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시즌 종료가 얼마 남지 않은 시점. 시즌 보상을 향한 유저들의 도전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해지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눈길이 가는 것이 바로 패치 성적표! 지난 10일(금)에 진행된 4.18 패치 역시 랭크 게임 판세에 상당한 변화를 몰고 왔다. 특히, 높은 밴율을 기록하며 OP 챔피언에 등극했던 야스오의 성적표는 충격 그 자체였다. 4.18 패치로 웃고 울었던 챔피언들의 기록을 지금부터 살펴보겠다.


■ 우르곳이 그를 소환하다?! 끊임없이 추락하는 야스오의 승률!

4.18 패치의 핵심은 단연 야스오의 하향. 그동안 야스오는 질풍검(E)을 통한 빠른 기동성, 강철 폭풍(Q)의 회오리바람에서 최후의 숨결(R)로 이어지는 일방적인 딜교환 등을 통해 많은 유저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아 왔다. 특히, 야스오의 압도적인 후반 캐리력은 상당한 변수로 작용했고, 이는 야스오가 30~40%의 밴율을 꾸준히 유지하게 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프로경기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단 한 번이라도 봤다면, 어느 누구나 강함을 인정하게 되는 챔피언이 바로 야스오였다.

▲ 그동안 야스오의 강력함은 누구나 인정하는 사실이었다

하지만 이번 패치로 인해 야스오의 밴율은 20% 아래로 추락했으며, 승률은 약 44%(전 티어 기준) 수준으로 감소했다. 특히, 상위 티어라고 할 수 있는 플래티넘 티어와 다이아몬드 티어에서는 40%를 겨우 넘는 승률을 기록했고, 챌린저 티어에서는 승률 20%라는 다소 충격적인 성적을 거뒀다. 물론, 야스오는 높은 챔피언 운용 난이도로 인해 항상 높은 승률을 기록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야스오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상위 랭커들마저도 연이어 패배하고 있는 현재 상황은 분명 야스오의 위기라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다.

▲ 4.18 패치 직후 급격히 하락하는 야스오의 승률 (출처 : FOW.KR)

▲ 40%를 겨우 넘긴 야스오의 승률! 왠지 모르게 우르곳의 향기가 느껴진다?!
(출처 : FOW.KR)

기본 체력이 512에서 462로 감소했고, 기본 이동속도가 350에서 340으로 줄어들었다. 겉으로 보기에는 작은 패치였다. ‘이전보다 초반 운영이 어려워지겠구나‘라고 간단하게 생각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문제는 이 하향의 대상이 바로 야스오라는 데 있다. 야스오는 후반 지향형 챔피언의 선두 주자이다. 초반의 고통을 묵묵히 견뎌내고, 후반에 그 잠재력을 폭발시키는 것이 야스오라는 챔피언의 핵심이었다.

따라서 이번 패치의 의도는 야스오에게 초반에 더욱 강력한 고통을 주겠다는 것으로 정리된다. 그렇다면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생긴다. 그동안 야스오는 초반 라인전 단계에서 강력한 모습을 보여줬는가? 라이엇 게임즈의 대답은 ‘그렇다’였다. 라이엇 게임즈는 패치 노트를 통해, 게임 초반에도 상당히 강력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물론 상성을 무시하는 무결점의 챔피언으로 야스오를 평했다. 따라서 이번 패치는 야스오에게 ‘초반 고통‘이라는 확실한 약점을 부여하고자 하는 의도가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 4.18 패치는 야스오의 초반 운용에 더 큰 고통을 주었다

하지만 일부 유저들은 우르곳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추락한 승률을 근거로 들어, 이번 야스오 패치가 지나친 부분이 있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야스오는 4.18 패치 이전에도 랭크 게임에서 승률 50%를 넘지 못했음은 물론, 상당히 도박적인 픽으로 인식되고 있었다. 프로경기에서도 야스오 픽에 대한 견제가 펼쳐지지만, 야스오를 선픽으로 가져가는 장면은 극히 드물다.

