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눈’ 윤하운, ‘클라우드 템플러’ 이현우, '옴므' 윤성영 그리고 ‘인섹’ 최인석. 지난해 여름, 리그오브레전드 e스포츠 리그를 풍성하게 해줬던 그 날의 주인공들을 ‘롤 스타즈’라는 연재 기사를 통해 만나본 바 있습니다. 추억과 향수 그리고 그리움 속에서 기자이기 전에 리그오브레전드를 사랑하는 한 명의 팬으로서 매우 행복했던 시간이었습니다.

지난 1월 7일, 리그오브레전드의 새로운 출발을 알리는 2015 롤챔스 코리아 스프링이 대단원의 막을 올렸습니다. 이에 걸 맞춰 ‘롤 스타즈’도 새로운 출발을 하고자 합니다.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하지만 팬들의 마음속에서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인 스타들의 이야기! 꼬깃꼬깃 접힌 옛 연애편지를 뒤적이는 설렘으로 ‘롤 스타즈’의 시즌 2, 지금부터 시작하겠습니다.




‘굴곡’

참으로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단어입니다. ‘굴곡진 역사’, ‘굴곡진 인생’ 등 일반적으로 굴곡은 긍정적인 의미로 사용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부정적인 의미라 못 박기에도 왠지 모르게 망설여집니다. 쭉 뻗은 아스팔트는 빠르게 목적지로 갈 수 있게끔 해주지만, 굽이굽이 꺾인 ‘굴곡진 길’은 다소 느리더라도 주변에 펼쳐진 풍경을 만끽할 기회를 제공합니다. 비와 바람 속에서 살아가는 나무는 온실 속의 나무보다 오히려 튼튼하고 깊은 뿌리를 가집니다. 이처럼 시련과 실패의 순간은 고통이지만, 그것이 하나하나 모여 만들어진 굴곡의 무늬는 깊고 아름답습니다.

통산 전적 : 125승 70패

125번의 승리는 지금까지 리그오브레전드 프로게이머로 활동한 선수 중 11번째로 많은 기록이며, 미드 라이너 출신 선수 중에서는 ‘엠비션’ 강찬용에 이어 2위에 해당합니다. 하지만 이번 롤 스타즈의 주인공이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비단 많은 승리 때문만은 아닙니다. 오히려 70패의 시련과 이를 극복하기 위한 강한 의지가 빗어낸 ‘굴곡진 스토리’가 있었기에, 그는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진정한 스타로 남을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 패배마저도 멋지게 장식했던 사나이! 영원히 장군으로 기억될 ‘다데’ 배어진의 파란만장한 이야기를 지금부터 시작하겠습니다.


▲ 오랫동안 기억될 깊은 울림을 선물한 남자, '다데' 배어진



■ 첫 번째 추락. '다데' 배어진, 롤챔스 데뷔 무대에서 큰 좌절을 맛보다!

대기만성(大器晩成)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큰 그릇은 만드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뜻으로, 큰 인물은 늦게 두각을 나타낸다는 의미로 흔히들 사용합니다. 따라서 데뷔 초기 부진한 성적을 거두고 있는 신인 선수들에게 이 단어는 일종의 응원이자 도약을 위한 원동력이 됩니다.

하지만 문제가 있습니다. 미래를 미리 보지 않는 이상, 우리는 해당 선수가 큰 그릇이 될 재목인지를 예측하기가 어렵습니다. 지금의 부진이 큰 선수로 거듭나기 위한 과정이라 볼 수 있겠지만, 애초에 큰 그릇이 아니었기에 생긴 결과라고도 볼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지금도 대기만성을 꿈꿨지만, 결국 빛을 보지 못하고 사라져 버린 선수들을 종종 목격합니다.


▲ 안타깝게도 대기만성을 실현할 가능성을 모두에게 주어지지 않는다


그렇다면 ‘다데’ 배어진은 어떠했을까요? 지금에야 쉽게 결론을 내릴 수 있겠지만, 그가 CJ 엔투스 유니폼을 입고 롤챔스 무대에 처음으로 등장했을 때만 해도 그렇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팬들 사이에서는 대기만성과는 거리가 먼 결국 사라져 버릴 선수라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롤챔스 데뷔 무대라고 할 수 있는 2012-13 롤챔스 원터에서 그가 거둔 성적은 사실 나쁘지 않았습니다.

첫 경기와 두 번째 경기에서 2대 0 완승을 거두었고, 8강 진출에도 성공했습니다. 리그오브레전드 역사상 최고의 경기 중 하나로 꼽히는 아주부 프로스트와의 8강전에서는 ‘미드 리 신’이라는 승부수로 경기 MVP에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신인이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상당히 좋은 결과였습니다.

