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 게임이라고 하면 뭐가 떠오르나요? 선수들의 역동적인 움직임, 사실적인 공의 궤적, 그리고 공을 칠 때 짜릿한 손맛까지! PC, 콘솔에서나 느낄 수 있던 그 박진감을 모바일로 풀어낸 게임이 있습니다. 나인엠인터렉티브의 신작 '슈퍼스타 테니스'가 바로 그 주인공입니다.

스포츠 게임의 사실적인 게임성을 유지하는 한편,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만들고자 했다는 나인엠인터렉티브의 김성훈 대표. 그가 만든 '슈퍼스타 테니스'는 모바일 게임에서도 손맛을 보여줄 수 있는 스포츠 게임이란 점과 함께, 엔진의 첫 번째 퍼블리싱 타이틀이란 부분에서 서로에게 각별한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FGT를 통해 호평을 받았다는 '슈퍼스타 테니스'. 온갖 모바일 게임들이 나오는 지금 스포츠 게임을, 그것도 테니스라는 장르의 게임을 만든 이유에 대해 나인엠인터렉티브의 김성훈 대표를 만나 여러 얘기를 나누는 자리를 가져봤습니다.

▲ 나인엠인터렉티브 김성훈 대표




Q. 대표님의 약력이 화려하신데요. 간단한 소개 부탁합니다.

안녕하세요. 나인엠인터렉티브의 대표 김성훈이라고 합니다. 약력이랄까, 오랫동안 클라이언트 개발자로 일해왔었습니다.

이전 넥슨에 있었을 때는 '크레이지 아케이드', '카트라이더'의 개발에 참여하기도 했고요. 이후 넥슨 출신의 개발자들이 설립한 J2M소프트에 합류해서 그곳에서 '레이시티'를 개발했습니다. 그러던 중 J2M소프트가 EA에 인수되고 EA 서울로 사명을 바꾸면서 '배틀필드 온라인'과 'MVP 베이스볼 온라인', '피파 온라인3M' 등 다양한 작품들의 개발을 총괄했었습니다.

지금은 나인엠인터렉티브의 대표인 동시에 '슈퍼스타 테니스'의 클라이언트 개발에도 참여하고 있습니다.

Q. 장르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게임을 만드셨군요. '피파 온라인3M'을 개발하셨다고 하니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 하필 테니스 게임이었나요?

사실 다른 스포츠 게임에 대해 고민도 했습니다. 아무래도 축구나 농구, 야구는 인기가 많은 스포츠니까요. 그런데 저희 같은 작은 스타트업에게는 라이센스 문제가 크게 다가왔습니다. 그렇다고 라이센스 없이, 그러니까 축구에서 메시나 호날두가 없는 축구 게임을 만든다고 했을 때 과연 유저가 즐기고 싶을까 하고 생각하니 저라도 안 즐기겠더라고요. 자금을 떠나서 라이센스에 대한 여러 문제가 불거졌습니다.

그래서 그런 라이센스가 필요한 게임들은 나중에 여유가 되면 하자고 생각하고 배제를 했고요. 테니스의 경우 분명 유명한 스포츠이긴 하지만 앞선 게임들과 다른 점을 들자면 라이센스가 없어도 유저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게임이겠구나 했습니다.

아무래도 다른 스포츠보다 테니스는 개인 스포츠 성향이 강하잖아요? 그래서 다른 스포츠 게임과는 달리 라이센스에 의한, 특정 선수에 집착하는 부분이 덜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또 대부분의 스포츠 게임 중 거의 유일하게 여자부와 남자부의 인기가 거의 동등하거나 혹은 여자 쪽이 높은 스포츠가 테니스였습니다. 왜 그런가 하면 여자 선수도 남자 선수만큼 굉장히 스타일리시한 모습을 보여주는 스포츠여서 그런 거였습니다. 그걸 보고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가 실제 테니스처럼 스타일리시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으면, 실제 선수가 아니더라도 유저들이 매력을 느끼지 않을까 하는 그럴 가능성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끝으로 게임 자체적인 문제로 들자면, 아무래도 모바일은 화면이 작습니다. 거기에 많은 선수가 나오고 하면 아무래도 즐기기가 힘들죠. 거기서 모바일이란 플랫폼으로 표현하기에 가장 제격인 스포츠였던 부분도 있었습니다.



Q. 라이센스에 대한 문제라면 '프리스타일'같은 라이센스가 필요 없는 농구 게임도 있지 않나요?

맞습니다. 하지만 제가 과연 '프리스타일', '프리스타일 풋볼Z'같은 게임과 경쟁해서 그것들보다 잘 만들 거란 확신도 없었습니다. 그리고 팀 대전에서는 화면을 대화면이 아닌 이상 보는 데 불편함도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모바일 게임에서는 팀 대전을 위주로 한 스포츠 게임을 만들기보단 개인플레이 위주의 게임을 골랐습니다.


