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크래프트3부터 철권, 도타2, 스타크래프트2, 오버워치, 스페셜포스, 블랙스쿼드, AVA, 서든어택, 월드 오브 탱크, 피파 온라인, 프리스타일, 던전 앤 파이터, 사이퍼즈, 섀도우버스까지... 위 게임들은 오늘의 주인공 정인호 해설이 중계를 맡았던 e스포츠 종목들인데요. 자타공인 다작의 아이콘인 정인호 해설이 새로운 컨텐츠 '중계 맛집'을 선보였습니다.

정인호 해설이 아프리카TV의 지원을 받아 제작하는 '중계 맛집'은 여러 e스포츠 종목의 대회나 이벤트전을 주최하고 중계하는 컨텐츠입니다. 지난 4월 9일(목)에 진행된 '중계 맛집' 1회 차의 종목은 철권7이었는데요. 대망의 문을 연 첫 번째 '중계 맛집'은 정인호 해설과 철권 방송인 '아빠킹' 남기웅의 중계로 '무릎'-'샤넬'-'퓨마' 대 '로하이'-'체리베리망고'-'울산'의 흥미진진한 팀전 대결이 펼쳐지며 성황리에 종료됐습니다.

과연 정인호 해설이 '중계 맛집'을 제작하게 된 과정과 이유는 무엇일까요? 또 '중계 맛집'을 통해 앞으로 보여주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요? 정인호 해설과 '아빠킹' 남기웅의 이야기를 지금 바로 만나보시죠!




Q. 반갑습니다. 먼저 간단한 소개와 근황을 부탁드릴게요.

정인호 : 여러 게임의 해설을 맡고 있는 정인호입니다. 항상 하던 대로 맡고 있는 리그들을 열심히 중계 중인데요. 최근 주식회사 중계진에 합류하고 아프리카TV의 많은 지원을 받아 '중계 맛집'으로 인사드리게 됐습니다.

남기웅 : 최근 아프리카TV로 플랫폼을 옮긴 개인 방송인 '아빠킹' 남기웅입니다. 철권을 위주로 드래곤볼 파이터즈나 나루티밋 스톰 등 여러 격투 게임을 위주로 방송하고 있어요. '야식크래쉬'라는 철권 대회를 오래 진행했다가 잠시 쉬었는데, 아프리카TV로 이적하며 상금 규모를 늘려 다시 대회를 개최 중입니다.


Q. 최근 주식회사 중계진에 합류하게 된 과정과 이유가 궁금해요.

정인호 : 이야기를 한 지는 꽤 됐는데, 지난 3월에 정식으로 들어가게 됐어요. 주식회사 중계진에 원래 소속된 분들과는 프로그램도 많이 했고, 사적으로 친하기도 하죠. 중계를 바라보는 시각이 비슷하기도 하구요. 우리가 가장 잘 하는 중계를 가지고 기반을 잘 다진다면 앞으로 더 많은 양질의 컨텐츠를 생산할 수 있을 거예요.

또 지금까지 주식회사 중계진의 컨텐츠가 스타크래프트와 배틀그라운드 위주였다면, 저는 더 다양한 종목을 선보일 수 있을 거라고 봤어요. 그래도 다른 종목의 컨텐츠가 바로 주식회사 중계진 채널에 업로드되면 이질감이나 혼선이 있을 것 같아서 일단 저는 제 채널부터 키우기로 했어요. 나중에 컨텐츠나 채널을 합칠 지 말지는 더 이야기를 나누고 결정할 듯해요.


Q. '중계 맛집'이라는 이름의 새 컨텐츠를 제작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요?

정인호 : 작년에 한 달 정도 오버워치 컨텐츠를 열심히 만들어 유튜브로 선보였는데, 팬분들의 반응이 매우 좋았어요. 그래서 올해 새로운 목표가 생겼죠. 시청자분들이 보고 싶어하는 대회나 이벤트전이 많은데, 제가 중계가 가능한 종목으로 직접 컨텐츠를 만들고 소통하기로요. 와중에 아프리카TV의 지원으로 좋은 기회가 찾아와 '중계 맛집'을 선보이게 됐습니다.


Q. '중계 맛집'의 첫 종목을 철권으로 결정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정인호 : 철권에는 늘 애착이 있어요. 27살 때 처음으로 철권 중계를 맡으며 얻은 게 많거든요. 인지도도 크게 올랐고, 해설만 하다가 처음으로 캐스터 역할까지 한 거라서 인생의 전환점이 되기도 했죠. 또 작년에 OGN 슈퍼 리그 철권7 중계를 할 때 재미도 있었고, 매회 시청자가 늘어나는 걸 보며 확실히 생각했어요. 만약 방송국 주최 하에 철권 대회가 한동안 열리지 않는다면 나라도 어떻게든 주최해 봐야겠다고요.

