묘안은 무엇일까?)

 

다음과 같이 바꾸어야 한다. 첫째, 공성전의 매리트를 상당히 높힌다. 둘째 일반 유저들의 참여가 공성전의 승패에 큰 영향을 미치도록 한다. 셋째, 성을 차지한 혈맹의 의지에 따라 사냥터 통제문제도 해결될 가능성이 높아져야 한다. 가령 성 안에 리니지 월드의 전 사냥터 어디든지 바로 탤해주는 엔피시를 둔다면? 또 순간이동이 되지 않는 사냥터에서도 순간이동이 되는 성혈 전용 순줌을 파는 엔피시가 성안에 존재한다면?


간단하게 세가지를 말해 보았다. 위와 같은 식으로 바꾼다면 성의 세금을 굳이 그리 높게 하지 않더라도 공성전이 활성화될 거다. 일반 유저들도 자신의 마음에 드는 공성혈맹, 세금을 낮추겠다거나 사냥터 통제가 없는 세상을 위해 적극 노력하겠노라고 공표하는 공성혈맹 등에 [용병]으로 가입하여 적극 공성전에 참여하는 것으로 사냥터 통제 문제 해결을 위해 힘을 보탤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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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냥터 통제 문제의 원인과 해결 방안에 대해 구구절절 길게 써 봤습니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나는 그냥 일개 유저일 뿐입니다. 그러나 저분들, <직접 리니지를 만들고 있다는 사람들>은 전문가들이죠. 우리 일반 유저들도 생각하는 걸 저분들이 생각 못하고 있을 리가 있을까요? 그런데 대체 왜 손 놓고 있었던 것일까요?

 

2, 인스턴스 던전? 이런 개같은 경우가...

 

왜 손 놓고 있었는지 의아했었는데, 사실은 손 놓고 있었던 게 아니었습니다. 다른 방법(인스턴스 던전 활성화 쪽)으로 사냥터 통제 문제를 해결하려고 잔머리를 부리고 있었습니다. 얼마전 인벤 토론 게시판에 올렸던 인스턴스 던전에 대한 제 생각을 다시 올려 봅니다. 읽어보고 더 얘기해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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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온 와우류식 인던 뺑뺑이 게임은 이미 MMORPG가 아니라고 봐야 합니다. 더이상 MMORPG의 본질을 보여줄 수가 없어요. 물론 아이온이나 와우도 초반엔 리니지식 MMO의 본질을 추구하기도 했었죠? 인던 뺑뺑이로 돌변하기 전까지는 말입니다. 퀘스트 형식을 도입해 자칫 지겨울 수 있는 사냥의 단조로움을 일소하는 동시에 드 넓은 필드, 탁 트인 필드를 모험하는 재미도 일부 보여 주었었습니다. 초반엔 말이지요.

 

한번 길이 엇갈리면 다시는 돌아올 수 없습니다. 아이온이나 와우의 경우, 현재 달려가고 있는 그 길이 잘못된 길이라는 걸 인정하고 다시 처음부터 시작해야 하는데, 이미 너무 멀리 가버렸으므로 다시 리니지식 MMO의 본질을 추구하기에는 너무 늦어 버렸다는 거에요. 아마도 그냥 지금 이대로 인던 뺑뺑이 게임으로 밀고 나갈 것입니다. 유저들을 인던에 끝까지 가둬 두기 위해서 더 알록 달록 화려하게, 복잡하게 인던을 치장하는 방향으로 내 달릴 수밖에는 없습니다. 더 복잡한 컨트롤, 더 화려한 스킬들, 더 힘든 인던 공략 시스템으로 치달을 겁니다. MMO의 본질에서 더 멀어져 갈 거라는 거에요.

 

한편, 와우가 대격변을 조만간 선보인다는데 과연 처음부터 다시 리니지식 MMO본질을 추구하는 대격변을 보여줄까요? 인던 뺑뺑이, 레이드 뺑뺑이에서 탈피한 대격변 말입니다. 만약 그렇다면 다행이겠습니다만...

 

결론 2,

룸방식 인던 뺑뺑이는 MMORPG에 대한 모독이다.

 

 

3) 와우는 어떻게 MMORPG를 왜곡시켜 버렸나...