Q. 그럼 본격적으로 '슈퍼스타 테니스'에 대한 얘기를 해보도록 하죠. 다른 스포츠 게임과는 다른 '슈퍼스타 테니스'만의 장점이 있다면 뭔가요?

우선 3개를 포인트로 잡고 개발을 했습니다. 첫 번째는 손맛입니다. 모바일 게임에서도 타격감을 느낄 수 있는 게임을 만들고 싶단 생각을 했고, 두 번째로는 앞서 말했듯이 스포츠 게임은 선수들의 라이센스가 필요한 경우가 많죠. 하지만 그런 라이센스가 필요 없는 가상의 선수들도 충분히 매력적일 수 있다는 걸 느끼게 해주고 싶었습니다. 끝으로는 오래가는 게임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모바일 게임의 수명이 짧게는 반년, 길어야 1년이라는데 그걸 탈피하고 싶었습니다.

이 3개의 포인트에 맞춰서 개발하면 실패하진 않겠구나 하는 생각으로 시작했습니다. 물론 3개의 포인트 하나하나가 완벽하진 않지만 그래도 유저들이 다소나마 플레이하는데 재밌다는 얘기를 해주셔서 첫 번째는 어느 정도 달성한 것 같고요. 캐릭터의 경우도 좋은 평가들이 들려오고 있습니다. 세 번째는 아직 숙제로 남겨두고 있습니다. 과연 이게 얼마나 오래갈지, 유저들이 얼마나 즐겨주실지는 아직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Q. 그러고 보니 게임의 엔진으로는 특이하게도 하복 엔진을 썼습니다. 사실 엔진이야 개발사 입맛에 따라 고르는 거지만, 하복은 모바일 게임 엔진으로는 아직 생소한 것 같은데요.

확실히 모바일에선 아직 생소한 엔진일 텐데요. 최근 프로젝트 아나키라고 해서 하복에서 모바일에 특화된 엔진이 나와서 모바일에도 쉽게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그 외에도 저희가 오랫동안 PC 게임을 만들다 보니 아무래도 하복 엔진에 익숙해진 부분도 있었습니다.

아마 최근 주목받고 있는 유니티 엔진이나 언리얼4 엔진을 사용하지 않은 것에 대한 물음일 텐데요. 유니티의 경우, 분명 좋은 엔진이지만 저희가 추구하는 좀 더 깊이 있는 게임을 만드는 부분에서 처음 개발했을 당시에는 아직 부족한 부분이 있었습니다. 언리얼4의 경우 지금은 무료지만 개발 당시에는 그렇지 않았고요. 그런 여러 조건을 고르다 보니 하복 엔진을 채용하게 됐습니다.


Q. 확실히 하복 엔진이라서 그럴까요. 옷이 펄럭이는 등 물리 엔진이 돋보이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런데 한편으론 자원 낭비라고 느껴지기도 하는데요. 차라리 모델링에 더 집중하는 게 좋지 않을까요?

얼핏 그렇게 생각하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보면 좀 다릅니다. 물리 연산의 경우 CPU에서 하는 일입니다. 파고들면 좀 복잡하겠지만 최근 스마트폰은 성능이 좋아서 이런 물리 연산도 충분히 사용할 수 있기에 좀 더 역동적인 움직임을 느끼게 하려고 클로스 시뮬레이션을 적극적으로 사용한 거고요.

모델링의 경우 GPU에서 하는 일입니다. CPU와 GPU가 하는 일이 다르다 보니 물리 연산을 없앤다고 해도 실제로 모델링의 극적 향상은 기대하기가 힘듭니다.


Q. 클로스 시뮬레이션을 보고 생각한 건데요. 아무래도 여자 캐릭터에 더 공을 들이고 있는 거 같습니다만?

솔직히… 그렇습니다. 아무래도 테니스라는 스포츠가 규모적으로 봐도 여자부가 남자부와 거의 동등한 규모를 자랑하기도 하고, 실제로도 샤라포바같은 선수는 남성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죠. 그런 면에서 여자 캐릭터를 부각했습니다.



Q. 스포츠 게임의 진짜 재미는 대전이죠. '슈퍼스타 테니스'는 아이템이랑 레벨 등이 있는데 밸런스 문제는 어떻게 해결했는지 궁금합니다.

밸런스라는게 한 번에 해결할 수 없는 부분이다 보니 아직 좀 더 지켜봐야 하는 부분입니다. 실제로 최근 몇 달 동안 많이 고민했고 만들고 갈아엎고를 반복했습니다.

대전에서 스텟에 대한 이익을 안 줄 수는 없습니다. 게임으로서 이런 육성 부분에서 이득을 얻는 게 있어야 하니까요. 그래도 밸런스가 좋다고 무조건 이길 수 있는 게임은 아니게 했습니다. 컨트롤이 된다면 어느 정도 상위 레벨의 상대와 맞붙어도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봅니다. 실제 테스트에서도 그랬고요.

이런 대전 밸런스의 경우 나중에는 리그를 만들어서 비슷한 실력의 선수들끼리 대결할 수 있는 방향으로 업데이트할 예정입니다.


