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들 중세 유럽을 암흑시대라 부르며, 그 근거로 초야권을 들기도 한다.

※초야권 : 결혼하는 신부의 첫날밤을 남편이 아닌 영주가 가져가는 제도


봉건 영주에게 세 딸을 데려와 바치는 중세의 노인 - 바실리 폴레노프 1874 -


초야권에 대한 최초의 기록은 길가메시 서사시로 볼 수 있는데 그 내용에 따르면

길가메시가 초야권을 주장하자 사람들이 신에게 빌어, 신이 엔키두를 보내 길가메시와 싸우게 했다.

이외로도 로마시대의 문학작품(300년경)에서 등장하기도 하며, 

천년후(1,300년경)에는 본격적으로 초야권에 대한 이야기가 문학작품에서 등장하게 된다.

그럼 거의 천년에 달하는 기간동안 초야권에 대한 기록들이 남아있냐면 없다. 아직까지 학계에 발표되지 않은

미공개의 기록이 있으면 모를까





그럼 과연 초야권은 정말 있었을까?

답은 아니다.

문학작품이 아닌 실제 전 유럽에서 나온 사료에는 초야권을 실행한 기록이 전혀 없다!








굳이 따진다면 위의 자료처럼 초야권에 대해 연구를 한

독일 괴팅턴대학 박사 Jörg Wettlaufer가 쓴 글에 나오는 스페인 카탈루냐 지방에서

영주가 초야권을 근거로 신부에게 성희롱을 하자 주민들이 폭동을 일으켰다!(1,500년경)는 자료 단하나 뿐이다.

이것도 성희롱했다는 기록이지 하룻밤을 보냈다는 기록이 아니다!



최근의 역사학계는 초야권은 거의 실행되지 않은게 아닌, 아예 존재하지 않았다고 보는데

그 이유는 초야권을 실행한 역사기록이 단!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이 초야권이란게 유명해지자 1400년대에 들어서

'야 초야권이란 법이 있네? 이걸로 돈 좀 더 뜯어내자 ㅋㅋ'라는 경우는 생겼지만

'나 초야권 있음 니 와이프는 나랑 잔다' 고 하는 경우는 전무하다,

그럼 초야권이 왜 이렇게 유명해졌냐 하는게 문제인데, 그 이유로 드는 것들이 여러개가 있지만



가장 대표적인 세가지만 살펴보자면

후대 계몽주의자들이 중세를 폄하하기 위해 사실인 것처럼 뻥튀기 했기 때문인 것으로 본다.

계몽주의자들의 주된 논리는 "암흑과도 같은 중세를 계몽을 통해 바꾸어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갔다" 이다.

그럼 중세는 암흑이어야만 하는데 그 논거로 들 가장 좋은 수단이 초야권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위에서 말한 돈 좀 더 뜯어내려고 초야권을 핑계로 헛짓거리한 영주들 때문이다.

전개 과정을 보면

1. 문학 작품에 초야권 등장
2. 진짜 있는 것처럼 퍼져나감
3. 영주 : 돈 더 필요한데 이런법이? 내가 마누라랑 자는거 싫으면 돈내놔!
4. 평민 : 끄앙 귀족들이 진짜 있다고 하니까 진짜겠네 ㅜㅜ 세금 더 낼께요 ㅜㅜ




마지막으로 문학작품에 등장한건 실제 있었던 일이었기 때문이 아니라

폭정을 하는 영주에 대한 묘사로 쓰기에 가장 좋은 도구가 초야권 이었기 때문에 쓴거로 봐야된다.

동양에서 좀만 폭정하면 주지육림이라 계속 말이 나오는 이유와 똑같다.




거기다 초야권에 대한 말이 본격적으로 퍼져나가기 시작한 1300년대는 중세시대 말이다.

한마디로 기독교를 철썩같이 믿으며 살던 시대의 사람들인데 과연?





이게 기독교가 완전히 자리를 잡고난 뒤의 중세시대의 성생활을 보여주는 짤이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소위 지식인들이 자신의 논리를 뒷받침하기 위해 거짓된 자료를 들고오는건 매한가지였다.

역사학자들이 연구가 잘 안되었을땐 초야권이 실제했다고 믿었으나 계속된 중세 연구끝에 밝혀지게 된것이다.



용과 마녀의 존재는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이 믿었지만 진실이 아닌 하나의 전설에 불과했듯이

초야권 또한 수 많은 사람들이 믿었던 하나의 전설이라고 본다.






영국 대학에서 1961년에 쓴 글에서도

"The most substantial body of modern opinion would reject it as a myth"

"현대 견해의 핵심은 이것(초야권)을 하나의 전설로써 거부할 것이다."





이제 중세시대는 무지몽매하고 초야권이라는 극단적인 풍습이 난무하던 아비규환이라는 인식은

바꿔야하지 않을까?












결코 나는 못 하는데 영주들은 하니까 질투나서 그러는게 아니다 ㅇ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