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시즌 랭크 게임 시작과 동시에 적용된 5.1 패치. 지난 22일에 적용된 5.1 패치는 직접적인 챔피언 밸런스 조정보다는 신규 아이템이나 본진 관문 추가 및 강타 변경 등의 공통된 요소 추가가 주된 패치였다. 따라서 다른 패치들보단 챔피언 밴픽률 및 승률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진 않았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다른 패치와 비교 할때, 상대적인 영향이 덜 했다는 것. 패치가 진행된 챔피언들의 밴픽률과 승률 변화는 분명히 있었고, 그 결과는 눈으로 확인할 수 있을 정도였다. 5.1 패치는 소환사의 협곡 생태계에 어떤 변화의 바람을 일으켰을까?


■ 이정도 너프론 완전체 OP챔프에게 흠집조차 낼 수 없다. 렉사이, 건재!

이번 5.1 패치 결과 중, 팬들이 가장 궁금해했던 부분이 바로 렉사이의 위치다. 렉사이는 등장부터 강렬했다. 쟁쟁한 라이벌을 제치고 당당히 1티어 정글러 자리를 차지한다. 렉사이의 정글링은 안정적이었고, 갱킹은 날카로웠으며 게임 후반에도 렉사이 특유의 운영이 가능하여 인상적인 모습을 거듭 보여왔다.

렉사이의 강함은 당시 통계에서도 잘 드러난다. 렉사이는 90%대의 밴률을 꾸준히 유지해왔다. 역대 OP 챔피언들과 같은 길을 걸어온 것. 90%의 밴률은, 흔히 말하는 솔로 랭크 필수 밴, '필밴' 챔피언이라는 것을 뜻한다. 그만큼 렉사이는 강했고, 양 팀 합계 총 6개의 밴 자리엔 언제나 렉사이의 이름이 올라있었다.

누가 봐도 명백한 OP 챔프. 라이엇 게임즈(이하 라이엇)가 이런 사태를 그냥 지켜볼 리 만무하다. 렉사이는 5.1 패치로 너프된다. 스킬 자체의 유틸적인 변경보단, 대미지 위주의 직접적인 너프가 가해진다. 렉사이의 총 대미지 중 상당히 큰 지분을 차지하던 스킬들의 기본 공격력과 계수가 낮아진다.


▲ 5.1 패치로 감소된 렉사이의 주력 대미지 스킬들


팬들은 이번 패치로 렉사이의 위치가 변경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것은 렉사이를 즐겨쓰던 유저들도, 그렇지 않은 유저들도 마찬가지였다. 렉사이를 즐겨하는 유저는, 렉사이의 능력치가 조정되어 '필밴' 리스트에서 제외, 랭크 게임에서 쓸 수 있기를 기대했다. 렉사이를 즐겨하지 않은 유저 역시, 렉사이를 상대함에 있어, 전보다는 나아지길 바라는 마음이 있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결과는 예상밖이었다. 렉사이는 너프되었음에도 불과하고, 자신의 자리를 확고히 했다. 약간의 승률 하락은 있었지만, 밴률은 여전히 90%대를 유지했다. 렉사이는 여전히 '필밴' 챔피언의 위엄을 보여주고 있다.


▲ 너프되도 여전히 90%의 밴률을 유지 중인 렉사이 (통계 출처:fow.kr)


이런 결과를 통해, 렉사이의 강함은 단순 대미지에서 나오는 것이 아님이 증명된다.

렉사이의 직접적인 전투 능력은 분명 최상급이다. 하지만 이런 전투능력은 렉사이가 가진 매력에 일부분에 불과하다. 렉사이는 '진동 감지'를 통해 시야에 보이지 않는 적의 이동 경로를 알 수 있고, 땅굴을 통해 변칙적인 갱킹이 가능하다. 여기에 마치 과거 쉔을 보는 듯한 글로벌 궁극기까지 가져, 운영 싸움에도 능하다. 렉사이의 강함을 단순히 '전투력' 부분에서 평가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현재, 북미 서버에서 우선 적용된 5.2 패치엔 다시 한 번 렉사이가 너프 리스트에 올라있다. OP 챔피언 렉사이는 5.2 패치마저 견뎌내고 '필밴' 챔피언의 위치를 지킬 수 있을까?


▲ 한 번의 공격은 버텨낸 렉사이, 두 번째도 견딜 수 있을까?



■ 나르, 힘빠지다? 변하기 시작한 나르의 위치

나르는 상당히 독특한 챔피언이다. '제어할 수 없는 변신'이라는 개념이 처음으로 도입된 챔피언이기 때문이다. 변신 후의 '메가 나르!'는 공수 양면으로 상당히 강력한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이러한 변신을 스스로 제어하기 힘들기에, 나르의 첫 등장 당시 팬들의 시선은 긍정적이지 못했다.