Q. 컨텐츠라고 하니 향후 준비 중인 업데이트의 중심이 될 내용은 뭔가요?

우선 일차적으로는 선수의 능력치별로 리그를 나누는 부분에 대해서 신경 쓰고 있습니다. 또한, 계획 중인 거로는 게임 내에서 대규모 대회를 여는 부분과 함께 2대 2 대전도 준비하고 있고요. 그 외에는 iOS도 런칭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또한, iOS라고 해도 안드로이드와 대전을 가능할 수 있게 하고 있습니다.



Q. 굳이 테니스가 아니더라도 모바일에 특화된 스포츠 게임은 많습니다. 그 게임들과는 다른 '슈퍼스타 테니스'만의 장점이 있다면?

최근 스포츠 게임들의 경우 단순히 스포츠 게임이 아니라 게임적인 허용이 많이 들어가 있습니다. 화려한 이펙트를 넣는 거에서부터 불꽃 슛같은 판타지적인 부분까지 말이죠. 그런 게임들과 비교한다면 확실히 보는 맛이 부족하다는 건 인정합니다.

하지만 단순히 보는 맛을 떠나서 게임에서 느낄 수 있는 손맛만큼은 '슈퍼스타 테니스'가 더 뛰어나다고 자부합니다.


Q. 강조하시는 손맛 말입니다만, 전 진동이 있을 줄 알았는데 없어서 다소 실망했습니다. 의도한 건가요?

아! 많이 고민했던 부분입니다. 사실 테스트하면서 진동을 넣었는데 호불호가 심했습니다. 나중에라도 옵션에 따로 넣을까 생각했지만 대부분 싫어하는 반응이었습니다.

분명 진동을 넣으면 처음에는 타격감을 느끼는 데 좋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익숙해지면 진동에 무덤덤해질뿐더러 오히려 걸리적거린다고 싫어하는 반응도 있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진동을 뺀 만큼 진동이 없어도 충분히 타격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Q. 타격감이란 게 참 어려운 문제 같습니다. 단순히 이펙트나 사운드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게 아닌 만큼, 많은 노력을 기울였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캐릭터의 반응에 더 신경 썼습니다. 솔직히 손맛을 제대로 느끼려면 조작이 어려워야 합니다. 특정 조작에 따라 각기 다른 반응을 보여야 하는 거죠. 하지만 모바일에선 이렇게 하면 너무 어려워지죠. 그래서 타이밍에 많은 신경을 썼습니다.

얼마나 오랫동안 차지 게이지를 모으는지, 치는 순간 방향을 어디로 하는지에 따라 캐릭터의 반응이 달라지도록 해서 손맛을 극대화했습니다.



Q. 글로벌 출시도 염두에 두고 있을 것 같은데요. 주요 타겟층이라고 할 국가가 있나요?

일단 테니스가 북미나 유럽 쪽에서는 주류 스포츠로 자리 잡은 만큼 어느 정도 염두에 두고 있긴 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쪽이 중심이냐 하면 그건 아닙니다. '슈퍼스타 테니스'는 테니스 게임이지만 그걸 떠나 재밌게 즐길 수 있는 스포츠 게임의 하나로써 유저분들이 즐겨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Q. 엔진에서 퍼블리싱 하는 첫 번째 작품입니다. 나름의 의미도 있고, 어깨도 무거울 것 같은데요. 함께하게 된 배경이 궁금합니다.

엔진의 남궁훈 대표님과는 게임인재단의 '힘내라 게임인상'을 통해서 인연을 맺게 됐습니다. 저희가 처음 개발을 시작했을 때 퍼블리셔 없이 최대한 빨리 만들어서 6개월 만에 게임을 출시하는 걸 목표로 했는데요. 그러던 중 개발 3개월 만에 '힘내라 게임인상'을 받게 됐습니다.

거기까지는 좋았는데 그 당시 게임을 런칭할 만한 수준이 아니었던 게 문제였습니다. 그러던 중 남궁훈 대표님이 엔진을 설립한다는 얘기가 들려왔고, 함께할 것을 권해주셨습니다.

처음에는 많이 고민했습니다. 그동안에도 여러 퍼블리셔가 접촉하기도 했고, 애초에 자체 서비스할 계획이었으니까요. 당시 내부에서도 퍼블리싱을 함께한다는 부분에서 불만들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엔진과 여러 번 얘기하면서 남궁훈 대표님이 기존에 갑을관계의 개발사, 퍼블리셔가 아니라 동등한 파트너라는 걸 강조하셨던 점에 마음이 움직여서 이렇게 파트너쉽을 체결했습니다.


Q. 끝으로 '슈퍼스타 테니스'와 함께하게 된 엔진, 그리고 유저들에게 한마디 부탁합니다.

엔진과 인연을 맺고 함께하는 동안 고생도 많았지만 즐거웠던 과정이었습니다. 저희에게 항상 용기를 주고, 엔진의 조언을 통해 FGT를 하면서 유저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기도 했습니다. 그런 부분에 대해서 많이 감사하게 여기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아직 출시하고 얼마 되지 않았지만 저희가 예상한 것보다도 많은 유저들이 즐겨주셔서 고무적인 성과를 보이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많은 분이 즐겨주시길 바라며, 편중된 모바일 게임에 새바람을 일으켜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