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변화하는 메타와 패치를 통해, 대회뿐만 아니라 랭크에서도 여러 챔피언들이 피고 지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한 판 한 판이 중요한 프로 리그 경기보다는, 랭크에서 한발 빠르게 새로운 연구가 시도되기 마련인데요, 여기서 특별한 활약을 펼쳐 가능성을 확인한 챔피언들이 리그의 핵심으로 부각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만큼 랭크에서 유행, 활약하는 챔피언들의 동향 파악도 중요합니다. 리그의 핵심 챔피언을 미리 보는 것뿐 아니라, 실제로 현재 독특한 동향을 보이는 챔피언을 알아두면 소환사 여러분들의 경기 진행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도 생각합니다.

이번 주간 통계의 주인공은 패치를 통해 새로운 전성기를 맞이한 챔피언 '누누'와 그의 친구 '윌럼프'입니다.

▲ '소환사의 협곡' 등반 완료?! 승률 치솟은 누누!



■ 초식이라 슬픈 정글러? 인고의 시기를 거친 정글러 '누누'

'누누'가 돌아왔습니다. 어떤 분들은 얼마전까지 승률 최하위를 달리던 누누의 약진을 바로 믿기 어려우실지도 모르겠습니다만, 현재 누누는 승률 53.1%, 픽률 4.2%를 기록하며 랭크 전체 승률 2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또 브론즈 티어를 제외한 모든 랭크에서 준수한 승률(52~54%)을 기록하고 있으면서, 고 티어 구간으로 올라갈수록 픽률이 상승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요, 이는 최근 패치를 주시하고 '운영'이라는 특색을 잘 살릴 수 있는 상위 티어에서부터 먼저 변화한 모습을 보여준 것으로 생각됩니다.

▲ 랭크 최상위에 오른 '누누'. (통계 출처: fow.kr 전체 랭크)

▲ 상위 티어로 갈수록 높은 픽률을 자랑한다 (통계 출처: fow.kr 다이아 티어)


사실 누누는 최근까지 좋은 픽은 전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worst', 혹은 '트롤'의 대명사로 꼽히는 챔피언이었죠. 만년설이 내린 높디 높은 협곡에 살 것 같은 분위기와는 달리, 오랜기간 동안 승률이 깊은 심해를 벗어나질 못하던 상황이었습니다.

그렇다고 처음부터 누누가 낮은 평가를 받았던 것은 아닙니다. 초기 형태의 누누는 서포터-정글러로서 넓은 가용성을 가진 챔피언이었죠. 공격 속도와 이동 속도를 대폭 증가시켜주는 '끓어오르는 피(w)'를 기초로한 '서포터 누누'가 대중적으로 사용되기도 했습니다. 사실상 쿨타임이 없다시피했던 당시 누누의 W 버프가 선사하는 공속 '뽕맛'은 LoL을 오랫동안 즐긴 유저라면 추억할만하실 겁니다.

▲ 예전 같은 위용은 없지만.. 여전히 쓸만한 스킬 '끓어오르는 피'


W 스킬 너프 등의 변화로 더 이상 서포터로 누누를 기용하지는 않게 되었지만, 정글러로서 가능성을 발견한 누누는 대회에서 활약하기도 했습니다. 일반적인 인상과는 달리, 2013 시즌 누누는 독보적인 오브젝트 관리 능력을 바탕으로 서포팅형 카운터 정글러로 활약하기도 했었습니다.

▲ 한 때는 이름 날리던 정글러, '누누' (2013년 HOT6 챔피언스 섬머)


하지만 시즌이 바뀌고, 정글과 메타의 변화가 진행될수록, 누누가 내세울 수 있는 장점은 점차 색이 옅어졌습니다. 누누급, 혹은 그 이상의 정글링 속도를 보여주는 '니달리', 별다른 아이템 없이도 높은 공격 포텐셜을 보유하고, 유틸&CC를 모두 가진 '엘리스', 탱킹과 CC 능력은 물론, 시야와 넓은 맵 장악을 무기로 삼는 '렉사이' 등의 챔피언에 밀려, 누누의 입지는 좁아졌습니다.

이번 2016 시즌 역시 누누의 활용 가능성과는 거리가 먼 변화가 찾아왔습니다. 리워크 된 원거리 딜러 '그레이브즈' 등, '킨드레드', '니달리' 등이 함께하는 '정글 캐리' 시대에 누누가 설 자리는 없었죠.

