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으로 시작합니다.

 

무엇인가를 주장하는 글을 쓰려면 생각을 해야합니다 그것도 논리적으로 깊게 생각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 대충 대충 생각해서 글을 올리면 읽는 이를 설득할 수 없습니다. 말하자면 상당수준의 분석력과 그 분석을 바탕으로 한 논리전개로 결론을 이끌어 내야 상대를 설득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

 

하지만, 그것이 다가 아닙니다. 제아무리 논리적으로 타당한 근거를 제시해도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요컨대, <무슨 무슨 빠라고 불리우는 사람들>에겐 그 어떤 논리적 설득도 불가능한 경우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무슨 무슨 빠라고 불리우는 사람들의 입장에서도 사안을 바라보는 다양성에 대한 존중의 마음도 필요합니다.

 

그렇게 하였는 데도 불구하고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그건 전적으로 글을 올린 이의 노력이 부족했기 때문입니다. 더 노력해야 합니다. 그러나 노력을 포기해 버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들은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유혹에 빠져 듭니다. 상대가 무슨 무슨 빠이기에 설득할 수 없었노라고 스스로를 합리화해 버리는 거지요.

 

가령 다음과 같은 경우가 좋은 예입니다.

 

"기업의 목적은 <사적> 이윤 추구다."라는 주장을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에 반대하는 사람이

 

"기업의 목적은 사적 이윤 추구가 아니라 <공동체>의 공공선이다."라는 주장을

팩트를 기반으로 한 실례를 들어 논리적으로 주장합니다.

 

전자는 후자를 설득하는 데 실패하면 상대를 빨갱이라고 공격합니다.

반면에 후자는 전자를 신자유주의자라고 공격합니다.

 

그리하여 기업이 추구해야 할 진정한 목적이 무엇인 지에 대한 합리적 토론은

뒷전으로 밀려나고 빠돌이 빠순이들의 감정 대립으로 치닫게 됩니다. 

 

위에 제시한 예는 정치토론은 물론이고, 종교에 대한 토론이나 경제, 사회, 문화 등 각 방면에 걸쳐 펼쳐지는 토론에서 항상 발생하는 현상입니다. 이곳 게임토론 게시판에서도 마찬가지라는 점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이상은 잡담이었습니다. 본론으로 들어 갑니다. 이 글은 블리자드와 엔씨 중, 어느쪽이 더 우리 게임유저들을 위하는 게임사인 지를 분석하는 글입니다.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시작하기에 앞서서 한가지 부탁말씀 드리고 싶은 것은 제발 어느 한 쪽편에 서서 편향된 시각으로 반론을 제기하지 말고 합리적인 토론을 해 주셨으면 하는 것입니다.

 

블리자드 VS 엔씨, 누가 더 유저를 위하는 게임사인가.

 

우리 세대에서 그러하였듯이 지금의 청소년에게도 같은 교육이 시행되고 있습니다. "기업의 목적은 <사적>이윤 추구다."라는 주입식 교육 말입니다. 그리하여 체념이 일상화돼 버렸습니다. 소비자의 권리가 침해 당하더라도, 요컨대 기업이 소비자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으로 사적 이윤을 추구하더라도 그 작태를 당연시 한다는 것입니다.

 

그 뿐만이 아닙니다. 기업에 소속돼 노동을 하는, (현장직 육체노동자이든 아니면, 사무직 정신노동자이든, 정규직이든 비정규직이든 어쨌든) 노동자를 착취해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의 작태도, "기업의 목적은 이윤 추구이기에 그것도 정당하다."라는 지배 이데올로기가 당연한 걸로 인식되는, 참람한 세상이 지금의 우리네 세상입니다.

 

따라서 저는 "기업의 목적은 사적 이윤 추구가 아니라 <공동체>의 공공선이다."라는 주장을 바탕으로 블리자드와 엔씨 중, 어느 기업이 유저들을 더 위하는 게임사인지를 판단하려고 합니다.

 

첫째, 게임사의 캐쉬템 문제...

 

이 문제에 있어선 블리자드나 엔시나 둘 다 개늠들입니다. 물론 정도의 차이가 없지는 않습니다. 엔씨보다는 블리자드가 덜 심한 편이지요. 그럼에도 캐쉬템을 내세워 유저들을 등처먹는 방법으로 기업의 사적 이윤을 추구한다는 점에 있어선 오십보 백보이기에 둘 다 개늠들이란 것입니다. 점수를 매기자면, 둘 다 빵점.

 

둘째, 현거래를 바라보는 게임사의 입장...

 

이 문제에 있어서는 엔씨보다는 블리자드에 더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왜냐하면, 게임을 게임으로 순수하게 바라보는 수준을 측정하자면 와우가 리니지보다는 더 옳은 방향성이기 때문입니다.

 

이야기인 즉슨, 유저들 사이에 현거래가 많아지면 많아질 수록 게임사의 이윤에 더 유리하다는 것을, 리니지라는 게임의 예를 통해 잘 알고 있었던 블리자드이지만, 리니지 등장 이후, 6년 여가 흐른 시점에서도 그에 굴하지 않고 손해를 감수하면서 현거래가 없어도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겠다는 포부로 와우를 만들었다는 점입니다. 점수를 매기자면 블리자드 100점 승, 엔씨 빵점 패.

