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너무 한가해서 시간이 안 가는 관계로 살면서 특이했던 경험 하나를 공유해 볼까 함.

아마 2007년 경이니까 15년정도 된 것 같은데 정말 특이했던 경험이라 기억이 생생함.

그때 난 지방에서 서울에 첨 올라왔고 집을 구하는 동안 약 2주간을 찜질방에서 생활을 해야 했음.

돈이 없어서 숙박업소를 잡기는 힘들었기에 깨끗하고 시설 좋은 찜질방을 찾아다녔었음.

지금처럼 스마트폰이 있던 시절은 아니었고, 서울 지리도 잘 몰랐던 때라 PC방에서 약도를 그려서 찾아가곤 했는데..

매일매일 서울 좋다는 찜질방을 찾아다니는 재미도 있었음. 연인들이 찜질방 데이트도 많이 하고 그랬던 걸로 기억함.

한번은 종로 모찜질방(이름이 기억이 안남)을 약도보며 찾아간 적이 있음.

지금 어디쯤인지도 잘 모르겠음.. 그땐 완전 촌놈이라 서울 지리에 대해 아는 게 전무했고 대략 기억나는 건 종로 무슨 역에서 내려서 한참 골목골목 찾아갔던 기억만 남..

각설하고.. 

약도보며 찾아갔고 건물은 찾은 것 같은데 찜질방 표시가 없었음..

겨울이라 초저녁임에도 해는 금방 저물 것 같은데 찜질방은 못찾고 그 건물 주위를 빙빙 돌고 있는데

어떤 남자가 말을 걸어왔음.

"혹시 뭐 찾으세요?"

얼굴을 보니 한 30대 중반쯤으로 보이고 특이한 점은 없어보여서 순순히 찜질방 찾는다고 말해줌. 

그랬더니 그 남자가 자기도 마침 찜질방 가는 중인데 같이 가자고 함..

지금이면 모르는 사람 따라가진 않았을 텐데..

그땐 지방에서 막 올라와서 서울에 대한 동경도 있었기에(강남에서 버스 줄서서 타는 것 보고 충격먹었었음)

'와 서울사람들은 정말 친절하구나' 이 생각하며 따라갔음.

그남자 따라 가는데..

 무슨 과일가게였나 핸드폰가게였나 작은 점포 옆에 지하로 내려가는 입구가 있었고 초저녁이라 그런지 등도 안켜져서 어둡게 보이는 입구로 그남자가 들어가며 따라오라고 했음. 

그땐 조금 당황했지만 별일 있겠나 싶어서 따라 두층정도 내려가니 문이 있었고 그 문을 여니 정말 찜질방이 있었음.

카운터가서 계산하려고 하는데 무슨 쿠폰?? 할인쿠폰이라고 해야하나 뭐 그걸 있냐고 물어봤음.

그래서 그냥 돈내면 되는거 아니냐 했더니 쿠폰이 있어야 된다고 하는데 이해를 못해서 서로 딴소리를 하며 입장을 못하고 있었음.(지금 생각해보면 쿠폰이 아니라 회원권 초대권 같은걸 이야기 했던듯)

먼저 들어갔던 친절했던 그 남자가 돌아 나오더니 자기가 주겠다고 하며 입장을 도와줌.

그래서 겨우 입장하고 졸래졸래 그사람 따라 들어가는데 락커룸쪽으로 가면서 그남자가 씻고 맥주나 한잔 하자고 제안해 오는 거임..

근데 난 지금도 술을 잘 안마시고 아니, 못마시고.. 낯선사람과 뭘 먹기엔 숫기도 없던 시절이라 

도와주셔서 정말 감사한데 죄송하지만 술은 안마신다고 정중하게 거절했음.

근데 이 남자가 끈질긴게.. 계속 따라다니며 한잔만 하자고 졸라대는 거임..

그래서 제가 사드릴순 있는데 씻고 일찍 잘거라고 계속 거절했음.

결국 탕까지도 따라 들어와서 굳이 넒은 곳 두고 옆에와서 씻는데 그때부터 뭔가 슬슬 이상함이 느껴졌음..

머리감느라 눈감고 머리 거품내고 있는데... 등뒤에 이상한 느낌이 나는거임..

일단 1부 여기까지하고 일하고 와야겠네요.. 글 같은 거 안써보다 쓰려니 시간이 후딱가네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