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중반을 지난 유저라면, 추억의 만화를 꼽으라고 했을 때 빠지지 않는 작품이 있다. "돌발이~~~슛~~!!!" 대사 한번이면 "아~"하는 그 만화 '쥐라기 월드컵'이다. 공룡들과 인간이 함께 공존하며, 서로 팀을 이루어 축구를 한다는 내용의 만화는 그 당시 어린아이들을 축구의 열풍에 빠져들게 만들었다.

새벽에 잠을 자지않고 프리미어리그나 세리에, 분데스리가 등 해외리그를 시청하는 유저들도 세계 최고의 리그에서 활동하는 축구선수들의 활약을 보면서 우와~라고 소리를 낸다. 4년마다 진행되는 월드컵때도 "짝짝짝 짝짝 대~한민국~!"을 외치며 서로 즐긴다.

이렇듯 공 하나로 즐기는 축구라는 소재는 사람들의 가슴속에 무언가를 끓어오르게 하는 힘이 있다. 그렇기에 애니메이션, 게임 등 다양한 장르에서 활약해 왔다. 모바일 게임에서도 마찬가지. 지금까지 많은 모바일 축구 게임이 나왔고, 모바일 유저들은 이런 게임들을 즐기고 있다.

최근까지 등장한 모바일 게임들은, 현실에 있는 축구선수들의 라이선스를 더해 현실과 최대한 비슷한 느낌을 살릴려고 하는 작품이 많다. 물론 현실의 축구선수를 가상세계인 게임에서 만나볼 수 있다는 점이 더 메리트가 크고, FIFA 시리즈나 풋볼 매니저같은 극 현실지향 게임이 인기를 끌었기 때문이기도하다. 그러나 게임의 가장 큰 장점은 내가 상상한 세상을 가상 세계에서 구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굳이 현실성을 선택하지 않더라도, 자신이 생각한 상상속의 세계와 축구가 만나 새로운 형태의 축구 게임을 만들 수도 있었을 것이다. 앞서 말했던 '쥐라기 월드컵'이나 인기를 끌고 있는 '썬더 일레븐'이 성공한 이유도 현실이 아닌 상상속의 세상에서 펼쳐지는 축구는 어떤 모습으로 보일지도 궁금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만화로만 볼수 있던 판타지 축구가 드디어 모바일을 통해 세상에 나왔다. 컴투스에서 퍼블리싱하고 빅볼에서 만들어낸 '사커 스피리츠'가 그 주인공이다. 카드 RPG에 축구를 더했고, 다양한 미소녀, 미소년 개성넘치는 괴물들, 그리고 강수진을 비롯한 국내 유명 성우를 대거 기용해 진짜 환상의 축구를 보여주겠다고 한다. 그들이 만들어낸 새로운 세상에서 펼쳐지는 축구는 어떤 모습일까.









◆ 일러스트와 성우 환상의 찰떡궁합

"첫 인상? 오~ 생각보다 잘빠졌는데?"

'사커스피리츠'는 광고에서 부터 성우를 강조하고 있다. 보통 게임에서 성우를 기용했다!라고 하면, 많으면 다섯명 적게는 한,두명정도 기용을 하고, 성우의 목소리를 들어보세요! 라고 말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사커스피리츠'는 다르다. 무려 30명을 기용했다.

처음 만나면서 놀랬던 점은 거의 매 장면에서 성우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점이었다. 사실 게임에 빠져드는 여러가지 기준 중에서 빠지지 않는 부분으로 '사운드'를 많이 꼽는다. 사운드는 자신이 게임을 즐기고 있다고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게 만들며, 유저들의 귀를 항상 즐겁게 해주기 때문이다.

게임이 시작되고 패스, 돌파, 슛 등 다양한 커맨드를 사용해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캐릭터로 공이 움직일 때마다 '성우'가 녹음한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유저는 소리를 듣고, 내가 진짜 이 캐릭터를 이용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 골인!


간단한 것같지만 가장 실현되기 어려운 파트이기도 하다. 소리를 게임 내에 녹이기 위해서는 다양한 자원이 필요할 뿐더러 가지각색의 목소리를 녹음하고, 성격에 맞게 배치 해야한다. 어렵지만 '사커스피리츠'는 잘 표현해 냈다. 또한 다양한 일러스트도 눈여겨 볼 거리다.

