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22일을 기준으로 시작된 영웅들의 밸런스 수정과 R등급 확장 업데이트는 결투장에 큰 변화를 일으켰다. 결투장의 초창기를 지배했던 단단한 탱커를 선두로 한 '마법덱'들이 모습을 감추기 시작했고, 인벤토리에 묻혀있던 물리 영웅들의 상향으로 새로운 덱들이 출현했다.

특히, 강력한 공격력으로 상대의 방어를 뚫고 회복할 틈을 주지 않는 '극공덱'과 모든 공격을 피해내는 '회피덱'의 비중이 늘어남에 따라 순수 탱커의 대명사인 헤르네임과 아바투, 힐러의 마지막 자존심이었던 나누시아는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갔다. 이제 결투장의 흐름은 방어와 회복을 모두 챙기는 안정적인 덱에서 공격에 중점을 둔 공격적인 덱으로 넘어가고 있다.


◆ 결투장 1~50위 유저들이 사용하는 주요 영웅들 (12월 1일 12시, K-하엔 서버 기준)

▲ 결투장 1~50위 유저들이 사용하는 주요 영웅 리스트



◆ 순수 탱커의 시대는 끝났다! 공격형 탱커들의 상승세

초창기 결투장에서의 핵심은 '적의 공격을 효율적으로 막아내는 것'이었고 이에 가장 걸맞은 영웅이 바로 '헤르네임''아바투'였다. 그러나 결투장에서의 핵심이 '적을 빠르게 제압하는 것'으로 변화하면서 적들의 공격을 막아내기 힘들어진 두 영웅의 비중은 많이 줄어들었다.

▲ 공격적인 덱을 막아내기 힘들어진 헤르네임과 아바투


순수 탱커들의 비중이 줄어든 이유는 장비가 갖춰지기 시작하면서 효율이 높아진 회피 탱커들에게서 찾아볼 수 있다.

최근 유행하고 있는 회피덱의 핵심인 '세즈''카네미'는 암살자 영웅으로 높은 공격력과 회피율을 바탕으로 공격을 피하면서 적들을 제압하는 회피 탱커이다. 적절한 장비를 갖춰 회피율을 높이면 전투 시간이 종료될 때까지 살아남는 모습도 자주 볼 수 있다. 방어력이 아무리 높아도 결국에 쓰러지게 되는 순수 탱커들과 달리 끝까지 살아남으면서 공격력까지 높은 회피 탱커에 눈이 가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 31초에 딜러들이 모두 쓰러졌지만

▲ 상대 영웅 3명을 제압하고 전투가 끝날 때까지 생존한 회피 탱커들


적 전체를 3초간 기절시키는 군중 제어 스킬과 높은 공격력, 아군에게 큰 도움이 되는 버프 스킬까지 모두 보유한 공격형 전사 영웅 '최달달'의 등장도 순수 탱커들의 입지를 줄어들게 한 이유 중 하나이다. 회피덱과 극공덱의 효율을 더 높여주는 최달달의 등장은 순수 탱커들의 재앙으로 다가왔고 결국에는 단단했던 헤르네임, 아바투 조합에 균열을 만들어냈다.

물론 헤르네임과 아바투의 능력 자체는 건재하므로 아직 사용할만한 여지는 남아있다. 결투장을 제외한 콘텐츠에서는 여전히 많은 사랑을 받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회피덱과 극공덱이 활개를 치는 현재의 결투장에서 이들만으로 살아남기에는 어렵다는 것도 사실이다.

▲ 공격력도 높으면서 군중 제어 스킬마저 강력하다!



◆ 높아지는 물리 영웅들의 위세, 그러나 최종 보스는 '서큐버스'와 '전우치'?

최근 결투장에서 가장 강력한 덱을 뽑는다면 회피덱을 뽑을 수 있다. 회피덱의 핵심 영웅들은 '세즈, 카네미, 보벤, 브릿사, 사쿠라'로 이들의 공통점은 최근에 상향된 물리 영웅이라는 것이다. 적들의 공격을 모두 피해내는 날렵한 몸체에 모든 것을 꿰뚫는 강력한 창까지 쥐여주었으니 더는 거칠 것이 없어졌다.

게다가 강력한 공격형 전사로 등장한 '최달달'과 회피덱을 견제하기 위한 카운터 영웅 중 하나인 '헤리안'마저 물리 영웅이므로 마법 영웅들의 비중이 줄어드는 것은 당연한 절차이다. 마법사 3대장의 자리를 지키고 있던 '비라스''린'의 사용 빈도만 보아도 마법 영웅들의 줄어든 비중을 쉽게 알 수 있다.

그러나 그 속에서도 여전히 자리를 지키는 마법 영웅들이 있으니 바로 '서큐버스''전우치'이다.

▲ 결투장의 한 축을 꿋꿋이 지키고 있는 전우치와 서큐버스


서큐버스는 여전히 결투장에서 가장 큰 변수로 적용되는 100% 현혹 스킬 '패왕색'을 통해 결투장의 최종 보스임을 증명하고 있다. 최근에 추가된 R등급 특성은 적 전체의 물리 공격력을 20% 감소시켜 결투장에서 강세를 보이는 물리 영웅들의 강력한 카운터 역할까지 담당한다.

▲ 물리 영웅들의 강력한 카운터 특성


전우치는 모든 마법 영웅 중 가장 강력하다고 단언해도 좋을 정도로 뛰어난 능력을 보여준다. 전우치의 최대 장점은 아군 전체의 모든 방어력, 공격 속도, 이동 속도를 증가시키는 특성과 자신의 공격 속도, 마법 공격력을 증가시키는 자동 스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빠른 공격 속도를 활용하여 적들을 끊임없이 공포에 빠트리는 A랭크 자동 스킬 '혼비백산'은 모든 콘텐츠에서 최고의 효율을 자랑한다. 아군에게 공격 속도와 공격력 버프를 부여하고 적 전체를 기절시킬 수 있는 최달달이 함께 한다면 전우치의 효율은 배가 된다.

물리 영웅들의 위세가 높아졌다고 해도 상황을 뒤집어 버릴 수 있을 정도의 변수를 지닌 서큐버스와 전우치의 아성을 넘기에는 아직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 공포 + 현혹 + 이동 불가 = 총체적 난국



◆ 결투장 1~50위 유저들의 파티 구성 (12월 1일 12시, K-하엔 서버 기준)

▲ 결투장 1~50위 유저들의 파티 구성


이번 주 결투장의 가장 큰 특징은 힐러들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물론 아바투가 전체 회복 스킬을 사용하지만, 기본적으로 탱커를 담당하므로 아바투를 제외하면 힐러가 전혀 없다. 마지막까지 힐러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던 '나누시아'마저 사라진 것이다.

힐러들이 사라진 가장 큰 이유는 공격 위주로 구성된 회피덱과 극공덱의 영향이 크다. 회복 스킬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지만, 그 전에 이미 회복시켜야 할 탱커들이 쓰러지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힐러들이 할 일이 사라지고 그 자리를 딜러들이 차지하게 되었다.

▲ 힐러들이 사라지고 그 자리를 딜러들이 차치하고 있다.


특이한 것은 상위권 유저들의 대부분이 회피 탱커를 기용하고 있지만, 파티 구성에서는 조금씩 차이가 있다는 점이다. 한 가지 조합으로 획일화되었던 초창기 결투장과는 달리 방향성은 비슷하나 그 속에서 다양한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