▲ 쟁쟁한 정글 챔피언들에 밀릴수 밖에 없었던 누누



■ 누누는 어떻게 정상급 챔피언이 되었나?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지난 10월 6일, 6.20 패치가 적용되면서 누누는 극적인 변화를 맞이하게 됩니다. 누누의 아이덴티티이자, 주력 스킬인 '잡아먹기(q)'의 강화 및 패시브, 궁극기 스킬의 개선 등 전반적인 상향이 적용된 이 패치를 기점으로, 현재 누누 승률은 크게 상승한 상태입니다.

▲ 6.20 패치를 기점으로 꼴찌에서 최상위로 변동한 누누의 승률(통계 출처: champion.gg)


패시브의 소소한 변화, 궁극기의 슬로우 효과 강화 등 전반적인 상향 속에서도 특히 '잡아먹기'의 변화가 핵심인데요. 기존의 '잡아먹기'는 사용한 대상에 따라 조금씩 다른 효과를 제공 받을 수 있어 소소한 재미를 선사하기는 했지만, 상황에 따라서 원하는 효과를 골라 받기란 어려워, 활용성이 '있으면 좋은' 수준에 그쳤었습니다.

하지만 6.20 패치 이후 '잡아먹기' 스킬은 모든 대형, 에픽 몬스터에게서 일괄적으로 크기 증가와 (비전투 시)이동 속도 10, 최대 체력 3%를 최대 5스텍까지 중첩할 수 있도록 변경 됨에 따라 활용성과 중요도가 크게 증가했습니다.

▲ 활용성, 중요도가 크게 증가한 '잡아먹기(q)'.


이러한 변경은 누누에게 꽤 의미 있는 변화라고 생각되는데요. 시즌이 지나면서 '바람 드래곤', '신속의 장화' 등 다양한 형태로 이동 능력을 얻을 수 있게되면서, 과거에 비해 누구나 손쉽게 이동력 400 이상을 확보할 수 있게되었습니다. 때문에 기존의 W 스킬을 활용하며 빠른 속도로 돌아다니는 누누의 기동성은 큰 의미를 갖기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Q 스킬의 변화로 초반부터 최대 50의 이동속도를 더할수 있게 되면서, 다른 챔피언들과 비교해 다시금 기동성의 확실한 우위를 가져올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 직접 전투에서 힘을 발휘할 '최대 체력 15%(5스텍)' 증가도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죠. 특히 누누는 방어 아이템이 하나 둘 갖춰질수록 빛을 발하는데, 최대 체력 % 증가 효과는 아이템 효율을 극대화하며 최대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습니다.

▲ '크고, 튼튼하다!' 크기는 물론, HP 역시 바코드 수준으로 불어난다.



■ 누누 활약이 미칠 영향과 앞으로의 전망

이런 누누의 상승세는 AD 챔피언들에겐 '비상 사태'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일단 누누 자체가 대부분 탱킹 아이템을 선택하기 때문에 달라 붙었을 때, 빠르게 처리하기 곤란한 편입니다.

거기에 잘 모르고 넘어가는 경우도 있지만, 공격 스킬 '얼음 덩어리(e)', '절대 영도(r)'에는 모두 '공격 속도 25% 감소' 효과가 있어, '얼어붙은 심장' 아이템까지 활용하는 누누는 공격 속도를 기반으로 하는 AD 챔피언들에게 '지옥'이 뭔지 제대로 보여줄 수 있습니다.

특히 '얼음 덩어리(e)'는 적용 효과가 끝나갈 때 쯤 쿨타임이 다시 돌아오기 때문에, 한 번이라도 얼음 덩어리를 맞았다면 누누의 추적에서 벗어나기 어렵습니다.

Q 스킬 '잡아먹기'와 함께 돌아온 그의 시대가 오래도록 지속될 수 있을까요? PBE 서버를 통해 살펴본 결과, 내일 예정된 6.21 패치를 통해 우선 '잡아먹기'의 스텍 당 체력 증가 효과가 3%에서 2%(최대 15%->10%)로 감소될 것으로 보이는 상황인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종적으로 10%의 최대 체력을 얻을 수 있는 누누는 여전히 활용 가치가 높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다시금 최고의 시기를 보내고 있는 누누! 현재 각종 오브젝트들은 과거보다도 그 중요도가 높아진 상황이기 때문에 누누의 활약이 지속된다면 앞으로 대회에서도 그의 얼굴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추측됩니다. 누누, 앞으로의 상황을 계속해서 주시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네요!

▲ 알고 계셨나요?: 등뒤에 메달린 친구가 누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