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fkeldkf1님께 쓰는 글이니 다른 분들은 뒤로 가기를 눌러 주세요. 덧글로 남기려 했으나, 내용이 길어져 일반 글로 돌린 것이니 먼저 토론 게시판 여러분들의 양해를 구합니다.

 

 

스포츠에 사용하는 언어는 고유 명사와 외래어에 가까운 것이죠. 사회적으로 널리 쓰여서 통용이 가능한 언어에요. LOL에서 쓰는 말들은 그냥 외국어에요. 외국어와 외래어의 차이를 설마 모르시는 건 아니겠죠?

 

심지어 갱킹이라는 말은 미국인들 중에서도 온라인 게임을 하지 않는 일반 사람이면 모르는 게임 조어에요. 이해가 되세요?

 

전 북미섭에서도 게임 했었습니다. 한국섭 열리자마자 바로 왔는데, 게임하며 간단한 단어 때문에 빚어지는 웃지 못할 상황을 꽤 봤어요. 그러니 아래와 같은 글을 올린 것 아니겠나요.

 

게임을 떠나서 이야기를 해 보죠. 나랏말 사랑이라고 하셨는데, 외국어를 제대로 공부한 사람일수록 우리말을 더 아껴요. 어설프게 동냥 삼아서 들은 단어 몇개로 나 외국어 좀 한다고 어디 가서 깝치는 사람 없습니다.

 

미국 애들은 극장에 가서 영화를 볼 때, 자막 들어간 영화는 보지도 않아요. 볼 필요가 없거든요. 영어가 세계 공통어 같죠? 그런데 말이죠. 미국애들도 어렸을 때부터 영어랑 함께 배우는 언어가 하나 있어요. 서반어(스페인어)에요. 미국과 캐나다에 거주하는 대다수 남미 사람들 때문인데요. 남미, 특히 멕시코 애들은 미국에서 생활하면서 절대 영어 안 씁니다.

 

그들이 쓰고 보고 듣고 말하기에 아무 문제없지만, 멕시코 애들은 영어 안 써요. 멕시코 애들이 미국으로 이주하면서 미국 애들한테 되려 요구한 게 "니들이 그렇게 답답하면 우리 서반어를 배우면 되잖아!?"였어요. 덕분에 지금 미국 어디를 가도 서반어를 쉽게 접할 수 있죠. 관공서나 동네 작은 병원을 가도 서반어로 안내 받을 수 있고요. 현재 미국에서 태어나면 영어와 서반어를 같이 교육받으며 자라요.

 

영어 못 해도 상관없어요. 서반어만 가능하면 아무 문제가 없거든요. 오죽하면 미국에서 비즈니스로 성공하고 싶으면 영어말고 서반어를 배우는 쪽이 더 낫다는 말도 하죠. 이런 영향으로 UN 공용어가 영어, 프랑스어, 러시아어, 아랍어, 중국어, 서반어가 된 것이고요.

 

중국이나 대만의 경우도 대부분의 외국어를 자국어로 다 바꾸어서 쓰고 있고요. 프랑스의 불어 사랑은 뭐 유명하죠. 걔들은 영어 쓰면 아예 무시해 버립니다. 프랑스에서는 자국어를 사용해야만 하는 게 법으로 지정되어 있어요. "투봉법"인가? 그럴 거에요.

 

모든 관공서와 미디어, 신문, 심지어는 인터넷조차 이 법망을 피해가지 못하고요. 외국 상품이라도 자국어인 불어로 설명, 표기하도록 지시하고 있고 이를 어기면 바로 벌금이에요.

 

글로벌 미디어, 세계화 당연히 좋죠. 그런데 적어도 제가 보기에 우리나라는 그런 말할 자격이 없거든요.

 

대부분의 민족이 세계화도 중요하지만 자국어 사랑을 먼저 주장하고, 그렇게 보호하며 사용하고 있어요. 전 세계가 각종 SNS와 인터넷의 영향으로 하나로 이어져 가는 추세지만, 그렇게 세계화를 외치는 만큼 자국어를 더 아끼고 있어요. 우리나라처럼 영어 짝사랑을 하고 있는 나라는 전 세계 어디에도 없다 이겁니다.

 

혹시, 혀늘리기 수술이라고 아세요? 제가 3년 전, 서울에서 과외 교습할 때 가르치던 애들 7명 중에 3명이 이 수술을 받았어요. 중학생이었는데. 말 그대로 혓바닥 아래를 절개해서 혀를 늘리고, 영어 발음이 잘 나오도록 돕는 수술인데요. 이딴 짓한다고 영어 잘하지는 않거든요. 것도 이런 수술을 자녀들한테 시키는 부모들이 대부분 소위 말하는 상류 지식층 인사들이고요. 

 

사람들이 표준어, 표준어하니까 서울말만 써야 하는 것 같죠? 하지만, 지방 사투리 쓴다고 촌놈이라면서 안 좋은 시선으로 바라 보는 마인드를 가지고 있는 나라도 역시 우리나라 밖에 없어요.

 

능력이 되면요, 일어 배워서 당장 일본에 건너가 TV 틀고 예능 프로그램 하나라도 보세요. 오사카 관동 말투가 많이 나오나, 도쿄 관서 말투가 많이 나오나. 도쿄 출신이라도 오사카 말투를 일부러 배워요. 다시 말하면, 서울 출신 개그맨들이 부산 말투를 일부러 기를 쓰고 배운다 이거에요. 재밌거든요.

 

정신이 언어를 지배하는 게 아니에요. 언어와 말이 정신을 지배하는 것이죠. 뭐, 이런 부분은 관련 책들을 읽어야 하는 것이겠지만. 그런 부분까지 권해 드리고자 하는 게 아니니니까요. 말씀 드리고 싶은 건 아는 만큼 보이고, 그만큼 더 제대로 쓰게 되요.

 

우리 국어에서 한자어와 외래어 같은 차용어를 다 빼고 나면 순수 우리말은 700개도 되지 않는다는 사실은 아세요? 중국 변방에 거주하는 조선족들 있죠. 그 사람들이 오히려 더 제대로 된 우리말을 구사하는 건 알고 계세요? 그 사람들은 감기를 아직도 고뿔이라 그럽니다. 감기가 한자어인 건 아시죠?

 

아래 글에 제 덧글을 보면 아시겠지만, 무조건 쓰지말자. 이런 주장이 아녜요. 바꿔 쓸 수 있으면 바꿔 쓸 수 있는 노력이라도 하자. 모르는 사람이 있으면 한 번 설명이라도 해주자는 겁니다. 그게 그리 아니꼽나요.

 

그래서, 그런 식으로 덧글을 다신 거에요? 대충 남들 쓰는 것처럼 쓰면서 살라고요? 어쩌겠어요. 전 그렇게 안 되겠는데요. 남들처럼 대충 못 살아서 죄송해야 하나요?  fkeldkf1님 머릿속에 있는 사대의식부터 버리시는 게 어떨런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