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LOL을 하고 있지만, 게임 안에서 접할 수 있는 각종 단어들을 보면 많이 답답해요. 우리들이 무의식 가운데 사용하는 이런 말들이 어쩌면 게임의 접근성을 상당 부분 제약한다고 생각하는데요. 

AOS 장르가 시작 전에 어느 정도의 사전지식이 필요한 것도 사실입니다. 근데, 정작 그 사전 지식이라는 게 별게 없어요. 
단순한 "용어"거든요. 다만 이 "용어"가 외국어고, 코쟁이들은 지네 말로 씨부렁대는 걸, 우리는 "용어"라 착각하는 것이고요. 

(물론 전략이나, 상대방을 압박하는 묘수 같은 건 배우고, 익혀야 하겠지요.)

외래어와 외국어는 다른 겁니다. 젊은 친구들이야 모르겠지만, 나이 좀 드신 분들 40 ~ 50대 분들이 접하기에 이런 "용어"로 착각하고 사용하는 외국어들이 생소하다는 거죠.

제가 가는 게임방에 이제 막 LOL을 시작하신 43세 되는 형님이 계십니다. 어느 날 이 형님이 제게 그러더군요.


"이봐, 동생. 부쉬, 부쉬 그러는디. 부쉬가 뭐여?" 

"화면에 나오는 수풀 있잖아요. 그런 풀때기 말하는 거에요"

"그럼 그냥 풀이라 그럼 되는 거제, 왜 부쉬라 그러냐?"

"저도 모르겠어요. 사람들이 그렇게 쓰더군요. 그러면 유식한지 아나 보죠."

"존나 답답네...ㅅㅂ... 왜 우리나라 말 냅두고 지럴들이여"


외국어를 당연히 "용어"인 듯 착각하면서 쓰는 건 문제가 있습니다. 인벤 방송에서도 해설자가 외국어를 "용어"처럼 남발하던데, 정말 보기 안좋아요.

MIA는 전투 중 행방불명이라는 군사 용어로 쓰이기도 하지만, "탑", "미드", "봇", "갱킹", "부쉬", "리쉬", "CC" 이런 말은 용어가 아니죠. 걍 코쟁이 나라 말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닙니다. 이걸 왜 게임 안의 "용어"라 착각하면서 사용하는지 모르겠네요.

"위", "중앙", "아래", "기습", "선타", "방해 스킬" 이리 말해주면 더 이해하기 편하고 좋잖아요. 게임 안 아이템도 같은 맥락입니다. "와드" 를 예로 들면 애초에 번역을 할 때 "감시 막대"라던가, "감시봉" 정도로 번역을 해 둬야만 했어요.

인벤 LOL 챔피언 공략 게시판만 가 봐도, 외국어 천지입니다. 아이템 글을 보면 하오골을 사시고... 코어템은 하모니, 머큐리, 이지스, 비사지 등등으로 셋팅하시고... 어쩌고 저쩌고... 

이런 내용을 보는 초보들은 공략글을 봐도 처음 드는 생각이 "뭔 소리여?????????????" 이겁니다.

국내에 한글화해서 정식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임인데, 이처럼 설명을 하면 초보들은 또 이 외국어 아이템을 알아내기 위해 한글로 번역된 아이템이 아니라 영어 아이템을 살펴 봐야만 하죠.

이건 비단, LOL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가정을 하나 하죠. 일본에서 정말 죽여주는 게임이 나와서 전세계로 큰 인기를 끌었어요. 

그런데, 아직 국내에 정식 수입이 안되었습니다. 따라서 일본 서버로 접속을 해, 일본어로 게임을 한 사람들이 있었어요. 그렇게 어느 정도 시간이 흘러 이 게임이 국내에 정식 서버가 열었네요. 

그러면 그때도 일본 사람들이 쓰던 게임 안의 말들을 게임 "용어"라고 착각하며 그대로 사용할 것인지요?

번역일을 하는 제게도 우리 말은 정말 어려워요. 세계에서 제일 어려운 말 같습니다. 맞춤법 틀릴 수 있어요. 
띄어쓰기 틀릴 수 있죠. "아버지", "아버님" 헷갈려 쓸 수 있습니다. "저희 나라", "우리 나라" 헷갈릴 수 있어요. 이해해요.

하지만, 우리말로 표현할 수 있는 기본적인 말들이면 그렇게 하는게 합당하고 그래야 하지 않을까요?


여러분 우리 말 사랑해 주세요. 그것 하나만으로도 초보들이 어려워 하는 게임이 한층 더 쉬워질 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