사실 사커스피리츠는 '축구'가 소재이긴 하나 '아름다운 캐릭터'들이 존재하는 캐릭터 콜렉팅 RPG의 성격이 더 강하다. 현실에서의 축구에서도 11명이 함께 뛰지만, 포지션 능력 등 똑같은 플레이어는 존재하지 않듯이 게임에서의 일러스트도 각자의 역할과 독특한 개성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다행스럽게도 사커스피리츠는 캐릭터를 강조한 '축구'소재의 게임이라는 것을, 각각의 캐릭터성이 느껴 질 수 있도록, 일러스트와 성우의 목소리를 잘 조화 시켰다. '사커스피리츠'의 가장 돋보이는 점이라고 묻는다면 단연코 성우와 일러스트라 할 정도로 말이다.

▲ 여 주인공 노아 스트라이커다 목소리도 이쁘다..?



◆ 한 골로만 이루어지는 게임, 그렇기에 쉽고 빠르게 즐길 수 있다.

'사커스피리츠'의 게임방식은 매우 간단하다. 수비, 미드필드, 공격 세 부분으로 포지션이 나뉘어져 있고, 유저는 각 포지션에 캐릭터를 배치해 게임을 진행하면 된다. 각자 공격과 수비시 캐릭터는 가로막기, 빼앗기, 필살기, 돌파, 슛 등 간단한 커맨드를 이용하게 된다.

실시간 축구를 기대했던 유저라면 조금은 실망할 지도 모르겠다. 사커 스피리츠는 기본적으로 턴제를 지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을 잡으면 자신의 캐릭터가 지니고 있는 능력치와, 상대방의 능력치를 숫자로 비교하고 자신이 더 강하다면 돌파, 아니면 패스한다. 그렇게 적을 물리치고 공격진까지 공을 전달하면 공격진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스킬로 슛을 한다. 골키퍼의 HP가 0이 되면 쓰러지게 되고 골은 들어간다.

이렇게 진행된 게임에서 1골을 먼저 달성한 쪽이 승리를 거머쥐게 된다. 간단하지 않은가? 물론 강한 적이나 비슷한 적을 만나게 된다면 자신의 캐릭터가 지니고 있는 필살기를 이용한 전략도 고민해야 겠지만, 처음 게임을 접하는 유저들은 쉽고 빠르게 게임을 적응 할 수 있을 정도로 굉장히 심플했다.

▲ 로딩 화면에 등장하는 일러스트도 일품!


승리의 조건으로 '한 골'만 필요하기 때문에, 적은 시간에도 한 게임을 끝낼 수 있다. 모바일게임은 온라인게임처럼 자리에 앉아 각잡고 하는 장르가 아니다. 물론 하드코어, 미드코어한 장르는 그럴 수 있겠지만 최소한 이 게임은 플레이 타임이 짧기 때문에 언제 어디서든지 쉽게 즐길 수 있다.

또한 축구 매니지먼트라는 속성도 놓치지 않았다. 매니저, 감독은 물론 공격, 미드필더, 수비, 골키퍼의 포지션도 잘 나누어 놓았다. 각자의 포지션에 따라 캐릭터의 스킬도 다르다. 이에 자신이 원하는 전술까지는 아니더라도 맞는 포지션에 자신만의 캐릭터를 배치할 수 있다. 거기다 속성이 존재해 속성 별 보너스나 약점까지도 고려해야한다.

▲ 적의 HP를 0으로 만들어 돌파해야한다!


사커스피리츠에는 스토리 콘텐츠 뿐만 아니라, 시공의틈과 콜로세움도 있다. 시공의 틈은 보스 혹은 강력한 적을 물리치고 경험치를 대량 제공하는 몬스터를 획득할 수 있는 콘텐츠이며, 콜로세움은 누가 더 강한지 서로 겨뤄 보는 PVP콘텐츠다.

한국에서 유저들의 콘텐츠 소모 속도는 매우 빠르다. 대개 게임이 출시 된 후 일주일이면,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불만이 늘 나온다. 사커스피리츠는 이에 스토리모드 50장과 콜로세움 그리고 시공의 틈 콘텐츠를 준비했다. 아직까지는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불만은 없다. 빅볼이라는 개발사가 사커스피리츠를 만들면서 준비를 많이 했다고 느껴지는 부분이 바로 이 점이었다.

▲ 매니저 및 감독까지 디테일함을 놓치지 않았다



◆ 아쉽다. 오히려 잘빠졌기에, 아쉬운 점이 너무 크게 보인다.

"축구는 각본없는 드라마다."

컴투스에서 진행됬던 인터뷰를 다녀온적이 있다. 그때 '사커스피리츠'를 만들었던 개발자가 이런 말을 했다. "90분 경기를 하면서 5~6골씩 터지면 과연 재미있을까?라는 질문을 수없이 던졌다. 게임을 즐겁게 즐기기위한 템포는 1골이면 충분하다."라는 말이었다.

