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하다'는 말 한 마디로는 부족한 시즌이었다. 단 1승을 하기위해 미칠 듯이 노력하고 땀흘리는 팀이 있는가 하면, 과거의 영광을 되찾고 최강의 자리에 군림하고있는 팀도 있었다. 또 그 최강자를 끌어내리기 위해 날을 갈고있는 팀들의 뜨거운 경쟁이 펼쳐지기도 한 이번 롤챔스 섬머. 여름에 걸맞는 뜨거운 팬들의 응원과 화끈한 명경기들이 있었기에 이번 시즌은 더욱 빛날 수 있었다.
인벤팀에서는 이렇듯 뜨거운 열기의 2015 롤챔스 섬머 시즌을 팀별로 결산하여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다섯 번째 주인공은 진에어 그린윙스(이하 진에어)다.
■ 2015년의 여름, 진에어에게 주어진 찬스!
진에어는 참 재미있는 팀이다. 팬을 대하는 자세 자체가 다른 팀들과 달랐다. 프런트부터 적극적으로 나서서 팬들을 위해 움직였다. 일일 카페를 운영하고, e스포츠 팀 최초로 멤버십 제도를 시행하기도 했다. 또한, 팬들과 함께하는 운동회를 여는 등, 그 어떤 게임단보다 팬들과 가깝게 지내기 위해 최선을 다해왔다.
팀원 간의 분위기도 최고다. 선수들이 개인 방송에서 보여주는 숙소의 분위기는 한 편의 '버라이어티 방송'을 연상케했다. 팬들을 위하는 팀 운영 방침과, 화목한 팀 분위기까지. 여기에 개성있고 유머러스한 선수들까지 여럿 포진하고 있어, 팬들에게 '호감'으로 다가오는 팀이 바로 진에어다.
하지만 프로의 세계는 냉정했다. 팬 친화력은 리그 1위였지만, 경기력은 그렇지 못했다. 진에어는 분명 약팀에 분류되었다. 시즌 시작전 우승 후보를 거론할 때, 진에어의 이름은 좀처럼 등장하지 못했다. '재미있는 팀이지만 경기력은 나쁜 팀' 그것이 LoL 게임단, 진에어를 정의하는 한 마디였다. 하지만 이 말도 2014년까지의 이야기다. 2015년의 진에어는 강했다. 수많은 강팀들이 진에어 앞에 쓰러졌다. 강팀이라고 평가받았던 CJ 엔투스, 나진 e엠파이어도 2015년 스프링 시즌 진에어의 적수는 아니었다. 심지어 스프링 시즌 우승팀인 SKT T1에게 큰 펀치를 한 방 날리기도 했다.
강팀들을 잡아낸 진에어. 그러나 이상하게도 약팀들에게 승점을 챙기지 못하는 경우가 계속해서 발생했다. 여기에 뒷심 부족도 한 몫했다. 진에어의 경기력은 리그가 진행될수록 떨어졌다. 수많은 악재에도 불과하고, 그들이 스프링 시즌에 기록한 순위는 4위. 틀림없는 호성적이었다.
팬들은 달라진 진에어를 확인했다. 드디어 진에어의 비상을 위한 예열이 끝난 것이다. 이제 진에어에게 남은 것은, 여름 하늘을 마음껏 비상하는 일뿐이었다.
■ 여름이 진에어에게 던진 첫 번째 메시지, '너희들은 강하다'
스프링 시즌에 멋진 모습을 보여준 진에어. 그 기세는 섬머 시즌까지 이어졌다. 진에어는 강했다. 의적 진에어? 말도 안 되는 소리였다. 섬머 시즌 1라운드의 진에어는 약팀들을 상대로 반드시 챙겨야 할 승점을 무조건 가져왔다. 리그제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선 이러한 행보가 필수적이다. 진에어는 이 점을 잘 알고 있었고, 그것은 좋은 성적으로 이어졌다.
진에어가 보여준 상승세의 중심에는 '체이서' 이상현이 있었다. 체이서는 진에어의 해결사였다. 상대의 빈틈을 파고드는, 축구 등의 스포츠에서 흔히 사용하는 용어로 '크랙'과 같은 역할을 100% 수행했다. 진에어는 보통 안정적이고 조직적인 플레이를 펼치는데, 체이서가 만들어내는 변수는 팀의 활력소가 되었다. 조금의 우위라도 만들면 그것을 잘 지켜 승리는 만드는 진에어. 그리고 그 조금의 우위를 만들어내는 최고의 '크랙' 체이서. 진에어는 강할 수밖에 없는 팀이었다.
체이서의 맹활약을 바탕으로, 진에어는 리그 2위의 자리까지 오른다. 진에어의 팬들은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오랫동안 가능성만 보여주었던 진에어가, 성과를 내기 시작한 것이다. 진에어는 봄의 아쉬움을 완벽하게 떨쳐버리기에 충분한 경기를 연이어 선보였다. 이 페이스라면 포스트 시즌 진출은 당연지사고, 조심스레 롤드컵 직행까지 노려볼 수 있는 페이스였다. 2015년의 여름은 진에어에게 '너희들은 강하다'라는 메시지를 분명히 전했다.
