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종족이지만 전혀 다른 성향을 지닌 두 선수가 대결한다.

현란한 컨트롤과 화끈한 공격으로 승부하는 이정훈(MVP)과 탄탄하고 빈틈없는 운영의 정명훈(데드픽셀즈)가 26일 오후 3시부터 강남 넥슨 아레나에서 펼쳐지는 스포티비 스타리그 2015 시즌1 챌린저 32강에서 격돌한다.

나란히 양대리그에 진출한 두 선수는 같은 종족이라고 보기 힘들 정도로 플레이 스타일이 다르다. 이정훈은 극에 달한 바이오닉 컨트롤을 앞세운 피지컬로 상대를 제압한다면, 정명훈은 모든 체제를 무난히 소화하면서 전체적인 흐름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승리를 따낸다.

이정훈은 자유의 날개 초창기부터 '해병왕'이란 별명을 얻었을 정도로 해병 컨트롤에 있어서는 따라올 자가 없는 선수다. 해병과 불곰을 중심으로 짠 그의 바이오닉 병력은 상대가 알면서도 당하는 일이 종종 있을만큼 불가사의한 위력을 발휘한다. 이정훈은 국내 무대에서 잠시 침체기를 겪었으나, 최근 펼쳐진 핫식스컵에서 전성기 시절의 기량을 되찾으며 결승전까지 올라가는 좋은 모습을 보였다.

간혹 자신의 컨트롤을 과신해 무리한 싸움을 걸다가 병력이 전멸 당하거나 지나치게 배짱을 부리다가 경기를 초반에 그르치는 경우가 있지만, 저그를 보는 듯한 그의 생산력이나 불가사의한 전투력은 전혀 예상치도 못한 결과를 만들어 내기도 한다.

정명훈은 정훈과는 반대되는 성향을 지녔다. 압도적인 컨트롤이나 무시무시한 생산력으로 상대를 찍어 누른다기보다는 전체적인 판을 읽고 여기에 맞춘 최적의 운영을 선보인다. 대부분의 경기를 바이오닉만으로 풀어가는 이정훈과 달리 필요에 따라 메카닉 전략도 꺼내기 때문에 상대하는 입장에서는 골치가 아플 터다.

SK텔레콤 시절부터 팀 내 테란 에이스 역할을 해 왔던 선수인만큼 큰 무대에서의 경험도 많고 다전제에서의 판짜기 능력도 탁월하다. 때로는 무난한 운영을 고집하다가 상대의 변칙적인 전략에 크게 흔들리는 경우도 있으나, 스스로를 다잡고 이를 추스르는 능력 또한 일품이다. '최고의 테란'하면 빠지지 않고 언급되는 이정훈을 맞아 어떻게 그의 공격을 받아칠 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