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6일 대만 가오슝에서 아시아를 대표하는 12개 팀이 격돌하는 리프트 라이벌스가 막을 올린다. 지금 전 세계 LoL 팬들의 이목이 가오슝에 집중되고 있다. 명실상부한 세계 최강 팀 SKT T1이 LCK를 대표해서 출전하고, SKT T1과 함께 3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KT 롤스터와 삼성 갤럭시가 오랜만에 세계 대회에 그 모습을 비췄기 때문이다. 비록 현재 LCK에서 하위권에 머물고 있지만, 지난 스프링 스플릿에서 돌풍을 일으켰던 MVP도 분위기 반전을 위해서 칼을 갈고 있기 때문에 어느 때보다 재밌는 국제전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큰 판이 벌어진 만큼 LPL과 LMS에 속한 팀들은 LCK 팀들을 꺾기 위해서 특별한 무언가를 준비했을 가능성이 높다. 타지역 상대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상황에서는 상대의 예상을 뛰어넘는 '깜짝 카드'가 진가를 발휘할 수 있다. 최근 진에어 그린윙스가 삼성 갤럭시를 상대로 보여줬던 아칼리 깜짝 카드처럼 이번 리프트 라이벌즈에서도 기존에 볼 수 없었던 챔피언이 등장해서 슈퍼 캐리를 보여줄 가능성이 있다. 이미 LPL과 LMS에서 비주류 챔피언들이 깜짝 카드로 등장해서 맹활약을 펼친 바 있다.

치열한 명승부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되는 이번 리프트 라이벌즈에서 새롭게 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챔피언은 어떤 것이 있을까? LMS와 LPL 리그에서 깜짝 카드로 등장해 MVP를 받았던 챔피언들을 꼽아봤다.


■ '왕귀형 챔피언'의 대표주자! 1:1 최강 챔피언 잭스



잭스는 국내 LoL 대회에서 좀처럼 등장하지 않았다. '왕귀형' 챔피언의 대표 주자지만, 성장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챔피언이기 때문에 초반부터 주도권을 잡는 것이 중요한 현재 메타에 어울리지 않았다. 실제로 이번 LCK 섬머 스플릿에서 MVP '애드' 강건모가 잭스를 야심 차게 꺼냈지만, 잭스의 한계를 제대로 증명하며 패하고 말았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서 잭스가 '슈퍼 캐리'할 수 있는 판이 만들어지기도 한다. LMS 소속 ahq e스포츠 클럽의 탑라이너 'Ziv'는 최근 탑에서 자주 등장하고 있는 레넥톤을 상대로 잭스를 꺼내 들었다. 레넥톤이 갱킹에 의해서 죽게 되면서 잭스에게 날개가 달렸고, 무난하게 성장한 잭스가 결국 후반에 게임을 터뜨렸다. 정글과 탑 두 명이 붙어도 잭스를 제압할 수 없었다. 이날 경기에서 'Ziv'의 잭스는 가장 많은 딜량을 기록하며 MVP를 차지했다.

잭스는 피오라와 마찬가지로 '왕귀형' 챔피언이며 스플릿 운영에 특화된 챔피언이다. 차이점이 있다면 난이도나 요구 숙련도가 오히려 더 낮다는 점이다. 게다가 7.12 패치를 통해서 잭스의 '무기 강화(W)' 스킬을 사용하면 추가 사거리 50을 얻는 소소한 상향이 적용됐기 때문에 1:1에 더욱 특화된 챔피언이 됐다. 잭스는 피오라가 밴이 된 상황에서 스플릿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 충분히 등장할 가능성이 높은 챔피언이다.

▲ 잘 큰 잭스는 1:2도 가뿐하다.



■ 부활을 꿈꾸는 '조용한 암살자' 이블린



솔로 랭크에서 악명을 떨쳤던 이블린은 과거 LCK에서도 종종 모습을 보였던 정글 챔피언이다. 위력적인 패시브 때문에 카운터 정글과 갱킹에 강해서 시야 장악에 구멍이 뚫리면 여지없이 빈틈을 파고들어 게임을 터뜨리곤 했다. 하지만, 연이은 너프와 철저한 시야 장악 메타가 굳어지면서 이블린이 설 자리는 점점 좁아졌다. 그뿐만 아니라 초반 체력 관리가 쉽지 않기 때문에 초반 정글 주도권 싸움에서 우위를 점하기 어렵다. 갱킹이 강력하지만, 실패했을 때 돌아오는 리스크도 매우 높다.

이렇게 양날의 검 같은 챔피언을 최근 LPL에서 완벽하게 선보인 선수가 등장했다. 그 주인공은 바로 EDG의 정글러 '클리어러브'다. 6월 11일에 펼쳐진 LPL 경기에서 '클리어러브'는 Snake Esports를 상대로 이블린을 꺼내 들었다. 초반 갱킹으로 탑을 터뜨린 '클리어러브'는 스노우 볼을 멈추지 않고 계속 굴리며 팀의 승리를 견인했다. 이날 경기에서 '클리어러브'는 이블린으로 5/1/12 킬관여율 81%를 기록하며 MVP로 뽑혔다.