또 '무릎' 선수랑 다른 프로그램에서 만났을 때에도 나눈 이야기가 있어요. 이러이러한 이벤트전을 생각 중이고, 철권의 부흥을 위해서 참여해달라고 부탁했죠. '아빠킹' 해설한테도 종종 말해 두기도 했고요. 이외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중계 맛집'의 첫 종목을 철권으로 최종 결정하고 개최하기까지 생각보다 오래 걸리진 않았네요.


Q. 1회 차에 '무릎' 선수를 필두로 총 6명의 철권 프로게이머가 출전했고, '아빠킹' 해설도 함께 했죠. 모두 스케줄이 빡빡한 분들인데, 섭외에 어려움은 없었나요?

정인호 : 3월부터 '아빠킹'과 이야기를 나누고 선수 6명의 스케줄을 모두 맞춰 4월 9일로 결정된 거예요. 사실 저는 3월에 바로 개최하고 싶었는데요. 너무 급하게 진행하다 보면 잘 풀리지 않을 수도 있고, 선수들 컨디션이나 원하는 날짜를 고려해 최종 결정했습니다.

남기웅 : 저는 (정)인호 형이 하자면 하는 거죠(웃음). 워낙 존경하는 분이니까요. 다만 한 가지 걱정했던 건 프로게이머 분들을 섭외하고 시간을 조율하는 과정에서의 어려움이었어요. 다른 대회 스케줄도 있고, 핑 등의 환경 문제로 온라인 대회는 지양하는 경우도 있으니까요. 그런데 생각보다 원활하게 진행돼서 다행이었어요.


Q. 두 분 모두 철권에 대한 애정이 상당한 거로 아는데, 최근 온라인 철권 대회가 많이 열리는 것에 대한 생각은?

정인호 : 어떤 종목이든 한 번 끓어올랐을 때 순차적으로 대회가 이어져야 좋은 법이죠. 그래야 팬들의 애착도 커지고, 선수들에 대한 스토리도 쓰이니까요. 이와 마찬가지로 최근 온라인 철권 대회가 많이 열리는 것도 매우 긍정적으로 보고 있어요. 물론 굵직한 대회들도 중요하지만, 중간중간 온라인으로라도 작은 대회들이 꾸준히 열린다면 팬분들이 철권에 대해 더 많은 관심과 애정을 가질 거라고 봐요.

남기웅 : 철권은 프로게이머나 소위 말하는 네임드 유저가 매우 적고, 유명세를 얻지 못한 사람들은 잘 못한다는 인식이 있었어요. 그런데 '야식크래쉬'를 74회 동안 진행하며 많은 분들이 실력을 인정받았죠. 대표적으로 '은자'-'머일'-'oyo' 선수가 있겠네요. 온라인 대회는 이런 재야의 고수들이 네임드 유저가 되는 과정을 볼 수 있고, TWT가 없을 때 또 다른 즐길거리를 제공하는 거라고 봐요.


Q. 향후 '중계 맛집'에서 선보이고 싶은 종목은 무엇인가요?

정인호 : 가장 먼저 생각나는 건 워크래프트3, 장재호 대 박준의 7판 4선 매치를 생각해 봤어요. 지금까지 열심히 쌓아온 라포도 있고, 온라인으로라도 무릎을 꿇으면 도와주지 않을까 했죠(웃음). 그런데 (박)준이가 중국에 있으니 아무래도 핑을 비롯한 여러 문제가 있더라고요. 그래도 언젠가는 팬분들께 선보일 수 있지 않을까요? 워크래프트 유저분들이 줄어들었다 해도, 두 선수의 대결만큼은 많은 관심이 모일 거라고 봐요.

오버워치도 있죠. 오버워치 리그와 컨텐더스로 공식 대회는 꾸준히 진행 중이지만, 이벤트전은 보기 어렵잖아요. 작년에 했던 위도우메이커 1:1 대전 외에도 여러 플랫폼의 방송인들이 모두 모여서 대결하는 특별한 대회를 개최해보고 싶어요. 그때는 상황이 열악해서 아무것도 해주지 못하고 인맥만으로 섭외했는데, 이제는 도움을 받을 수 있으니 더 재밌는 대회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요.

궁극적으로 모바일 게임 대회나 이벤트전을 진행해보고 싶어요. 인디 게임 개발자나 중소 규모 게임사들은 재밌는 게임을 만들어도 홍보 목적으로 대회를 열기가 부담되는 경우가 많은데요. 그런 분과 의견이 맞는다면 온라인 대회를 열어 충분히 재미를 보여줄 수 있을 거라고 봐요. 또 중계를 하고 싶은데 설자리가 없는 후배들에게 캐스터나 해설을 맡겨 경험을 쌓게 할 수도 있고요.

남기웅 : 저도 '야식크래쉬'가 아닌 다른 이벤트 대회를 더 열고 싶어요. 예전에 진행했던 캐릭터 배틀도 다시 하고 싶고, 언젠가 기회가 온다면 개인 방송인들 간의 철권 플랫폼 매치도 해보고 싶죠. 또 '코로나19' 이슈가 종료되면 오프라인으로 초보 대전도 진행하고 싶은데요. 사실 온라인으로 몇 번 진행해봤을 땐 몇몇 유저분들이 계급을 속이고 참가해 재미를 떨어뜨리더라고요.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되면 정말 재밌는 컨텐츠가 될 거라고 봐요.


