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벡스코 입구부터 유저들을 맞이해주는 우리(?) 딸!

부산 벡스코에서 14일부터 4일간 개최되는 '지스타 2013' 현장의 엠게임 야외 부스에서 '프린세스메이커 for Kakao'(이하 프메 M)를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습니다. '프린세스메이커M'은 오래전에 다수의 시리즈가 제작되어 인기를 끌었던 '프린세스메이커' 시리즈의 정식 라이센스를 구입한 엠게임이 직접 제작한 모바일 게임입니다.

또한 '프메 M'은 1994년 출시되어 많은 유저들에게 극찬을 받으며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프린세스메이커 2'(이하 프메 2)를 기반으로 제작되어 같은 세계관을 계승했고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한 느낌을 주는 3D 그래픽으로 캐릭터를 구현했죠. 기자가 직접 현장에서 3D 그래픽으로 구현된 딸내미를 보니, 뭐랄까...여러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분명 '프메 M'의 캐릭터는 모바일 환경에서 상당히 준수한 수준의 3D 그래픽을 구현했습니다. 공개된 일러스트와 큰 차이점이 없었죠. 기자 개인적인 소견으로는 '프메 M'의 그래픽은 합격점을 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자연스럽게 떠오른 '프메 2'의 기억은 쉽게 '프메 M'을 용납해주지 않았죠.

[ 시리즈중 최고의 명작으로 평가받는 '프린세스메이커 2' ]


'프메 2'는 분명 아름다운 게임이었습니다. 아름다운 일러스트와 다양한 의상, 그리고 D...아니, 이건 여기까지 하죠. 아무튼 당시 순수함을 하나도 잃어버리지 않았던 기자의 눈에는 아름다운 추억의 게임으로 남아있습니다. 분명 추억은 미화되기 마련이지만, '프메 2'는 당시의 기자에게는 정말 완벽하다고 할 수 있는 게임이었습니다. 육성시뮬레이션과 RPG의 조화도 훌륭했으며, 다양한 이벤트와 엔딩 분기점을 치밀하게 구성하여 다채로운 엔딩을 볼 수 있었죠. 패키지 게임으로써는 정말 훌륭했습니다.

막 PC가 대중화되기 시작하던 당시에 등장한 '프메 2'의 추억과 위상이 너무 높았던 탓일지도 모릅니다. 아니, 분명합니다. '프메 2'를 접했던 사람이라면, '프린세스메이커'라는 이름을 보는 순간 '프메 2'와 겹쳐보일 수 밖에 없겠죠. 비록 그 기억이 풍...아, 이것도 여기까지.

그래서, 기자는 한가지 결심을 했습니다. 비록 '프린세스메이커 2'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진 게임일지라도, 지금 있는 그대로의 '프린세스메이커 M'을 바라보기로요. 물론 게임을 플레이하다보면 자연스럽게 풍겨나오는 원작의 느낌을 완전히 무시할 수는 없었지만, 최대한 객관적으로 바라보려고 노력했습니다. 소셜과 RPG, 그리고 육성 시뮬레이션을 조합한 '프린세스메이커 for Kakao'는 어떤 모습일까요.





비록 체험판일지라도, '프메2' 의 그림자를 벗어나 바라본 '프메 M'에서 가장 눈에 띄는건 역시 그래픽입니다. 모바일 환경에서 상당히 부드러운 움직임을 보여주는 3D 그래픽은 크게 거부감이 들지 않았습니다. 물론 중간중간 어색한 부분도 있었지만, 아직 '체험판'이라는 점은 감수하면 충분히 수긍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애니메이션풍의 3D 그래픽은 호불호가 제법 뚜렷한 편입니다. 아무리 부드럽게 움직이고 완벽한 모습일지라도, '취향'에 맞지 않으면 보기 싫은건 어쩔 수 없죠. 아무래도 그래픽에 대해서는 꽤 논란이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이 그래픽을 소화할 수 있는 스마트폰의 사양은 어느 정도나 될지도 걱정이 됐습니다.

▲ 부드러운 3D 그래픽이지만, 요구 사양은 과연...


'프린세스메이커' 시리즈의 핵심적인 재미 중 하나인 '육성'에 관해서는 크게 지적할만한 부분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지나치게 적지도 않고, 그렇다고 또 너무 많지도 않은 적당한 양일듯 합니다. 체험판에서 볼 수 있었던 스케쥴은 다음과 같습니다. 덤으로, 아르바이트를 하는 동안 화면에 등장하는 코인을 연타하는 미니 게임도 있었습니다.

교육 : 격투술, 자연과학, 시문학, 신학, 군사학, 검술, 마법, 예법, 미술, 무용
아르바이트 : 가사일, 보모, 여관, 농장, 성당, 레스토랑, 나무베기, 미용실, 미장이, 사냥꾼, 묘지기, 가정교사, 주점, 사교클럽, 댄스클럽
휴식 : 자유행동(용돈), 자유행동, 바캉스(산), 바캉스(여름)

[ 누군가와 함께하면 확률이 상승하는데, 과연...? ]

[ 아르바이트 영상. 미니게임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


육성과 관련한 시스템에서는 소셜 요소로 구현되리라고 추측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첫 번째는 한달의 스케쥴을 소화하는데 소모되는 '티아라'고, 두 번째는 스케쥴을 지정할때 누군가를 선택하면 아르바이트나 교육의 성공 확률을 보정받을 수 있다는 부분이죠. 아마 티아라는 일정 시간마다 회복되면서 친구와 주고 받을 수도 있고, 스케쥴을 소화할 때 친구를 데려가면 성공 확률이 증가하고 함께한 친구는 소소한 보상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요? 아, 그리고 휴식으로 바캉스를 선택하면 당연히 일러스트가 나옵니다!