 

RPG게임은 몹이라는 <악>을 응징하는 게임입니다. 유저는 선한 역할, 몹은 악의 역할이 전부인 게임입니다. 반면에 MMORPG는 몹이라는 악을 응징하는 게임이면서 동시에 유저들 사이의 분쟁을 통해 유저들 간에도 선과 악이 추가로 생겨나는 게임입니다. 문제는 유저들 스스로가 분쟁하고, 유저들 스스로가 선과 악의 기준을 정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유저들 스스로 결정하는 선과 악, 분쟁과 다툼속에 펼쳐지는 이야기, 유저들 스스로가 써내려가는 역사가 바로 MMORPG의 본질인 것입니다.

 

하지만, 아이온이나 와우류는 게임사에서 미리 섭리해 둔 진영간의 분쟁이나 종족간의 분쟁 게임입니다. 그런 이유로 MMORPG의 본질에서 한참을 벗어난 게임이라고 봐야 합니다. 그것 마저도 와우의 경우엔 <전장이니 투기장이니 등, 인던 뺑뺑이식>으로 만들어 버렸죠. 여기에 무슨 유저들이 채워 갈 여백이 있고, 만들어갈 사연이 있으며 전설처럼 남겨질 역사가 존재하겠습니까?

 

결론 3,

몹과의 전투를 룸방식, 인던 뺑뺑이로 만드는 것도 모자라 유저들 사이의 전투, 전쟁 마저도 인던 뺑뺑이로 만드는 것으로 와우는 MMORPG를 처참하게 왜곡시켜 버렸다.(그렇다고 와우가 재미 없다거나 나쁘다는 것이 아닙니다. 제가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다만, 와우류 게임이 대세를 차지함으로 인해 MMORPG의 본질이 왜곡돼 버렸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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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니지라는 게임도 그 고유한 색깔, 특성이 빛이 많이 바래 버렸음은 사실입니다. 오만의 탑이 등장하면서부터 였고 그리고 파트 2가 시작되면서는 더 많이 변질됐죠. 이 부분은 뒷 부분에 가서 더 자세하게 다루기로 하고, 어쨌든 안타까운 일은 리니지 고유의 특성이 많이 죽은 상태이기에 그걸 다시 되살리기 위해 노력해야 할 <직접 리니지를 만들고 있다는 사람들>이 오히려 더 죽이지 못해 안달을 내고 있다는 점입니다. 비극이 아닐 수 없는 것입니다. 인스턴스 던전을 활성화하는 방향으로 리니지를 바꾸겠다니?

 

인던뺑뺑이 게임인 아이온이나 와우 유저들은 그 뺑뺑이가 지겨워 오픈 초기의 필드쟁을 그리워 하고 있는데, 리니지는 오히려 거꾸로 가겠답니다. 그렇지 않아도 죽어가는 전투, 전쟁을 아예 더 죽이겠답니다.

 

아래의 글은 약 6년전? 7년전? 리니지 파트2에 대한 생각을 000님의 토론 게시판 글에 댓글로 올렸던 글입니다. 리니지 고유의 색깔, 특성이 어떻게 변질되기 시작했는지 000님께 이야기하는 글입니다. 파트2는 던전 뺑뺑이 리니지로 변색시키더니만 앞으로는 인스턴스 던전 뺑뺑이 리니지로 변질시키려나 봅니다. 오호통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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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님,

모든 사냥터를 순간이동이 가능하도록 만들고, 접근이 용이하도록 마을에서 사냥터까지 1, 2분이면 도착하도록 바꾸라는 제 주장은, 님의 말씀처럼 사냥터의 특색을 없애 버리는 단점이 있습니다. 맞습니다. 매리트가 높은 사냥터는 접근이 힘들도록 하는 것이 모든 RPG게임들의 기본입니다. 산 넘고, 물 건너 힘들게 도착해선 거기다 더해서 던전 깊숙히까지 걸어 내려간다든지 탑 꼭대기까지 걸어 올라가도록 만듭니다. 그러나 리니지는 그래선 안됩니다. 리니지만은 사냥터의 접근을 쉽게 해야하고, 사냥터 내에서 순간이동도 가능하게 해야합니다.

 

리니지는 전투에 특화된 게임입니다. 리니지는 육성 시뮬레이션이 아닙니다. 몹을 잡아 래벨 올리고 장비 맞추기만 하는 그런 허접게임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전투가 거의 불가능하도록 지금처럼 계속 고따위로 사냥터를 만든다면 통제(의 고착화)가 가능한 것은 물론이고, 리니지만의 특색이 사라져 버려 리니지와 타게임과의 차별성이 아예 없어져 버리게 된다는 것입니다.


