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 89년생 신입이 들어와서 아침에 잠깐 커피 한잔하면서 이야기좀 하고 
사무실 들와서 교육 1시간정도 하고나서 잠시 메뉴얼 넘겨주고 짬을내어 글을 찌끄림 

옆자리 과장이랑 89년도에 뭐했지 하는 주제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나는 89년도에 뭘 했었나 기억을 거슬러보면 
강원도 깡촌에서 살다가 서울 강동구로 이사와서 얼마 안되었을 때였던것 같음 

안성탕면이 100원, 120원이고 삼양라면인가 쇠고기면이 80원이였을때 
100원을 들고 동네 슈퍼를 가면 80원짜리 라면을 사서 부셔먹고 20원으로 
조그만 사탕을 받아 라면을 다 먹은 후에 입가심으로 먹곤 했음 
(내가 가장 좋아하는 라면은 빙그레 우리집라면이였음)

학교 마치고 집에오는길에 있던 떡볶이 포장마차 
떡볶이 200원 어치에 야끼만두 50원짜리 두개 넣어 300원어치 먹으면 세상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었음 

외식은 1년에 한두번? 
가족중 누군가의 졸업이나 입학 또는 그에 준하는 이슈가 있을때나 외식을 했고 
그 당시 먹으러갔던 중국집에서 짜장면이 500원에서 700원으로 올랐음  

외식은 없었지만 가끔식 달에 한번 정도 아버지가 회사 회식마치고 귀가하시면서
사오시던 노란 종이봉투에 담겨있던 통닭, 그리고 비니루 봉다리에 담긴 치킨무

까슬까슬해진 수염으로 내 얼굴을 비비면 따갑다고 아버지를 밀어 내면서도 
아버지 손에 담긴 통닭에서 눈을 뗄수 없었던게 기억이 남  

자장면이 7백원이였으나 돈까스가 3천원 언저리였으니 그때의 돈까스는 
어마어마하게 고급 음식이였고... 

그렇기에 내 또래의 남자 아이들과 똑같이 돈까스를 먹으러 간다고 좋다고 
어머니 손을 잡고 집을 나섰다가 엉거주춤한 포즈로 종이컵을 씌운채로 집에 
돌아올때의 그 배신감이 기억남 .. 

쓰다보니 일기글이네 ... 그냥 아침에 신입직원하고 이야기 하다가 그당시때
어릴적 기억들이 하나 둘씩 빼꼼하고 머리를 내밀어 그리운 마음에 글을 찌끄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