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은 그저 즐겁고 재밌어서 시작한 게임. 그러다 보니 어느새 내 이름 앞에는 '프로게이머'라는 수식어가 생겼다. 대부분의 프로게이머의 출발은 이렇다. 프로게이머로서 궁극의 목표는 개인리그 우승이다. 프로게이머라면 누구나 최고의 무대에서 우승을 차지하고 모든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으며 그토록 원했던 우승컵에 입을 맞추는 꿈을 꾼다.

그리고 한지원(CJ)이 그 꿈을 실현하기 위한 기회를 맞이했다. 한지원의 데뷔는 스타크래프트1 시절 삼성에서 시작했다. 하지만 스타1 시절에는 큰 성과 없이 은퇴했고, 2012년 5월 유럽 소속 게임단이 프나틱에서 스타크래프트2로 다시 프로게이머 활동을 이어갔다.

한지원은 자유의 날개 당시 뒤늦게 시작한 편이었지만, A급 선수들과 연습에서도 밀리지 않는 정도로 따라잡았다. 하지만 메이저 대회들과는 인연이 없었고, 2012년 말부터 국내 팀이었던 IM에 입단하며 2013년 초 GSL 코드S 무대를 밟았다.

그러나 코드S 32강에서 탈락하며 개인리그의 높은 벽을 실감했고, 2013년 시즌2부터는 북미 지역으로 변경하며 약 1년 동안 활동했다. 한지원은 기본기는 뛰어나지만 대회에서 맞춤을 당하거나 매번 16강 정도에 머무르며 항상 '포텐만 있는 선수'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프로리그 2014 시즌을 마지막으로 IM 스타2 팀이 해체되며 기업팀인 CJ 엔투스로 둥지를 옮겼다. 한지원은 CJ로 이적한 뒤 프로리그에서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며 실력을 쌓았고, 2015 스베누 스타2 스타리그 시즌2 8강, 2015 케스파컵 시즌1 4강 등 개인리그에서도 슬슬 빛을 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침내 2015 스베누 GSL 시즌2에서는 팀 동료인 김준호(CJ), 지난 시즌 준우승자 원이삭(YFW), '전략가' 김유진(진에어) 등 내로라하는 프로토스 선수들을 연파하며 결승에 진출했다.

한지원은 GSL에서 프로토스전을 거듭하며 평소 장기였던 장기전 외에 전략적인 모습과 과감한 올인까지 자신의 스타일에 접목시켜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 누구보다 꾸준히 노력해온 한지원. 그토록 꿈꾸던 개인리그 결승전인 만큼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라는 말을 몸소 보여주며 많은 프로게이머들의 본보기가 될 수 있는 선수로 거듭나길 기대해 본다.


2015 스베누 GSL 시즌2 결승전

한지원(Z) VS 정윤종(P) 6/28 오후 3:00 강남 곰eXP 스튜디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