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이맘때 즈음 개최되는 정보 공유의 장이자 개발자들의 축제, 넥슨 개발자 컨퍼런스(NDC)가 2015년 5월 19일 판교에 위치한 넥슨 사옥에서 개최되었다.

NDC가 내건 올해의 슬로건은 'Pathfinder(개척자)'로, 프로젝트의 플랫폼이나 장르, 규모 및 성공여부와는 상관없이 넥슨을 비롯한 게임업계 종사자들이 시도했던 참신한 기술적 실험과 노하우 등을 공유하고 국내 게임사업을 위해 새로운 활로를 개척해나가자는 뜻을 담고 있다.

이 슬로건에 발맞춰, '영웅의군단: 레이드'와 '광개토태왕' 등 모바일 신작을 준비 중인 엔도어즈 역시 자사의 노하우를 공유하기로 했다. 강연자로 나선 엔도어즈 김우현 아트 디렉터는 신작 '영웅의군단: 레이드'의 개발에 참여하고 있는 인물로, '영웅의군단: 레이드'의 그래픽 퀄리티를 높이기 위해 시행했던 도전과 실험, 그를 통해 얻은 경험을 청중들과 나누기 위해 이 자리에 참석했다.

▲ '영웅의군단: 레이드' 개발에 참여하고 있는 엔도어즈 김우현 아트 디렉터


'영웅의군단: 레이드'를 설명하기 위해선 전작 '영웅의군단'에 대한 설명이 우선 필요하다. '영웅의군단'은 PC로 개발하다 모바일시대를 맞아 모바일 플랫폼으로 전향한 프로젝트다. 하지만 모바일게임으로 방향은 전환했을지언정 PC 온라인게임으로 개발 중일때 고수했던 그래픽 퀄리티는 유지하기로 결심, 상당한 기술력과 자본이 들어가게 되었다.

우여곡절 끝에 '영웅의군단' 프로젝트가 완료되고 출시되었다. 허나 사측에서는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들어간 그래픽 리소스를 단순히 하나의 게임에만 활용하기 아깝다 생각해 다음 프로젝트인 실시간 RPG '영웅의군단: 레이드'에도 전작의 그래픽 리소스와 그간의 경험을 녹여내기로 결심했다.

엔도어즈의 신작 '영웅의군단: 레이드' 아트팀의 목표는 "모바일에서 이 퀄리티가 나올 수 있나?"라는 질문이 나올 수 있을 정도로 멋진 그래픽을 내는 것. 허나 이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좀 더 많은 것이 필요했다. 전작의 좋은 그래픽 리소스는 있었지만, 턴제전투의 전작에서 벗어나 실시간 전투 방식을 채택한 '영웅의군단: 레이드'에 적용하긴 다소 무리가 있는 요소가 많았기 때문이다.

이에 개발팀은 '영웅의군단: 레이드'의 캐릭터배경, UI등에서 그래픽을 다시 한 번 매만졌다. 모바일환경이 가진 여러 제약 조건을 고려해, 그래픽 퀄리티의 적정선을 찾으면서도 여러 기법을 활용해 보다 역동적이고 의미 있는 화면을 만들어 내려한 것이다.




유저가 게임 내 가장 많이 보는 캐릭터에선 빛의 제대로 표현하고자 많은 신경을 쏟았다. '영웅의군단: 레이드'에는 실시간 라이팅(엔진에서 제공하는 라이트를 활용해 실시간으로 그려내는 방식)과 라이트 프로브(각 포인트에 라이트 값을 미리 지정해둔 뒤 오브젝트와 인접한 포인트에 라이트 값을 가져오는 방식)의 두 가지 기법을 적용, 세심한 표현과 역동적인 표현을 모두 가능하게 만들었다.

실시간으로 연산되기 때문에 무겁고 부하가 잘 일어나는 실시간 라이팅은 캐릭터가 크게 보이면서 움직임이 없는, 연산이 많이 이뤄지지 않은 고정 화면에 활용했다. 또한 부하가 많이 걸리는 그림자 표현은 생략, 그 형태만 표현할 수 있게끔 캐릭터 밑에 음영을 배치했다.

처리 속도가 훨씬 빠르고 가볍지만 퀄리티는 좀 떨어질 수 밖에 없는 라이팅 프로브 기법은 유저가 많이 몰리는 마을이나 이펙트, 액션 등으로 연산이 많은 전투 공간 등에 활용해 역동적인 환경을 보다 가볍게 묘사하도록 했다.