Q. 올 상반기 '코로나19'로 인한 이슈가 끊이지 않고 있는데요. 이에 대한 생각이 궁금합니다.

정인호 : 전 세계적으로 피해가 많은데, 모두가 스스로 조심하는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마지막까지 자가격리 및 사회적 거리두기 잘 지켜주시고, e스포츠 팬분들도 건강 유의하고 아프지 않았으면 해요. 우리 중계진 같은 경우엔 오프라인 무대나 4, 5월 행사가 많은데요. 다들 내색은 크게 안 하지만 많이 힘들어하고 있어요. 빨리 이번 사태가 마무리됐으면 합니다.

남기웅 : 전 원래 집에만 있어서 '코로나19'에 대한 피해가 적었어요. 그런데 부모님 모두 음악을 하셔서 외부 행사가 많고, 특히 어머니의 경우 봉사활동을 많이 하시기 때문에 가족 걱정이 정말 많이 돼요. 최근 어머니께서 단순 감기로 열이 나기도 했는데, 그땐 정말 철렁했어요. 제가 무엇이든 해드릴 테니, 몇 달 동안 일하지 말라고 말씀드릴 정도로요.

철권 프로게이머들도 피해가 많을 거예요. TWT(철권 월드 투어)를 비롯한 해외 대회를 나가야 상금도 받고, 스폰서 유지도 되는데 기존 일정들이 모두 연기되고 취소되고 있으니까요. 아무리 온라인 대회를 많이 개최한다 해도 선수들은 TWT가 중요한 법인데... 현재 상황이 하루빨리 종식됐으면 좋겠다는 마음뿐이에요.


Q. 두 분이 각자 생각하는 e스포츠란 무엇일까요?

정인호 : 제가 프로게이머를 할 당시만 해도 e스포츠에 대한 인식이 그렇게 좋지 않았죠. 그나마 요즘엔 게임이 보편화되며 많이 개선된 것 같아요. 다만 프로씬을 놓고 봤을 땐 옛날과 지금이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 같아요. e스포츠 관람이 대부분 온라인으로 이루어지고 실시간 채팅이 가능하다 보니 매너나 질서가 아직까지도 확립되지 않은 상태에요. 선수들도, 관계자들도 모두 채팅을 보기 때문에 이런 부분에 대한 스트레스를 완화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해 보여요.

또 올해로 해설 19년 차를 맞이했는데, 앞으로 더 각별히 조심하고 솔선수범해야 할 듯해요. 유행에 좌지우지되지 않고 초심과 중심을 지키며 제가 잘할 수 있는 걸 더 잘해야겠죠. '중계 맛집'도 이런 생각에서 나온 거고요. 프로게이머들과 함께할 수 있는 무언가를 계속 찾고 더 질 좋은 컨텐츠들을 선보이겠습니다.

남기웅 : 전 솔직히 e스포츠에 대해 잘 몰라요. 그저 격투 게임을 좋아하는 한 명의 게이머로서 직접 대회를 주최하고 싶은 맘이 컸고, 그렇게 '야식크래쉬'를 비롯한 각종 대회를 만들며 해설을 해왔던 거예요. 제가 좋아하는 게임들의 대회를 열고 참여하는 게 마냥 즐거운 거였는데요. 그로 인해 인지도도 생기고 점점 더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셔서 기쁩니다. 앞으로도 더 많은 격투 게임 유저분들이 즐길 수 있는 재밌는 대회를 만들고 열심히 해설하도록 하겠습니다.


Q. 어느덧 인터뷰를 마무리할 시간이네요.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을 자유롭게 해 주세요!

정인호 : '중계 맛집'을 생각만 하다가 실제로 선보이기까지 약 1년이 걸렸네요. 일단 실현이 됐다는 게 매우 기쁘고, 하다 말다 하는 게 아닌 꾸준한 컨텐츠로 만들겠습니다. '중계 맛집'이 제가 중계할 수 있는 종목의 팬분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소통의 장이 됐으면 좋겠고, 1회 차를 도와준 '아빠킹'과 이동근 PD를 비롯한 아프리카TV 관계자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또 '중계 맛집'이 계속되려면 시청자분들의 도움이 가장 절실해요. 'BJ곰인호' 방송국에서 많은 지지와 응원 부탁드립니다.

남기웅 : 먼저 전 프로게이머도, 전문 해설도 아닌데 이런 중계 자리에 불러주신 것만으로도 기쁘네요. 다른 얘기는 인호 형이랑 비슷한데, 접기로 마음먹었던 대회들을 다시 개최할 수 있게 해준 아프리카TV 관계자분들께 감사합니다. 또 갑작스럽게 방송 플랫폼을 옮겼는데도 믿고 따라와 시청해 주시는 팬분들께도 정말 감사드리구요. 앞으로도 더 힘내고, 열심히 방송하는 '아빠킹'이 되겠습니다!