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K (출처 : 도유tv 방송 화면)

중국 양대 리그의 결승전이 모두 끝났다. 한국인 5명으로 구성된 Snake와 DK는 대륙을 제패하기 위해 매 결승전에서 풀 세트 접전을 펼쳤다. 27일 골드 리그에서는 Snake가 날카로운 밴픽을 바탕으로 DK를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틀 후, 좌절했던 DK가 복수의 칼을 갈고 다시 Snake와 맞붙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패배를 교훈으로 이전과 달라진 경기력을 선보이며 스톰 리그 시즌2의 주인공이 됐다.

DK는 지난 결승전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았다. 과감한 밴픽으로 딜러를 선점한 DK는 상대 전략에 맞춤 대응까지 선보였다. Snake는 예전부터 '오레오맨'의 제라툴, 도살자, 일리단 등 근접 암살자 중심의 조합을 잘 다뤘고, 매 교전에서 상대를 압도했다. 하지만 DK는 근접 암살자 위주의 '돌진 조합'에게 승리할 카운터 카드를 준비해왔다.



■ 흩어지면 살고 뭉치면 죽는다? '게걸아귀'와 광역 기술로 돌진 조합 무너뜨린 DK


지금까지 돌진 조합은 최고의 교전 능력을 자랑했다. 먼저 이니시에이팅이 가능하고 압도적인 딜량으로 상대를 끊어내고 시작해 유리한 교전을 주도할 수 있다. 스톰 리그 시즌2 결승전 1세트에서도 우서의 지원을 받는 도살자와 발라-실바나스가 상대 핵심 딜러를 집요하게 끊어내며 유리한 경기를 이끄는 것처럼 보였다.

▲ 근접 영웅에게 지옥을 선사한 '게걸아귀' (출처 : NEOTV 방송)

하지만 DK는 상대가 근접 영웅 중심의 조합을 들고 나왔다는 것을 역으로 활용했다. 근접 암살자인 도살자와 일리단은 상대에게 붙어야 강력한 딜을 발휘할 수 있다. 반대로 아군 영웅들에게 가깝게 붙어야 하고, 아군 영웅들이 좁은 지역에 있다면 뭉치는 경우가 많다. 이에 DK는 상대 근접 영웅을 한 번에 제압할 수 있는 자가라의 '게걸아귀'를 준비했다.

▲ '게걸아귀'를 활용한 과감한 이니시에이팅 (출처 : NEOTV 방송)

'게걸아귀'는 뭉쳐있는 상대 영웅들의 위치를 고정시켜 광역 기술의 효율을 더 극대화시켰다. 1세트에서는 다양한 광역 CC기를 갖고 있는 아서스와 아눕아락이 게걸아귀가 끝나는 타이밍에 CC연계를 넣었고, 2세트에서는 말퓨리온의 광역 CC기인 '휘감는 뿌리'와 함께 레오릭과 태사다르의 광역 대미지를 시전했다. 상대적으로 전사보다 체력이 적은 근접 암살자는 광역 스킬에도 쉽게 제압당하며 자신의 역할을 수행하지 못했다.

결국, 3세트에서 Snake는 자가라를 밴해야했고, DK는 지난 골드 리그 결승전부터 자가라를 선택했던 이유를 이번 경기를 통해 증명했다.



■ 신단에 걸린 해골왕의 저주! '용의 둥지' 장악한 레오릭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 경기에서는 맵마다 다양한 오브젝트 운영을 바탕으로 승리할 수 있다. 특히, 영웅의 스킬과 특성을 살려 상대가 예측하지 못한 오브젝트 관리가 가능하다. 그 중 용의 둥지에서는 예전부터 용기사를 획득하기 위한 많은 연구와 시도가 있었다. 티리엘 '축성', 우서 '천상의 보호막'으로 아군 영웅을 일시적으로 무적 상태로 만들어 용기사를 활성화시키는 등 기발한 전략이 있었다. 하지만 상대가 신단 하나라도 점령해버리면 용기사를 탈 수 없으므로, 신단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 역시 중요했다.

▲ 신단을 점령한 레오릭 (출처 : NEOTV 방송)

그런데 김승철의 레오릭이 홀로 완벽하게 탑 신단을 점령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용기사 활성화를 앞둔 중요한 시점에서 Snake의 영웅들이 탑 신단을 빼앗으려고 접근했다. 하지만 레오릭은 '망령 걸음'을 활용해 영웅은 신단을 지키고 망령은 완벽한 도주를 준비하고 있었다. 게다가 '망령 걸음' 지속 시간을 60%를 증가시켜주는 '배회하는 망령' 특성까지 선택해 신단을 장악하는 데 연이어 성공했다.

레오릭의 '망령 걸음'은 2세트에서 Snake의 딜러를 집요하게 쫓아다니는 용도로 활용했다면, 마지막 세트에서는 스킬의 특성으로 완벽하게 오브젝트를 관리했다. 김승철의 신규 영웅에 대한 이해도와 활용 능력의 정점을 보여준 경기였다.



■ 만날 때마다 강해진 Snake와 DK, 아직 못다한 대결



최고가 되기 위해 중국으로 나섰던 Snake와 DK의 스톰 리그와 골드 리그 시즌2의 일정이 모두 끝났다. 양 팀은 상대에 대한 철저한 분석을 바탕으로 매번 더 강력한 카드를 준비해왔다. Snake는 한동안 글로벌 밴으로 활용하지 못한 제라툴을 다음 대회부터 활용할 수 있게 됐다. 근접 암살자 운영으로 스톰 리그에서 패배했지만, 명품 '제라툴' 운영으로 다시 한 번 Snake의 힘을 발휘할 기회가 올 것이다. DK는 무결점처럼 보였던 상대 조합에 대한 해답을 들고 나왔었다. 만날 때마다 풀 세트 접전을 펼쳤던 양 팀이 다음 대결에서는 어떤 새로운 카드를 꺼내들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