▲ 실시간 라이팅은 캐릭터가 움직이지 않고 크게 묘사된 화면에서,

▲ 라이팅 프로브 방식은 동작이 많고 캐릭터가 작게 표현된 화면에 적용했다


역동적인 배경을 묘사하기 위해 적용된 기법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다. 자유 카메라 시점이었던 전작 '영웅의군단'과는 다르게, '영웅의군단: 레이드'는 터치 기반의 실시간 전투가 핵심인 프로젝트였기에 쿼터뷰의 고정 시점을 사용할 수 밖에 없었다. 이 결과, 배경 표현이 다소 밋밋해지는 부작용이 있었다.

따라서 배경에서도 빛의 표현에 많이 공을 들였다. 기본적으로 행한 것은 텍스쳐가 들어간 배경 이미지에 지정된 효과의 라이트맵을 덧씌우는 방식이다. 이 방식은 별도의 라이트 처리 없이 맵핑만으로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에 적은 연산과정으로도 쉽게 빛을 표현할 수 있다. 허나 텍스처 용량이 추가되면서 로딩 시간이 오래 걸리고, 음영과 오브젝트가 어긋나거나 퀄리티가 떨어져 색감이 제대로 표현되지 않는 등 여러 단점도 나타날 수 밖에 없었다.

따라서 라이트맵을 온갖 배경에 활용하긴 무리가 있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개발팀이 생각한 건 배경에 있는 각종 오브젝트에 약간의 효과를 부여해 좀 더 생동감 넘치는 배경을 표현하자는 것이다. 약간의 이펙트, 움직임, 애니메이션만으로도 충분히 역동적인 배경 연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일단 각종 배경에 주로 물을 표현, 물 쉐이더를 사용해 고정된 시점 속에서도 물이 흐르는 모습으로 동적 효과를 냈다. 이 밖에 용암 분출이나 안개, 폭포 등의 이펙트를 적용해 같은 이미지 속에서도 좀 더 역동성을 부여했다. 식물, 깃발 등의 주변 오브젝트에 약간의 움직임을 넣거나 애니메이션을 씌우는 것도 적은 연산으로도 생동감을 표현하고 퀄리티를 낼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였다.



▲ 이펙트를 비롯, 약간의 효과를 줘 라이트맵과 쿼터뷰 고정 시점의 단점을 보완했다


마지막으로 김우현 아트디렉터는 '영웅의군단: 레이드'의 UI (User Interface, 화면 및 메뉴 구성)에 대해 설명했다. '영웅의군단: 레이드'의 개발팀은 UI화면을 두고 기존 모바일게임의 구성과 비슷하지만, 메뉴화면 안에서도 생동감과 그래픽 퀄리티를 두루 표현할 수 있는 방식을 고안했다.

그들이 채택한 방식은 2D 이미지와 더불어 3D이미지, 카메라 연출 등의 기법을 적용하는 것이다. '영웅의군단'을 포함해 기존 모바일게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2D 이미지뿐인 UI화면, 이를테면 월드와 마을 맵이나 팀 편성, 아이템 관리 메뉴 등에 오브젝트의 움직임이나 메뉴 버튼의 입체화를 통해 사소한 부분에서도 역동성을 구현했다.


▲ 맵과 팀편성 메뉴로 진입할 때, 캐릭터를 향한 카메라가 전환되거나 입체적인 메뉴 버튼이 팝업된다

레이드맵 역시 오브젝트에 움직임이 적용되어 한층 역동적이다



이처럼 캐릭터와 배경, UI에 많은 공을 들였기에 '영웅의군단: 레이드'는 제약 많은 모바일환경에서도 고퀄리티 그래픽을 낼 수 있게 되었다. 김우현 아트 디렉터는 이런 퀄리티를 낼 수 있던 비결은 바로 아트팀 뿐만 아니라 기획자부터 프로그래머까지 모든 개발팀이 힘을 합쳤기 때문이라며, 지금도 모든 이들이 힘을 합쳐 그래픽을 포함해 많은 보강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엔도어즈 최초의 실시간 액션 RPG '영웅의군단: 레이드'는 실시간 거대 몬스터 레이드가 핵심 콘텐츠이며, 간편한 매칭 시스템으로 최대 5명이 파티를 맺어 즐길 수 있는 게임으로, 각종 길드 콘텐츠 및 커뮤니티 시스템을 탑재해 올해 중 출시될 계획이다.

영웅의군단: 레이드 스크린샷
해당 스크린샷은 지난 지스타2014에 공개된 이미지로, 현재 개발 버전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