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무론을 주장하는데 그 각각에 대해 칠천 일반클랜원이었던 나의 관점에서 써 본다.

솔직히 저게 거의 정확하긴 하다. 다른 부분이 조금 있긴 하지만.


1. 색깔이 없었다

사실 색깔 자체는 분명했다. 칠천은 카라가 파브르 칩클하던 POKDO의 클랜명을 바꾸면서 크게 키운 게 시작이고, 양대 거두는 카라와 군번이었다. 따라서 사람들 구성을 보면 파브르 출신과 군번 집권기 DCBAR 출신이 대부분. 내가 막 칠천 들어왔을 시절에는 상당수가 군번 집권기 뻑-드씨발 출신이었다. 그래서 적응도 상당히 쉬웠음. 그냥 여기가 내가 잠시 접기 전(14년 8월말에 개인사정으로 잠시 접었다 15년 1월에 돌아왔다)의 DCBAR이구나 하고 생각하면 되는 그런 색깔이었다.

하지만 이렇게 비교적 분명했던 색깔은 시간이 갈수록 점점 바래기 시작하는데, 그게 대충 에코하고 싸우면서 중머부족이 표면에 드러난 이후로 기억한다. 계속 2중머가 안 나와서 빌빌대다가 군번이 내일도 2중머 안나오면 칠천 터뜨린다고 선언하자마자 간신히 2중머가 나와서 기사회생한 이후로 군번은 실력 되는 사람(정확히는 개인점수 7000이상)이면 아무나 모병하자는 방침을 정했고, 그 결과 정말 아무나 들어왔다. 칠천이 망한 다음에 중력몬스터나 소드같은 네덕클로 이적한 사람이 여럿 있었으며, 거의 망해갈 즈음에는 입벤에서 악명높은 너구리도 칠천을 거쳤을 정도다.

그 결과 캠페인 시작하기 전에 2.5중머, 캠페인 시작 직후에 3중머까지 나왔지만 색깔은 다 없어진 것이다.


2. 절박함이 없었다

이것은 밑의 3과도 연결되는 부분이 있는데, 얄땅을 싫어하는 사람보다 군번을 싫어하는 사람이 더 많았고 그런 사람들이 모이는 경향이 있어 보였던 에코에는 어떻게든 칠천을 무너뜨려야겠다는 절박함이 있었던 것 같다. 지금은 흔적도 없이 사라진 FANTA 출신들도 나중에는 에코에 많이 보이더라. 솔직히 말해서 내가 칠천에서 상대해본 에코는 에코+유닉 이라는 느낌이었다.

물론 칠천 내부에 절박함이 아예 없었던 건 아니다. 칠천에는 얄땅을 싫어하는 사람이 많았으니까. 하지만 그 수가 군번이나 카라를 싫어하는 사람에 비하면 훨씬 적었다. 그리고 사람들은 이것을 절박함이 없다고 한다. 물론 명분이 부족하니 절박함이 상대적으로 부족할 수밖에 없다. 그랬으니 DCBAR 시절에 최소 2중머는 나오던 게 칠천에서는 안 나왔던 거고.


3. 전투 명분이 없었다

사실 칠천 클랜원의 상당수을 차지하던 군번 집권기 DCBAR 출신자들은 칠천 이전에도 DCWTF-DCBAR에서 얄땅과 싸운 적이 있었다. 그때는 전투 명분이 확실했다. 얄땅의 주모에는 제대로 세탁도 안 된 네덕들(ex: 故 하이네로, 하트마법사)이 많았고 얄땅조차 주모 이전에 네덕클랜 머니를 거쳤으며 거기에 더해서 그 당시 주모는 쿠에케나 이지스같은 네덕클랜들과 손잡고 드씨일베연합과 싸웠으니 그냥 네덕척결이라고만 걸어둬도 명분이 충분했다. 완전히 내 개인적인 입장에서 보면 당시의 얄땅은 다 멸종되어 가는 네덕들한테 산소호흡기 붙여 준 사람이었으니까.

물론 그것보다도 당시 1얄땅=2만골 사건도 아직 해결이 안된 상태였으니 뻑 입장에서는 명분이 아주 충분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칠천이 에코를 상대할 때는 그렇지 못했는데, 카라는 브로커로 악명이 높았고 군번은 첩질 건이 걸려서 명분을 상당부분 잃은 상태였으며 무엇보다도 당시 칠천의 외교가 아주 개판이었다.