문제는 과정에 있었습니다. 당시 CJ 엔투스의 중심은 ‘다데’ 배어진이 아니었습니다. 극한의 피지컬과 캐리형 정글러의 새로운 지평을 설계한 ‘인섹’ 최인석이 CJ 엔투스의 핵심이었죠. 승리한 6번의 세트에서 5번의 MVP를 ‘인섹’ 최인석이 거머쥘 정도로, CJ 엔투스는 원맨팀이라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이러한 상황은 당연히 팀의 캐리력을 담당하는 미드 라이너, ‘다데’ 배어진에 대한 실망감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 CJ 엔투스의 중심에는 '다데' 배어진이 아닌, '인섹' 최인석이 있었다!
(2012-13 롤챔스 윈터 당시 CJ 엔투스)


아주부 프로스트와의 8강전 마지막 세트

2012년 12월 26일, ‘다데’ 배어진에게 잊을 수 없는 아픔을 선사한 경기가 펼쳐집니다. 경기 초중반은 CJ 엔투스가 상당히 유리했습니다. ‘인섹’ 최인석은 상대 주력 딜러를 처절히 마크했고, ‘다데’ 배어진과 ‘스페이스’ 선호산은 폭풍 성장을 거듭했습니다. ‘패패승승승’의 기적이 코앞에 다가온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순간. ‘다데’ 배어진의 카직스는 방어 아이템 대신에 피바라기를 2개 장착합니다.

승리에 대한 지나친 확신 때문이었을까요? 안정적인 운영을 펼치며 스노우 볼을 굴린다면 손쉽게 승리를 거머쥘 수도 있었던 상황에서의 무모한 선택! 방어 아이템을 거의 착용하지 않은 '다데' 배어진은 다소 무리한 이니시에이팅을 시도했고, 아주부 프로스트는 이를 놓치지 않습니다. 경기의 흐름은 급변하기 시작합니다. CJ 엔투스는 승기를 놓치지 않기 위해 노력했지만, 아주부 프로스트는 강팀다운 집중력을 보여줍니다. 결국, CJ 엔투스는 역전패를 당합니다.


▲ '다데' 배어진은 왜 이런 선택을 했을까?
(출처 : 온게임넷, 편집 : skykoob)


그렇게 ‘다데’ 배어진의 첫 번째 롤챔스는 끝났습니다. 강호 아주부 프로스트를 상대로 선전한 CJ 엔투스 선수들에 대한 팬들의 응원과 찬사가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다데’ 배어진은 비판의 화살을 피할 수 없었습니다. 정상급 미드라이너라 평가 받았던 '빠른별' 정민성을 상대로 준수한 활약을 펼쳤지만, 팀을 패배로 몰아넣은 원인을 제공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었기 때문이죠. 결국, 전체적 게임 흐름을 보지 못하는 판단력과 다소 좁은 챔피언 폭 등. '다데' 배어진은 '솔랭전사'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라는 평가를 받게 됩니다.

하지만 ‘다데’ 배어진에게 시련을 안겨준 진짜 이유는 따로 있었습니다. 실수는 할 수 있고, 패배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자신이 팀에 불안 요소로 평가받는 상황은 프로게이머로서의 자존심에 큰 상처를 줄 수밖에 없습니다. 2012-13 롤챔스 원터를 상징하는 단어 중 하나가 바로 ‘고통받는 인섹’입니다. 그리고 그 고통의 만들어 내는 한 가지 원인으로 지목된 것이 ‘다데’ 배어진의 부진이었죠.


▲ '고통받는 인섹'이라는 말은 '다데' 배어진에게 큰 부담감으로 느껴졌을 것이다!


막 프로게이머로 데뷔한 그에게 이러한 상황은 분명 큰 아픔과 부담으로 다가왔습니다. 팀원에 대한 미안함은 자신의 가능성에 대한 의심으로, 자신에 대한 팬들의 부정적인 시선은 ‘내가 크게 될 그릇일까?’라는 부담으로 되돌아왔습니다. 결국, 팀 게임일 수밖에 없는 리그오브레전드 프로게이머이기에, '다데' 배어진에게 닥친 시련은 그의 마음을 무겁게 짓누르기 시작했습니다.



■ '다데' 배어진, 제드를 통해 89%의 벽을 무너뜨리는 기적을 쓰다!

