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지사가 오늘 페이스북에 남긴 게시물입니다.

그간 최전선에서 싸워온 같은 당의 표창원 의원 뒤통수를 시원하게 후려갈긴것도 문제입니다만

이 게시물에서 더욱 심각한 부분은 안 지사가 지니고 있는 성에 대한 의식입니다.

'박근혜'에 대한 비판과 풍자는 곧 '여성'에 대한 차별이다.

일국의 대통령이자 국정농단의 주역이라는 점보다 '여성'의 속성을 앞세운다.

성별을 사람을 정의하는 굉장히 중요한 속성으로 보는 듯한 발언입니다.

그래서 찾아봤습니다.





작년 기사입니다. 이 기사를 읽어보니 확신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안희정 지사가 현재 일종의 성대결론에 빠진 상태라는 점이 말입니다.

'아버지로부터 배웠던 모든 권위의식'.

저는 그런 권위를 아버지로부터 받은 적도, 스스로 내면화한 적도 없습니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대부분의 젊은 남성 역시 그러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안 지사는 이 사회를 두고 '남성성의 문화'라 칭합니다.

그리고 남성 전체에게 호소합니다. '권위를 내려놓으라'.

남자는 남자인 것 자체로 가해자이며 참회해야 한다는 '그들'의 논리와 놀랍도록 유사합니다.

똑같이 헬조선 사회에서 고통받는 이 시대의 남성들을 젠더 문제의 원흉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실로 놀랍기 그지없습니다.

비교적 젊은 남성 정치인인인 그가, 젊은 남성들의 현실과 이토록 괴리되어있다는 사실이.




우리는 모두 '사람'입니다. 자신의 말과 행동과 결과로 평가받는 사람.

그것은 결코 한 쌍의 성염색체로 결정되는 성별 따위에 좌우되어서는 안됩니다.

국정농단의 주역인 박근혜 대통령이 '여성'이라는 이유로 풍자의 성역이 되는 것이 부당하듯이

현실을 살아가는 수많은 사람들을 '남성'이라는 이유로 잠재적/실질적 가해자로 몰고

있지도 않은 '권위'를 내려놓으라 요구하는 것 역시 부당한 처사입니다.



미 대통령 당선자 도널드 트럼프를 조롱, 풍자하는 미국인들의 모습입니다.

4년간 국정을 파국으로 이끈 박근혜의 죄가 임기도 시작하지 않은 트럼프보다 가볍다고 보지 않습니다.

저 트럼프조차 '남성'의 이름 뒤에 숨지 않습니다. 박근혜 역시 '여성'의 이름 뒤에 숨을 수 없어야 합니다.


안희정 지사님, 젠더 문제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좋습니다.

그러나 그로 인해 도달하는 결론이 남과 여를 인위적인 '가해자'와 '피해자'로 나누고,

무의미한 이념 싸움으로 수많은 무고한 사람에게 손가락질을 하는 것이라면

그것을 사람을 위한 공부, 사람을 위한 정치라 부를 수 있겠습니까?

부디 본질을 잃지 않기를 간절히 기원하는 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