내가 여기에 대해서는 칠천 망할 적에 드씨에 한번 쓴 적이 있지만 다시 쓰자면 당시 칠천은

1. 쿠에케와 우호관계-동맹관계의 어느 사이
2. 드라키와 우호관계

에 있었다. 이래 가지고는 예전에 주모랑 싸울 때처럼 네덕척결이란 명분은 절대 걸 수 없다. 그리고 칠천은 뻑도 아니고 뻑의 후계클랜도 아니기 때문에 2만골 먹튀사건을 명분으로 세울 수도 없다. 이랬으니 그냥 쳐들어왔으니 우리도 친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고 종국에는 외교적으로 거의 고립될 수밖에.

어찌 되었거나 군소 나간 이후로 외교를 저딴 식으로 해놓은 김우측이 개새끼다.


死. 슨사가 없었다

과거 가젤 모병관으로부터 시작해서 유루를 사실상 자기 클랜으로 만들어버린 지금까지 슨사는 일종의 노예근성이 있었다. 웬만한 클랜 업무는 거의 다 처리하는 1급 노예였다. 그렇게 욕쳐먹는 슨사식 관심법 오더도 쟁쟁클 상대로는 통했고 한번은 얄땅을 잡은 적도 있다. 이 정도의 간부노예였으니 카라 은퇴이후로는 군번 다음가는 칠천의 2인자 자리를 꿰차고 있었다. 의외로 칠천 내부사정에 대해 아는 게 없다는 반론도 있지만 클랜에서 하는 일이나 클랜 내외로 보이는 영향력을 보면 슨사는 당시 칠천의 2인자가 맞았다.

하지만 슨사의 큰 단점이 하나 있으니 이새끼 멘탈이 잘해야 노무넨포겔보다 약간 더 강한 정도란 것이다. 키보드샷건하다가 쓰러져서 병원 실려간 건 기본이고, 역시 키보드샷건하다가 최근에 손도 다쳤으며, 멘탈 나갔을 때의 아갈질은 선우백련이나 오토카제 등이 칠천을 나간 원인을 제공했을 정도.

저기에서 끝났다면 슨사가 일을 더 하면 될지도 모르겠지만, 문제는 슨사가 멘탈이 나가면 자기가 빡탈한다는 데에 있다. 물론 한 하루이틀 지나면 레콜과 인게임에 부계정(게르하르트, 오다빙)으로 아닌 척하면서 들어오는데 어차피 아갈질 본성은 어디 가는 게 아니라서 육성 들으면 다 슨사인 걸 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슨사 자기 계정이 클랜에 없는데 그 때 하던 일을 다 할 수는 없다. 결국 슨오캠페인 도중에 칠천 순위권진입이 무산된 직후에 슨사가 빡탈하면서 칠천내부의 슨사에 대한 여론은 최악으로 치달았고, 칠천이 터지던 날 띵탐정이호성은 슨사가 가진 모든 레콜 계정을 칠천 레콜에서 밴하기에 이른다.


5. 군번이 없었다

첩질이니 뭐니 여러 가지 이야기가 있지만 그래도 군번은 칠천 최고의 오더자원이자 카라 은퇴이후 칠천의 1인자였다. 답없네와 별먼지가 아무리 잘해도 군번 오더하러 가고 없거나 아예 안들어와서 없으면 오더하는 서브오더 포지션이었고 칠천 캠페인 마지막의 탱크를 책임져준 태양은 군번 살아있을 적엔 오더를 안했기 때문에 비교할 수가 없다.

군번은 거의 모든 최중요 전투의 오더를 모두 도맡았는데 이런 상황에서 군번이 갑자기 사라지니 칠천에 오더라고는 답없네 별먼지 슨사정도밖에 남지 않았고, 이러니 캠페인에서 망할 수밖에 없었다.

단 헬모니터 글이 한 가지 사실과 다른 점이 있었다면 내가 모이 들어가고 나서 물어보니 모이는 칠천-에코전 개전 이후로 중립을 지켰다고 하더라. 군번이 지옥갈 때 모이를 적으로 돌릴 가능성은 적어 보였다는 것이다. 실제로 모이랑 치고박고 싸운 것은 잘해야 2월까지였고, 3월 이후로 모이랑 싸운 기억이 없으니 저 말이 맞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