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오버워치2, 지원 영웅의 한계를 넘은 ‘라이프위버’
정수형 기자 (desk@inven.co.kr)
블리자드는 지난 29일 오버워치2의 시즌4에 추가될 신규 지원 영웅 '라이프위버'를 소개하기 위한 개발자 인터뷰를 진행했다. 라이프위버는 과학과 식물을 응용한 첨단 기술을 사용하며, 기존 지원 영웅과 차별화를 위해 할 수 없는 다양한 유틸리티를 선보이는 게 특징이다.
이날 인터뷰는 블리자드의 수석 내러티브 디자이너 가빈 저건즈 피어리와 선임 테크니컬 아티스트 촌라왓 탐마완, 영웅 디자인 프로듀서 케니 허드슨이 함께 했으며, 라이프위버의 탄생 비하와 타 지원 영웅과의 차별점, 신규 기술의 개발 의도 등을 들어볼 수 있었다.
■ 최초의 동남아시아 영웅
Q. 오버워치 세계관에서 라이프위버는 어떤 역할과 목표를 갖고 활약할 예정인가?
가빈 저건즈 피어리(이하 가빈) = 라이프위버는 멋진 스토리를 가진 영웅으로 팀 내부적으로도 큰 노력을 기울였다. 그는 부유한 가족에서 태어났으며, 어릴 때부터 총명함이 남달랐다. 이에 부모는 다양한 학교에 보내 공부시키게 되는데 오히려 학교가 그의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할 지경이었다.
이에 부모는 최고의 수재만 입학하는 광축가 아카데미에 그를 입학시키는데 아쉽게도 학교생활에 잘 어울리지 못한다. 참고로 이곳에서 시메트라와 처음 만나게 된다. 학교생활에 적응을 못 한 라이프위버는 성장하면서 자연에 깊은 관심을 두게 되고 전 세계를 여행하면서 다양한 체험을 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자연이 심각한 피해를 보고 있고 그 주체가 자신이 속한 학교와 연관된 단체라는 것을 깨닫는다. 이에 복구해야 할 필요성을 느낀 라이프위버는 자기 기술인 생체 과학으로 자연을 복구하고자 한다. 그러나 기술의 소유 자격을 두고 학교와 대립하게 되고 결국 학교를 떠나게 된다. 이후 동떨어진 곳에서 새로운 기술을 터득, 이를 활용해 세상을 도울 방법을 탐구하기 시작한다.
Q. 라이프위버는 최초의 동남아 출신 영웅이다. 태국으로 국가를 설정한 이유와 추후 태국 배경의 전장이 나오는지 궁금하다.
촌라왓 탐마완(이하 촌라왓) = 과거 시즌3 개발 당시 팀원 앞에서 동남아시아 문화를 발표하는 자리를 가졌었다. 발표할 당시에는 식물을 활용한 지원 영웅을 구상 중인지 몰랐었는데 우연히 태국 문화와 식물 지원 영웅이 매칭된다는 의견이 나왔었고 이후 차근차근 진행해나갈 수 있었다.
가빈 = 전장과 관련된 얘기는 아직 말하기 이르지만 흥미로운 작업을 진행 중이니 기대 바란다.
Q. 과학의 힘으로 자연을 다룬다는 설정이 독특한 것 같다. 젠야타처럼 불교의 느낌도 드는데 라이프위버를 만들 때 어디에서 영감을 받아 기획했나?
촌라왓 = 우선 시각적으로 만다라의 기이한 적인 문양을 채용했다. 만다라는 수학적인 느낌과 자연을 연결하며, 전 세계의 균형을 강조한다. 이러한 점은 식물을 사용하는 지원 영웅 컨셉과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며, 비주얼 측면에서 잘 녹이고자 했다.
의상도 과학과 태국의 전통 의상을 잘 연결하고자 했다. 라이프위버라는 영웅이 자기 뿌리, 자연에 깊은 애정을 품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자 했다. 자세히 보면 맨발로 다니는 것을 볼 수 있다.
Q. 시마다 가문과 친밀한 키리코, 널 섹터의 수장인 라마트라 등 이전 신규 영웅은 기존 오버워치 영웅들과 조금씩 연결점이 있었다. 라이프위버의 경우 다른 오버워치 영웅과 어떤 관계를 갖는지 궁금하다.
가빈 = 앞서 언급했듯 라이프위버는 학창 시절 시메트라의 룸메이트로 함께 했던 경험이 있다. 학교를 떠난 이후에는 어떤 단체에서 오버워치와 함께 일한 적이 있는데 그때 수석 대장장이였던 토르비욘과 함께하기도 했다. 이들과의 관계는 인 게임 상호 대사에서 들을 수 있으니 재밌게 즐겨주길 바란다.
■ 최초의 에너지 충전형 지원 영웅
Q. 라이프위버는 오버워치 최초로 에너지를 모아서 치유하는 능력을 갖고 있다. 이러한 방식으로 구상한 이유는 무엇인가?
케니 허드슨(이하 케니) = 라이프위버는 충전식 치유에 추적 능력을 갖추고 있다. 기본적으로 에임 컨트롤에 어려움을 겪는 초보자도 쉽게 할 수 있도록 설계했고 반대로 실력이 좋은 유저가 사용했을 때 너무 강력하지 않도록 했다.
