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스포츠 종목에서 강팀이 존재하고, 그 강팀을 따라잡기 위한 후발 주자들이 등장한다. 후발 주자들에게 있어서 기존의 강팀들의 존재는 높은 벽으로 다가온다. 하지만, 피나는 노력으로 벽을 뛰어넘고 후발 주자에서 강팀으로 '진화'하는 팀이 나타나곤 한다. LCK 승격 이후 두 번째 시즌 만에 플레이오프 진출을 이룬 MVP가 그중 하나다.

이번 시즌도 후발 주자로 등장해서 강팀으로 거듭나기 위한 도전을 하고 있는 팀이 있다. 그 팀은 바로 챌린저스와 승강전을 뚫고 2017 LCK 서머 스플릿 시즌에 새롭게 합류한 에버 8 위너스다. 지난 2015년 챌린저스 코리아에 등장한 에버 8 위너스는 여러 차례 LCK의 문을 두드렸지만, 번번이 문턱에서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에버 8 위너스는 절치부심해서 다시 LCK를 향해 도전했고, CJ 엔투스와 콩두 몬스터를 꺾고 승격에 성공, 꿈에 그리던 LCK 무대에 서게 됐다.

에버 8 위너스의 승격의 중심에는 새로운 사령탑으로 합류한 박시한 감독이 있었다. CS:GO 선수로 e스포츠에 입문, 대만과 일본의 LoL팀 감독을 수행하며 내공을 쌓은 박시한 감독은 에버 8 위너스의 감독으로 부임한 첫 시즌 만에 팀을 꿈의 무대인 LCK에 입성시켰다.

후발 주자가 기존의 강자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평범한 노력으로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박시한 감독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쉽지 않은 도전이라는 것을 잘 알기에 박시한 감독과 에버 8 위너스 선수들은 오늘도 잠을 줄여가며 연습에 매진하고 있었다. 다가올 2017 LCK 서머에서 높이 날아오를 준비를 하고 있는 에버 8 위너스의 박시한 감독과 만나서 이야기를 나눴다.



Q. 독자들에게 인사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에버 8 위너스의 감독을 맡은 박시한입니다. 아직 부족하지만 많은 응원과 격려를 부탁드리겠습니다.


Q, 에버 8 위너스의 감독이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저는 카운터 스트라이크 선수로 처음 e스포츠에 입문했습니다. 이후 대만과 일본에서 LoL 프로팀 감독으로 활동했습니다. LoL은 시즌 1부터 북미 서버에서 활동하면서 프로 선수 제의를 받을 정도로 이해도가 높았습니다. 그때 당시에는 학업 문제와 현실적인 진로 계획 때문에 결정을 못 내렸죠. 중간에 다른 일을 하면서 감독직을 맡을 기회가 생겼습니다. 지금이 아니면 못할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에버 8 위너스의 감독직을 수락하게 됐습니다.


Q. 해외 팀에서 감독직을 수행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만족할 만한 성과를 이뤘나요?

게임을 하는 시간이 점점 줄면서 게임을 많이 지켜보게 되더라고요. 그러면서 게임 분석을 하고 외국 선수들의 개인 코칭을 많이 했어요. 그렇게 추천을 받고 외국팀의 감독으로 들어가게 됐어요. 하지만, 그때 당시에 해외 팀의 환경이 워낙 좋지 않았어요. LMS가 통합되면서 승강전을 했어야 했는데, 한 선수가 문제를 일으키는 바람에 승강전에 참여할 수 없게 됐어요. 여러 가지 억울한 부분이 있었죠. 일본에서는 세계 대회로 진출하는 것을 목표로 잡았지만, 플레이오프에 머물러야 했어요. 개인적으로 아쉬움이 많이 남아요.


Q. 승강전을 통해서 롤챔스로 승격하게 됐는데, 당시의 소감이 궁금합니다.

승격을 확정 지었을 때, 너무 기진맥진한 상태였어요. 좋으면서도 멍했죠. 열심히 노력한 선수들에게 무엇보다 고마웠습니다. 짧은 시간에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어서 개인적으로도 만족스러웠어요.



Q. 에버 8 위너스의 전력이 강해질 수 있었던 이유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전략적인 부분에서 최병철 코치가 열심히 해줬고, 선수들도 그에 걸맞게 열심히 해줬기 때문에 성적이 따라왔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감독으로서 선수들의 마인드나 팀워크 같은 부분을 신경 썼고요. 선수들이 그런 측면에서 도움이 됐다고 생각한다면 저 또한 보람을 느낄 것 같아요. 저는 최병철 코치보다 늦게 합류했기 때문에 최병철 코치의 색깔을 존중해주기로 해서 밴픽같은 부분은 개입하지 않았어요. 다음 시즌부터는 모두가 만족하는 선에서 저의 색깔을 팀에 입힐 수 있도록 할 생각입니다.


Q. 감독직을 수행하면서 어려웠던 점이 있었다면 무엇인가요?

외적인 지원이 부족하다고 느낄 때 힘든 경우도 있지만,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선수 간의 호흡이나 관계가 안 좋아졌을 때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아무래도 다른 환경에서 생활하던 선수들이 같이 생활을 하게 되면서 서로 이해하지 못하고 다투는 경우가 있거든요.