시련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습니다. 데뷔 무대에서의 고통과는 차원이 다른 태풍이 ‘다데’ 배어진 앞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프로스트와 블레이즈의 CJ 엔투스 입단! 당대 최강의 전력을 자랑하는 팀이 CJ 엔투스로 들어오자, ‘다데’ 배어진을 비롯한 기존 맴버들의 거취가 불확실해진 것입니다. ‘기존 선수들을 탈퇴시키는 방향이 아닌 후보 선수 체제, 팀의 재구성 등을 고민하겠다’는 입장을 CJ 엔투스가 밝혔지만, 선수와 팬 모두 기존 맴버들의 방출을 예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 (2보) 인섹, 다데 기존 CJ 엔투스 팀원들의 행방은?- 관련 기사 바로가기

조금씩 그의 이름이 팬들의 머릿속에서 잊혀 갈 때쯤, ‘다데’ 배어진의 MVP 오존 입단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아니 정확히 말해서, MVP 오존 ‘입단 테스트’를 받는다는 소식이었습니다. "배어진 선수의 실력적인 부분을 인정하고 숙소에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는 중"이라는 MVP LOL팀 임현석 당시 감독의 말처럼, ‘다데’ 배어진은 다시 시작점으로 돌아와 버린 것입니다. 리그에서의 부진과 불투명한 거취 그리고 입단 테스트까지.


하지만 ‘다데’ 배어진은 웃습니다.

그동안 볼 수 없었던 표정이었습니다. 지금까지 카메라 앞에서 그의 얼굴은 매번 굳어 있었고, 패배와 실수에 대한 아쉬움이 짙게 드리워져 있었습니다. 그런 ‘다데’ 배어진이 시련이 거듭되는 상황에서 선택한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밝은 미소’였습니다. 자신감이 묻어난 미소였고, 그 어느 때보다 행복한 미소였습니다.

당시 팬으로 리그오브레전드를 접하고 있었던 본 기자에게 비록 짧은 인터뷰 기사 속 한 장의 사진이었지만, 큰 충격을 안겨 주었습니다. 새롭게 시작한다는 홀가분함 때문인지? 아니면 MVP 오존의 분위기 때문인지? 안타까운 시선으로만 그를 바라봤던 저는 미소의 원인을 쉽게 짐작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로부터 4개월 후, ‘다데’ 배어진이 지었던 미소의 의미를 알 수 있었죠. 그것은 비상에 대한 확신이었습니다.


▲ 팬들은 4개월 후 이 미소의 의미를 알게 된다!
(2013년 2월 27일 인터뷰 중)

▶ "꼭 MVP의 일원이 되고 싶다" Dade 배어진 선수 짤막 인터뷰- 관련 기사 바로가기

때는 2013년 6월 15일, 롤챔스 스프링 결승전. MVP 오존와 CJ 블레이즈가 맞붙었습니다. 치열한 승부를 연이어 펼쳤던 MVP 오존과 13연승이라는 엄청난 성적을 기록하며 결승에 오른 CJ 블레이즈의 대결. 리그오브레전드 관계자들의 89%가 CJ 블레이즈의 우승을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예상은 완전히 빗나갑니다. 결과는 MVP 오존의 3:0 완승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반전의 중심에는 쫓겨나다시피 CJ 엔투스를 나왔던 ‘다데’ 배어진이 있었습니다.


▲ '다데' 배어진은 2013 롤챔스 스프링 최종 MVP의 영예를 안는다


MVP 오존의 우승만큼 ‘다데’ 배어진의 드라마틱한 활약은 많은 팬들에게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사실 결승전 이전까지 ‘다데’ 배어진은 눈에 띄는 활약을 보여주지는 못했습니다. 오히려 MVP 오존의 봇 듀오 ‘임프’ 구승빈과 ‘마타’ 조세형이 팬들의 주목을 받습니다. 지난 시즌의 아픔 때문이었을까요? ‘다데’ 배어진은 철저히 팀플레이를 지향했고, 자신이 빛을 보지 못하더라도 팀을 승리를 이끌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미드 라이너입니다. 축구의 스트라이커처럼, 결정적인 한 방이 요구되는 포지션인 것이죠. 높은 평가를 받는 대부분의 미드 라이너들을 보았을 때, 이는 더욱 명백해집니다. 따라서 결승전 전까지 ‘다데’ 배어진에 내려진 평가는 ‘지난 시즌처럼 큰 실수는 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크게 두드러지는 선수는 아니다’였습니다. CJ 블레이즈의 아성을 무너뜨리기 위해서는, 자신에게 아픔을 주었던 팀에게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한 방이 필요했습니다.


그의 선택은 제드였습니다.

▲ 2013 롤챔스 스프링 결승전, '다데' 배어진은 제드의 극한을 보여준다.
(출처 : 온게임넷, 편집 : Yuho Lee)


엄청난 연습의 결과였습니다. 많은 분이 아시다시피, 제드는 상당한 난이도의 챔피언입니다. 이 때문에 수준 높은 경기가 펼쳐지는 프로 레벨에서 제드의 잠재력을 100% 구현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다데’ 배어진은 그것을 해냈습니다. 그의 움직임 하나하나에 제드에 대한 깊은 이해도와 이를 가능케 했던 오랜 연습의 과정이 묻어 나왔습니다. 결국, ‘다데’ 배어진은 제드의 모든 것을 보여줬고 짜릿한 반전 드라마의 주인공이 됩니다.

