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기] 나루티밋 스톰 신작 "물오른 연출, 이젠 더 쉽게 즐긴다"
윤홍만 기자 (Nowl@inven.co.kr)
애니메이션의 연출을 그대로 살렸다는 건 만화나 애니메이션을 원작으로 한 게임에 있어서 극찬 가운데 하나일 겁니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이런 극찬이 나온다는 건 대부분은 그렇지 못한다는 걸 의미하기도 하죠. 만화를 원작으로 한 게임 가운데 이러한 극찬을 듣는 게임이 있습니다. 닌자의 이미지를 재정립한 만화 나루토를 원작으로 한 나루티밋 스톰 시리즈입니다.
일반적인 대전 게임이라고 하면 높은 진입장벽으로도 유명합니다. 맞으면서 배워야 한다는 밈이 생겼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나루티밋 스톰은 달랐습니다. 원작 만화의 팬들이 즐겼으면 하는 마음에 대전 게임임에도 진입장벽을 한껏 낮췄고 그 덕분에 대전 게임으로서는 신입임에도 수많은 팬층을 확보하면 지금까지 시리즈를 이어올 수 있었습니다.
물론 원작 만화의 인기 역시 큰 도움이 되기도 했었죠. 원작 만화의 캐릭터를 직접 조종한다는 매력적인 요소와 애니메이션의 연출을 고스란히 구현했다는 점이 원작 팬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그렇게 시리즈는 2009년 1편 출시 이후 2017년 로드 투 보루토까지 이어졌습니다.
그렇기에 원작 만화가 완결되고 그 뒤를 이어 나루토의 아들 보루토를 주인공으로 한 후속작이 등장하자 팬들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다시 나루티밋 스톰 시리즈로 향했습니다. 로드 투 보루토가 일종의 외전이었다면, 이번에야말로 보루티밋 스톰이 나오는 것 아니냐는 거였죠. 하지만 팬들의 예상은 보기좋게 빗나갔습니다. 여전한 나루토의 인기에 개발팀은 보루티밋 스톰이 아니라 그 가교가 될 타이틀로 '나루토 X 보루토 나루티밋 스톰 커넥션즈(이하 나루티밋 스톰 커넥션즈)'를 가져온 거였습니다.
로드 투 보루토 출시 이후 6년 만에 돌아온 '나루티밋 스톰 커넥션즈'입니다. 6년 만의 신작으로서 '나루티밋 스톰 커넥션즈'는 과연 어떤 매력들을 담고 있을지, 도쿄게임쇼에 앞서 반다이남코 본사에서 확인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기존의 나루티밋 스톰과의 차이점으로 '나루티밋 스톰 커넥션즈'는 오리지널 스토리와 심플 모드라는 쉬운 조작법 2개를 들고 왔습니다. 기존의 나루티밋 스톰 시리즈는 좋은 의미로든 나쁜 의미로든 원작에 충실했습니다. 1편은 하급닌자 수업편부터 사스케 탈환편까지, 사실상 원작 만화 1부의 내용에 충실했고 2편은 성인이 된 이후부터 페인전까지를 담아냈죠. 이어지는 3편은 5카케의 등장과 제4차 닌자대전까지를, 4편은 제4차 닌자대전 최종장까지를 다뤘습니다. 로드 투 보루토는 원작 만화 보루토에 대한 걸 다루지는 않았지만, 대신 극장판 보루토: 나루토 더 무비를 다루는 등 원작에 여러모로 충실했습니다.
하지만 '나루티밋 스톰 커넥션즈'는 달랐습니다. 기본적으로 원작 나루토의 스토리를 히스토리 모드라고 해서 다루긴 했지만, 어디까지나 부가적인 것에 가까웠죠. 만화와 마찬가지로 이야기의 중심은 이제 나루토가 아닌 보루토로 옮겨졌습니다. 다만, 이전 시리즈와는 한 가지 큰 차이가 있습니다. 원작의 스토리가 아닌 오리지널 스토리라는 점입니다.
보루토가 주인공으로 활약하는 오리지널 스토리지만, 개발팀은 나루토의 인기가 여전히 많다는 점 역시 간과하지 않았습니다. 시작부터 분명 화해했을 터인 나루토와 사스케가 사투를 벌이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보루토가 아닌 원작 나루토의 팬들 또한 '나루티밋 스톰 커넥션즈'에 자연스럽게 빠져들게 만든 겁니다. 나루토와 보루토 어느 한쪽에 초점을 맞추는 게 아니라 양쪽을 모두 조명함으로써 여전히 나루토를 좋아하는 팬과 새로운 주인공 보루토를 응원하는 팬 모두를 만족시키려고 하는 모습입니다.
