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리자드에서 개발한 AOS장르 게임인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이하 히어로즈)이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지 약 1개월정도 다가오는데 기존 AOS 게임과는 다른 개성있는 요소들로 구성해 한국이 아닌 해외에서도 많은 관심을 받으며 성장하고 있다.

이런 관심 속에 최근 PC방대회, 방송BJ 대회등 다양한 대회가 개최되고 있는데 지난 6월 8일 인벤에서 열린 HCOT(Heroes of the storm community open tournament)는 한국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대회로 뛰어난 팀들이 많이 참가하였고 그만큼 히어로즈 유저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대회이다.




기존 강력했던 모습을 보여준 팀들도 본선으로 많이 진출했지만 팀을 새롭게 만들어 등장하거나 새로운 멤버를 영입해 더욱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는 팀들의 밀리지 않는 패기와 멋진 활약으로 한층 재미가 더해진 HCOT!

128강이라는 치열한 예선을 뚫고 본선에 오른 16개 팀들의 우승을 향한 도전! HCOT 16강 1주차에는 어떤 경기가펼쳐졌는지 주요 내용을 분석해보자




▣ 강력한 방패는 칼이 될 수 있다! 3전사 조합을 준비한 아옳옳옳

AOS게임은 한가지 메타가 언제나 최고의 자리에 머무르는 것은 드물다. 패치 혹은 유저들의 연구가 진행되면서 유행이 되는 메타는 지속적으로 바뀌고 있는데 그 메타에 대한 대안법이나 보완법을 빠르게 알아내는 것이 선수들의 중요한 과제이다.

히어로즈는 2지원가, 일리단 보호, 2전사등 시간이 흐를수록 유행이 되는 메타가 상당히 빠르게 변화되는 게임인데 HCOT 16강 1일차 2 Round에서 아옳옳옳은 3전사라는 색다른 조합을 사용해 주목을 끌었다.


■ 3전사 메타는 무엇이며 어떻게 사용했나?

말그대로 전사형 영웅 3명을 통해 공격적인 방패라고 생각하면 된다. 상대의 화력 영웅이 공격할 상황을 주지 못하게 빠르게 진입해 방해하며 아군이 좀더 수월하게 공격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주는 운영이다.

1일차 2Round에서 아옳옳옳은 아눕아락과 티리엘 그리고 요한나까지 가져오면서 진입과 보호 그리고 스킬연계까지 모두 완벽하게 성공시켜 상대 영웅이 공격할 틈을 주지 않는 운영을 통해 완벽하게 승리를 쟁취하였다.



▲ 공격과 수비를 동시에 하는 것이 3전사 조합의 강력한 장점이다.


■ 3전사를 사용할 수 있는 원동력은 무엇일까?

3전사 조합은 자칫 화력과 보조가 부족한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아옳옳옳은 이러한 단점을 메꿔주는 영웅을 통해 해결했으며 그 중심엔 아눕아락과 요한나, 무라딘이 있다.

아눕아락은 앞에서 블로킹을 하면서 화력 지원을 할 수 있는 영웅으로 부족한 지속 화력을 보충할 수 있으며 궁극기와 풍뎅이를 통한 체력 흡수로 지원가의 도움을 적극적으로 받지 않아도 어느정도 생존이 가능한 영웅이다.

또한 요한나와 무라딘은 화력 지원이 없지만 기절 기술과 화신, 불사등을 통해 생존력이 높은 영웅이기 때문에 지원가의 보조를 집중적으로 받지 않아도 자신의 역할을 할 수 있다.

그 외의 화력은 제이나와 켈타스의 강력한 순간 피해가 화력의 구멍을 완벽하게 메꿔준다. 자칫 먼저 죽을 수 있는 마법사 영웅들 앞에 전사형 영웅이 버텨주기 때문에 티리엘의 축성, 우서의 천상의 보호막등 다양한 집중 보호를 이들에게 투자할 수 있어 좀 더 안전한 공격을 할 수 있는 것이다.





▣ 티리엘의 재발견! 축성을 통한 일방적인 교전

일반 게임에서 티리엘을 게임할 때 궁극 기술은 심판을 사용하는 것이 대부분이였다. 하지만 이번 HCOT에서 티리엘을 보여준 팀들은 티리엘이 심판을 찍으면 해설자들이 신기하다고 할 정도로 축성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았다.

티리엘의 축성은 채널링 광역 무적 기술로 자신을 제외한 주변 아군을 무적시켜 지켜주는 기술이다. 일반 게임에서 자주 사용되지 않은 이유는 3초간의 무적 시간을 제대로 이용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인식을 받았는데 평소 호흡을 잘 맞춘 선수들이 사용한 축성은 달랐다.

HCOT 16강 1주차에서 많은 선수들이 티리엘을 선픽일때 많이 선택했으며 수차례 밴도 당할만큼 효율적이고 뛰어난 위력을 보여주는 축성은 과연 어떤 것일까?