그러나 1골 경기라는 특징은 사커스피리츠의 양날의 검이 되어버렸다. 짧은 시간에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장점을 얻은 대신 축구가 가지고 있는 스릴감을 떨어뜨린 것이다. 물론 모바일 게임을 즐기는 환경을 보면, 이동하기 위해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일을 하면서 얻는 쉬는 시간에 잠깐 짬내서 즐기는 경우가 많다. 그런 경우를 고려한다면 1골 승부라는 특징은 분명 좋은 작용을 하고 있다.

문제는 1골 승부로 인해, 강한 캐릭터들을 가지고 있다면 전술 따위는 필요 없어지는 단점이 생겨버렸다. 캐릭터가 지니고 있는 강력한 필살기 한방에 모든 골키퍼가 무너지고, 골인이 된다. 역습? 반격? 그런건 없다. 그저 골이 들어가면 무력하게 지는 모습만을 볼 수 있을 뿐이다.

▲ TCG와 비슷하게 레벨업은 전투보다 카드를 먹여야 효율적이다


축구공에서 펼쳐지는 드라마는 사람들을 불타오르게 만들고, 자신이 응원하고 싶은 팀을 만들게 하는 마력이 있다. 이스탄불의 기적이라 부르는 '리버풀 vs AC밀란' 경기에서 리버풀이 기적같은 3:3 동점, 그리고 승부차기에서 승리하며 우승한 일화처럼, 경기가 끝날때까지 어떤 일이 일어날 지 알 수 없기 때문에 모두들 빠져드는 것이다.

축구라는 스포츠가 지니고 있는 스릴감은, 한 골을 리드하고 있더라도 이겼다 라는 감정을 경기가 끝날때까지 확신 할 수 없기 때문에 발생한다. 그런데 이 1골 승부라는 특징 때문에 이 점이 약해져 버린 것이다.

뿐만 아니라 최적화에서도 조금 아쉬웠다. 사커스피리츠가 처음 출시 되었을 때 가장 많이 들었던 소리가 '이거 왜 제폰에서 안되요?' 였을 정도로 최악의 악수라고 평을 받았으니까.

물론 고품질의 목소리와 그래픽을 사용했기 때문에 낮은 사양을 지닌 스마트폰 유저는 게임을 하는데 불편함이 있다고 이야기를 했었다. 그래도 조금은 더 고민해서 게임에 접속하기 전 옵션 버튼을 설치한다거나 혹은 저사양 용 설정을 할 수 있게 했다면 유저들에게서 더욱 사랑받았을 지도 모른다.

▲ 한골만 넣으면 승리!



◆ 오랜기간 고민했던 흔적, 그렇기에 사커스피리츠의 미래는 열려있다.

'진짜 재미없으면 반응도 없다. 불만이 나오는 건 결국 게임에 대해 흥미를 가졌기 때문이다.'

사커스피리츠는 의외로 잘빠진 게임이었다. 물론 호불호가 갈릴 수 있겠지만, 다양한 일러스트를 활용해 캐릭터 성격을 잘 살렸고, 성우를 풀보이스로 지원하면서 진짜 내가 이 캐릭터를 이용하고 있다는 생각에 빠져들게 만들었다. 더군다나 출시 후 가장 중요한 운영 면에서도 불만에 대해 즉각 대응하며 유저들을 잘 케어하는 모습도 보여줬다.

특히 공식 커뮤니티 내에서 운영에 대해 유저들의 칭찬이 오가고 있는 모습을 보면, '사커스피리츠'는 조금 더 진화할 수 있는 기회가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 기자인 나도, 매번 긴급점검을 할 때마다 이게임은 도대체 왜이렇게 점검을 많이해? 라고 생각했지만, 끝난 뒤 프리미엄티켓과 카페에 사죄 공지글을 매번 칼같이 올리는 모습을 보며, 아. 이게임은 제대로 '대처'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곤 했으니까.

어렷을 적, 쥐라기 월드컵을 보면서 자랐고 지금은 프리미어리그나 프리메라리가 같은 해외리그를 챙겨보는 축구 팬으로서, 이번에 등장한 '사커스피리츠'가 주는 의미는 컸다. 현실에 있는 좋아하는 축구선수를 키우는 마음도 있었지만, 말도 안되는 상상 속에서 벌어지는 축구도 보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그런 갈망을 '사커스피리츠'가 풀어주었다. 축구공이 빛나고, 필살기가 있고, 세상에서 보지 못하는 독특한 개성의 등장인물들까지. 다양한 부분에서 상상에서만 이뤄질 수 있는 부분을 모바일 게임에서 보여주었다. 개성있는 등장인물과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축구를 원한다면, '사커스피리츠' 해보길 권해본다.

▲ 생각보다 고려해야할 사항이 많다




▲ 스토리가 조금 오글거리긴 한다. 축구로 시공간을 구해야한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