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오브 탱크가 처음 나왔을 때, 국가는 단 세개뿐이었습니다. 그리고 각 국가는 자신을 대표하는 10티어 전차를 딱 하나씩 가지고 있었습니다.

 

MausT34_hvy 

독일 : 마우스

미국 : T30(지금은 구축인),

소련 : IS-7 (IS-7은 아이콘이 없군요)

 

 당시 T30은 10티어 헤비 중에 유일하게 구축급의 화력과 관통력(276)을 가졌고, 마우스는 떡장과 3200의 체력, IS-7은 우수한 정면 장갑과 빠른 속도(지금보다도 빨랐습니다)로 전장을 누비고는 했습니다. 물론 장갑이 7티어급인 T30은 운용 난이도가 너무 높아서 10티어중엔 가장 힘들다고도 했습니다. 다만, 헐다운을 아는 유저 손에서는 가장 무시무시한 전차로 소문이 났었습니다. 모든 게임이 그렇겠습니다만, 그때도 "우리 나라 전차가 제일 후졌다!" 는 이야기는 서로 서로 하곤 했습니다.

 이후 독일 2차 중전트리가 추가되고 독일의 희망 E-75가 등장하는 등의 일은 일어났지만, 그렇게 큰 문제는 없었습니다.

 

 그리고 대망의 프랑스 오토로더가 등장하게 됩니다. 이때부터 게임이 무언가 크게 바뀌기 시작했습니다(제 입장에선 무언가 잘못 돌아가기 시작한 시점입니다) 이 게임의 기본은 장갑이 좋거나(마우스), 속도가 빠르거나(IS-7), 포가 좋거나(T30) 중 한가지 정도에 특화된 전차가 있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프랑스 전차가 나오자자 갑자기 장갑을 포기한 대신 포와 기동력을 차지한 전차들이 나오기 시작한겁니다.

 

 

 지금의 예로, AMX 13 90과 소련의 T-44를 보겠습니다.

 

  AMX 13 90은 경전차임에도 불구하고 더욱 높은 순간화력과 T-44와 동일한 관통력을 가진 포를 사용합니다. 심지어 골탄 관통력은 AMX 13 90이 더 높기까지 합니다. 게다가 두 전차 다 10티어 방을 구경한다는 점에서는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10탑방은 AMX 13 90이 조금 더 많이 구경합니다)

 

 이 패치로 인해, 피통이 짱 큰 스카웃들이 생겨나게 되어 기존 각국 최고티어 스카웃들이 위치를 위협받았고 느리고 장갑 좋은 전차들이 피해를 보기 시작했습니다. 북미 초고수 Garbad가 마우스 타다가 AMX 한테 털려 죽고 개 빡쳐한 적도 있었습니다(...)

 

 여튼 컨텐츠가 소모되어감에 따라, 워게이밍은 밸런싱 생각은 하지 않고 계속 새로운 전차를 추가하게 됩니다. 그리고,  처음에는 T110E5와 IS-4가 추가되면서 10티어 방에 관통력 270시대가 열리게 됩니다. 이때도 마우스와 IS-7은 나름 선전하며 자리를 지켰지만, 이후에 대망의 10티어 미디움과 10티어 구축이 추가되면서 헤비들의 위치가 큰 위협을 받게 됩니다.

 

 

 

 (45도 경사를 준 마우스를 T110E4가 '은탄'으로 갈겼을 때의 스샷입니다. 보면 알지만, 차체 정면 하부와 차체 측면이 관통당할 가능성이 꽤 높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골탄이 출동한다면...)

 

(T110E5 골탄으로 IS-7의 전면 대부분의 지역이 관통됨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컨텐츠가 추가됨에 따라, 기존의 밸런스를 그대로 가지고 있던 IS-7과 마우스는 피박을 쓰게 됩니다. 본래 그 둘은 대략 240~280mm 정도 관통력에 대해서 '컨트롤을 해 주면' 괜찮은 방어력을 제공하는 전차들이었습니다. 이 게임의 장갑은 뚫리지 않으면 OK지만, 일단 뚫릴 관통력이라면 사실상 없는것과 똑같습니다. 그런데 10티어 구축의 등장으로, 은탄의 관통력이 290대까지 올라갔으니..그야말로 지못미.

 

 이후 미친 사기구축 1호기인 F155Foch↘ You↗가 등장하게 됩니다. 이 녀석은 30도에 180mm라는 무시무시한 경사장갑을 가졌을 뿐만 아니라 BL-10보다 좀 더 강한 포탄을 3발이나 투사하는 녀석입니다. 심지어 기동속도는 10티어 미디움인 E-50M과 똑같았습니다.  당시 저는 IS-7을 타고 F155와 맞닥드렸는데, 처음에 허깅해보고 뚫리자 선회전을 걸었더니 이녀석이 더 빠르게 선회하면서 두번째 샷으로 제 궤도를 끊고 세번째 샷으로 끝장내는걸 보고 멘붕당했습니다. 심지어 허깅 후에 골탄(관통 303)으로 쏴도 뚫리지 않았습니다. 제 IS-7이 포슈보다 나은것은 피통 300 높은것 뿐이었고, 전 서서히 헤비에 대한 정이 떨어지게 되었습니다.