‘다데’ 배어진을 바라보는 팬들의 반응도 달라졌습니다. ‘팀을 패배로 몰아넣었던 선수’, ‘그저 1인분만 하는 미드 라이너’, ‘솔로 랭크에서만 잘 하는 솔랭전사’ 등 그를 표현하는 다양한 수식어들은 단 하나의 수식어로 수렴되기 시작합니다. ‘다데 장군’. 라이즈를 통해 얻었던 ‘장군’이라는 멋진 칭호를 제드를 통해 확실히 자신의 것으로 만든 것이죠.


▲ 리그오브레전드에서 '장군'은 '다데' 배어진을 의미한다!



■ '페이커' 이상혁의 등장과 월드 챔피언십에서의 아픔! '다데' 배어진, 또다시 시련을 겪다

롤챔스에서의 우승은 ‘다데’ 배어진에게 많은 것을 안겨다 주었습니다. 그의 플레이를 소재로 한 다양한 영상들이 커뮤니티에 올라왔습니다. 제드 뿐만 아니라 라이즈, 트위스티드 페이트 등 ‘다데’ 배어진이 주로 사용했던 챔피언들은 랭크 게임에서 큰 인기를 끌게 됩니다. 특히, ‘CJ 엔투스를 결승에서 이겨서 기분이 좋다.’라는 그의 우승 인터뷰에 나타났듯이, 자신을 내친 이전 소속팀을 상대로 한 짜릿한 승리 스토리는 팬들의 마음을 흔들어 놓기 충분했습니다.


▲ '다데' 배어진의 스토리는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 주었다


하지만 영광의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습니다. 봄이 지나 여름이 다가오자, ‘다데’ 배어진은 전 시즌 MVP라 하기 무색할 정도로 부진에 빠집니다. 2013 롤챔스 섬머에서는 4강에 진출하기는 했지만, 지난 결승에서 보여준 임팩트 있는 플레이를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먼저 좁은 챔피언 폭이 핵심 문제점으로 지적되었습니다.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제드와 라이즈 그리고 트위스티드 페이트에 대한 ‘다데’ 배어진의 숙련도는 그 어떤 선수보다 뛰어났습니다. 다만, 이 챔피언들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았습니다. 섬머 시즌 중 경기 MVP에 2회 선정되었는데, 2경기 모두 제드를 플레이했었다는 사실 역시 이를 말해주는 근거가 되었습니다. 또한, 패치로 인한 주력 챔피언들의 너프, 메타의 변화 그리고 ‘다데’ 배어진에 대한 상대 팀의 저격 밴까지. 좁은 챔피언 폭은 그의 발목을 잡았습니다.


▲ 위의 세 챔피언에 대한 '다데' 배어진의 이해도는 완벽했다! 다만...


이러한 그의 약점은 지난 CJ 엔투스 때처럼 팀을 패배하게 만드는 핵심 원인으로 작용합니다. MVP 오존은 준결승전에서 신흥 강호 SKT T1을 만났습니다. 상대 전적과 그간의 성적 등 모든 측면에서 MVP 오존이 앞서 보였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예상 밖이었습니다. ‘다데’ 배어진의 제드를 앞세운 MVP 오존은 1세트를 가져갑니다. 이에 SKT T1은 제드를 2세트에서 밴했고, ‘다데’ 배어진은 트위스티드 페이트를 꺼내 듭니다.

하지만 당시 트위스티드 페이트는 너프 패치를 겪었고, 트위스티드 페이트에 대한 대처법이 어느 정도 확립된 상황이었습니다. ‘다데’ 배어진은 2세트는 물론 3세트에서도 트위스티드 페이트를 선택했지만 큰 활약을 하지 못하고 패배했습니다. 그리고 4세트에서는 어쩔 수 없이 오리아나를 선택했지만, 결과는 상대 미드 라이너 '페이커' 이상혁의 하드 캐리였습니다. MVP 오존의 결승 진출 실패. ‘다데’ 배어진은 ‘이 챔피언만 밴하면 힘을 쓰지 못하는 선수’라는 부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 '다데' 배어진의 부진은 레전드 짤방(?)을 탄생시키기도...


