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부산 벡스코 오디토리움에서 열리는 2015 네이버 KeSPA 컵 4강 1경기에서 CJ 엔투스와 kt 롤스터가 맞붙는다. 두 팀 모두 8강에서 아쉬운 경기력을 보여 4강에 임하는 각오가 남다를 것이다. 특히, 양 팀의 봇 듀오는 아쉬움도, 증명하고 싶은 것도 많다.

먼저 CJ 엔투스의 봇 듀오는 항상 2%가 아쉽다. 팀의 성적과 마찬가지로 터질 것 같으면서도 잠잠한 오래된 활화산 같다. 원거리 딜러인 '스페이스' 선호산은 피지컬도 좋고, 경험도 많은 3년 차의 중견 선수다. 그런데 노련미가 부족하다. 상대 팀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파밍을 하다 잘려 유리한 경기의 흐름을 끊는다. 한타에서는 꾸준히 1인분을 해주지만, 라인전 단계부터 팀을 캐리 하는 모습을 보여준 지 오래됐다.

2015 롤챔스 스프링 시즌 나진 e엠파이어와의 경기에서 1:4 상황에서 혼자 바론을 저지한 슈퍼 플레이는 팬들의 기대를 불러일으켰지만, 그 이후 언제 그랬냐는 듯 잠잠해졌다. 분명히 가능성과 잠재력이 충분한 선수인데 3년째 터지지 않아 최상위권 원거리 딜러의 자리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 최근 KeSPA 컵에서 징크스로 뛰어난 활약을 펼쳤지만, 라인전 단계의 불안함은 선호산이 풀어야 할 숙제다.

서포터인 '매드라이프' 홍민기는 안정적이면서도 한타의 핵심을 잘 파악하는 능력을 갖췄다. KeSPA 컵 12강 위너스와의 경기에서 보여준 알리스타 플레이는 명품이었다. 지킬 때는 지키고, 파고 들 때는 파고들어 4강 진출에 크게 공헌했다. 오랜 선수 생활을 한 만큼 침체기도 분명히 있었지만, 노력으로 극복해서 다시 기량을 끌어 올렸다.

그러나 과거 주도적으로 로밍을 통해 경기의 흐름을 가져오는 모습이 최근 보이지 않는다. 한타에서는 활약하지만, 라인전 단계에서는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CJ 엔투스의 봇 듀오는 이번 KeSPA 컵에서 팀의 승리에 주축이 되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kt 롤스터의 봇 듀오도 아쉬움이 많다. '애로우' 노동현은 꾸준히 안정적이면서 팀이 원하는 픽을 고를 줄 아는 헌신적인 원거리 딜러다. 롤드컵에서도 다른 선수들과 달리 기복 없이 평탄한 경기력을 보여줬다. 그러나 캐리력이 부족하다는 측면은 선호산과 마찬가지다.

두 명의 원거리 딜러가 안정성을 추구해 한타에서 팀에 기여하는 플레이를 선호하는 지금 게임의 판도에 영향을 크게 미치게 될 것은 서포터의 로밍 대결이다. 여기서 이점을 가진 팀은 역시 서포터와 정글러의 호흡이 뛰어난 kt 롤스터다.

'피카부' 이종범의 공격적인 플레이 스타일은 자신의 손을 베일 수도 있는 양날의 검이다. 과감함을 넘어 무리로 비치는 판단도 가끔 보여주지만, 미드 라이너와 원거리 딜러가 안정적인 성향을 띠는 kt 롤스터에 이종범의 공격성은 꼭 필요한 무기다. 이종범의 공격성으로 색깔이 없던 kt 롤스터는 소규모 교전과 한타를 잘하는 팀으로 거듭났다. CJ 엔투스는 안정성을 넘어 캐리력을 갖춘 모습을 보여줘야 하고, kt 롤스터는 롤드컵의 아쉬움을 씻어낼 뛰어난 경기력이 필요하다.


■ 2015 네이버 LoL KeSPA 컵 4강 경기 일정

11월 13일 금요일
1경기 - CJ 엔투스 vs kt 롤스터(오후 6시 30분)
2경기 - SKT T1 vs ESC 에버(1경기 종료 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