하지만 버프와 연구 끝에 나르는 OP 챔피언이 된다. 제어할 수 없는 변신의 메커니즘이 바뀐 것은 아니지만, 메가 나르가 한타에서 보여주는 엄청난 능력은, 이 모든 것을 감수하고도 남을 정도였다. 나르는 솔로 랭크와 롤챔스 가리지 않고 대활약한다. 그 결과, '나르보다 나은 탑 라이너는 현재 없다'는 인식까지 생긴다.


▲ 나르가 게임에서 보여주는 파괴력은 엄청났다 (영상 캡쳐: 온게임넷)


5.1 패치는 사실 나르에게 미미한 영향만 끼칠 것으로 예상되었다. 직접적인 능력치나 대미지를 손 본 것도 아니고, 단지 Q스킬, '부메랑 던지기'의 쿨타임 감소 효과가 줄어든 것뿐이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나르는 여전히 강한 챔피언의 위치를 지킬 것으로 예상되었다.

하지만 나르는 렉사이같지 않았다. 나르의 밴률이 감소한다. 큰 너프가 아니었기에, 이러한 결과를 예측하기란 쉽지 않았다. Q스킬을 자주 활용할 수 없다는 것이 너프임은 분명했다. 분명, 부메랑 던지기는 나르의 라인전 핵심 스킬이고, 나르의 강력한 라인전 능력의 이유기도 했다. 하지만 메가 나르가 보여주는 위력은 여전했기에, 이러한 밴률 하락은 더욱 예상하기 힘들었다.


▲ 부메랑 쿨타임 관련 너프는 나르의 밴률을 하락시켰다. (통계 출처: for.kr)


결국, 이러한 결과는 메가 나르의 한타 기여도가 아무리 크다고 한들, 한타까지 끌고 갈 라인전 능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부메랑 던지기의 비중은 나르의 라인전을 담당하는 핵심 스킬이었고, 이 너프는 결코 작은 너프가 아니었다는 것이다.

나르는 분명 여전히 강력하다. 비록 과거처럼 자주 밴 되는 것은 아니지만, 10%의 밴도 낮은 수치는 아니다. 하지만 분명한 건 나르의 위치에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과연 나르의 종착지는 어디일까?


▲ 나르의 종착지는? 아직은 좀 더 지켜봐야할 문제



■ 짠물 당구가 만든 결과! 신드라의 승률이 크게 하락하다

신드라는 매력적인 챔피언이다. 라인전 능력은 미드 라인의 그 어떠한 챔피언과 견주어도 부족함이 없다. 또한, 누킹 능력 역시 탁월하고, 어느 정도의 포킹 능력도 갖춘 챔피언이다. 여기에 신드라의 E스킬, '적군 와해'의 성능도 상당히 뛰어난 편이다. 잘만 사용하면 광범위의 적에 기절 효과를 가할 수 있다,

초반부터 강력한 견제가 가능하고, 한타에서도 적군 와해를 통해 광역 CC기를 가할 수 있는 신드라. 신드라는 이러한 장점으로 인해, 서포터로 기용되기도 한다. 실제, 삼성 갤럭시의 서포터 '레이스' 권지민은 롤챔스에서 신드라 서포터를 활용, 멋진 적군 와해 활용으로 팀을 캐리하며 강렬한 인상을 남기기도 했다.


▲ 대미지를 제외한 유틸성만으로도 신드라의 강함을 알 수 있는 레이스의 서포터 플레이 (영상 캡쳐: 온게임넷)


5.1 패치에 적용된 것은 Q 대미지의 너프와 적군 와해에 관련된 부분. 그리고 이러한 변화는 신드라의 승률 하락으로 직결된다.

Q 스킬 대미지 너프는 뼈아팠다. 신드라는 라인전 단계에서 큰 이득을 볼 수 있는 챔피언이다. 그러한 신드라에게 주력 대미지원이라고 할 수 있는 Q스킬의 대미지 감소는 신드라에게 큰 타격이었다.

하지만 신드라 승률 하락의 주된 원인은 다른 곳에 있다. 바로 적군 와해의 판정 변화가 그것이다. 5.1 패치 노트엔 다소 애매하게 설명된 '적군 와해 스킬로 밀려나는 구체의 충돌 판정이 좀 더 '엄격하게' 적용됩니다.' 라는 문구는, 신드라의 승률을 크게 하락시키는 주원인이 된다.


▲ 5.1 패치로 신드라의 승률은 상상 이상으로 크게 떨어진다 (통계 출처: fow.kr)


신드라를 플레이하는 유저들은, 이 너프가 과거 자르반 4세의 E+Q 판정 너프보다 훨씬 큰 폭의 너프라고 말하고 있다. 라이엇 역시 이러한 문제를 인지했는지, 5.2 패치엔 적군 와해의 판정 범위를 어느정도 버프한다고 예고하기도 했다.

5.2 패치로 적군 와해의 판정이 얼마나 버프될까? 신드라의 승률 하락이 일시적일지, 아니면 계속될지는 이것이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 5.2 패치 내용이 신드라의 운명을 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