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좀 쏜다하는 게이머들이라면 2007년 출시될 온라인 FPS 게임들이 한 두 개가 아님을 알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조금 더 관심을 가진 게이머라면 그 중 대부분은 현대 테러전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는 것도 알고 있을 것이고 이들 중 언리얼 3 엔진으로 제작된 아바에 대해서도 알고 있을 것이다. 비록 검색해보면 외국 뮤지션이 먼저 나오긴 하지만...


이미 공개된 아바의 스크린샷은 그래픽에 대한 기대감을 확실히 충족시켜 주었다. 다른 FPS 들과 다르다는 것을 확실히 보여준 것이다.




☞ 관련기사 : FPS 아바(A.V.A) 최신 스크린샷



여기서 질문.


'과연 스크린샷이 실제 게임 화면과 일치하는가' , '과연 내 컴퓨터에서 돌아갈까'


아바는 '기본'사양으로 팬티엄4 2.4기가에 메모리는 1기가, 그래픽카드는 지포스 6600 이상을 요구하는데 이번 테스트에서 주로 사용했던 컴퓨터는 아바가 요구하는 '기본'사양보다 아주 약간 더 높은 팬티엄4 3.2기가에 램2기가, 그래픽카드는 6600 이었다. 이 정도 사양으로 뛰어난 그래픽을 맛보기는 무리였지만 게임을 즐기는데는 문제가 없었다.


콘로 6300, 램 2기가, 지포스 7600GT 컴퓨터로는 풀사양으로 돌려도 끊김이 없었으며 마우스 이동도 부드러웠다. 당연히 그래픽은 최상급. '오오~' 하는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물론 더 높은 사양으로 돌린다고 해서 안맞던 총알이 잘 맞는 건 아니었지만... -_-


어쨌든 컴퓨터 사양만 받쳐준다면 최고의 퀄리티를, 그리고 어느정도의 기본 사양급만 되어도 게임을 하는데 지장이 없는 정도라는 결론이다. 이 정도면 생각했던 것 보다 사양을 많이 타는 건 아니라 생각된다. 서든어택이나 스페셜포스 보다는 사양이 높아야하겠지만...


그런데 그래픽의 퀄리티가 '높다'가 다는 아니었다.


직접 게임을 해보면 느낄 수 있지만 언리얼 엔진을 사용하면서 여러가지 물리 법칙이 게임 내에 담겨있어 헤드샷을 맞으면 경쾌한 철판 뚫는 소리와 함께 헬멧이 벗겨지고, 다리를 맞으면 다리가 무너지며 쓰러지고 어깨를 맞으면 어깨가 뒤로 꺾이며 쓰러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화분을 쏘면 화분이 부서지고 나무박스를 쏘면 박스가 부서진다. 폭발물이 담긴 드럼통을 쏘면 드럼통이 넘어지고, 굴러가고, 터진다. 자동차도 총으로 쏴서 폭파 시킬 수 있다. 이런 부분이 단순히 오브젝트 효과에 그치지 않고 전략적으로 이용될 수 있기에 더욱 가치있다. 폭발물 드럼통을 굴려서 동시에 폭파시켜 건물 모서리에 숨어있던 적에게 타격을 줄 수도 있다.



[ 드럼통을 파괴시키는 모습 ]



사운드도 뛰어난 사실성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고무재질로 된 군화바닥이 시멘트 바닥과 마찰 할 때 나는 '삐빅' 소리는 풀밭을 뛸 때는 '척척'하는 소리로 바뀌고 나무판을 걸을 때는 '퉁퉁' 소리가 난다. 벽 너머 적의 칼을 빼드는 소리, 멀리서 터진 폭탄의 굉음이 벽을 타고 진동해 온다. 연사하는 총에서 떨어지는 탄피가 바닥에 부딪히는 소리도 들을 수 있다. 과장되지 않아 더욱 사실적으로 다가온다.



[ 사망 화면. 귀가 멍해지면서 주변의 소리가 아늑해진다 ]



기본적인 음성 메시지가 외국어로 된 것도 특이하다. 수류탄을 던질 때도 뭐라뭐라 러시아 말이 나오는데 아바의 시나리오 배경이 유럽연합과 러시아 재건세력과의 전쟁이니 만큼 시나리오를 충실히 따른 부분이다.


아바를 플레이해 보면 '정말 많이 신경써서 만들었구나'하는 생각이 드는 건 이런 이유 때문이다. 최근의 클로즈베타 게임들을 생각하면, 약간 감동하기도 했다.


아바가 2007년 온라인 FPS 중 최고의 기대작임은 틀림없다. 이번 1차 클로즈베타에서 세심한 부분까지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신경쓴 흔적을 곳곳에서 볼 수 있었다. 게임 중 마우스 감도 조절기능 추가 등 테스터들의 건의 사항을 바로 적용시키는 모습, 타 FPS 게임 배경 텍스쳐 사용 논란에 대해서도 사실을 인정하고 빠르게 사과하는 모습 등에서 게임에 대한 노력에 버금가는 운영 노력도 엿볼 수 있었다.


치열한 2007년 신작 FPS 시장에서 끝까지 살아남는 것은 누구일까. 일단 아바는 유리한 고지에 올라서 있는 것 같다.