진에어의 여름 하늘은 쾌청해 보였다. 하지만 여름 하늘이 항상 맑지만은 않다. 여름에는 항상 태풍이 찾아온다. 그리고 그 태풍은 진에어 그린윙스호를 직격한다.
■ 여름이 진에어에게 던진 두 번째 메시지, '그러나 아직은 부족하다'
사실, 진에어의 초반 행보는 스프링 시즌에도 나쁘지 않았다. 스프링 시즌의 진에어는 특유의 끈끈한 플레이로 리그 상위권에 위치했었다. 하지만 문제는 뒷심 부족에 있었다. 경기가 거듭될수록 진에어의 경기력은 떨어졌다. 특히, 리그 후반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 이후 변화된 메타에 적응하지 못한 진에어는 초반에 벌어두었던 승점을 모두 빼앗겼다.
팬들은 이번 시즌만큼은 다를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번엔 스프링 시즌과 달리 큰 메타 변화가 예정되어 있지 않았다. 그리고 '슈퍼 크랙' 체이서의 각성으로 팀도 더욱 단단해졌다. 이러한 근거를 위안삼아, 진에어의 팬들은 '이번엔 아니겠지'라는 믿음을 지켜왔다. 하지만 마음 한 구석엔 작은 불안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었다.
이러한 팬들의 걱정은 단순한 기우가 아니었다. 쾌청한 여름 하늘을 순조롭게 비행하고 있던 진에어호는 갑자기 흔들리기 시작했다. 승점을 쌓지 못하는 경기가 속출하고, 특유의 단단함도 잃어버렸다. 급기야 '무승 후보'로까지 불려 왔던 스베누 소닉붐에게 유일한 1승을 선사하는 팀이 되고 만다. 스베누를 응원하는 팬 입장에선 감동 그 자체였지만, 진에어 팬 입장에선 이보다 더 안타까울 순 없었다. 치열한 순위 싸움 과정에서, 스스로 미끄러져 떨어져 버린 것 같은 느낌마저 들었다.
진에어의 후반 부진, 이번엔 메타 변화의 탓으로도 돌릴 수 없었다. 극심한 부진은 온전히 진에어 스스로의 문제였다. 진에어는 2라운드 SKT T1전 이후, 무력한 모습을 계속해서 보여주었다. 역전 당하는 경기가 너무나 많았다. 그들의 플레이는 흡사 이기는 방법을 잃어버린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전형적인 뒷심 부족. 스프링 시즌부터 진에어를 지긋지긋하게 괴롭혔던 이 고질병은, 섬머 시즌 후반기에 다시 발병했다. 그리고 진에어는 이번에도 극복하지 못했다. 그 어떤 팀보다 포스트 시즌 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점했던 팀이었지만, 포스트 시즌 진출 탈락이라는 고배를 마시고 만다.
마치 여름이 진에어에게 두 번째 메시지를 던지는 듯했다. '너희는 분명 강하지만, 아직 정상으로 가기엔 부족하다'고 말이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은 스스로 무너진 결과기에, 누구를 탓할 수도 없었다.
■ 진에어라는 이름의 열매는 올 여름이 아닌, 더 멋진 계절에 열릴 것이다!
진에어의 여름은 잔인했다. 희망뒤에 오는 좌절이 더욱 아픈 법. 너무나도 산뜻한 리그 초반을 보냈기에, 진에어 팬들이 느끼는 고통은 더욱 크게 다가왔다. 막판엔 스스로 발이 꼬여 넘어진 것 같은 행보를 보였기에, 아쉬움은 더욱 컸다. 진에어는 결국 이번 여름에도 달콤한 열매를 맺는 것에 실패했다.
하지만 진에어는 분명 발전된 모습을 보여줬다. 섬머 시즌 결과에 실망하는 팬들이 많아졌다는 것이 그것을 방증한다. 원래 기대가 없으면 실망도 없는 법이다. 이제 진에어는 모두가 기대하는 팀이 되었다. 분명히 스프링 시즌에 비해 한 발 전진한 것이다.
진에어의 여름은 끝났다. 그러나 진에어의 여정은 끝나지 않았다. 계속해서 한 발 한 발 전진해왔던 진에어. 그 발걸음이 워낙 경쾌했기에, 올 여름엔 꿀맛같은 열매를 수확할 수 있을 것으로 보였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실망하기엔 아직 이르다. 모든 열매가 여름에 열리는 것은 아니다. 진에어라는 이름의 열매는, 분명 더 멋진 계절에 결실을 맺을 것이다. 머리가 아찔해질 정도의 달콤한 열매를 말이다.
■ 진에어 그린윙스, 섬머 시즌 인포그래픽
롤챔스 섬머 팀 별 결산 기사 모아보기
팀 별 결산 ① : 스베누 소닉붐, 팬들의 시선을 바꿔라!
팀 별 결산 ② : 살아남아라, 롱주 IM!
팀 별 결산 ③ : 레블즈 아나키, 이제는 다음 단계다!
팀 별 결산 ④ : 더이상 약체가 아니다! 삼성 갤럭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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