 

세째, 현거래 문제에 대처하는 게임사의 자세...

 

이 문제에 있어서도 엔시사보다는 블리자드사에 점수를 더 줍니다. 게임을 게임자체로 순수하게 바라보며, 현거래 반대의 최 선봉에 섰던 블리자드사가 최근에 들어 서서 현거래 찬성의 최 선봉에 서는 황당한 시츄에이션을 보여주고 있는 데에는, 그 이면에 자사의 이윤을 추구하려는 목적의식이 없지 않겠지만, 결과적으로 그것이 유저(소비자)들을 위하는 방향성이 될 수 있다는 점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게임사와 유저 모두가 윈윈할 수 있는 결과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블리자드에 더 점수를 주는 것입니다.

 

덧 붙이자면,

 

해킹, 사기, 자동사무실 등, 암묵적 현거래로 인한 폐단들을 전적으로 유저(소비자)의 책임으로 돌리면서 <사적> 이윤을 극단적으로 추구하는 엔씨사에 비해서는 블리자드사의 방향성이 (물론, 중계사이트를 직접 운영하지 않고 제 3자를 통해서 하려고 한다는 점에 있어서 책임의식이 없는, 참으로 안타까운 경우이기는 하지만) 종국에 가선 게임사가 전적으로 책임질 수밖에 없는 결과로 귀결될 것이라는 점에서 엔씨사보다는 블리자드사의 손을 들어 주는 것입니다. 점수를 매기자면 블리자드 100점 승, 엔시 빵점 패. 

 

네째, 게임 내의 재화 즉, 아이템이나 게임머니 그리고 개릭터가 현실의 재화가치로 인정되는 수준에 있어...

 

앞서 열거한 첫번째는 동률이었고, 두번째와 세번째는 블리자드사의 승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네번째는 엔씨사의 승입니다.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엔씨사의 리니지와 리니지2를 보면, 유저들이 가지고 있는 게임 내의 재화, 즉 아이템과 게임머니 그리고 캐릭터가 게임사의 갑자스런 업데이트로 쓰레기가 될 일은 전혀 업다시피 합니다. 물론, 업데이트 시마다 약간의 시새 변동에 따른 개별 아이템의 등락은 있을지 모르지만, 전체적으론 유저들의 게임 내의 재화를 존중하는 방향으로 (지난 10여 년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는 겁니다. 요컨대, 유저 간의 현거래를 게임사 차원에선 금지하면서도, 전체 사회적 차원에선 유저들을 파격적으로 위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반면에 블리자드사의 와우를 보자면, 확장팩이 등장할 때마다 유저들이 가지고 있는 기존의 게임 내 재화들이 상당 수준으로 가치 절하돼 버리곤 했습니다. 게임사 차원에서도 그렇고 전체 사회적 차원에서도 유저들에 대한 배려가 많이 부족하다는 겁니다. 따라서 점수를 매기자면 블리자드 패 빵점, 엔씨 승 100점.

 

글이 길어지고 있습니다. 긴 글을 극단적으로 싫어하시는 분도 계시고, 깊이있는 생각을 하는 것을 골치 아프다며 싫어하시는 분도 계실 터이기에 정리하면서 그만 마무리 합니다.

 

서두로 돌아가서, 블리자드와 엔씨 중, 누가 더 유저들을 위하는 게임사인 지를 판단하는 데에 있어 가장 중점을 두어야 할 본질, 기준선은 어느 게임사가 자사의 <사적> 이윤을 덜 추구하느냐 이며, 어느 게임사가 <공동체>의 공공선을 더 추구하냐입니다.

 

위 기준을 바탕으로 판단을 내리다보면, 네 가지로 나누어 본...

 

캐쉬템 문제...

현거래를 바라보는 게임사의 입장...

현거래 문제에 대처하는 자세...

게임 내의 재화 즉, 아이템이나 게임머니, 개릭터가 현실의 재화가치로 인정되는 수준...

 

을 여러분께서 판단하고 정리하는 데에 있어서 합리적인 결론에 도달할 수 있을 것입니다. 본인의 경우,  읽는 이의 이해를 돕기 위해 빵점과 100점, 승과 패로 극명하게 판단을 내렸습니다만, 내심으론 네번째인 <게임 내의 재화가 현실의 재화가치로 인정되는 수준...>을 가장 중요하게 보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내심으론 엔씨가 블리자드보다는 더 유저를 위하는 게임사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여러분도 여러분 내심으론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있을 겁니다. 그러하니 여러분은 또 여러분 나름대로 판단을 내려 보시기 바랍니다.

 

"기업의 목적은 사적 이윤 추구가 아니라 <공동체>의 공공선이다."라는 점은 잊지 마시고..., 게임에 대한 토론이 아니더라도 여하한 토론을 함에 있어서도 항상 기준점으로 삼으시기를 바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