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육이는 잎에 물을 저장하는 형태의 식물을 통칭해서 부르는 이름입니다.
그래서 실제로는 서로 다른 수많은 종이 존재하고 있죠.

원예에 처음 도전하는 분들이 다육이를 선택하는 이유에는 여러가지가 있겠습니다만
대부분의 경우는 손이 많이 가지 않는다는 점일 겁니다.
대부분 건조 기후에서 살아가는 종이 많다 보니
한달에 한두번 정도만 물을 주면 되니까요.

하지만 사실 다육이는 알고 보면 꽤 까다로운 식물입니다.
제대로 키우려면 신경 써야 할 부분이 상당히 많죠.




게다가 이 나라가 어떤 곳입니까.
약한 자는 살아남지 못한다는 헬조선입니다.

다른 곳에서 날고 기는 외래종들도 얼마 버티지 못하고 쓸려나가는 건 예사고
무기를 만들라 쳐도 혹한과 혹서를 전부 감당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전제가 붙습니다.

당연한 얘기지만, 이런 곳이다 보니 식물이 살아가기도 쉽지 않은 건 마찬가지입니다.
제법 강인한 생명력을 가졌다고 알려진 다육이도 버티기 쉽지 않을 정도로요.



대부분의 다육이는 하루 여섯 시간 햇빛을 받아야만 합니다만
헬조선의 뜨거운 한여름 햇빛은 그런 다육이조차 타죽게 만드는 위력이 있습니다.



장마철은 또 어떤가요.
쏟아붓는 장마를 몇 시간씩 직격 당하고 살 수 있는 다육이는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그리고, 헬조선의 겨울은 대부분 사막 기후가 원산지인 다육이들에게는 매우 혹독한 환경이 됩니다.
사막도 무조건 뜨겁기만 한 건 아니고 일반적인 환경이라면 노지 월동이 가능한 다육이가 없는 건 아닙니다만
헬조선의 겨울은 그 모든 걸 씹어먹을 정도의 위력이 있죠.


하기야, 생명을 보살피는 건데 어디 쉽기만 하겠습니까.
그나마 난이도가 낮다고 여겨지는 다육이를 키우는 일조차도 이런 난관들이 도사리고 있다는 얘깁니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일이 있습니다.

사실 대부분의 다육이들은 다른 지역에서 넘어온 외래종입니다.
하지만, 모두가 그런 건 아닙니다.
다육이 중에서도 엄연히 이 불지옥반도의 환경을 견디고 살아남은 토종이 존재합니다.



이 녀석의 이름은 바위솔입니다.
사실 바위솔이라고 불리는 다육이에도 종류가 굉장히 많아요.
이 놈은 그 중에도 솔방울 바위솔이라고 불리는 놈입니다.

위의 사진에 있는 놈은
이번 추석때 큰집에 갔다가 발견한 놈입니다.
자구 하나를 떼어서 종이컵에 담아 가져온 다음, 남아도는 포트에 심었어요.



바위솔은 우리나라 환경에 최적화된 다육이입니다.

여름 땡볕? 견뎌냅니다.
장마철? 그냥 밖에 내놓고 장마 다 맞춰도 됩니다.
겨울은 어떠냐고요? 상관없습니다. 영하의 추위에도 끄떡없습니다.

애초에 불지옥반도의 환경을 견디고 살아남은 종입니다.
환경적인 요인으로 어떻게 될 이유가 없다는 얘기죠.
뭐... 그렇다고 무슨 일이 있어도 안 죽는다는 얘긴 아닙니다만
키우는 난이도는 다른 어떤 녀석보다도 낮은 편입니다.





동물은 엄두도 못내고
식물이라도 키워보고 싶지만
뭐든 손에 걸렸다 하면 죽어나가는 마이너스의 손이신가요?

그런 분들께 권합니다.
바위솔은 어지간해서는 안 죽는 강인한 식물이니까요.

다만, 바위솔을 키우실 때 한 가지 기억하셔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어지간해서는 죽지 않는 녀석이지만
꽃을 피우고 씨앗을 맺으면 반드시 죽습니다.
따라서 열심히 키운 녀석을 죽이고 싶지 않다면 열매를 맺기 전 반드시 꽃대를 잘라주세요.
그러면 씨앗을 맺는 대신 자구를 맺게 됩니다.





토종 다육이 바위솔
한번 키워보지 않으실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