촌라왓 = 에너지를 모을수록 치유량이 커지는 것을 직관적으로 보일 수 있도록 꽃봉오리를 설계했다.
Q. 치유의 꽃은 에너지를 모으는 것에 비해 치유량이 높은 것 같지 않다. 즉시 발동되는 다른 지원 영웅의 회복 능력과 비교해서 라이프위버의 치유 능력의 장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케니 = 라이프위버를 효과적으로 사용하려면 치유의 꽃의 충전이 필요하다. 최대로 충전했을 때 치유를 잘 할 수 있다. 따라서 아군의 체력 상황을 살피면서 판단하는 게 중요하다. 다른 지원 영웅과 달리 라이프위버의 치유는 추적이 가능하다. 내가 원하는 아군을 추적해서 치유할 수 있다는 점은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촌라왓 = 추가적으로 치유의 꽃은 비교적 먼 거리에서도 팀원을 치유할 수 있다. 덕분에 안전하게 팀을 운영하는 게 가능하다.
Q. 치유의 꽃은 추적 방식인 대신 힐량이 낮고 충전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 강력한 세이브와 유틸리티 능력에 대한 페널티인가. 또한, 라이프위버가 향후 게임 플레이에 어떤 변화를 가져다 줄 것으로 기대하나?
케니 = 치유의 꽃을 최대로 충전해서 사용하면 다른 지원 영웅과 비교해서 부족하지 않아 단점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지원 영웅을 주로 쓰는 유저와 그렇지 않은 유저도 재밌게 즐길 수 있도록 설계하고자 했다.
촌라왓 = 라이프위버는 다른 지원 영웅이 하지 못하는 일을 할 수 있다. 유틸리티 능력은 한 가지 활용도로만 쓰이지 않는다. 예를 들어 구원의 손길과 연꽃 단상은 상황에 따라선 공격적으로도 쓸 수 있다.
Q. 라이프위버는 연꽃 단상, 산들 걸음 등 생존기로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이 2개나 존재한다. 이전 신규 영웅인 키리코도 순보와 정화의 방울을 사용해 타 지원 영웅보다 좋은 생존 능력을 보여줬는데 신규 지원 영웅과 기존 지원 영웅 간의 생존 격차가 커질지 우려가 된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케니 = 연꽃 단상 같은 스킬은 차별화된 장점도 있지만 그만큼 약점도 존재한다. 기술이 계속 유지되지 않고 기술을 사용한 이후 쿨타임 동안 취약 상태에 노출된다. 또한, 기술 특성상 하늘을 나는 파라 같은 영웅에게 쉽게 당할 수 있다. 이처럼 강력한 보호 수단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다른 요소로 인해 밸런스가 잡히리라 생각한다.
Q. 라이프위버의 기본 공격인 가시 연사는 투사체를 빠르게 발사하는 방식이고 꽤 좋은 DPS를 보여준다. 공격적인 플레이를 염두하고 만들었는지 궁금하다.
케니 = 가시 연사는 방어적인 수단으로 사용된다. DPS가 높지만 투사에 방식이라 표적에 도달하는 데 오래 걸린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또한, 치유의 꽃은 충전에 시간이 걸리니 어떤 플레이에 투자할 것인지 선택해야 한다.
Q. 추적 치유, 타겟팅 아군 보호, 자체적인 생존 기술 등 다재다능한 능력을 갖췄는데 초심자를 위한 지원 영웅 캐릭터를 의도한 것인가?
케니 = 라이프위버는 모든 유저가 잘 활용할 수 있게 설계했다. 우리의 목표는 모든 유저가 즐겁게 게임을 하길 바란다. 이러한 목적 달성을 위해 라이프위버의 치유는 소프트 타겟팅이 적용되었으며, 여유롭게 쓸 수 있다.
Q. 과거, 지원 영웅이 위협에 대처할 수단 추가를 목표 중 하나로 언급했다. 연꽃 단상은 이를 위한 스킬인가? 기획 의도가 궁금하다.
케니 = 연꽃 단상은 위협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용한 기술로 쓰일 수 있다. 또한, 아군 영웅을 잘 지원할 수 있도록 기획되기도 했다. 아군에게 사용해서 생존에 유리한 위치로 조정할 수 있고 새로운 공격 각을 만들어줄 수도 있다. 아군의 다른 능력, 스킬과 결합할 때 강력하게 팀을 지원하는 스킬이 될 것이다.
Q. 아군 위치에 영향을 미치는 보호 스킬은 한편으로 단점이 될 수 있다. 구원의 손길이 어떤 식으로 사용되리라 생각하고 디자인 했나?
케니 = 구원의 손길은 다양한 방식으로 사용될 수 있다. 팀원과 스킬 연계가 된다면 게임 내에서 슈퍼 세이브하는 순간이 많이 올 것이다. 위협적인 순간에 아군을 살리는 스킬이 되리라 본다. 지형지물에서 안 좋은 방향으로 사용하지 않도록 주의했고 쿨타임을 길게 설정해 상황에 따라 잘 써야 한다.