‘페이커’ 이상혁의 등장

사실 두 남자의 첫 대결은 ‘다데’ 배어진이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었던 2013 롤챔스 스프링 4강전이었습니다. ‘다데’ 배어진의 MVP 오존은 ‘페이커’ 이상혁의 SKT T1 2팀을 한 수 위의 전력으로 물리쳤습니다. 하지만 이어진 섬머 시즌에서는 분위기가 달라졌습니다. ‘페이커’ 이상혁은 더욱 성장했고,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다데’ 배어진은 ‘페이커’ 이상혁 앞에 무릎을 꿇습니다.

챔피언 대부분을 능수능란하게 다루는 ‘페이커’ 이상혁의 모습은 그러지 못한 ‘다데’ 배어진과 큰 대조를 이루기 시작합니다. 이와 함께 ‘페이커’ 이상혁이 팀을 2013 롤챔스 섬머 우승으로 이끌게 되자, 자연스럽게 ‘다데’ 배어진과 ‘페이커’ 이상혁 간의 대결 구도가 형성됩니다. 세계 최고의 미드 라이너는 누가 될 것인가? 모두의 시선은 2013년 가을에 열린 시즌3 월드 챔피언십으로 집중되었습니다.


▲ '페이커' 이상혁의 등장은 '다데' 배어진에게 또 하나의 시련이었다!


승부는 쉽게 결론이 내려졌습니다. 삼성 갤럭시 오존이라는 새로운 팀명으로 출전한 시즌3 월드 챔피언십. ‘다데’ 배어진은 조별 예선에서 탈락합니다. 그는 너무나도 부진했습니다. 스킬은 번번이 적을 비켜 나갔습니다. 주력 챔피언이 밴을 당한 상황에서 그는 그저 그런 미드 라이너일 뿐이었습니다. 연습 부족이라 할 수밖에 없는 무기력한 모습에 팬들의 실망감은 그 어느 때보다 컸습니다.

북미 프로게이머 더블리프트는 방송 인터뷰를 통해 ‘다데’ 배어진은 '거품이다. 챔피언폭도 좁다. 제드 이외에 다른 챔피언은 하지 못한다‘는 굴욕적인 발언을 할 정도였습니다. 특히, 국가 대항전 성격이 강한 월드 챔피언십이었기에, 실시간 검색어 1위에 ‘다데’ 배어진이 오를 정도로 상황은 절망적이었습니다.


▶ 시즌3 월드 챔피언십 당시 더블리프트의 다데 평가 영상- 바로가기


▲ 시즌3 월드 챔피언십은 '다데' 배어진을 벼랑 끝으로 몰아 세웠다!
(프나틱과의 조별 예선 경기 중 '다데' 배어진의 아쉬운 장면)


“당시 저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준 건 패배에 대한 충격이었어요. 플레이가 만족스럽지 않았던 것은 물론이죠. 그 때문인지 다른 사람들이 저를 두고 하는 말에 신경 쓸 겨를도 없었어요. 나중에야 많은 이야기를 들었지만, 사실 당시에는 패배의 충격으로 정신이 없었어요.”

- 인벤과의 인터뷰 중 (2013년 12월 3일) -

결국, ‘다데’ 배어진은 ‘페이커’ 이상혁이 월드 챔피언십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변명의 여지가 없는 완벽한 패배였고 실패였습니다. 세계 최고의 미드 라이너로 등극한 ‘페이커’ 이상혁의 그림자는 최고의 미드 라이너를 꿈꿨던 ‘다데’ 배어진에게 짙은 어둠을 선사했습니다.

이어진 2013-14 롤챔스 결승에서도 결과는 마찬가지였습니다. ‘다데’ 배어진은 니달리와 직스 등으로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며, ‘페이커’ 이상혁과의 결승 대결을 성사시켰습니다. 하지만 ‘페이커’ 이상혁과 SKT T1 K의 벽은 여전히 높았습니다. ‘다데’ 배어진은 월드 챔피언십에서 아픔을 주었던 그라가스를 1세트에서 선택하는 승부수를 두었지만, ‘페이커’ 이상혁의 리븐에게 경기 시작 3분 만에 솔로 킬을 당하는 아픔을 맛봅니다. 삼성 오존의 3대 0 완패. '불가능'이라는 단어를 떠올려도 어색하지 않을 상황이었습니다.


▲ '다데' 배어진은 간절했지만, '페이커' 이상혁은 강력했다!
(출처 : 온게임넷)



■ 그의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다데' 배어진, 다시 한 번 정상에 서다!

