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직원들과 너무 친한 거 아냐?"

여직원들과 친합니다. 네, 친하죠.

왜? 저는 남자를 좋아하지 않거든요.

일적으로야 공적으로 공평하게 대하죠.

그런데 개인적으로까지 공평할 수는 없잖아요.

저는 여자가 좋습니다.

외모나 성적으로 좋아하는 게 아니라,

그냥 사람으로서 좋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목소리 톤에, 제 취향에는 여자가 좋습니다.

남자들이랑 이야기하는 주제는 게임, 여자, 일, 정치... 이런 딱딱한 얘기 뿐이잖아요.

여자들이랑 이야기하는 건 귀여운 소품, 요리, 맛집, 다이어트 등등 부드러운 이야기가 많아요.

저도 요리하는 거 좋아하고,

남들은 피규어 모을 때 저는 봉제 인형을 삽니다.

뜨개질도 요즘 배우려고 하는 터라

좋아하는 이야기 소재가 남자들이랑은 이어지지가 않아요.

아니, 진짜 기분 더러운 건 이런 이야기를 남자들하고 하다보면

"남자가 그런 걸 해요?" 같은 기분 나쁜 반응이 나오는 걸요.

제 취향이 다소 여성향인 건 인정합니다.

그렇다고 뭐 게이인 것도 아니고, 성 정체성이 모호한 것도 아니에요.

여자들을 대할 때 혼전순결이라는 쉴드를 치지만,

그렇다고 남자들한테 엉덩이를 들이밀지 않는다 말입니다.

세상이 흉흉한 거 알아요.

여직원들이랑 친하게 지내다 회사일로 좀 엄하게 대했더니 미투 당했다는 사례 모르는 거 아닙니다.

그리고 그런 일이 많다는 것도 들어 알고 있어요.

회사 입장에서는 여직원들이랑 하하호호 하는 게 단순히 썸 나서 이상한 소문 돌고

그래서 회사 분위기가 이상해질까봐라기보다 그 망할 미투 때문에 단속하려는 거 알아요.



근데, 진짜.. 후..

그렇게 회사 사람들과 일적으로만 대할 거면,

뭐하러 회사를 다니는지 알 수가 없네요.

사람과 사람이 모여 회사인 겁니다.

사람과 사람이 모이니 당연히 사람과의 만남과 사람과의 이야기와 사람과의 추억이 남는 거죠.

이런 걸 미투 무서워서 금지할 거라면...

그냥 회사에 모이는 건 회의 때만 모이고 재택근무 하는 게 맞지 않습니까?



점점 회사가 삭막해져 가네요.

누가 뭐래도 나는 여직원들이랑 친하게 지낼 겁니다.

그런 정신적 휴식마저도 허락받지 못한다면, 회사 못 다닐 듯.



저처럼 여직원과의 친분 때문에 주의나 경고 받는 분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