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만 큰 변화. 이상한 표현이지만 1차 CBT를 앞둔 이카루스에 가장 적합한 말이 아닐까 한다. 지난 지스타2012에서의 체험버전과 비교하면 겉으로 눈에 잘 띄지 않는 몇 가지 요소가 바뀌었을 뿐이지만, 그로 인해 게임 플레이 전반은 크게 변했다.

솔직히 말해, 플레이하기 전까지는 기대가 반 걱정이 반이었다. 좀 더 냉정하게, 걱정이 좀 더 컸다는 쪽이 맞을 것이다. 지스타2012에서의 '이카루스'는 딱히 눈에 띄는 특징을 보여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NED라는 이름으로 먼저 알려졌던 이카루스는 말 그대로 '오래된' 프로젝트다. 실제 개발기간만 4년 이상 투입됐고, 처음 업계에 개발 소식이 들리기 시작한 시점까지 고려하면 정말 뜸 하나는 제대로 들인 셈이다.

첫 CBT를 앞둔 상황에서 마련된 프리뷰 테스트를 위해 위메이드의 판교 사옥을 방문했다. 이 곳에서 직접 플레이해본 이카루스는 생각 이상으로 특징이 잡힌 모습이었다. 1차 CBT에서 공개될 콘텐츠들을 미리 플레이해본 소감을 전하고자 한다.


■ 익숙한 녀석들의 낯선 만남, 타겟팅 + 무빙

보통 타겟팅 방식의 게임은 논타겟팅 방식에 비해 액션 부분에 제약이 많은 편이다. 기본적으로 타겟을 인식하지 못하는 위치에서는 공격이 불가능하기 때문.(시전자를 중심으로 한 몇몇 범위형 스킬은 예외)

기자가 플레이한 캐릭터는 20레벨의 위저드 클래스. 위저드의 스킬은 크게 캐스팅과 즉시 시전으로 이루어지는 스킬과 차징 스킬로 나눠진다.

캐스팅과 즉시 시전 스킬은 통상적인 MMORPG와 같은 방식이다. 차이점이라면 캐스팅 스킬을 시전하는 중에도 이동이 가능하다는 것. 위저드의 경우 앞뒤 방향키를 두 번씩 누르면 점멸 형태로 이동하게 되는데, 전투 중 몬스터가 접근하면 뒤로 피할 수도 있고, 양옆으로 움직이면서 캐스팅도 가능하기 때문에 비교적 자유로운 무빙 액션이 가능하다.

차징 스킬은 쉽게 표현하자면 '기를 모으는' 방식의 스킬. 키를 눌렀다 바로 떼는 것이 아니라 누르고 있다가 게이지가 차오르는 것을 확인하고 손을 떼면 발동된다. 차징을 오래할수록 파괴력은 높아지지만 당연히 그만큼 시간은 더 걸린다.

무빙 캐스팅과 같이 이동하면서 차징도 가능하기 때문에 가급적 풀차징을 쓰는 편이 좋긴 하지만, 무조건 풀차징을 고집하는 것보다는 상황에 따라 적절하게 사용하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싶다.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보다 전략적인 스킬 조합과 연계를 풀어나갈 수 있기 때문.

드래곤 류가 내뿜는 브레스도 발사체 공격으로 인식되기 때문에 무빙으로 회피할 수 있다



■ 당신의 머릿 속 승마 이론을 한껏 발휘하라, 펠로우 조작

이카루스의 핵심 중 핵심은 탈것을 활용하는 '펠로우 시스템'. 사용법은 간단하다. 길들이기 스킬을 활성화한 상태에서 대상 몬스터의 뒤로 일정거리 이상 접근해 점프(Space)를 하면 길들이기가 진행된다. WASD(이동 방향키)키를 타이밍에 맞춰 누르는 간단한 미니게임을 진행하게 되며, 키 입력을 모두 성공하자 길들이기는 금방 끝났다.

펠로우를 타고 달리다가 방향을 바꾸니 뭔가 익숙하지 않은 느낌이 들었다. 몇 차례 커브를 하며 살펴보니 살짝 곡선을 그리며 회전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개발을 총괄하고 있는 석훈 팀장의 설명에 의하면, "실제 차량을 운전할 때의 느낌을 줄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고. 기존 탈것 시스템을 도입했던 게임들이 방향을 전환하면 바로 반응해 직각으로 꺾을 수 있었던 것에 비하면 훨씬 현실적인 셈.

다만 이것이 펠로우 컨트롤에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방향을 전환하기 전에 어느 정도 미리 생각해둘 필요가 있기 때문에 이카루스의 펠로우 컨트롤은 그리 수월하지는 않은 편. 이것은 펠로우 전투 콘텐츠가 공개된 이후 PvP 실력을 가늠할 수 있는 하나의 척도가 될 듯하다. 즉흥적인 방향 전환을 힘들게 함으로써 동선을 예측하는 전략성을 가미한 셈이라고 할까.