월드 챔피언십에서의 부진과 ‘페이커’ 이상혁의 등장. 최고의 미드 라이너의 자리는 ‘다데’ 배어진에게서 점점 멀어지는 듯 보였습니다. 무엇보다 2012년 겨울의 아픔을 극복하고 최정상의 자리에 올랐던 그였기에, 다시 찾아온 기나긴 시련은 그를 더욱 힘들게 했습니다. ‘다시 그 험난한 길을 올라가야 한다.’는 생각에서 오는 좌절감. 우리는 이 좌절감을 극복하지 못하고 사라져버린 수많은 스포츠 스타들을 봐왔습니다. 여기까지인가? 많은 팬들은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이러한 가운데 삼성 갤럭시는 팀 리빌딩을 진행했습니다. ‘다데’ 배어진은 삼성 오존에서 삼성 블루로 이적을 하게 되었죠. 팀 전력 향상을 위한 선택이었다고 삼성 갤럭시는 밝혔지만, 팬들의 생각은 다소 달랐습니다. 지금까지의 성적만을 놓고 보았을 때, 삼성 블루는 삼성 오존에 비해 많은 부분이 부족했습니다. 실제로 2014 롤챔스 스프링 전에 치러진 ‘빅파일 배틀로얄’에서 ‘다데’ 배어진과 삼성 블루는 부진을 면치 못했습니다.


▲ 당시만해도 삼성 블루가 이토록 짜릿할 수 있는 팀인지 몰랐다!


하지만 모두가 망각하고 있었던 것이 있었습니다. 바로 봄이 다시 돌아왔다는 사실과 ‘다데’ 배어진은 여전히 부활을 꿈꾸고 있다는 사실을 말이죠. 2014년 2월 23일. 삼성 갤럭시와 진에어 그린윙스간의 롤 마스터즈 경기. ‘다데’ 배어진은 그동안 숨겨왔던 비장의 무기이자, 다시금 자신을 최고의 미드 라이너 자리에 올려놓을 챔피언을 등장시킵니다. 바로 야스오였습니다.

사실 해당 경기에서 10킬 9어시스트라는 엄청난 활약을 펼쳤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다데’ 배어진의 야스오가 만들어 낼 엄청난 기적을 예상하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진에어 팰컨스라는 약팀을 상대로 한 인상 깊은 1승이라고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아니었습니다. 2014 롤챔스 스프링에서 ‘다데’ 배어진과 야스오는 리그오브레전드를 뒤흔들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가기 시작합니다.


▲ '다데' 배어진의 야스오는 수많은 팬들을 취하게 했다!
(출처 : '칠디입니다'님 치어풀)


조별 예선 1경기 2세트에서 다시 야스오를 꺼낸 ‘다데’ 배어진은 그야말로 게임을 폭발시켜버리는 활약을 보여줍니다. 이와 함께 ‘다데’ 배어진을 상징하는 챔피언 중 하나인 트위스티드 페이트가 약간의 상향을 겪었고, 카사딘과 소라카에 대한 그의 숙련도도 한층 높아지기 시작합니다. 결국, CJ 프로스트와의 8강전 4세트에서는 오직 ‘다데’ 배어진을 막기 위해 야스오, 라이즈, 트위스트티드 페이트를 밴하는, 일명 ‘3 다데밴’을 연출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다데’ 배어진이 자신의 부활을 선언했던 삼성 오존과의 4강전이 펼쳐집니다. 흥미로운 상황이었습니다. 1년 전 자신을 저버린 CJ 엔투스를 상대로 짜릿한 드라마를 완성했던 그가 이제는 삼성 오존을 상대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게 된 것입니다. 경기는 ‘다데’ 배어진의 야스오로 시작해, ‘다데’ 배어진의 야스오로 끝났습니다. 오직 ‘다데’ 배어진을 위해 야스오라는 챔피언이 만들어졌다는 착각이 들 정도의 활약이었습니다. 그날 ‘다데’ 배어진은 야스오 그 자체였습니다.


▲ 다데가 야스오고, 야스오가 다데다!
(2014 롤챔스 4강 2세트, 출처 : 온게임넷)


결승전의 주인공 역시 ‘다데’ 배어진이었습니다. 상대 나진 실드는 철저하게 야스오를 밴하며 ‘다데’ 배어진의 캐리력을 억제하고자 했습니다. 하지만 자신의 주력 챔피언을 밴하면 무기력해지는 그 옛날의 ‘다데’ 배어진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1세트에서 카사딘을, 3세트에서는 트위스티드 페이트를 플레이했고, 팀을 승리로 이끌었습니다.

궁지로 몰린 나진 실드는 4세트에서 오직 ‘다데’ 배어진을 겨냥한 밴을 진행합니다. 야스오는 물론, 트위스티드 페이트와 소라카를 밴한 것. 1세트에서 활약한 카사딘은 삼성 블루가 밴을 한 상황이었기에, 많은 팬들은 ‘다데’ 배어진에게 남은 카드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모두가 잠시 잊어버렸던 챔피언이 있었습니다. 바로 ‘다데’ 배어진에게 장군이라는 별명을 안겨주었던 챔피언이자, 지금의 자신을 있게 만들어줬던 챔피언! 바로 라이즈였습니다. '다데' 배어진은 왜 자신이 장군이라 불려야 하는지를 라이즈를 통해 여지없이 보여줍니다.


