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프톤 소액주주들이 오는 3월 28일 주주총회를 앞두고 힘을 모으고 있다. 이들의 목표는 행동주의를 실행할 수 있는 3% 모집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주주 행동주의는 △손해를 입히는 CEO의 독단적 행동 견제 △기업 수익성 증대라는 장점이 있다. 반면, △주주들의 잘못된 판단 △단기적 수익 향상을 위한 장기 프로젝트 무산 가능성 △일관되지 못한 기업 운영이란 단점도 있다.

주주 행동주의 초기 사례로는 미국 1926년 벤저민 그레이엄이 송유관회사 노던 파이프라인에 요구한 것이 꼽힌다. 벤저민 그레이엄은 노던 파이프라인에 일부 증권을 매각해 이윤을 주주들에게 배당금으로 나눠달라 요구했다. 노던 파이프라인은 거절했고, 벤저민 그레이엄은 소액주주들을 만나가며 자신의 뜻과 함께하길 권했다. 결과적으로 벤저민 그레이엄은 원했던 바를 이뤘다. 벤저민 그레이엄은 증권분석과 가치투자 이론으로 유명하다. 책 '현명한 투자자'와 '증권분석'을 썼다.

최근 국내에선 행동주의펀드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 사례가 유명하다. SM엔터테인먼트 지분 1% 안팎을 보유한 얼라인파트너스는 지난해 3월 SM 감사 선임을 위한 주주제안을 했다. 또한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 개인 회사 '라이크기획'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를 지적했다. 이후 SM 경영진이 얼라인파트너스와 카카오와 손을 잡고 이 전 총괄과 결별했다. 이 전 총괄이 SM 라이벌 회사 하이브와 손을 잡고 경영권 분쟁이 일어나고 있는 게 현 상황이다.

▲ 지난해 크래프톤 정기 주주총회 현장

크래프톤 일부 소액주주들이 힘을 합치는 이유는 △공모가 대비 하락한 현재 주가와 △현재 경영 상태 때문이다. 지난 6일 종가 기준 크래프톤 주가는 공모가 49만 8,000원 대비 65.1% 하락한 17만 3,500원이다.

지난해 3분기 크래프톤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1% 미만을 가진 소액주주들이 99.98%이다. 이들이 가진 소유주식은 전체 35.39%이다.

주식을 1% 이상 보유하면 대표소송제기권, 유지청구권, 총회검사인 선임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직접 경영에 관여하는 게 아닌, 청구할 수 있는 권리들이다.

3% 이상 보유하면 주주총회소집청구권, 주주제안권, 회계장부열람권, 이사 및 감사 해임청구권, 업무 및 재산상태검사청구권, 집중투표청구권, 청사인 해임청구권 등을 사용할 수 있다.

소액주주들은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뭉친다. 지난 3월 3일 개설된 커뮤니티에는 백여 명이 가입했다.

▲ 이번 크래프톤 주주총회 안건

앞서 크래프톤은 장태석 펍지스튜디오 본부장에 주식매수선택권 10만 주 부여의 건과 장병규 창업자, 김창한 대표 사내이사 재선임의 건을 주주총회 안건으로 공시했다.

장태석 본부장은 배틀그라운드 초기 단계부터 참여한 핵심 개발자다. 크래프톤은 "출시 예정인 신작 기반 매출 성장 역시 기대되기에 펍지 스튜디오 총괄 프로듀서인 주요 인재에게 주식매수선택권을 부여하고자 한다"라고 설명했다. 장병규 창업자와 김창한 대표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견인할 적임자라는 이유다.

일부 소액주주들은 현재 경영 상태를 이유로 크래프톤 주주총회 안건인 장병규 창업자와 김창한 대표 사내이사 재선임을 반대한다. 장태석 본부장에 대한 스톡옵션은 주가가 공모가로 회복하기 전까지 보류할 것을 요구했다.

현실적으로 크래프톤 소액주주들이 힘을 합쳐 주주총회 안건을 부결시킬 가능성은 작다. 그러나 주주총회 이후로도 소액주주들이 뭉친다면 1%, 3% 이상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