이블린이 강력하긴 하지만, 빈틈이 없기로 유명한 LCK 팀에게 이블린이 통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과거에는 정글러가 라인에 개입했다면, 지금은 라이너가 정글에 개입하는 시대로 바뀌었다. 정글러 뿐만 아니라 라이너도 상대 정글러의 동선을 파악하기 위해 혈안이 된 지금, 이블린의 갱킹을 순순히 당해줄 정도로 LCK 팀들은 무르지 않다. 하지만, 만의 하나라는 것이 있으니 철저하게 대비해야 한다.

누가 알겠는가. 오랫동안 사용되지 않았던 이블린이기에 대처 방법을 잊고 빈틈을 허용할지. 이블린이 등장한다면, LPL과 LMS의 대결에서 나타나지 않을까 싶다.

▲ 모르면 무조건 맞아야 한다.



■ '역캐리' 아이콘에서 '캐리 머신'으로 거듭날 준비 중인 야스오



현재 LPL에서 전승 가도를 달리고 있는 팀이 있다. 지난 시즌에서 4위를 차지했지만, 올해는 6전 전승으로 1위에 오른 OMG가 그 주인공이다. 뛰어난 피지컬을 바탕으로 수준급의 교전 능력을 선보이고 있는 OMG의 미드라이너 '아이콘'은 화끈한 공격성으로 이미 많은 팬들을 보유하고 있다. 그런 '아이콘'이 최근 LPL 무대에서 야스오를 꺼내서 슈퍼 캐리를 보여줬다.

지난 6월 16일에 펼쳐진 OMG와 Suning Gaming의 경기에서 '아이콘'은 최근 미드에서 자주 등장하고 있는 탈리야를 상대로 야심 차게 야스오를 꺼냈다. 바람 장막으로 탈리야의 파편 난사를 막으면서 유리한 딜교환을 펼친 야스오는 완벽한 갱 호응으로 탈리야를 처치하고 미드 격차를 크게 벌렸다. 잘 성장한 야스오는 한타에서도 맹활약을 펼쳤고, 4/0/6의 KDA를 기록하며 MVP를 차지했다.

야스오는 기본 스탯이 높지 않고 조작 난이도가 높기 때문에 '역캐리'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한 챔피언이다. 하지만, 최근에 자주 등장하고 있는 탈리야, 신드라, 나르의 카운터로 야스오가 충분히 등장할 수 있다. 야스오의 바람 장막은 투사체 위주의 공격을 펼치는 챔피언을 상대로 엄청난 효율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오랜 세월 대회에서 모습을 감췄기에 그 존재를 잊었을 수도 있지만, OMG를 상대하는 팀은 야스오의 등장을 한 번쯤은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조커 카드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타이밍에 등장하기 마련이다.


▲ 자르반과 은근히 어울리는 야스오



■ 출격 준비 완료한 귀염둥이 폭격수 트리스타나



트리스타나는 귀여운 외모와 함께 펜타킬 본능을 자극하는 스킬 구성으로 많은 유저들의 사랑을 받은 챔피언이다. 하지만, 트리스타나의 전성기는 짧았다. 연이은 너프를 당하면서 트리스타나가 경기를 지배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없게 됐다. 하지만, 최근 들어 트리스타나가 LCK를 제외한 지역에 자주 등장하며 게임을 캐리하고 있다. 지난 1일 M17의 원거리 딜러 'Dee'는 홍콩 e스포츠를 상대로 트리스타나를 꺼내서 6/0/4의 준수한 KDA를 기록하며 MVP를 따냈다.

많은 경기에서 증명했듯이, 트리스타나의 후반 캐리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초중반을 무난하게 버틴 후 어느 정도의 아이템을 확보하게 되는 순간, 트리스타나는 어마어마한 사거리와 공격 속도를 바탕으로 도저히 막을 수 없는 ‘작은 괴물’로 변모하게 된다. 또한, 상대의 견제를 회피할 수 있는 로켓 점프(W)와 대구경 탄환(R)은 트리스타나를 더욱 강력하게 만들어준다.

LPL과 LMS 팀뿐만 아니라 '원딜 캐리' 조합을 종종 사용하는 SKT T1 입장에서 트리스타나는 충분히 고려해볼 만한 챔피언이다. '뱅' 배준식은 2014 롤챔스 섬머에서 트리스타나로 펜타킬을 따내는 등 큰 재미를 봤다. 최근 트리스타나의 자리를 케이틀린, 트위치, 코그모가 차지한 가운데 주요 원거리 딜러 챔피언들이 밴 될 경우 트리스타나가 다시 한번 등장해서 날뛸지 모른다.

▲ 트리스타나는 뭐니 뭐니 해도 앞대쉬가 제맛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