▲ '다데 장군'이 등장하면 모든 상황이 끝!
(2014 롤챔스 스프링 결승 4세트, 출처 : 온게임넷)


오랜 암흑기 끝에 거머쥔 롤챔스 우승컵. 인생 챔피언이라 불리는 야스오의 등장, 패치와 메타의 변화로 인해 넓어진 챔피언 폭, 그리고 이를 가능하게 했던 그간의 처절했던 노력. ‘다데’ 배어진은 다시금 팬들의 주목을 받기 시작하고, ‘장군’이라는 칭호를 되찾게 됩니다. 하지만 아직 남은 것이 있습니다. 바로 ‘페이커’ 이상혁이라는 거대한 벽! 비록 팀의 부진으로 롤챔스 8강에서 좌절한 ‘페이커’ 이상혁이었지만, 많은 팬들은 ‘페이커’ 이상혁을 최강의 미드 라이너로 뽑는데 주저하지 않는 상황이었습니다.

두 사나이의 대결은 롤 마스터즈 결승전 2세트에서 펼쳐지고, ‘다데’ 배어진은 ‘페이커’ 이상혁을 상대로 승리를 거둡니다. ‘다데’ 배어진은 ‘페이커’ 이상혁의 캐리력을 최대한 억제하는 노련한 경기력을 선보였고, 10킬 10어시스트라는 엄청난 킬 스코어를 기록합니다. 직스와 케일의 대결이었기에 모두가 기대한 화끈한 대결은 펼쳐지지 않았지만, ‘다데’ 배어진은 ‘팀을 이기게 하는 미드 라이너는 이런 것이다’를 말하는 듯한 플레이를 보여줬습니다.


▲ 다시 돌아온 봄, '다데' 배어진은 다시 한 번 정상에 선다!
(2014 롤챔스 스프링 우승 당시)



■ 그래봤자 게임, 그래도 게임! '다데' 배어진이 우리에게 남긴 것

팬들은 ‘다데’ 배어진이 만든 한 편의 드라마에 열광했습니다. 데뷔와 함께 찾아온 시련과 반전의 롤챔스 우승. 또다시 이어진 오랜 부진과 월드 챔피언십에서의 씻을 수 없는 굴욕. 모두가 끝이라고 생각했지만, 노력과 땀의 결실인 야스오를 통해 화려하게 부활. 그리고 마지막 순간, 자신을 프로게이머가 될 수 있게 해주었던 라이즈를 통해 당당히 되찾아온 롤챔스 우승컵. 그렇게 ‘다데’ 배어진은 다시 한 번 ‘다데 장군’이 되었고, 최고 미드 라이너로 인정받기 시작합니다.

이어서 진행된 롤챔스 섬머에서도 ‘다데’ 배어진은 자신의 진가를 충분히 발휘합니다. 역대 롤챔스 5번째로 3세트 연속 MVP를 거머쥐기도 했고, 삼성 오존과의 4강전에서는 자신을 상징하는 또 하나의 챔피언인 제드를 통해 팀을 결승에 올려놓았습니다. 비록 KT 애로우즈와의 결승에서 5세트까지 가는 접전 끝에 패배. 3회 우승이라는 대기록에는 실패했지만 ‘다데’ 배어진이 최고 수준의 미드 라이너라는 것에 대해서는 누구도 부정할 수 없었습니다.

▲ "내 회사보다 돈이 많든가" 랩 배틀에서도 엿볼 수 있던 장군의 포스?!
(출처 : 온게임넷)


‘다데’ 배어진에게 관심이 있던 팬이라면, 이 이야기가 결국 해피엔딩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계실 것입니다. 그는 프로게이머가 되는 순간 품었던 꿈을 끝내 이루지 못합니다. 2013년 가을에 입었던 깊은 상처 역시 끝내 치유하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다데’ 배어진을 사랑하는 팬이라면 느끼고 계실 것입니다. 지금부터가 ‘다데’ 배어진 드라마의 진짜 하이라이트라는 사실을 말이죠.

2014년 9월 18일, 2014 월드 챔피언십이 개막했습니다. ‘다데’ 배어진에게는 주홍글씨처럼 따라붙는 시즌3 월드 챔피언십의 아픔을 씻을 기회가 찾아온 것입니다. 롤챔스 우승 인터뷰에서조차 월드 챔피언십의 설욕을 이야기할 정도로 그의 각오는 확고했습니다. 분위기는 지난해와 달랐습니다. 프나틱에게 1패를 당하기는 했지만, 다른 조별 예선 경기를 모두 승리로 이끌었습니다. 8강전에서는 다소 고전했지만, 대회 후반으로 갈수록 강해지는 ‘다데’ 배어진과 삼성 블루였기에 실망하기는 이르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습니다.