가빈 = 라이프위버와 같은 팀으로 플레이를 했었는데 돌격 영웅으로 적진에 돌진했다가 고립된 순간이 왔었다. 그때 라이프위버가 구원의 손길로 구해주면서 슈퍼 세이브를 한 적이 있다. 이처럼 게임 플레이 측면에서 추가적인 생존 기회를 더해줄 수 있어 개인적으로 재밌게 즐겼다.
Q. 아나와 겐지 조합처럼 개발팀은 어떤 영웅이 라이프위버에 특히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나. 또한, 연꽃 단상은 캐서디가 황야의 무법자를 사용할 때 들어 올리는 방식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 같은데, 개발팀에서 내부 테스트를 진행하면서 재미있었던 순간이 있다면 공유바란다.
케니 = 플레이 테스트에서 트레이서나 겐지 등 공격적인 측면 공격수가 성공하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었다.
촌라왓 = 각 기술이 한 가지로만 활용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될 수 있다. 일례로 생명의 나무와 같이 아군을 치유할 수도 있지만 보호 목적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 중 하나는 바스티온으로 플레이하면서 맵 건너편에서 적을 향해 궁극기를 조준하고 있었는데, 적에게 다가가자마자 적들이 나무 밑으로 숨어버려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순간이다. 지금 생각해도 정말 웃겼다.
Q. 연꽃 단상과 궁극기는 간이 지형지물을 창조하는 영웅이다. 이런 스킬은 상대 투사체를 막아내는 능력이 있다. FPS에서 지형지물 창조 능력은 밸런스 문제를 야기해 왔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케니 = 지형지물 생성 요소는 영웅을 디자인할 때 많이 고려하는 것 중 하나다. 우선, 영웅 디자인의 최우선 요소는 스킬의 재미다. 재밌는 스킬을 구상하고 이를 기반으로 테스트를 진행한다. 이후 어느 정도 컨셉이 잡히면 밸런스 작업에 들어간다.
라이프위버는 생명의 나무라는 지형지물을 생성하는데 이를 위해 기술적으로 흥미로운 기업을 사용했고 인게임에서 불공평하게 느껴지지 않도록 노력했다. 특히, 나무가 생성되는 부분에 불공정성을 줄이고자 했다.
촌라왓 = 생명의 나무를 생성할 때 기술적 이슈가 있을 수 있다. 걸리거나 찝히는 현상 등이다. 이런 문제를 줄이기 위해 내부적으로 노력했다. 가령, 생명의 나무는 메이의 빙벽보다 오래 지속되는데 적절하지 않은 장소에 생성하더라도 시전자가 취소할 수 있다.
Q. 새로운 영웅의 출시는 항상 e스포츠에 큰 영향을 미쳤다. 라이프위버가 출시 후 오버워치 리그나 컨텐더스 등의 e스포츠 메타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하며, 오버워치 리그 프로 선수들이 라이프위버와 함께 어떤 흥미진진한 순간을 만들어낼 수 있기를 바라나?
케니 = 라이프위버는 공격력과 구원의 손길과 같은 다양한 능력을 적절히 활용하면 매우 강력한 영웅이기 때문에 경쟁전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오버워치2 플레이어는 모든 영웅을 매우 창의적으로 활용해오고 있으며, 플레이어들이 다양한 전장과 상황에서 신규 영웅을 어떻게 활용할지 지켜보는 것은 저희에게 큰 즐거움 중 하나다. 라이프위버는 이달 말 오버워치 리그 신규 시즌이 시작되면 만나볼 수 있다.
Q. 6시즌에도 지원 영웅 추가를 예고했다. 몇 시즌에 걸처 다수의 지원 영웅을 선보이는 셈인데 지원 영웅의 풀을 계속 늘리는 의도가 궁금하다.
케니 = 오버워치 내에서 지원 영웅은 다른 역할에 비해 숫자가 적었다. 따라서 다른 역할과 밸런스를 맞추고자 한 게 있다. 지원 영웅을 즐기는 유저들이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게 했다.
Q. 마지막으로 시즌4를 기다리는 한국 게이머에게 한 마디 부탁한다.
가빈 = 항상 오버워치2 팀에 열정과 성의를 보내주는 한국 플레이어에게 감사한다. 앞으로 수 년에 걸쳐 내놓을 콘텐츠를 하루 빨리 선보이길 기대한다.
촌라왓 = 한국 플레이어가 라이프위버를 잘 즐겨주길 기대하고 있다. 게임 플레이에서 굉장히 재밌는 순간이 많으리라 생각한다.
케니 = 오버워치2의 성원에 깊이 감사한다. 한국 플레이어는 항상 창의적이고 신선하게 게임을 즐겨주기 때문에 이번 라이프위버도 얼마나 재밌는 플레이를 보여줄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