리니지의 개발자들은 지금 리니지의 특색을 아예 없애 버리고, 그저 랩을 올리고 장비만 맞추는 허접게임으로 리니지를 만들어 가고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알아야 합니다. 오만탑과 그 이후의 사냥터들은 모두다 죄다 전투를 최대한 억제시키고, 리니지를 그저 랩을 올리고 장비만 맞추는 허접스런 게임으로 만들기 위해서 나온 사냥터들 임을 우리는 알아야 합니다. 다른 게임(리니지2, 길드워, 시티오브히어로...등등)에 신경쓰느라 리니지는 그런식으로 대충 대충 만든 것이란 겁니다. 기자들은 왜? 이런 게임사의 개떡같은 짓거리를 기사화하여 비판하지 않는 것입니까? 그러니 유저들이 본질을 간과하곤 엉뚱하게 통제가 옳으냐 그르냐로 소모적인 논쟁만 하는 것이 아닙니까?

 

벌써 오래전, 오만탑 때부터 그렇게 손가락이 부러져라 이 문제로 유저들에게 그리고 기자들에게 내 주장을 이야기하였건 만, 만약 그때 내 주장에 모두 동참하였다면 다크엘프 침공로니, 마족신전이니, 해적섬 던전이니, 지하대공동이니...등등 이런 미친놈의 던전 사냥터를 끝까지 계속해서 만들어 제끼는 짓을 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마을마저 던전으로 만들지 않았습니까?)

 

지금도 마찬가집니다. 지금 아무도 내 주장에 동참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두고 보십시요. 앞으로 새롭게 선보일 사냥터들도 모두 죄다 그모양 그 꼴로 통제하기 편하고, 전투가 불가능하며, 한번 도착하면 죽어라 수십시간을 버티며 사냥만 해야하는 그런 뭣같은 던전 사냥터만을 계속 만들어 제끼는 짓을 자행할 것입니다.


지금이라도 당장 이렇게 바뀌어야 합니다.

★★★ 마을이 있고 그 마을 주변의 들판에 매리트가 아주 높은 몹들이 리젠되도록 해야 합니다. 보스몹들도 바로 그곳 들판 어디인가에서 랜덤으로 뜨도록 해야하는 것입니다.

 

● '오만탑'을 허물어 뜨리고 아덴마을 주변 필드에 오만몹들이 리젠되도록 해야합니다.


●'잊혀진섬'을 끌어다가 하이네 옆으로 붙여야 합니다. 탤도 가능하고 접근도 용이하게 해야 합니다.

● 화룡의 둥지에 화산을 폭발시켜 용암이 흘러 내리도록 하여 둥지 자체를 돌덩어리 산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작업장이 없어질겁니다.


● 다크엘프 침공로부터 지하대공동, 지저호수, 마족신전, 디아드요새, 또 어딥니까? 고대무덤? 이런 던전 사냥터들을 모두 다 없애 버리고 [고랩을 위한 신대륙]을 따로 만들어 그곳에 마을을 만들고 그 마을 주변에 해당 몹들이 리젠 되는 사냥터를 만들도록 해야합니다.


● 앞으로 만들어질 사냥터들도 모두 [고랩들을 위한 신대륙]에 새로운 마을을 만들고 그곳에 사냥터가 자리잡도록 해야 한다는 겁니다.

 

♧, 그래야 통제가 불가능하고 전투도 활발해지게 되는 것입니다.

 

타 게임들과는 다른, 리니지만의 독특한 전투의 특성은 아래와 같습니다.

■ 첫째, 싸우기 싫으면 언제든 (순간이동)탤해서 도망가면 된다. 싸우다가 죽을 것 같아도 언제든 (순간이동)탤해서 도망가면 된다. 상당히 합리적인 전투 시스템입니다. 전투하기 싫은 사람은 얼마든지 거부할 수가 있습니다. 도망가면 됩니다.

 

■ 둘째, 짜릿한 승부가 오래 지속된다. 이것도 리니지만이 갖는 전투의 특성입니다. 몇대 치고 받고 하다가, 내 상대가 아니다 싶으면 도망가면 되고, 해볼만한 상대다 싶으면 물약이 오링날 때까지 짜릿한 승부를 겨룰 수가 있습니다. 순식간에 승부가 결정나는 타 게임들과는 전혀 다른 리니지만의 특성입니다.