원작 만화에 충실했던 나루티밋 스톰 시리즈인 만큼, 이러한 행보가 단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지만, 반대로 장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어찌됐건 지금까지는 게임을 통해 원작을 되짚어봤다면, 이번 '나루티밋 스톰 커넥션즈'는 오리지널 스토리인 만큼, 오직 게임을 통해서만 즐길 수 있기 때문이죠.
또 다른 비장의 무기 심플 모드는 장르의 진입장벽을 대폭 허문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전 격투 게임이라고 하면 높은 진입장벽으로도 유명합니다. 모르면 맞으면서 배워야 한다는 밈이 꼬리표처럼 따라다닐 정도죠. 그렇기에 대전 격투 게임은 신규 유저의 유입이 다른 장르와 비교했을 때 압도적으로 적습니다.
다른 대전 격투 게임과 비교했을 때 나루티밋 스톰 시리즈는 그나마 그런 면이 덜했지만, 그럼에도 이러한 진입장벽이 없는 건 아니었습니다. 그렇기에 원작 만화에는 관심이 있는데 대전 격투를 어려워하는 유저들은 스토리 모드를 주로 즐겼고 대전 모드에는 손대지 않는 경우도 허다했습니다. 분명 스토리 모드가 메인이 되는 모드인 건 사실이지만, 그 못지않게 대전 모드 역시 중요하다는 걸 생각하면 개발팀 입장에서는 여러모로 씁쓸했을 겁니다. 제아무리 친절하게 한다고 해도 가이드만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죠.
근본적인 해결책으로 개발팀이 가져온 건 심플 모드였습니다. 대전 격투 게임이 어려운 이유는 사실 단순합니다. 수많은 커맨드와 몇 프레임 차이로 승부가 갈리기 때문입니다. 그중에서도 중요한 건 커맨드죠. 프레임은 일단 커맨드를 익히고 난 후의 문제인 만큼, 크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어떤 기술이 몇 프레임이고, 그렇기에 어떨 때 더 유리한지 이런 건 나중에 게임을 미친 듯이 파고들 때의 문제지 처음부터 이런 걸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나루티밋 스톰 커넥션즈'의 심플 모드는 이러한 커맨드를 간소화한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심플이라는 명칭에서 알 수 있듯이 해당 조작 모드에서는 특정 버튼을 연타하는 것만으로도 화려한 기술을 구사할 수 있습니다. 플레이스테이션을 기준으로 했을 때 네모, 동그라미, 세모, 엑스 4개의 버튼 중 동그라미 버튼을 연타하는 것만으로도 기술이 나가기에 마치 대전 격투 게임 고수가 된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죠.
그렇다고 컨트롤 요소가 아예 없는 건 아닙니다. 대전 격투 게임의 기술이라는 게 한두 개가 아닌 만큼, 커맨드 역시 다양한데 '나루티밋 스톰 커넥션즈'는 동그라민 버튼과 스틱의 방향을 통해 어떤 기술을 쓸지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자칫 어려워지는 것 아닌가 싶을 수도 있지만, 그렇지도 않습니다.
○○○○↓○○, ○○○○↑○○ 식으로 콤보를 넣으면서 L스틱을 아래로 할지 위로 할지 정하면 될 뿐이죠. 물론, 약간의 타이밍을 맞춰야 하지만, 여타 대전 격투 게임과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쉬운 편입니다. 개발팀이 심플 모드를 만들기 위해 얼마나 고심했는지를 알 수 있는 부분이기도 했습니다.
오리지널 스토리와 심플 모드는 '나루티밋 스톰 커넥션즈'의 강점이자 비장의 한 수가 될 수도 있지만, 동시에 단점이 될 수도 있습니다. 심플 모드는 기존의 조작법인 노멀 모드와 병행할 수 있으니 큰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오리지널 스토리는 다르기 때문입니다. 원작에 충실하다는 나루티밋 스톰 시리즈의 핵심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습니다.
다만, 얼핏 체험해 본 오리지널 스토리 자체는 여러모로 매력적이었습니다. 단순히 원작 만화의 인기에 편승한 느낌이 아니라 마치 극장판을 보는 듯한 느낌을 선사했습니다. 짧은 시연이었지만, 시연이 끝나고 나서도 뒷이야기가 궁금할 정도였죠. 흥미를 자극한다는 점에서 볼 때 합격점을 주기 충분했습니다.
'나루티밋 스톰 커넥션즈'는 오는 11월 16일 정식 출시 예정입니다. 출시까지 이제 2개월도 채 남지 않은 상황. 적어도 기존의 나루티밋 시리즈보다 더하면 더했지 절대 덜하지 않은 작품이니만큼, 남은 2개월은 나루토와 보루토 원작 만화를 보면서 즐거운 마음으로 기다려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