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그나로크’ 신희범(무소속)이 생애 처음으로 해외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홍콩에서 열린 ‘제 2회 홍콩 e스포츠 토너먼트’에 출전한 신희범은 이예훈(Sacsri, 마이인새니티), 남기웅(Hurricane, 삼성 갤럭시)을 차례로 제압하며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30일 승자조 4강전에서 이예훈을 만나 2-0 완승을 거둔 신희범은 승자조 결승에 진출해 깔끔한 경기력으로 남기웅 마저 2-0으로 제압하고 최종 결승전에 진출했다. 최종 결승전에서 다시 한번 남기웅을 만난 신희범은 연속 득점 이후 실점을 허용하며 위기에 몰리기도 했지만, 침착한 경기 운영으로 마지막 세트를 승리해 최종 우승을 확정했다.

신희범은 매니지먼트사인 ㈜GEM을 통해 “최근 게임이 잘 풀려서 조심스럽게 이번 대회 우승을 점치고 있었는데 이런 결과가 나와 만족스럽다”며 “드디어 부모님께 우승하는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게 되어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대회 우승으로 $6,500 (약 660만원) 의 우승 상금과 WCS포인트 300점을 추가한 신희범은 당분간 휴식을 취한 뒤 차기 출전 대회를 검토할 계획이다. 이하 우승을 차지한 신희범과 인터뷰 내용이다.


Q. 생애 첫 우승이다. 해외 대회에서 우승한 소감을 밝혀달라.

요즘 게임이 잘 되어 우승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현장 상황이 생각만큼 순조롭지 못해 쉽지 않았다. 홍콩으로 출국하기 전에 친분이 있는 강동현 형이 하루 종일 연습을 도와줬었는데 형에게 미안해서라도 지기 싫었다. 이렇게 결과가 좋아 다행이다. 부모님께 우승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게 되어 너무 기쁘고 앞으로도 더 큰 대회에서 우승하고 싶다.


Q. 남기웅과의 결승전에서 실점 없이 매치포인트를 만들었지만 실점에 이어 동점까지 허용하고 말았다. 특별한 이유가 있었나?

경기 초반엔 집중도 잘됐고 경기도 잘 풀렸다. 매치포인트를 만들어 놓아서인지 마음도 편해졌던 것 같다. 긴장이 풀리면서 집중력도 흩으러 졌고 실력 발휘를 하지 못했다. 남기웅 선수도 워낙 실력이 뛰어난 선수라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치고 들어왔고 결국 동점 상황이 나오고 말았다. 내가 조금만 빨리 정신을 차렸었더라면 동점까지 내주지 않았을 것이다.


Q. 동점을 허용한 뒤 우승까지 단 한 경기 남겨둔 상황에서 어떤 생각이 들었나?

3연패의 원인을 곰곰이 생각해보니 남기웅 선수의 약점이 떠오르더라. 그 부분을 노려서 맞춤 전략을 펼쳤는데 잘 맞아떨어졌다. 노림수이기도 했지만 그 덕분에 이긴 것 같고 앞으로는 긴장을 놓치지 말아야 할 것 같다는 교훈을 얻었다.


Q. 향후 계획을 밝혀본다면?

좋은 결과를 얻었지만 아직 스스로 만족하고 있진 않다. 더욱 열심히 노력해서 티어2, 티어1 대회에서도 우승을 하고 싶다. 현재 무소속 신분이지만 매니지먼트사인 GEM 덕분에 편하게 경기 준비를 할 수 있었고 요즘 경기 준비하는 것이 즐거워서 앞으로도 좋은 결과가 나올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조금 휴식을 취한 뒤 다음 대회를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Q. 현장에서의 기억 남는 에피소드가 있으면 얘기해달라.

경기 중에 많은 렉이 발생했다. 그래서 선수들이 제대로 된 경기운영을 하지 못했다. 계획되어 있던 4강전 방송이 주최측의 문제로 중계되지 못했고 결승전만 방송된 점도 아쉽다. 하지만 대회 관계자들이 잘 도와준 덕분에 재미있게 즐길 수 있었다. 많지 않은 관객이었지만 응원소리는 그 이상이라 놀라우면서도 기뻤다.


Q.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

먼저 홍콩 스타크래프트2 팬들에게 감사 드린다. 경기가 끝난 후 인근을 둘러보기 위해 나섰는데 경기장에 오셨던 분들이 나와 일행을 알아보고 초행길인 우리를 위해 땀이 나도록 택시도 잡아주고 지하철도 함께 타주면서 길안내를 해주셨다. 정말 고마웠고 감사 드린다. 점점 발전하고 있는 홍콩 e스포츠도 더욱 유명해졌으면 좋겠다. 한국에서도 응원해주셨던 팬들께 정말 감사 드린다. 정말 수고하신 대회 관계자들께도 감사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