이러한 현상의 이유는 야스오가 기본적으로 다른 팀원에게 크게 의지하는 챔피언 운용 방식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등을 동료에게 맡기고 적진으로 돌격하는 무사처럼, 야스오의 초반 성장을 위해 팀원들의 지원과 도움은 필수적이다. 궁극기 활용과 한타 진입 역시 동료 챔피언과의 시너지를 고려해야 한다. 경기 호흡이 갈수록 빨라지고 있는 현 메타와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솔로 랭크에서의 팀 플레이 등. 야스오에 대한 하향이 가혹하다는 주장 역시 어느정도 타당성이 있어 보인다.

▲ 야스오 장인 '다데' 배어진에게도 야스오 픽은 신중할 수밖에 없다

라이엇 게임즈가 야스오에 대한 면밀한 관찰을 약속한 상황이기에, 야스오 패치는 이후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출시 초 어려운 난이도로 인해 고전을 면치 못했지만, 유저들의 오랜 노력과 연구 끝에 화려함을 상징하는 멋진 챔피언으로 되살아난 야스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이 챔피언의 내일에 많은 유저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원거리 딜러 라인업에 부는 새로운 바람! 이즈리얼, 다시 떠오르다!

지난 4.18 패치 노트에 이름을 올린 원거리 딜러 챔피언은 총 3개. 루시안, 트리스타나, 이즈리얼이 바로 그 주인공들이다. 패치를 통해 루시안과 트리스타나는 하향을, 이즈리얼은 상향을 겪었다. 패치 내용 자체는 그리 많지 않았지만, 원거리 딜러를 중심으로 하는 메타가 유행하고 있는 현시점에서 상당히 큰 파급력을 몰고 올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일주일이 지난 현재, 과연 그 결과는 어떠할까?

▲ 4.18 패치 노트에 이름을 올린 트리스타나와 루시안 그리고 이즈리얼

원거리 딜러 챔피언계의 리 신이라 불리는 루시안은 여전히 건재했다. 루시안은 4.18 패치로 인해, 마나 소모 없이 사용할 수 있었던 끈질긴 추격(E)에 40/30/20/10/0의 마나 소비 옵션이 신설되었다. 따라서 경기 초반 상대를 궁지에 몰아넣을 정도로 강력했던 라인전 능력에 큰 타격이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결과는 사뭇 달랐다. 52% 수준을 유지하던 승률이 50% 수준으로 하락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밴율과 픽률은 좋은 성적을 거뒀다. 밴율의 경우는 50% 이상을 유지했고, 픽률은 쓰레쉬와 함께 압도적인 선두권을 유지했다.

이러한 결과는 루시안이 이번 패치로 인해 적지 않은 타격을 입었지만, 루시안을 대체할만한 원거리 딜러 챔피언의 부재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끈질긴 추격의 효용성이 극대화되는 게임 중후반 상황에서는 이전과 동일하게 마나 소비 없이 스킬 사용이 가능하기에, 이번 패치가 루시안에게 그다지 큰 타격이 되지 않는 것으로 판단된다.

▲ 4.18 하향 패치 이후에도 루시안의 픽률은 쓰레쉬와 함께 압도적인 선두권!
(출처 : FOR.KR)

트리스타나는 루시안과 달리 부진을 면치 못 했다. 레벨당 공격 속도와 속사(Q)의 지속 시간 부분에서 하향이 있었던 트리스타나는 승률과 픽률 부분에서 큰 폭의 감소가 있었다. 트리스타나는 빠른 공격 속도와 긴 사거리를 이용하는 대표적인 후반 캐리형 챔피언. 때문에 레벨당 공격 속도의 하향은 트리스타나의 후반 캐리력에 적지 않은 타격을 준 것으로 보인다. 특히, 트리스타나에 대해 상당히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는 북미 랭크 게임에서도 트리스타나의 밴율 하락을 막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해 트리스타나의 추락이 본격화되었음을 느낄 수 있었다.

▲ 북미에서조차 하락하는 트리스타나의 밴율 (출처 : FOW.KR)

반면, 이즈리얼은 트리스타나와는 대조적인 상황을 연출했다. 이즈리얼은 끓어오르는 주문의 힘(패시브)의 지속 시간이 5초에서 6초로 증가했고, 신비한 화살(Q)의 공격력 계수가 1.0에서 1.1로 상승했다. 챔피언 패치에 대한 평가는 같은 포지션을 놓고 경쟁하는 타 챔피언들의 상황까지 고려해야 한다. 특정 챔피언이 상향 되었더라도 같은 포지션의 다른 챔피언이 더 큰 폭으로 상향되었다면, 해당 패치의 결과는 반드시 긍정적이라 할 수 없는 법.