[ 오오... 놀라운 17세의 바캉스여.. ]



그리고 여러분이 가장 기대한 컨텐츠 중 하나인 '무사수행'도 짤막하게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비록 3D그래픽일지라도, 무사수행만큼은 정말 '프메 2'의 진한 향기가 느껴지는 부분이었습니다. 이 부분은 도저히 '프메 2'를 배제하고 생각할 수 없더군요.

확인할 수 있는 장소는 기존의 '프메 2'와 같은 동부, 남부, 북부, 그리고 서부의 네 가지 구역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아직도 북부의 무신을 생각하면 치가 좀 떨리네요. 이번 체험판에서는 동부삼림 지역만 갈 수 있었습니다. 맵을 천천히 진행하며 랜덤하게 리젠되는 몬스터와 조우한다거나, 무사수행을 하면 업보가 쌓이는 점. 그리고 간단한 턴제 미니게임 형식의 전투 역시 '프메 2'와 그래픽만 다를 뿐, 모든 것이 동일합니다.

물리/마법공격과 HP,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인 '전의'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짧은 시연 시간동안 모든 이벤트를 다 확인할 수는 없었지만, 분명 행상인을 만나거나 일정 조건을 만족하면 발생하는 조우이벤트도 있을 듯 합니다. 제가 운이 없는지, 짧은 시연시간동안 행상인을 만나지 못했습니다. 분명 존재한다고 들었는데 말이죠, 우리 모두가 원하는 '그 아이템'을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없어서 원통하네요.

[ 프린세스메이커 for Kakao 무사수행 영상 ]

▲ 중간에 이렇게 점쟁이가 딸의 미래를 예언해주기도 합니다.


캐릭터 옆에 날아다니고 있던 '펫'이나, 직접 딸의 외형을 설정할 수 있는 커스터마이징 시스템과 같은 새로운 콘텐츠도 있었죠. '펫'에 관해서는 세부적으로 확인할 수는 없었지만, 커스터마이징은 헤어스타일과 피부색, 그리고 눈동자의 색을 선택할 수 있던 점을 확인했습니다. 엔딩 직전에 딸이 아버지에게 보내는 편지나, 직업 엔딩과 결혼 엔딩이 따로 보이는 점은 원작과 큰 차이 없는 구조였고요. 그리고 조금 달라지긴 했지만 귀에 익은 BGM도 참 좋았습니다.


▲ 직업엔딩과 분리된 결혼 엔딩. 설마 이것도 업보의 영향을...?


'프린세스메이커 2'의 그늘을 걷어내고 본다면, 분명 '프린세스메이커 for Kakao'는 모바일게임으로써는 괜찮은 퀄리티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원작에서 많은 영감을 받아 제작한 게임이기도 하고, 게임을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는 '프린세스메이커 2'의 향기는 도무지 무시할 수가 없습니다.

"이 부분은 좀 더 다듬었으면 좋았을텐데..."는 생각이 든 부분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기자가 만나본 '프린세스메이커 for Kakao'는 정식 버전이 아닌 '체험판'이니까 이해해줄 수 있었습니다. 제법 고사양을 요구할 것 같아 보이는 그래픽이 얼마나 최적화될지, 많은 기능과 정보를 제공해야 하는 UI를 어떻게 개선할 지는 이제 개발사의 몫이죠.

의상과 캐릭터 커스터마이징 영상. 중간에 무슨 이상한 소리가 들리지만...양해해주세요.


게임 시스템을 다듬는 것도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지만, 기자가 생각하기에 '프메 M'이 가장 어려워 할 점을 다른 곳에 있는 것 같습니다. 너무나 강력한 원작의 이미지와 자신을 겹쳐보이지 않게 하는 것. 이게 가장 중요할 것 같습니다. 미화된 추억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거기에 아무도 토를 달지 않을 만큼 원작 '프린세스메이커 2'의 그림자는 너무 거대합니다. 그 그림자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프린세스메이커 for Kakao'가 걸어갈 길을 고난의 연속이 될 수 밖에 없죠.

우리가 만날 수 있는 '프린세스메이커 for Kakao'는 CBT 버전도 아닌 체험판입니다. 딸과 함께 보낼 수 있는 시간이 고작 3개월밖에 남지 않은 체험판인만큼, 빙산의 일각만 볼 수 있었던거죠. 칭찬할 부분이 있다면, 아쉬운 부분도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아직 담금질할 시간은 많습니다. 부디 다음에 찾아볼때는 더 나아진 모습이 되기를 기대하며 짧은 체험기를 마칩니다.

▲ 오래 기다린만큼, 다시 한번 수많은 딸바보(?) 유저들을 만들수 있는 퀄리티를 보여주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