Q. 그렇다면 현재 에버 8 위너스 선수들의 호흡은 어떤가요?

다른 팀들은 어떤지 모르지만, 일단 지금 당장은 만족하고 있지 않아요. 그렇기 때문에 만족할만한 수준으로 팀워크를 끌어올리기 위해서 다 같이 노력하고 있습니다. 선수들에게 불만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제가 목표로 세운 기준에는 아직 못 미친다고 말하고 싶네요.


Q. 롤챔서 섬머의 개막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현재 어떻게 준비하고 있나요?

챌린저스 때나 지금이나 준비 자체는 큰 차이점이 없습니다. 항상 주어진 경기에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언제나 도전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열심히 준비하고 있죠. 많은 사람들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하지만, 목표를 높게 잡고 있어요. 목표를 높게 잡아야 더 크게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목표에 다가갈 수 있도록 다들 잠을 줄여가면서 열심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언제나 스크림을 통해서 상위 팀들에게 배우려는 자세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코칭 스테프의 고집을 주장하기보다는 선수들이나 주변에 귀를 기울이는 편입니다. 아직 선수들과 코칭 스테프의 경험이 부족하지만, 빠른 시일 내에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Q. 승강전을 통해 진출했던 MVP가 지난 시즌에 좋은 성적을 기록했습니다. MVP의 활약을 보면서 어떤 생각이 드셨나요?

제가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팀이 MVP입니다. 최윤상 감독님에게 많은 것을 배우기도 했고요. MVP는 우리 팀이 이상적으로 닮아가야 할 팀이라고 생각합니다. 객관적인 평가로는 상위 팀과 비교해서 부족한 점도 있지만, 그것을 매꿀 수 있는 팀웍을 가진 팀이에요. 그래서 지난 시즌에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뒀죠. 현재로서 가장 본받고 싶은 팀입니다.


Q. 현재 팀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선수가 있다면 누굴까요?

아무래도 가장 팬분들의 관심을 많이 받는 정글러 '말랑' 김근성 선수가 있겠네요. 김근성 선수는 이제 시작하는 단계라서 점점 다듬어지면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거예요. 앞으로 발전 가능성이 많은 선수니까 많이 기대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미드 '셉티드' 박위림 선수도 주목해주셨으면 좋겠어요. 박위림 선수는 챌린저스 초반에 약간 부진했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기량이 크게 발전한 선수예요. 특히 박위림 선수는 의지가 강한 선수라서 발전하는 모습을 기대해주셨으면 좋겠어요. 끝으로 팀에 커리어가 화려한 하승찬 선수가 정글러로 합류했습니다. '말랑' 선수와 정글러 자리를 놓고 경쟁하겠지만, 하승찬 선수가 '정글러'라는 새로운 포지션에서 노련함을 어떻게 보여줄 것인지 기대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Q. 최근 새로운 패치가 적용되면서 LoL 메타에 변화가 생겼는데, LCK 경기 양상에도 큰 변화가 생길까요?

저는 게임은 항상 똑같다고 생각해요. 완벽하게 준비하고 실수를 줄이는 팀이 이기는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패치로 인해서 새로운 요소나 볼거리가 생기지만, 스타일의 차이일 뿐이에요. 그것에 맞춰서 모든 팀들이 준비하기 때문에 경기 양상은 큰 변화는 없을 거로 생각합니다. '자야'와 '라칸'같은 신규 챔피언은 연구가 되면서 앞으로 많이 등장할 것 같습니다.


Q. 감독님이 에버 8 위너스 팀에서 추구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선수와 감독이 비지니스적인 관계가 아니라 팀의 일원으로써 함께 지내는 것이 제가 추구하는 모습입니다. 그래서 감독과 선수의 관계를 뛰어넘어서 형과 동생 사이로 지내려고 개인적으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처음으로 갖게 된 팀이기 때문에 에버 8 위너스는 저에게 더 큰 의미가 있어요.


Q. 특별히 경계하고 있거나 위협적인 팀이 있나요?

저희 팀 입장에서 모든 팀이 위협적인 팀입니다. 도전자 입장이기 때문에 모든 팀을 경계하고 있어요. 쉽다고 생각하는 팀은 단 한팀도 없습니다. 어떤 경기를 하든지 경기에 임하는 태도는 전혀 변함이 없을 것입니다. 모든 경기에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Q. 첫 시즌의 목표는 어떻게 잡고 있나요?

개인적인 목표는 LCK 잔류지만, 잔류를 목표로 잡으면 거기서 만족할 것이기 때문에 더 멀리 나아갈 수 없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팀 차원의 목표를 플레이오프 진출로 잡고 있습니다.


Q. 새로운 시즌을 맞이하는 각오를 들려주시기 바랍니다.

프로로서 팬분들에게 보여드려야 할 것은 '승리'라고 생각합니다. LCK에서 첫 번째 시즌이지만, 팬분들의 기대에 보답할 수 있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아직 어리고 경험이 부족한 선수들이지만, 나날이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습니다. 많은 격려와 응원 부탁드립니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을 해주세요.

후원사인 에버 8 호텔의 관계자분들, 윤덕진 팀 대표님, 박현민 단장님에게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도움을 많이 주신 MVP의 최윤상 감독님에게 감사합니다. 끝으로 항상 노력하는 선수들과 최병철 코치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