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야모토 무사시는 일본 전국시대 말기에 등장한 검호입니다.

혹자는 그를 가리켜 검성이라고 칭하는 경우도 있지만,
일반적으로 일본에서 검성이라고 하면 
500년 이래 최강의 남자라는 별명을 가진 츠카하라 보쿠덴이나
고금제일의 달인으로 불리는 카미이즈미 노부츠나 정도입니다.
이건 제 개인적인 의견이 아니라 일본 검도 연맹의 공식 입장이기도 합니다.

검호든 검성이든, 소설이나 만화 등으로 인해 제법 많이 알려져 있고
그 때문에 미화도 많이 된 인물이 바로 이 미야모토 무사시인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죠

이런 식으로 말입니다.



뭔가 묘한 그림이 있지만 무시하시고,



하지만 이런 무사시에 대해 잘 알려지지 않은 내용이 한 가지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미야모토 무사시는 일생 동안 단 한 번의 목욕도 하지 않았다는 이야기입니다.
일설에는, 하도 안 씻어서 냄새가 백미터 거리에서도 느껴졌을 정도라더군요.




어? 그게 정말인가요?
그런 내용은 본 적이 없는데요?

...라고 하실 분들도 계실 겁니다.

그럼 근거는 무엇일까요.

먼저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가신이었던 와타나베 코우안의 기록인 '渡辺幸庵対話'에 이런 내용이 있습니다.

「武蔵は行水が嫌いで一生沐浴しなかった。裸足で外を歩き、足が汚れても拭くだけで衣服も汚れ放題であった。汚れを隠すため衣服は麻織の赤い無地の衣服を着ていた」

-무사시는 물에 닿는 것을 싫어해서 평생 목욕을 하지 않았다. 맨발로 밖을 걷고, 발이 더러워져도 얼룩을 닦는 게 고작이고 옷이 더러워져도 방치할 뿐이다. 더러움을 감추기 위해서 옷도 삼베로 된 붉은 단색의 옷을 입었다.


또한, 미야모토 무사시에 대한 출전으로 가장 널리 알려진 '丹治峯均筆記'에도 이런 내용이 나옵니다.

「武洲、一生髪ヲケズラズ、爪トラズ、浴セズ」
-무사시는, 평생 머리카락을 자르지 않고, 손톱도 자르지 않고, 목욕도 하지 않았다.

「夏日ニハ、手拭ヲ濕シテ身ヲ拭ハレタリ」
-여름에는 수건을 적셔 몸을 닦았다.

「吾、士官ノ望ナシ。縦バ、手桶一ツノ湯ニテハ身ノ垢ハ洗ベシ。心ノ裡ノ垢ヲスグニ暇ナシ」
-나는 임관하고자 하는 욕심이 없다. 한 통의 탕에 몸을 씻는 것보다도, 마음의 때를 씻느라 정신이 없다.




사실 위에 언급한 와타나베 코우안이라는 인물부터가 좀 논란이 있긴 합니다.
다른 건 일단 그렇다 쳐도, 무려 130살을 살았다는 식의 내용 때문이죠.
사실이라고 하기엔 좀 터무니 없다고나 할까요. 

뒤에 언급된 '丹治峯均筆記'도 확실한 사료라고 믿기엔 미묘한 부분이 존재합니다.
다도가인 타치바나 호킨이 썼다고 되어 있고 주요 사료로 밀고 있기는 한데, 미야모토 무사시 시대에 적은 것이 아니라 메이지 시대에 기존 사료를 바탕으로 편찬한 글이기 때문에 내용의 진실성 여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습니다.


무사시가 몸을 씻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도 여러가지 이야기가 있습니다.

목욕을 하다보면 방심 상태가 되기 쉽기 때문에 그렇다 라든지, 어릴 때 목욕하다가 습격 당한 경험이 있어서 그렇다든지... 이런 저런 얘기가 있긴 합니다만 이것도 딱히 정확한 사료를 제시하긴 어렵습니다.

그냥 이런 얘기도 있다는 정도로만 알아두시면 좋을 듯 싶네요.
믿거나, 말거나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