사실 이번 이즈리얼 패치는 그다지 큰 상향이라 보기 힘들다. 하지만 트리스타나의 하향을 비롯해 다른 원거리 챔피언들의 상황이 그다지 좋지 못했기 때문에, 이즈리얼의 상향은 상대적으로 크게 다가왔다. 이로 인해, 이즈리얼의 픽률은 20%대에서 30%대로 상승했고 40% 중후반을 기록하던 승률은 50%를 넘기기 시작했다. 이즈리얼이 트리스타나의 자리를 꿰차는 사건이 이번 패치로 인해 발생한 것이다.


▲ 패치 직후 급격히 상승하고 있는 이즈리얼의 승률과 픽률 (FOW.KR)


■ 약간은 힘이 빠진 카직스! 새롭게 떠오르는 탑 챔피언, 나르!

많은 이야기가 오고 갔다. 카직스는 공허의 가시(W)의 대미지가 초반 구간을 제외한 모든 구간에서 감소하는 하향을 겪었다. 월드 챔피언십에서도 나타났듯이 카직스는 정글을 지배하는 주요 챔피언으로 인정받고 있는 상황. 이러한 고공행진의 원동력에는 진형의 전방 혹은 적군의 측면에서 포킹을 가능케 하는 스킬인 공허의 가시가 있었다.

따라서 이번 패치는 카직스의 원거리 견제력에 적지 않을 타격을 줄 것이라 예상되었고, 이는 일주일 성적표에 고스란히 드러났다. 픽률과 밴율은 패치를 기점으로 하락하기 시작했고, 승률 역시 50%를 겨우 넘기는 수준에 머물렀다. 그러나 카직스는 역시 카직스. 이와 같은 하락에도 불구하고, 카직스는 여전히 30%에 가까운 픽률을 기록. 유저들의 식지 않는 사랑을 실감케했다.

▲ 픽률이 하락했지만, 여전히 30% 이상의 픽률을 기록한 카직스
(출처 : FOW.KR)

여러 챔피언들이 패치노트에 이름을 오르내리는 상황에서 꾸준히 자신의 입지를 키워간 챔피언이 있었으니 바로 나르다. 약 2달 전에 등장한 나르는 출시 초기에는 승률 최하위를 기록하는 등 고전을 면치 못 했다. 하지만 몇 번의 상향과 유저들의 지속적 연구 끝에, 어느덧 라인전과 한타 모두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탑 주류 챔피언으로 성장했다. 이런 상황에서 진행된 4.18 패치.

라이엇 게임즈는 게임 중후반을 과도하게 지배하고 있는 원거리 딜러 챔피언들을 견제하기 위해 란두인의 예언의 공격 속도 감소 효과를 10%에서 15%로 증가시키는 패치를 진행했다. 나르에게는 희소식이었다. 란두인의 예언은 태양 불꽃 망토와 함께 나르가 착용하는 핵심 아이템 중 하나였고, 나르는 반사 이익을 얻게 된 것이다.

▲ 란두인의 예언 상승은 나르에게 희소식이었다!


결과는 바로 나타났다. 패치 후 승률은 꾸준히 상승 곡선을 그렸고, 한때 50% 중반에 이르기도 한다. 나르의 밴율 역시 큰 변화를 보인다. 30%대에 머물렀던 밴율은 지속적으로 상승했고 패치 3일 만에 50%를 돌파해버린다. 그저 즐겜 모드에 사용되었던 나르가 OP 챔피언의 대열에 합류하게 된 것이다.

이로 인해, 현재 리그오브레전드 커뮤니티에는 나르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경기 호흡이 극단적으로 빨라지고 있는 현재의 흐름에서 나르의 다재다능함이 더욱 빛을 보게 될 것이라는 예상이 대세를 이루는 상황이다. 나르가 새로운 탑 라인의 지배자로 떠오를 수 있을 지에 유저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더 이상 즐겜 챔피언이 아니다! 최근 가장 핫한 챔피언은 단연 나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