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을 종합 문화의 하나로 바라보는 시각, 게임 기술, 활용만이 아니라 다양한 부문에서 이를 바라보고 이야기하는 행사인 GXG.

이러한 특징에 맞게 정말 다양한 주제가 성남시 판교 GXG 강연장인 세상무대와 상상무대, 두 곳을 채웠다. 미래 산업인 AI 이야기가 오갔고 e스포츠, 메타버스, 게임사운드에 관한 주제로 강연이 이어지기도 했다. 그중에서도 게임을 개발자나 업계 관계자와는 가장 다른 시각에서 바라볼 수밖에 없는 인물이 1시간의 무대를 채웠다.

SNL 크루로 잘 알려져있고 유튜브, 예능, 정극 연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배우 권혁수가 그 주인공이다. 강단에 오른 권혁수의 강연에는 전문적인 게임 산업 소개와 분석은 없었지만, 배우로서의 권혁수와 배우가 바라보는 게임에 관해 자유로운 분위기로 이야기가 이어졌다.


권혁수는 유머러스한 이야기로 가볍게 무대를 끌어나갔지만, 자신이 주도하는 온라인 콘텐츠의 어려움을 게임과 비견하며 설명하기도 했다. 그는 권혁수 감성이라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 또 여기서 인기를 얻어 따로 개설한 경영자들이라는 채널에서 개그맨 황제성, 곽범과 함께 이경영 배우를 흉내 내며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그는 경영자들에서 재치있는 두 명의 코미디언 덕에 앞으로 나설 기회가 많지 않다고 장난스럽게 이야기하기도 했다. 희극 배우인 둘의 재치를 따라가기 어렵다면서 말이다. 쉽게 돈번다며 웃으며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기획자로서의 권혁수는 다르다. 그는 콘텐츠가 계속될 수 있도록 외부 광고를 얻어내고 그것들을 콘텐츠의 재미에 반하지 않도록 적절하게 배치하는 역할을 한다. 또 진행자로서 대본을 숙지하고 자유분방하게 콘텐츠를 이끌어나가는 다른 두 경영을 조율하기도 한다. 그리고 이런 어려움은 물리적 어려움, 특히 자본의 한계에 부딪히곤 한다.

경영자들은 구독자 30만이 넘는 대형 채널에 속하지만, 여전히 물리적인 부분에서 고민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단순히 카페를 배경으로 하는 촬영의 경우만 하더라도 장소 대관 비용, 촬영 시간, 촬영 위치 등 여러 고민거리가 뒤따른다. 그러면서도 유튜브 공간에 어울리는 재미를 주기 위해 노력해야 하니 주제도 사람들이 쉽게 공감하는 것을 추구하게 된다.

반면 특징도, 재미의 구현 방식도 다르지만, 현실 세계보다는 보다 제한 없는 세계를 그려낼 수 있는 게임 세계의 창의성 실현을 이야기했다. 물리적 제약 없이 그곳에서 그릴 수 있는 자유로운 세계를 짧게 꿈꿔보기도 했다.


다양한 배우, 가수 등의 특징을 잡아내며 여러 캐릭터로 활동한 그는 게임 속 캐릭터에 관해서도 이야기했다. 게임 캐릭터의 매력을 드라마로 비유한 그는 이러한 인물이 게임에 생동감과 몰입감을 준다고 평했다.

드라마가 가진 맥락이 재미있는 경우도 있지만, 많은 경우 시청자는 인물에 더 집중하게 된다. 인물이 어떤 아픔을 겪고, 그게 이런 사건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었는지, 또 다른 인물과의 관계는 어떤지 계속 파고들며 재미를 얻는다. 권혁수는 게임 역시 그 캐릭터가 강렬할수록, 더 쉽게 빨려들고 집중할 수 있는 특징을 가졌다고 평했다. 특히 단순히 보는 데서 그치는 게 아니라 그 캐릭터와 직접 상호작용하는 만큼 플레이어인 나와의 관계, 거기서 애정이 생기고 게임에 더 집중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마치 끊을 수 없는 드라마를 정주행 하듯 말이다.

드라마와 유사한 캐릭터의 특징과 달리 게임 캐릭터의 연기, 모션은 정극 연기와는 다른 특별함을 가지고 있다고 봤다. 권혁수는 SNL로 데뷔해 코믹한 연기에 정평이 나 있지만, 다양한 정극 연기 역시 선보였다. 많은 이가 희극적인 모습을 더 기억하지만, 그는 정극 연기에서는 오히려 힘을 빼고, 평범한 모습을 연기하려고 한다.

반면 게임 속 인상적인 인물은 뇌리에 남는 임팩트가 있다. 목소리나 모션, 때로는 비주얼이 그 임팩트를 주는 무언가가 된다. 일상의 자연스러움보다는 캐릭터를 봤을 때 '이거구나' 하는 잔상을 남기는 특징. 그게 게임 캐릭터를 더욱 특별하게 만든다고 평했다.

그런 의미에서 권혁수는 자신이 마음껏 게임을 만들 수 있다면 강렬한 자신의 캐릭터를 마구 집어넣고 싶다는 바람을 설명했다. 때로는 '진행시켜'라며 결단력 있고, 문제는 '영차'하고 해결하는 권경영 캐릭터를 지도자로. 또 위험에 빠진 인물을 구하는 데에는 낭만닥터 김사부를 패러디한 권사부를 등장시키면 어떨까 하면서.

분명 현장에 모인 참관객들에게 웃음을 주기 위해 한 이야기였지만, 그의 강연은 여타 게임 행사에 딸려있는 강연과는 다른 '재미'를 줬다. 어쩌면 게임의 다양한 특징을 아우르고자 하는 GXG였기에 가능한 강연이었는지도 모르겠다. 한편 GXG 첫날인 8일뿐만 아니라 2일차인 9일에도 다양한 주제의 강연을 준비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