▲ 도전의 끝이 얼마 남지 않았다!
(출처 : '낙낙이루' 님 치어풀)


삼성 블루의 4강전 상대는 삼성 오존이었습니다. 최강의 전력을 구축한 삼성 오존과 롤챔스 스프링과 섬머에서 삼성 오존을 잡으며 ‘오존의 독주를 막을 유일한 팀’으로 평가받고 있던 삼성 블루와의 대결. 모두가 박빙의 승부를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삼성 오존은 ‘완벽’이라는 단어가 어울릴 정도로 강했습니다. 패색이 짙어진 3세트 후반, ‘다데’ 배어진의 얼굴이 화면에 클로즈업되었습니다. 그 순간, 팬들은 느꼈습니다.

그가 왜 ‘다데 장군’이라 불려 질 수밖에 없는지를

▲ 그는 웃었다
(출처 : 온게임넷)


3대 0 완패. 바닥에서부터 다시 쌓아 올렸던 ‘다데’ 배어진의 꿈은 이토록 허무하게 끝이 났습니다. 지난 월드 챔피언십의 아픔을 치유하기 위해 달려온 모든 이야기의 결말은 패배였습니다. 그러나 예전 CJ 엔투스를 나와 MVP 오존으로 이적했을 때처럼, 그는 또다시 미소를 지었습니다. 미소의 의미를 정확히는 알 수는 없습니다. 상대의 강함에 대한 인정일 수도, 이번 롤드컵의 꿈은 여기까지라는 회한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 모순된 ‘다데’ 배어진의 미소가 수많은 팬들의 마음을 뜨겁게 했다는 사실입니다.

경기 종료 후, 경쟁자이기 전에 한솥밥을 먹는 동료인 두 팀은 무대 한 가운데서 만났습니다. ‘다데’ 배어진은 삼성 화이트의 미드 라이너 ‘폰’ 허원석에게 다가갑니다. 그리고 자신을 상징하는 점퍼를 환한 웃음과 함께 건네줍니다. '나는 여기까지지만, 너는 반드시 끝까지 올라가라.'라는 진심 어린 응원이었습니다. 또다시 깨져버린 롤드컵의 꿈 앞에서도, 삼성 갤럭시 유니폼을 입고 치른 최후의 경기에서도, '다데' 배어진은 '다데 장군'이었습니다. 그렇게 팬들에게 진한 여운을 남긴 채, 그는 제2의 선수생활을 위해 중국으로 떠났습니다.


▲'다데' 배어진은 패배 앞에서도 장군이었다!


그렇습니다. 어쩌면 ‘다데’ 배어진은 그저 리그오브레전드를 좋아하고 잘하는 한 청년에 불과할지 모릅니다. 그런데 왜! 수많은 팬들은 ‘다데’ 배어진에 열광했고, 지금도 그를 응원하고 있는 것일까요? 성공과 승리만을 고민하는 오늘입니다. 굽이굽이 꺾인 굴곡진 길보다는 쭉 뻗은 아스팔트가 더욱 가치 있게 여겨지는 세상입니다.

때문에 ‘다데’ 배어진의 2년은 리그오브레전드 팬들에게 신선하고 짜릿했습니다. 성공과 승리만을 바라며 달려온, 그래서 애써 외면하려 했던, 시련과 패배 그리고 굴곡의 의미를 ‘다데’ 배어진이라는 선수는 몸소 보여줬습니다. 시련이 있었기에 그는 빛이 났고, 패배가 있었기에 그의 이야기는 더욱 아름다웠습니다.

‘그래봤자 바둑, 그래도 바둑’ 유명한 바둑 기사, 조치훈 9단이 했던 말입니다. 마찬가지입니다. ‘다데’ 배어진이 우리에게 보여줬던 것은 이기고 지는 것이 세상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 ‘그래봤자 게임’일 뿐입니다. 하지만 그의 이야기가 만들어 낸 울림은 팬들에게 ‘그래도 게임’을 되뇌도록 했습니다. 팬들이 리그오브레전드에 열광할 수밖에 없었던 하나의 이유가 되었던 '다데' 배어진! 팬들의 마음 속에서 그는 여전히 '다데 장군'입니다.


▲ 다데 장군, 그가 있어 행복했다!
(출처 : 'Raichu4092' 님 치어풀)



※ 선수에 대한 과도한 비방 욕설은 통보없이 삭제되며 이용 제재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