■ 축성을 사용하는 티리엘의 중요 요소

경기에서 나온 티리엘을 유심히 살펴보면 선수들이 위치 선정과 상대방의 기술 사용 여부를 얼마나 신중하게 보는지 관찰할 수 있다. 심판을 사용 하였을 땐 최전방 포지션으로 진입하여 상대 주요 영웅을 지속적으로 공격해 괴롭히지는 운용이지만 축성을 사용할 땐 진영의 중간에서 아군을 전체적으로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다.



▲ 어떤 타이밍에 아군이 위험하고 쉽게 공격을 할 수 있을지 판단한다.


■ 축성의 장점이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현재 광역 무적을 사용할 수 있는 영웅이 티리엘 하나뿐라는 점이다. 따라서 티리엘을 가져온 팀은축성을 아군 전체에 적절하게 사용하면 일방적인 공격 연계를 펼칠 수 있다는 유리함을 가져올 수 있다.

기존 아군 보호에 있어 대표적인 무적 기술은 천상의 보호막을 사용하는 우서였다. 단일 대상 무적으로 아군의 주요 영웅 하나를 집중적으로 보호하는 기술인 천상의 보호막에 치명적인 약점은 바로 주요 영웅을 제외한 아군들이 먼저 죽어버리면 의미가 없어진다는 것이다.



▲ 축성을 사용할 땐 티리엘의 알맞은 위치 선정이 중요하다


티리엘의 축성은 이러한 단점을 보완한 기술로 티리엘 본인은 정지 상태가 되지만 나머지 아군 전체는 보호를 받으며 기술 연계같은 다양한 팀 워크 공격을 수월하게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이 때 티리엘은 저지 불가 상태가 되지 않기 때문에 상대가 군중 제어 기술로 방해하면 무적이 해제된다.





▣ 전장을 뒤흔든 여전사, Lockdown 선수의 소냐!

어느 AOS게임이든 대회를 보면 선수들은 보다 안정적인 승리를 위해 많이 쓰이는 영웅을 주로 선택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렇기 때문에 대회 경기에 비주류 영웅이 나오고 그 영웅이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다양한 재미를 원하는 관중들은 열광하게 된다.

HCOT 1주차 1 Round와 3 Round에서 보여준 Lockdown 선수의 소냐가 대표적인 경우이다. 소냐는 해외에서 간혹 등장하고 있지만 한국 대회에선 많이 사용하지 않은 영웅으로 한국 히어로즈 유저들에겐 인식이 좋지 않은 생소한 영웅이다. 이런 소냐로 어떻게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는지 알아보자.


■ 왜 소냐가 자주 사용되지 않았을까?

소냐가 자주 사용되지 않은 가장 큰 이유는 후퇴할 수 있는 생존 스킬이 없기 때문이다. 지속적인 화력은 강력할 수 있으나 근접 전사형 영웅에도 불구하고 체력과 생존력이 낮은 편이기 때문에 타겟팅이 정확하고 호흡이 잘 맞는 대회 경기에서 사용하기 껄끄러웠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그런 면에서 일리단의 존재도 무시할 수 없다. 이동 기술을 다양하게 보유한 일리단은 추격이나 회피에 있어 소냐에 비해 뛰어나며 탈태를 통해 순간적으로 상대의 표적에서 벗어나며 체력을 증가시킬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오래 전장에 남을 수 있어 선수들은 일리단을 선호하는 추세였다.



▲ 아군의 보호를 받아야 비로소 강한 모습을 드러내는 소냐


■ Lockdown 선수는 소냐를 어떻게 사용했나?

Lockdown선수는 아군과 상대의 영웅 조합을 잘 파악했다. 상대는 군중 제어기가 부족한 포킹 위주의 운영을 하는 조합을 선택해 진입에 취약한 면이 있었다. 또한 소냐에게 가장 껄끄러운 존재는 진입하는 영웅에게 최적화된 방어를 보여주는 아서스를 아군이 선택하였기 때문에 일리단의 생존 능력을 필요가 없는 상황이였는데 이 점을 잘 이용한 것이다.

경기에서 소냐는 굉장히 공격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라인 싸움에선 자신을 수월하게 견제할 수 있는 영웅이 없기 때문에 최대한 라인을 압박하고 상대의 체력을 소진시키면서 이득을 챙겨으며 교전에선 말그대로 여장군의 모습을 멋지게 보여주며 적을 향해 돌진해나갔다.

사실 소냐는 아무리 좋은 여건에서도 혼자 진입한다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영웅이다. Lockdown선수가 이렇게 전장을 휩쓸고 다닐 수 있었던건 아군의 지원가 바로 merryday선수의 보조가 있었기 때문이였다. 소냐가 진입할 때 상대가 집중 공격을 하지 못하게 막아주면서 최대한 소냐가 공격할 수 있는 상황을 잘 만들어준 것이다.





▣ 눈 앞의 승리를 놓친 아쉬운 판단

경기에 대한 전체적인 상황과 선수들의 생각을 전부 알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경기를 하는 선수들의 판단이 최고의 선택일 수 있다. 하지만 어떤 스포츠 경기든 아쉬운 경기 결과가 정해지는 부분에 다른 판단을 했다면 어땠을까?라는 아쉬움이 남는 장면이 있다.

