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룬'은 아이템 등과 함께 리그오브레전드의 강약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어떤 챔피언에게 직접적인 변화가 없더라도, 그와 관련된 룬의 등장이나 발견은 챔피언 밸런스 뿐만 아니라, 게임 메타에도 큰 영향을 끼치곤 합니다.

가장 대표적인 예시가 '결의' 빌드에 있는 '여진' 룬 입니다. 일반적으로 결의 계열은 생존력과 관련된 특성이 많아 탱커 타입의 챔피언과 궁합이 좋은 편인데, 유독 여진 룬은 '리산드라'나 '라이즈' 같은 AP 딜러 챔피언에게 적극적으로 활용되면서 대회 핵심픽으로 거듭나는 기회를 제공 했습니다.

어째서 이들 챔피언은 여진을 많이 활용하는 것일까요? 현재 여진이 사랑받는 이유와 앞으로 바뀌게 될 여진 룬의 변화를 짚어보려 합니다.

▲ 탱커 뿐만 아니라 '리산드라', '라이즈' 등의 챔피언이 여진을 활용한다


여진 룬은 적을 이동 불가로 만들면 방어력과 마법 저항력이 오르고 잠시 후 주변에 큰 마법 피해를 입히는 효과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 효과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적에게 이동 불가 효과를 줘야 하고, 추가 피해를 위해 적과 인접한 상태여야 한다는 조건이 붙게 되는 식이죠.

보통은 이런 조건에 부합하는 것이 적진으로 뛰어들어 발을 묶어야 하는 이니시에이터이기에 탑이나 정글, 서포터 중에서 탱커 스타일의 CC가 있는 근접 챔피언과 궁합이 잘 맞는 편입니다.

▲ 내구력 및 CC와 관련된 '결의'의 핵심 룬 '여진'


그런데 어느정도 시간이 흐르면서 '적을 이동불가 상태로 만든다'라는 조건만 만족한다면, 탱커 스타일의 챔피언 뿐만 아니라 중간 거리에서 전투를 펼치는 딜러들에게도 여진 룬이 유용하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대표적으로 리산드라나 라이즈 같은 챔피언을 꼽을 수 있죠.

두 챔피언은 모두 중거리 교전이 기본입니다. 특히 리산드라의 경우, '얼음갈퀴 길(E)' 스킬을 통해 적진에 진입, 깜짝 이니시에이팅을 열거나, 라인전 단계부터 자주 사용하게 될 '서릿발(W)' 속박 스킬의 사거리가 짧아 적에게 공격이 노출되는 경우가 많죠. 라이즈 역시 '룬 감옥(W)'을 통한 이니시에이팅이 가능하고, 근접해 전투를 치르기 때문에 여진을 활용하기 좋습니다.

▲ 속박/중거리 전투 특징의 라이즈 역시 여진을 활용한다


여진이 널리 쓰이는 원인은 여진의 성능이 수비/공격 모든 방면에 유용하기 때문입니다. 여진은 발동 후 챔피언의 물리 방어, 마법 저항을 크게 올려줍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여진은 '세주아니'의 패시브 스킬과 유사한 수비 룬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여진 룬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지속 시간 종료시에 주변에 광역 대미지를 가합니다. 덕분에 딜러라고 하더라도 기존에 공격적인 룬 대신에 여진을 선택할 수 있는 것이죠. 계수 또한 각각 최대 체력, 추가 공격력, 주문력 계수가 적용되어, 꼭 탱커 챔피언이 아니더라도 여진으로 충분한 대미지량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 일시적인 방어력 증가는 물론, 대미지까지 보장하는 여진 룬


여진이 탱커 챔피언들에게만 잘 맞는 룬이라는 인식이 무너지자, 많은 챔피언들이 여진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리산드라나 라이즈를 꼽았습니다만, 이뿐만은 아니죠.

공격적인 역할을 맡지만 적진에 진입하고, 강력한 CC를 갖춘 '리븐'은 물론, 심지어는 장거리 견제가 강점으로 꼽히는 '럭스'조차 여진을 활용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정도로 최근 여진에 대한 평가가 호의적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발동 조건만 채운다면 어떤 챔피언이라도 여진 선택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 '럭스' 같은 장거리 견제 챔피언도 '여진'을 선택한다 (통계 출처: leagueofgraphs.com)


이렇게 여진이 널리 쓰이고 있는 상황에서, 라이엇 게임즈의 개발자가 여진 조정안을 공개 했습니다. 공개된 조정안은 여진이 좀 더 탱커에게 유용하도록 바꾸는 것인데요. 방어력과 마법 저항력이 고정 값이 아닌 방어/마저의 추가 수치에 영향을 받도록 하고, 대미지 계수 또한 공격력이나 주문력이 아닌 체력에만 영향을 받는 식입니다.

여진 룬이 기존에 상식을 깨고, 다른 타입의 챔피언들에게 다양한 길을 제시한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공개된 조정안을 살펴보면, 라이엇은 여진이 좀 더 탱커에게 어울리는 룬이길 바라는 것 같습니다.

공개된 조정안은 확정 사항은 아닙니다만, 방향성이 변경되지 않는 한 앞으로 여진은 보다 탱커에게 유익한 룬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여진 룬의 변경은 챔피언 메타와 활용법까지 큰 변화가 될 수도 있습니다. 만약 관련 챔피언을 사용하고 있다면, 대체 룬의 발굴과 같은 대비도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 최근 공개된 '여진' 변경 조정안. 확정 사항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