 

 여튼 이와 함께, 헤비의 수명, 정확히는 헤비 고수들의 심장에 비수를 박는 마지막 패치가 나타났습니다. 그게 바로 골크탄 패치입니다. WG의 의도는 자명했습니다. 클랜전이 너무 헤비 위주로 루즈하게 돌아가니, 10티어 미듐 등 빠른 전차를 놓고 관통력을 높이면 좀 더 미디움 위주의 경쾌한 경기를 할 수 있을것이라 본 겁니다. 물론 대신에, 해비가 주겄슴다.

 

 AMX 13 90은 골드탄을 장전할 경우 마우스 크레딧탄 관통력인 240정도를 냅니다. 다시 말하면 8티어 경전따위가 마우스나 IS-4를 정면에서 관통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겁니다. 물론, 마우스나 IS-4가 댄스를 추면 튕겨낼 수야 있습니다. 근데 10티어 헤비탱크가 8티어 경전차가 쏘는걸 튕겨내려고 댄스를 춰야한다는건 우습기 짝이 없습니다. 물론 AMX 13 90이면 그럴 필요도 없이 그냥 뺑뺑이를 돌수도 있습니다.

 

 이런식으로 헤비들이 반 ㅄ이 되자, 클랜전은 아래 특징을 가진 전차들로 나뉘어지게 됩니다.

 1. 속도가 빠르고 작거나 : (ex)바샤티옹, T110E5

 2. 포탑이 예뻐서 관통력에 무관하게 튕겨내거나 : T110E5, IS-4, T57 heavy(가끔 백업용)

 3. 화력이 개 좋거나 : T57 Heavy(매미없는 골탄관통력 + 매우 빠른 4연발 클립)

 

 워게이밍이 원했던 스피디한 클랜전요? '그런거 없ㅋ음'입니다. 왜냐 하면 용기있게 나가서 돌파하는거 자체가 무덤행이기 때문입니다. 마우스 피통 3000이 많아보이지만, 사실 골탄 8방이면 죽는겁니다.

 

 어찌나 빡치던지, 위에 나왔던 북미섭의 Garba(http://noobmeter.com/player/na/Garbad)(실력좋은 트ㅋ롤ㅋ)가 이런 글을 올렸습니다.

 

 I'm selling all my crap t10 tanks(http://forum.worldoftanks.com/index.php?/topic/214993-im-selling-all-my-crap-t10-tanks/page__hl__ garbad heavy__st__0#t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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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o far, I have exterminated(지금까지 내가 숙청한 전차들):

- Maus (내가 팔아버려주니 비참한 상황에서 구해줘서 고맙다고 유언을 남기더군...)
- IS-4 (하도 먼지나 많이 쌓여서 그냥 IS인줄 알았다)
- T110E4 (한때 OP였는데, 지금은 병신이 되었다)

Possible targets on the hit list(아마도 팔지 모를 전차들):

- AMX 50B (< T57 (딱 이거만 써놨음))
- IS-7 (내가 이걸 팔지 않은 이유는 KV-5용 승무원과 버프 소식때문이었다(근데 버프는 최고속도버프...))
- E-50M (독일 전차 = 나쁨)
- FV4202 (ㅄ)
- FV215 (완전 ㅄ 전차는 아니지만 T110E5가 더 좋다 뭐하러 사서 고생이냐)
- 중국 10티어 중형전차(이름도 언급 안함)

- 중국 10티어 헤비(개 썩은건 아니지만 다른것들이 더 좋다. 왜 사서 고생함?)
- E-100 (독일 = 나쁨, 못생기고 뚱뚱함)
- M48 (너프 당해서 병신됨)
- 모아뒀던 경전차 전부 (바샷 > 경전차 모두인데 뭐하러 고생이냐)

Not going to be purged(숙청 되지 않을 전차들):

- Batchat (최강 경전차(...))
- T-62A (최강 중형전차)
- T57 (최강 오토로더)
- T110E5 (최강의 헤비)
- Obj. 268 (최강의 구축)
- Foch 155 (공동 최강의 구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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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여튼, 결론은 간단합니다. 강한 전차를 원한다면 T110E5나 T57 빼고 헤비는 타지 마시길. 이후에 장갑 버프가 있을거라고 했지만, 너무 기대는 하지 마십시오. 장갑 버프가 크게 되면 헤비끼리는 서로 못뚫을 가능성이 높고, 결국 골탄 많은 자가 겜을 지배할테니. 저도 요즘은 빡쳐서 포슈탈려고 이제와서 변기통 열심히 타고 있습니다..

 

 많은 반대글이 달릴테지만, 이 겜이 컨텐츠 부족으로 어떤 식으로 전차의 3요소(기동, 화력, 장갑) 중 장갑을 사실상 무력화 시켰는지 이야기 해 드리고 싶었을 뿐입니다. 물론 선택은 여러분 알아서...

 

 

"다음 너프는 너랑께!" (그림 속 아저씨는 Ser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