 

■ 셋째, 승리자와 패배자 모두가 윈윈이 가능하다. 리니지전투 시스템의 백미입니다. 리니지의 전투는 죽이는 것만이 승리가 아니라 상대를 날려 버리는 것, 즉, 탤시키는 것도 승리로 봅니다. 상대가 탤하고 나면 씩웃으며 한마디합니다. "짜슥 별것도 아닌게 까불어." 그러면 주위에서 구경을 하던 유저들도 고개를 끄덕입니다. 그러나 탤한 패배자는 이런 것을 별로 개의치 않습니다. 물약이 오링나서 탤 한 것일 뿐, 스스로 절대 패배라고 자인하지 않습니다.


타게임들과는 다른 이러한 리니지만의 독특한 전투 특성이 안타깝게도 오만탑부터 작살나기 시작해서 그 이후의 사냥터들 모두에서 아주 작살이 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통제(의 고착화)가 가능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또, 그리하여 리니지가 개떡같이 허접게임으로 바뀌고 있다는 것입니다. 기자나 유저들은 모두 이점을 간과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기자들은 '통제가 옳으냐 그르냐'라는 흥미위주의 기사나 작성하고, 그 기사 밑에다 유저들은 엉뚱하게도 통제자들이나 욕하고 앉아 있는 겁니다.

 

본인이 올린 댓글을 다시 한번 곱씹으며 읽어 보세요. 모두 알아야 합니다. 모두 깨달아야 합니다. "돈이 되기 때문에 리니지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과 비난에 대해 우리는 그저 지금처럼 주눅들어 있어선 안됩니다. 우리는 자랑스럽게, "리니지는 리니지만의 이러 저러한 독특한 특성과 매력이 있고, 그러므로 나는 리니지를 즐긴다. 타 게임들은 절대 이러한 리니지의 특성과 매력을 모방조차 할 수 없다."

 

이렇게 주장할 수가 있어야 하고, 자랑스런 마음으로 리니지를 즐길 수 있어야 하며, 비판과 비난을 하던 그들도 우리의 주장에 고개를 끄덕이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게임사를 압박해야 하는 것입니다.

고 따위로 사냥터를 만들지 말것을 압박해야 하고, 고 따위로 이미 만들어진 사냥터들도 리니지의 특성과 매력이 살아나도록 지금 당장 수정하라고 압력을 가해야 한다는 그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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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니지 파트1의 주제는 혈맹(Blood pledge)입니다. 파트1의 중심엔 혈맹이 있고 그리고 이 주제를 이끌어 나가는 방법엔 공성전, 전투시스템이 있습니다. 그리고 리니지 파트2의 주제는 '엇갈린 증오'입니다. 리니지 원작 만화는 파트1에서 끝나게 되고 파트2는 원작의 속편인 것이지요. 엔씨에서 자체적으로 스토리를 만드는 것으로 압니다. 파트2는 지금도 진행 중입니다. 에피소드4까지 나와있지요?

 

원작을 뛰어 넘는 속편을 만들자?

 

파트1이 끝나갈 즈음부터 엔씨에선 파트2를 위한 사전 준비에 들어갑니다. 파트1의 리니지를 탈피하여 파트1(원작)을 뛰어넘는 파트2(속편)을 만들려고 했던 것이지요. 그러기 위해 엔씨에선 파트1의 중심 테마인 '혈맹과 공성전, 전투를 최대한 억제시키는 방법을 사용합니다. 공성전의 매리트를 확 줄여 버리는 동시에 전투에 부적합한 사냥터를 양산해 냅니다.

 

만족스럽지는 않으나 어느정도 효과를 보았다고 생각한 엔씨에선 본격적으로 파트2를 만들어 선을 보이는데, 뚜껑을 열어보니 바로 이런 거였습니다.

 

유저들간의 공성, 전투, 커뮤니티는 최대한 억제시키고 몹과의 사투, 몹과의 전쟁, 몹과의 공성에 중점을 두는 리니지, 사냥터는 죄다 던전, 새로 나온 마을마저 던전 그리고 중요한 것, 전투는 결투장(리니지토너먼트)에서... 무엇인가 하면 그냥 죽어라 몹만 잡아라. 그렇게 래벨 올리고 장비나 맞춰라. 사냥이 지루해지면 결투장(리니지토너먼트)에서 전투를 하면 된다는 것이 파트2의 실체였던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파트2는 졸작이었습니다. 나는 진정한 리니지는 파트1까지라고 생각합니다. 파트2는 그냥 졸작이 아니라 명작 파트1을 작살내며 만들어진 졸작인 겁니다. 그리고 거기엔 파트2에 힘을 실어 주었던 대체재, 파트1의 빈 자리를 대체하기 위해 만들어진 리니지토너먼트도 함께 자리하고 있었던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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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 유저들이 원해서였나요? 당신들의 편익을 위해 유저들을 당신들 입맛대로 조리했던 것은 아니고요? 리니지 파트2는 졸작이었습니다. 틀림없이 졸작이었습니다. 진정한 리니지는 파트1이 종결되면서 이미 종말을 고했다(는 극단적인 생각까지도 고개를 듭니다. 그만큼 파트2에 대한 실망이 컸다는 것입니다.)