[ 캐릭터 생성 화면, 얼굴모양을 바꿀 수 있다 ]



[ 대기룸 화면, 맵이나 인원에 따른 정렬 기능이 아쉽다 ]



[ 게임룸, 아군 피해 여부를 설정할 수 있다. 없음으로 하면 수류탄에도 안전 ]



[ 게임 결과 화면 ]



클로즈베타에서 아바를 플레이 하면서 느꼈던 간단간단한 감상들을 나열해본다.


무기의 장탄수가 적은 편이다. 특히 라이플맨이 적어서 함부로 탄창을 교환하다가는 바로 탄알 부족 사태를 맞게 된다. 총알 수도 조절해 가면서 싸워야 한다는 뜻이다. 물론 상대방이 죽으면서 떨어뜨린 총을 획득해서 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이 이런 부분을 보완해주긴 한다. 그런데 상대편도 대부분 총알이 얼마 안 남았더라. -_-


수류탄을 원하는 방향으로 던지려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사실적인 부분을 적용하려고 한 탓인지는 모르겠지만 좌우로 움직이는 도중에 던지면 수류탄이 엉뚱한 곳으로 날아간다. 또 수류탄을 꺼내고 나서 던질 수 있게 되기까지 걸리는 인터벌도 꽤 긴 편이다.



[ 무기상점. 반동에 해당되는 부분은 '안정성'으로 표시 ]



[ 총기 개조 상점. 파츠별로 구입 가능 ]



돌격을 포인트맨과 라이플맨으로 나누는 것이 잘못하면 '이름만 다르고 똑같은' 것이 될 수도 있을 법 했는데 이런 부분을 각자의 개성을 살리면서 차이점을 주는데 성공했다. 포인트맨은 가볍고 연사력이 좋은 무기를 사용하는데 포인트맨만 유일하게 소음기를 장착할 수 있어 적 후방 침투 및 교란에 적합하다. 대신 라이플맨은 강한 공격력을 가지고 있지만 장탄수가 제한되어 있다.



[ 각 리스폰, 라운드 마다 병과 선택이 자유롭다 ]



[ 라이플도 줌이 가능하다. 개조로 2배 도트를 달 수 있다 ]



이번 클로즈베타에서 맵은 3가지가 공개되었는데 두 맵은 폭파모드고 나머지 하나는 정해진 킬 수를 먼저 도달하는 쪽이 승리하는 섬멸모드였다. 폭파모드는 작전시간이 '폭파'를 조건으로 하지 않고 '설치'를 조건으로 하고 있었다. 설치 쪽은 시간 안에 '설치'만 하면 일단 통과되었다. 또 C-4 폭탄은 아무나 설치할 수 있는 게 아니고 시작할 때 바닥에 떨어진 폭탄을 집어든 게이머가 설치할 수 있다. 만약 폭탄을 가지고 있던 게이머가 죽으면 폭탄이 바닥에 떨어지고 다른 게이머가 주워서 계속 작전을 진행할 수 있다.


전체적으로는 맵이 크고 복잡하다는 느낌이었다. 복층구조의 방이 많은 건물들이 전략적인 플레이에는 적합하겠지만 각자 한 두 명씩 남아있는 상황에서는 서로의 위치를 찾아 온 맵을 헤매곤 해 조금 지루한 감을 주었다. 이동 경로가 다양하고 맵이 원형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팀 단위의 구역 점령이 중요해 보였다.


현대전 컨셉에 맞게 '나이트비젼'과 '플래쉬' 기능이 있었다. 기본 설정으로 건물 지하실이나 빛이 들어오지 않는 구석에 가면 앞이 잘 안보일 정도로 깜깜해지는데 이 때 나이트비젼을 켜면 시야가 확보된다. 플래쉬는 무기개조를 통해 붙일 수 있는 파츠. 이런 부분도 전략적으로 활용하라는 것인데 막상 그래픽 설정에서 감마값을 조금만 올려주면 나이트비젼을 사용하지 않아도 어두운 부분이 잘 보여서 아쉬웠다.



[ 어두운 곳은 정말 어둡다 ]



[ 나이트비전으로 시야 확보 가능 ]



방이 하나 생성되면 게이머 중 한 명의 컴퓨터를 호스트로 두고 게임이 진행되는데, 아바 본 서버가 다운된 후에도 게임이 계속되거나 호스트에 해당하는 게이머가 방을 나가버리면 호스트를 이동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점 등으로 보아 아바 본 서버가 부담해야 하는 부분을 줄이기 위해 실제 게임에 진행되는 하드웨어 퍼포먼스를 게이머의 컴퓨터에 많은 부분 전가시키지 않았나 한다.


이런 처리로 서버의 안정화가 보장되었지만 대신 호스트 게이머가 방을 나갈 때 게임의 맥이 끊기고, 처음 호스트를 할당하기 위한 로딩 시간이 길었던 점은 숙제로 남는다.



[ 방장이 나가면 일순간 랙 발생 ]



못하는 실력이지만 아바 클로즈 베타 테스트에 참여하지 못한 분들을 위해 플레이 영상을 제작하였다. 최고사양의 그래픽보다 최소사양의 그래픽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 그래픽 설정을 최소한으로 하고 플레이 했다. 찍다보니 늘 죽어났는데 실력보다는 그냥 이런 식의 게임이구나 하고 봐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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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ven Niimo - 이동원 기자
(Niimo@inv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