즈이카쿠, 쇼카쿠-엔터프라이즈의 숙적 


즈이카쿠와 쇼카쿠는 진주만 공습에서 처음 등장한 항공모함이다 


앞서 등장했던 일본의 항모들이 과도기에 만들어져 이런저런 문제점이 있었던데 반해 

함교를 우현에 설치하고 방어에도 신경을 쓴 함선이었다 


순양항급의 포격을 버텨낼 수 있는 선체, 일본해군 최추의 구상선수(선면 아래가 공처럼 부풀어 오른 형태) 

도입으로 속도도 빨랐다 


또한 질긴 생명력으로 지속적으로 개량을 거듭하고 수리궁들의 숙련도가 올라가 

일본 해군 치고는 꽤나 그럴듯한 항모로 완성되었다 



진주만 이후에도 여러 전장에 참여했는데 엔터프라이즈가 속한 요크타운급과의 전과를 살펴보면 


산호해 해전에서 요크타운급의 첫째인 요크타운을 중파시킨다 

이때 요크타운이 응급수리만을 마치고 연거푸 전장에 등장했지만 결국 이 해전에서 요크타운은 격침된다 


미드웨이 해전 이후에는 일본 해군의 정규항모가 즈이카쿠와 쇼카쿠만이 남게 되었으므로 

과달카날 해역의 여러 해전에 참여하게 된다 


동부 솔로몬 해전에서는 엔터프라이즈를 대파시켰으나 이를 침몰시키기 위한 시도가 때마침 내린 스콜에 의해 무마된다 

최악의 상황에서 끝끝내 살아돌아온 엔터프라이즈는 간신히 호넷과 합류한다


그 후 벌어진 산타크루즈 해전에서 이 호넷을 격파한다 

엔터프라이즈는 명중탄을 맞아 전장을 이탈한다 


산타크루즈 해전은 대전 중 아직 전력다운 전력이 남아있던 일본군이 총력을 기울여 해전다운 해전을 펼친

마지막 전장으로 교전에서는 승리했지만 호넷이 수많은 베테랑 파일럿들을 저승길 동무로 삼았다 


이 손실이 향후 쇼카쿠 자매의 운명을 결정짓는다 


엔터프라이즈가 이탈한 과달카날을 점령하나 했으나 수리작업을 하는 승무원들을 태우고 전장에 복귀한 

엔트프라이즈에 의해 저지 


이 시기의 엔터프라이즈는 태평양에서 유일한 미해군 정규항모로서 활약한다 



한가지 재미있는 것은 이런 무수한 전장을 넘으며 즈이카쿠가 단 한발의 피탄도 없었던 강운함이었던데 반해 

쇼카쿠는 매 전투마다 크고 작은 피해를 입었던 불운함이었다는데 있다 


요크타운이 침몰한 산호해 해전에서는 즈이카쿠의 승무원 조차도 쇼카쿠가 죽었다고 생각할 정도의 몰골이었고 

호넷이 침몰한 산타크루즈 해전에서는 갑판이 박살나고 수리에 9개월이 들어갈 정도로 중상을 입었다 



이에 대해서는 쇼카쿠가 입은 피해들이 동생인 즈이카쿠의 불운까지 떠맡은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어떻게 보면 동생몫의 불운까지 끌어안고 살아남은 쇼카쿠야 말로 진정한 행운함일지도 모른다 



길었던 행운과 불운을 오고가는 전장을 넘기고 

결국 과달카날 전투에서 버텨낸 미해군이 엔터프라이즈를 포함 15척의 항모를 동원한 필리핀 해 전투에서 쇼카쿠가 침몰한다 


이때까지도 피탄이 없었던 강운함 즈이카쿠는 바로 다음 전장에서 침몰한다 



실상 태평양 전쟁의 주역이며 신화와도 같은 이야기를 써내려간 엔터프라이즈지만 


쇼카쿠 자매에게도 엔터프라이즈를 침몰시킬 기회가 있었다 


기회라기보다는 그렇게 될 예정이었다 


진주만 공습 당시 엔터프라이즈는 12월 6일에 입항할 예정이었는데 폭풍을 만나 일정이 하루 늦춰진 것이다 

진주만 공습이 있었던 것은 12월 7일 


주인공이었기 때문에 살아남았다 라는 설명 외에는 마땅한 이유가 없을 정도로 

행운과 영웅적인 일화로 가득찬 엔터프라이즈에 반해 


쇼카쿠 자매는 끝끝내 주인공이 되지 못했다 


신의 장난인가

인간의 한계인가 



쇼카쿠는 그것을 확인하려 하기 보다는 


이번에도 동생의 뒷바라지에 여념이 없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