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나간 약물중독 의사 하우스에 대한 미드를 보신분들은 아시겠지만, 이 미드는 엇나가 있는 주인공이 하는 말 중에 감명깊게 새겨들을만한 이야기들이 많습니다.

세상을 비꽈 보지만, 한편으로 그렇기 때문에만 알 수 있는 삶에 대한 관점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개인적으론 매우 추천했던 미드입니다. 이젠 종영한지도 10년 되가는 거 같은데;


여튼 각설하고.


제가 감명깊었던 부분은, 주인공 하우스는 원체 유능해서(모티브가 셜록 홈즈임) 진단의학과라는 자기 학과에 3명의 조수를 채용해서 그놈들 면박주고 부려먹고 이용해먹고 놀려먹는 재미가 쏠쏠한 양반이었는데, 이 세 조수중 한 여성이 어느 계기를 통해 자신의 흑인 선배는 무려 존스 홉킨스 출신의 수재란 사실과, 자기보다 선배지만 어쨌든 좀 잘생긴 멍청해보이는 녀석도 알고보면 아버지가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의사에 외과실력도 생각보다 준수한 친구란 사실을 깨닫고, 자신 정도의 스펙에 어떻게 하우스의 진단의학과에 들어올 수 있었는지 의심하게 됩니다.

(하우스는 의학계의 전설의 레전드 급이라서 진단의학과에 자리나면 면접보려고 전화했다 하우스 목소리 듣는것만으로 괴성을 지르게 만드는 레전드는 아니고 전설급)


그리고 이 여의사는, 하우스에게 물어봅니다.


"저를 왜 뽑았나요?"


하우스는 언젠가 이 질문을 들을 줄 알았다는 듯, 망설이지 않고 대답해줍니다.


"니가 예뻐서."


예쁘긴 한데;;;


여의사는 어이가 없어 되묻습니다.


"저는, 공부도 열심히 하고 여기 오려고 노력도 진짜 많이 했는데, 절 뽑은게 단지 예뻐서라구요?"


그러자 하우스가 비웃듯 대답하죠.


"니가 공부도 열심히하고 노력도 많이 하긴 했지. 하지만 존스홉킨스를 나온 정도는 아니고, 그렇다고 누구처럼 아버지 빽이 있는 것도 아니잖아?"


여의사는 더 어이없다는 듯 되묻습니다.


"그래서, 절 예쁘다고 뽑았다구요?"


하우스가 대답해주죠.


"그래, 너만큼 예쁘고 끝내주는 여자라면, 딱히 그만한 노력을 하지않고 살더라도 얼마든지 쉽게 살아갈 방법이 많지. 그럼에도 너는 그걸 이용하려 하지 않고 멍청할 정도로 열심히 노력했어. 너 스스로 니가 예쁘단 걸 모르지 않음에도 말이지. 나는 그렇기 때문에 무엇이 너를 그렇게 몰아세웠는지 궁금해졌고, 그래서 너를 뽑았어."


캐머론은 더욱 화가 난다는듯이 따집니다.

"제 노력보다 제 외모를 더 높게 평가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어요."


하우스가 대답하죠.

"부모로부터 학대라도 받았나? 자네의 노력만큼이나 자네의 외모 또한 부모로부터 받은 재능인데, 왜 그걸 부정하는거지? 흥미롭군."



뭐, 원체 오래전에 봤던 대담이라 정확한 내용이 기억나지 않습니다만, 대화는 대략 저렇게 흘러갑니다.

보통 사람이라면, 그리고 요즘 형국이라면 쉽사리 내뱉지 못하고 감수성 인민재판에 회부될만한 발언이겠습니다만;어떻게 보면 생각해볼만한 이야기를 던져주더군요.


외모 또한 하나의 가치이며, 외모로 돈을 버는게 굳이 나쁜 것인가 하는.

그리고 그렇게 생각하니, 성매매하는 것이 개인의 판단을 넘어서는, 국가나 사회가 죄악시해야하는 부분인가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되더군요.

그렇다고 성격상 귀찮아서라도 그런걸 시도해볼 생각조차 하진 않았습니다만;덕분에 40가까운 세월을 모쏠로 살기도 했습니다만; 여튼.

단순히 성의 매매라든지 하는 지엽적인 부분에서의 판단이 아닌, 직업의 귀천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보게 되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래, 딱히 머리가 더 좋다고 그것을 더 대단한 것으로 찬양할 필요도 없고, 육체노동을 한다고 해서 그것을 더 천시할 권리나 근거 또한 없다.

한낱 미드에 불과하지만, 꽤 재미있고 생각해볼만한 주제를 던져주더군요.


그래서 미드를 추천할 기회가 있으면 하우스를 항상 추천하곤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여러분도 하우스 한번 찾아 봐보실?(예전에 넷플릭스에 올라왔었던걸로 기억하는데 요즘 넷플을 안써서 모르겠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