HCOT 16강 1주차에선 이러한 장면이 많이 나왔다. 그것이 경기 결과에 결정적인 요인이 된 장면이라 더욱 아쉬움이 남을 수 밖에 없는데 결과론적인 이야기지만 아쉬웠던 그 순간을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도록 하겠다.


■ 16강 1일차 Mvp Black vs Bugs 2경기, Bugs팀의 우두머리 점령 판단

초반 흐름은 양 팀 모두 대등하게 흘러갔다. 서로의 승리에 위한 긴장되는 싸움 속에서 MVP Black은 거미 시종을 소환해 10레벨을 먼저 달성하였고 점점 자신들의 방향으로 경기를 이끌어 나갔다. 조금식 격차가 벌어지는 상황에서 Bugs는 기회를 찾기 위해 신중하게 게임을 진행해나갔다.

레벨 상황은 18 vs 16, 2레벨을 앞서가는 MVP Black이 거미 시종을 소환하고 압박을 시도하는 타이밍에 Bugs는 과감하게 상대를 후방에서 진입해 교전에서 드디어 승리를 거두고 전원이 생존한 Bugs는 켈타스와 실바나스를 이용해 빠르게 거미 시종을 처리해 역전의 발판을 마련하였다.



▲ 우두머리 점령 시간을 제대로 계산하지 못해 전멸당한 Bugs


하지만 여기서 치명적인 실수를 하였다. 상대 영웅 3명이 없는 상황에서 우두머리를 먼저 점령하지 않고 거미 시종부터 소환하였다는 것이다. 물론 나쁜 판단이 아닐 수도 있다. 탑 라인이 요새도 밀리지 않은 상황에서 우두머리는 MVP Black입장에선 크게 위협적이지 않은 상황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두머리가 위협적이진 못해도 충분히 시선을 돌릴 수 있었을 것이고 그동안 보석을 지급하거나 레벨이 비슷해진 상황에서 다시한번 교전을 했다면 실제 경기와 같이 한번에 전멸하는 일은 없지 않았을까라는 아쉬움이 남은 판단이였다.


■ 16강 2일차 동부 역병지대 vs 밥도둑 1경기, 동부 역병지대팀의 23레벨 용기사

히어로즈에선 신나게 상대를 때리다가 잘못된 판단으로 순식간에 경기 상황이 뒤바뀌는 경우가 많다. 바로 2일차에서 벌어진 동부 역병지대 vs 밥도둑의 1경기가 그런 경우였다. 초반 공격적인 운영을 통해 동부 역병지대는 구조물 철거 상황과 레벨에서 유리하게 이끌어나갔지만 서로가 20레벨이 된 상황에서 Seoln선수의 축성에 무너져 상황은 다시 역전이 되었다.

긴장되는 비등한 상황속에서도 동부 역병지대는 상대의 성채를 부수며 이득을 챙겨나갔으며 23레벨 교전에서 상대 2명을 잡아내 용기사를 소환하는데 성공하였다.



▲ 결과적으로 아쉬운 판단으로 승리를 놓친 동부 역병지대


하지만 동부 역병지대는 용기사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 켈타스의 공격이 부담이 되었는지 중앙에서 소극적으로 운용하고 나머지는 다른 성채를 철거하는데 집중한 것이다. 결국 용기사 지속시간이 끝나는 타이밍에 열린 강제적인 교전으로 밥도둑은 기회를 잡아 승리하게 된다.

23레벨의 용기사는 엄청난 위력을 자랑한다. 더군다나 타이커스의 강화된 오딘까지 있어 상대가 신경써야 할 것들이 많은 상황이었기 때문에 핵을 강제 공격했다면 게임이 끝나지 않았을까 라는 예상을 해본다.





▣ 지원가 교과서, 슈퍼세이브! Merryday 선수의 우서

경기에서 가장 아찔한 순간은 바로 아슬아슬한 상황에서 버텨내거나 역습으로 받아치는 슈퍼 세이브 장면이다. 이번 HCOT 16강 1주차 경기에서 슈퍼 세이브를 생각하자면 바로 MVP Black소속 Merryday 선수의 우서를 생각할 수 있다.



▲ 정확하게 상대를 유혹하여 역습하는 판단력이 돋보인 Merryday 선수의 우서


지원가는 단순히 치유만 하면서 아군을 보호하는 역할만 하는 것이 아니다. 아군이 유리한 상황을 만들 수 있도록 시야를 밝혀주며 위험한 상황이지만 최대한 정확한 타이밍에 보조해 상대를 역습할 수 있는 판단력등 다양한 역할이 필요한 포지션이 바로 지원가이다.

Bm1 Alpha와의 경기에서 Merryday의 우서는 이러한 지원가의 역할을 완벽히 수행해 시청자들의 감탄을 자아냈는데 우서의 메커니즘을 세밀하게 파악하고 사용했기에 이렇게 훌륭한 플레이가 나오지 않았나 생각한다.



▲ 영원한 헌신이 발동된 시간에도 최대한 낭비하지 않고 자신의 역할을 수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