 

<리니지를 직접 만들고 있는 사람들>이여! 명심하십시요. 그나마 지금까지 리니지가 인기를 유지되고 있는 것은 명작 파트1의 여운을 유저들이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말입니다.

 

와우빠나 콘솔 패키지빠 분들이 지금 <리니지를 직접 만들고 있는 사람들>에 해당되는 듯한데,   그래요. 좋습니다. 리니지를 인스턴스 던전형 뺑뺑이 게임으로 바꾸시겠다는데, 얼마든지 그리하십시요.  차라리 잘됐습니다. 그리되면 십여 년이 넘도록 끈적하게 붙들고 늘어지던 그 늠의 리니지에 대한 미련을 그때엔 홀가분하게 털어낼 수 있을 듯 싶습니다. 차라리 리니지에 걸었던 기대를 명작 리니지 파트1을 <직접 만들었다는> 개발자 송재경의 아키에이지에 걸도록 하겠습니다.

 

아, 이런... 개같은 경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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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마무리합니다.

 

리니지에 신규 유저들은 없다고 봐야합니다. 떠났던 유저들이 다시 돌아오는 겁니다. 떠났다가도 언제고 또다시 리니지로 발길을 돌리게 하는 매력이 리니지엔 있습니다. 아이온이나 와우류 인던 뺑뺑이 게임들과는 극적으로 다른 리니지만의 고유의 특성 말입니다. 몹의 랜덤리젠과 자유로운 전투, 전쟁입니다.

 

과거 "뮤"라는 게임은 사냥터 부족현상의 해결을 위해 자리잡기를 부추켰습니다. 한 서버에 열댓개의 채널을 두는 방식으로 모든 유저들이 특정지점에서 육성 시뮬레이션만을 하기를 바랬습니다. 이후, 와우나 아이온은 한 술 더 떴습니다. 인스턴스 던전, 한 서버에 수백개의 채널을 만드는 것으로 사냥터 부족현상을 해결했습니다. 그 결과 사냥터 독점이나 통제가 존재할 수 없음은 물론 사냥터를 차지하기 위한 유저간의 분쟁이나 다툼도 존재할 수 없었습니다. 죽은 게임이 된 것입니다. mmorpg의 본질에서 멀어져 버린 것입니다.

 

유저들이 원해서 그리 만든 것이라는 변명은 통하지 않습니다. 게임사의 편익에 유리하도록 유저들을 입맛대로 조리한 겁니다. 그러나 리니지는 저리하지 않았습니다. 사냥터가 부족해도 채널링이니 인던이니 뭣같은 그런 짓거리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리니지도 이제 와우에 무릎을 꿇으려나 봅니다. 떠났던 유저들은 다시는 리니지로 돌아가지 않을 겁니다. 그리고 그나마 남은 유저들도 리니지를 떠날 겁니다. 와우류식 리니지라면, 아이온식 리니지라면 와우나 아이온을 하지 무엇하러 그래픽 꾸진 리니지를 하겠습니까? 화려한 그래픽에 화려한 스킬들, 화려한 액션과 컨트롤 게임을 하지 무엇하러 리니지를 하겠습니까?

 

무려 12년이 넘도록 인기를 유지하고 있다는 리니지..., 리니지는 아이온이나 와우 등 변종 mmorpg가 판을 치고 환영받는 혼란스러운 시절에 그나마 굳건하게 mmorpg의 본질을 추구해왔던 마지막 보루였습니다. 그러나 리니지가 더 흥하더라도 결코 기쁘지 않을 겁니다. mmorpg의 본질을 외면해 흥하는 거라면...

 

또 리니지가 망하더라도 결코 가슴 아프지 않을 겁니다. mmorpg의 본질을 외면해서 망하는 거라면..., 그냥 조용히 리니지와 함께했던 지난 추억의 순간들을 가슴속에 묻고 말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