펠로우 전투 시스템은 1차 CBT의 핵심 콘텐츠가 될 것으로 보인다



■ 공중 '매트릭스'에 도전하다, 비행 전투

펠로우 시스템 자체가 핵심 요소라면 그 중에서도 특히 주목할만한 것이 공중 전투와 액션이다. 비행 펠로우를 탄 상태에서도 기본적으로 지상에서와 유사한 액션이 가능하다. 무빙 공격도 가능하며, 발사체 공격을 피할 수도 있다. 지스타 체험버전 당시에 회피가 불가능했던 것을 개선함으로써 비행 전투의 역동성을 살리고자 했다.

스페이스 바를 두 번 연속으로 누르면 활강을 할 수 있으며, 낮은 고도의 지점을 향해 좀 더 빨리 이동할 수 있다. 또한, 이번 테스트에서 제공된 비행 지역, 멸망의 공역에는 곳곳에 버프와 디버프가 존재한다. 파란색과 녹색의 빛무리를 통과하면 이동속도가 빨라지는 버프를 받게 되며, 빨간색과 보라색의 빛무리에 닿으면 데미지를 입거나 추락하게 된다.

비행 콘텐츠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공중에서 다른 펠로우로 갈아탈 수 있다는 것. 몇 차례의 시행착오 끝에 디폴트로 제공되는 페가수스 펠로우를 타고 이동하다가 몬스터로 배치된 드래곤형 펠로우로 바꿔타봤다. 옮겨타고자 하는 펠로우보다 높은 위치에서 길들이기 스킬을 활성화한 다음 스페이스 바를 누르면 뛰어내리면서 옮겨탈 수 있다.

바꿔타기를 시도하기 전에 공격을 받으면 실패하게 되고, 뛰어내리다가도 삐끗하면 그대로 자유낙하가 시작된다. 하지만 떨어지는 도중에 기존 펠로우를 다시 불러내 탈 수 있기 때문에 낙사 걱정은 붙들어매도 된다.

적의 공격을 피할 수는 있지만, 일정 각도 이상 벗어나면 타겟팅이 해제되니 주의할 것



■ 펠로우 무한사랑 담은 1차 CBT, 앞으로는 평등한 애정 배분이 필요할 것

앞서 이야기한 바 있지만, 이카루스의 핵심이 펠로우 시스템으로 보일만큼 이번 CBT에서는 펠로우 시스템의 비중이 크다.

펠로우에 올라탄 상태에서는 기존 클래스 스킬은 사용할 수 없으며, 착용하는 무기에 따라 다른 스킬을 사용하게 된다. 버서커나 어쌔신 같은 근접 클래스도 펠로우를 타고 석궁을 착용하면 원거리에서 무빙샷이 가능하다.

석훈 개발팀장은 "펠로우마다 이동속도에도 차이가 있으며 저마다 고유한 스킬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지난 지스타2012 체험버전에 비해 더 많은 종류의 펠로우가 추가됐고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추가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타는 것 뿐만 아니라 동행하면서 싸우는 형태의 펠로우도 도입할 예정이라고.

궁극적으로 어떤 펠로우와 어떤 무기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그리고 공격과 무빙 컨트롤 수준에 따라 펠로우 전투의 양상은 매우 다양하게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끊임없이 연구해볼 여지가 있다는 점에서 엔드 콘텐츠 중 하나로 확고히 자리매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한 가지 우려되는 것은 펠로우 시스템 강화에 필요 이상으로 개발력이 투입되는 현상이다. 최근 단 하나라도 특화된 요소를 내세운 RPG가 힘을 얻고 있는 것은 사실. 하지만 MMORPG는 기본적으로 복합장르이기 때문에 한 가지 시스템의 비중이 커지면 균형이 깨지기 쉽다.

아직은 이른 걱정이겠지만, '이카루스'가 더 긴 수명을 갖기 위해서는 이번에 공개되지 않은 다른 시스템들도 펠로우 콘텐츠만큼의 깊이와 다양성을 갖추어야할 필요가 있다.

1차 CBT의 상징, 레이드 몬스터 '멸망의 포식자 즈메우'


즈메우는 10인 정도의 협동 플레이에 밸런스가 맞춰졌다


지스타 버전에 비하면 훨씬 다양한 종류의 펠로우가 추가됐다


끌어당기기와 봉쇄 등에 특화된 '가디언'


묵직한 일격을 위주로 사용하는 '버서커'


시원시원한 움직임으로 호평을 받았던 '어쌔신'


주문 연계에 따라 높은 파괴력을 낼 수 있는 '위저드'


힐 능력과 파괴력을 모두 갖춘 클래스 '프리스트'


1차 CBT에서 공개된 비행 지역, '멸망의 공역'


1차 CBT에서 공개된 대도시, '하카나스 성'


▲ 4월 30일 공개된 이카루스 시나리오 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