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DC2019] "꿈의 직업이란 단어에 얽매이지 마라", 연봉 협상의 비결
원동현 기자 (desk@inven.co.kr)
사회의 많은 이가 스스로 커리어를 쌓아간다. 피를 깎는 노력을 하며 실력을 쌓고, 자기가 사랑하는 분야에서 이름을 알리기 위해 그들은 오늘도 달려간다.
그런데 동시에 많은 이가 이 과정에서 현실적인 문제를 간과하곤 한다. 바로 연봉이다. 본인이 사장이거나 프리랜서로 활동하지 않는 이상 대다수의 사회인은 연봉이란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가장 큰 혜택이자 원동력이면서도, 동시에 본인을 옭아매는 사슬이기도 하다. 언제나 부담스럽기 마련이다.
금일(20일, 현지 시각 기준),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된 GDC 3일차 행사에서는 여성 개발자들이 연단에 올라 ‘연봉 협상의 시작’을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첫 차례에 마이크를 잡은 로빈 양(Robin Yang)은 코드 컴뱃의 프로덕트 매니저다. 그녀는 지금까지 정말 다양한 이직 제안을 받아왔고, 그 과정에서 끊임없이 시행착오를 겪어왔다고 말했다. 특히 본인을 포함해 많은 이가 저지르는 실수는 질문을 하기 두려워한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리 팀에 와줬으면 좋겠어”, 이렇게 간단한 문구의 메세지를 본인의 이메일에서 발견한 순간 사람들은 얼어붙기 마련이다. 기쁘면서도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를 모른다. 조건은 어떤지, 제안 배경은 무엇인지, 회사는 어떤 상황인지 등을 물어봐야 한다는 걸 알면서도 협상이 틀어질까봐 겁을 내곤 한다.
게임 업계의 많은 사람이 위와 같은 수동적인 태도를 보이는데, 로빈 양은 대다수의 업계인들이 ‘게임’ 관련 직종을 자신의 ‘꿈의 직업’으로 여기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어릴적부터 동경해오던 게임을 만드는 일에 참여한 사람들인 만큼, 업계를 떠나고 싶지 않아하는 성향이 강하다.
또한 스스로를 옥죄는 그릇된 믿음 역시 치명적이다. 자신에게 유리하고, 힘을 북돋아 줄 수 있는 믿음을 새로 만들어 기존의 그릇된 믿음을 없애줘야 한다. “내가 질문이 너무 많은 건 아닐까?”라는 그릇된 믿음은 “난 충분히 이럴 자격이 있어”라는 믿음으로, “난 훌륭한 사람이 아닌 거 같아”는 “내가 이런 제안을 받아냈어”로, “다른 사람을 고용하겠지”는 “나 아니면 안 되겠군”으로 바꾸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그녀는 강조했다.
아울러 강연 말미에 그녀는 “게임 관련 직종을 꿈의 직업으로 여기는 사람이 많지만, 자신에게 솔직해지지 못한다면 그건 꿈의 직업이라 할 수 없다”고 신랄한 충고를 남겼다.
이후 연단에 오른 타라 브래니건(Tara Brannigan)은 5CA의 커뮤니티 매니저로 굉장히 다양한 게임 기업에서 근무한 경력을 지니고 있다,
그녀는 연봉 협상에 임하기 전에 자신만의 도구 박스를 만들어두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여기서의 도구란 연봉 협상에서 손해를 보지 않을 ‘지식’과 ‘경험’을 일컫는다.
그녀의 직종인 커뮤니티 매니저는 샌프란시스코 지역 내에서 67,000달러를 연봉으로 받는 게 평균적이다. 이는 많지도 적지도 않은 정도다. 문제는 이러한 정보를 정확하게 알기 힘들 뿐더러, 각 지역별 세부적인 차이를 간과하고 계산하는 경우도 부지기수라는 점이다.
우선 미국의 시애틀과 독일의 슈투트가르트를 비교해보자. 슈투트가르트에서 3,500 유로 정도를 생활비로 써왔다면, 비슷한 수준의 삶을 시애틀에서 누리기 위해선 5,930유로 가량이 필요하다. 생활비 전반이 확연히 비싸기 때문이다. 즉, 단순히 액수로 연봉 협상을 끝내면 이직 후 되려 가난해질 수도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또한 연봉 협상은 ‘전쟁’이 아니라는 걸 명심해야 한다. 목표는 무조건 ‘윈-윈’이다. 앞으로 계속 머무를 곳, 계속 볼 사람들이기에 결코 상처를 내선 안 된다. ‘꿈의 직업’으로 만들기 위해선 모두가 행복해지는 결과를 찾아야만 한다.
그녀는 “연봉 협상은 자신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라며, “다음 세대를 위한 초석을 쌓기 위해서라도 연봉 협상은 스마트하게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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